볼락 낚시중 반가운 밤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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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락 낚시중 반가운 밤 손님

1 산적되고싶어 10 4,306 2011.10.01 13:18

- 볼락 낚시중 반가운 밤 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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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는 그의 작품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는데 유난히 힘든 8월이 지났고, 쓰러질듯한 9월도 마지막 시간을 카운트 하고 있었다.

작은 녀석이 학교에서 돌아와 쫓기듯 저녁을 먹고 학원으로 가고 뒤이어 아내랑 저녁을 먹었다(근무에다 각종 모임에다 같이 저녁 식사는 한달에 10회 정도).

맛나게 구운 감성돔을 반찬삼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볼락의 열팬인 아내에게 “살도 두툼하고 쫄깃한 감성돔이 맛나나? 아님 볼락이 맛나나?” 하니 아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볼락이 훨씬 더 맛나지~” 한다. 하긴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저녁을 먹으면서 잠시 잔머리를 굴려본다. 일요일은 새벽에 낚시가야 하고. 음~ 오늘 저녁은 볼락 탐색하러 간다고 하고 나서야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과일을 먹고 낚시대를 만지고 있으니 아내가 “또 낚시 갈꺼가?” 한다. “응! 볼락 좋아라 한다해서 볼락 낚으러 갈꺼다~”. 그순간 엷게 퍼지는 아내의 미소~

감성돔이나 참돔 기타 원도권 출조등이면 경비와 시간도 많이 들어가지만 뻥~ 칠 확률이 많다는걸 알기에 최소 경비로 후다닥 갔다 오는 볼락 낚시는 거의 빵이 없으니 아내는 좋아라 할 수 밖에~

일요일 낚시 경비까지 100,000원을 내 놓으라고 하니 놀란다. “이 사람아 내가 술을 마시나? 담배를 피나?” 늘 같은 레퍼토리에 아내는 50,000원 짜리 한 개를 내밀고 “와 이거 뿐이고?” 하면서 난 쨉싸게 50,000원 짜리를 추가로 납치해서 나선다.

동네 낚시방엔 소고기 보다도 비싼 혼무시를 사서 감성돔 낚으러 간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참을 기다려 민물새우와 청갯지렁이를 샀다. 그래봐야 달랑 8,000원

차를 타고 이동후 한참을 걸어서 나만의 포인트에 도착을 했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싱숭생숭한 바람은 제법 차갑게 불어 연질 볼락 낚시대가 휘청거릴 정도다.

쌍바늘 채비에 새우와 지렁이를 각각 사용해서 예전에 자잘한 볼락들이 낚였던 곳을 훑어 보지만 고기는 입질도 없다. 아직 시기가 빠른것일까? 볼락은 발품이라 하지 않았던가? 계속해서 걸으면서 낚시를 해보지만 역시나 입질 없기는 마찬가지다.

1시간을 더 허비한 끝에 슬슬 만조가 진행되자 갑자기 초릿대 끝이 휘어지며 강력한 입질이 들어온다. 그런데 바로 목줄이 터져 버린다. 1.0호에서 1.2호 줄로 바꾸어 다시 그 자리 근처에 집어넣자 새우 미끼를 물고 늘어지는데 역시나 눈깜짝하는 사이에 목줄이 또 터져 버린다. 그 뒤론 입질이 없어 다시 자리를 옮겨 낚시대를 슬슬 끌어 당기자 볼락 특유의 입질이 온다. 씨알도 제법 준수한 녀석이라 기분이 좋아진다. 다시 그 자리에 집어넣자 우악 스럽게 입질을 하는데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어 보니 아가야 농어새끼(여기서는 깔따구 또는 까지메기라 함)다. 방생후 자리를 옮겨 볼락 한수 추가. 근데 입질이 없어 또 자리를 옮기자 사정없이 바닥으로 쳐박는 고기 음! 이 고기의 정체는 분명 감성돔이겠다 싶어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감성돔이다. 녀석 볼락 낚시대에 잡혀온거 억울한지 연신 씩씩거리는 폼이 귀엽기도 해서 방생해줄까 하다가 어라 구어먹어야지 하고 담았다. 잠시후 자리를 옮겨 미끼도 싱싱하고 큰 놈으로 골라 끼워 살살 당겨보니 낚시대가 포물선을 휘며 버티다가 또 목줄이 터진다. 뭘까? 떨리는 손으로 다시 낚시를 메어 던져보니 똑 같은 패턴이다. 그렇게 어렵사리 꺼내어 보니 30cm급은 넘는 깔따구다. 이렇게 얕은 바다까지 깔따구가 들어왔을까 하면서 조심스럽게 던져 보니 또 우악스런 입질~ 근데 낚시줄이 버티지 못하고 터져 나간다. 볼락 낚시한답시고 목줄은 1.0호와 1.2호만 가져온게 잘못이다. 제법 씨알이 굵은 놈들이 있는지 입질만 하면 목줄이 터지기를 몇 번 최대어가 36cm급 깔다구였다. 그리고 역시나 씨알도 좋은 볼락을 추가로 6마리 더해서 8마리 낚았고, 민물새우가 구미에 당겼던지 덥썩 물고 올라온 감성돔 추가로 한 마리~

낚시를 더해볼까 하나가 그만 일찍 접고 말았다. 일단 볼락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또 우악스럽게 달라드는 깔따구를 낚아 올릴 수 있는 목줄이 없기에 미끼를 바다에 던져 주고는 철수를 했다.

