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웃지 못했다.....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두번 웃지 못했다.....

G 4 2,405 2002.02.25 16:43
바다 한 복판, 외로이 떠 있는 배 위에 열기카드를 내렸다.
조금 있으려니 톡톡톡 치는 느낌에 대를 드는 기분으로 천천히 드랙을 감았다.
줄은 천천히 당겨지고 한참만에야 카드가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엄청난 힘이 초릿대를 당기고 들어간다.
감생이다.
이럴수가...
열기 외줄에 감생이를 걸다니...
드랙을 정신없이 감았다.
감생이가 수면위로 허연배를 드러내며 드러누워버렸다.
나의 승리다.
벌떡 일어나보니 꿈이였다.
아쉽다. 감생이를 들어 올릴때까지 꾸지 못한 것이...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40분이다.
살금살금 잠자리를 빠져나와 세면을 하고 나와 낚시점으로 전화를 돌렸다.
어제 들은 일기예보가 마음에 걸려서...
전화를 받은 낚시점 사장님은 날씨가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초속 9~15M 라는 예보가 계속 마음에 걸렸으나 일주일을 기다려온 터라 출발하기로 했다.
어제 밤에 챙겨놓은 장비가방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고양이 발걸음으로(가족들이 깰까봐) 밖을 나섰다.
낚시점에 도착하니 5시 20분이였다.
약속된 세사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낚시점 사장님께 물었다. 오늘 날씨 괜찮겠냐고...
걱정 마라고 하신다.
한참을 기다려 일행이 도착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여 부둣가로 나갔다.
차를 주차하고 우리 일행은 배에 올랐다.
근데 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30명은 족히 넘어보인다.
이 사람들이 모두 외줄할