집에 오니 아내는 자기가 제일 좋아라 하는 볼락을 낚아 왔다며 반색을 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큰 녀석은 야식 먹다가 낚시 가고 싶다고 칭얼거리고 작은 녀석은 인사만 하더니 제방에서 뭘 하는지(이녀석은 나를 안 닮았는지 낚시에 전혀 관심이 없음)

볼락과 감성돔을 손질해서 구이용으로 소금을 뿌려 두고 깔따구는 어머니가 알아서 처리하시라고 그릇에 담아두었다. 아침이면 아마도 이웃집에 갔다 주실께다.

대충 씻고 자리에 누우니 찬바람을 많이 쐬서 그런지 약간의 한기(寒氣)가 돌아 보일러를 켰다. 그런데 잠이 쉬이 오지 않는다. 펄떡이는 깔따구를 한 마리 썰어서 소주나 한잔하고 자까 우째보까 하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새로운 시월의 아침이 밝아오고 말았다.

10월엔 욕심처럼 산에도 많이 가고 바다 또한 많이 가고 암울했던 8월이랑 9월을 회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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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1 하늘바다꽃 11-10-01 17:22 0  
손재주가 대단하시네요. 그기가 어딥니까? 저도 목줄 한번 터져보는게 소원인데...ㅋㅋ 정말로...
1 산적되고싶어 11-10-03 02:32 0  
하늘바다꽃님!
손재주가 대단하다뇨 무슨 과찬의 말씀을
목줄 터져 보는게 소원이라는데 의외로 쉬워요 ㅎㅎㅎ
목줄 가늘게 쓰시고 깔따구 노리면 되는데요
인근에 사시는 분이면 연락 주세요
늘 안전하고 즐거운 조행길 되세요
사모님이 뽈락맛을 아시네요.ㅋㅋ
감성돔 참 우끼지요.
그리 잡을려면 안물더니
생각치도 않았는데 막 올라오네요.ㅋㅋ
수고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1-10-03 02:29 0  
김해장유아디다스님!
오늘 아니지 어제 낚시가서 실컷 바닷내음만 맡고 왔습니다.
자칭 선장님도 닝기리~ 했으니깐요 ㅎㅎㅎ
생 볼락과 냉장고에 얼린 감성돔은 역시나 맛이 달랐습니다.
볼락이 두배쯤 맛났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그날 1.2줄에 딸려나온 감성돔은 제 정신이 아니었을겁니다
ㅎㅎㅎ
늘 행복한 조행길 되세요
59 폭주기관차 11-10-01 19:05 0  
잠깐의 짬낚시 동내앞에서
저렇게 낚을 수 있는 환경이 참 부럽습니다.

낚시한번 가려면 왕복 7~8시간을 움직여야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 이내요.^&^

조행기 잘 보았내요.
59 산적되고싶어 11-10-03 02:27 0  
폭주기관차님!
왕복 8시간이 걸린다니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올때야 설레임으로 오신다고 하지만 가실때 때론 많이 허전하실텐데~
조행기 잘 읽어 주셔셔 대단히 감사하고요
집 근처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전부 낚시터지요
제가 실력이 없어서 ㅎㅎㅎ
그리고 때론 정신없는 고기들이 낚이곤 하지요~
늘 신나는 출조길 되시길 바랍니다.
1 어신1호 11-10-01 20:35 0  
집 가까운 곳 에서 잠시동안의 조과가 출중해 보입니다.
날이 새기전에  곧바로 출조 하신다니 조행기 기다려 지는군요.
1 산적되고싶어 11-10-03 02:23 0  
어신1호님!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만 실컷 보고 왔습니다.
바다에서 제일 맛나는 라면을 양것 먹었고요
몇마리 낚은 꽁치를 썰어 막걸리 한잔도 마셨지요.
대상어는 구경도 못했지만 바다와 씨름 하다가 돌아온 또 하루의 일상으로 남을겁니다.
다음에는 멋진 조행기 올려드릴께요 ㅎㅎㅎ
17 곰새우 11-10-04 18:24 0  
정말 좋으신 사모님과 어머니인것 같습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져 생각 하시는 어머니와
남편이 잡은 고기를 좋아하시는 사모님
늘 가정에 평화가 깃들길 바랍니다
잘보고 갑니다
17 산적되고싶어 11-10-08 05:02 0  
곰새우님!
고맙습니다
맛있게 먹어주는 집사람과
아들은 변변치 못한 조과를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어머니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님의 출조길도 늘 잔잔한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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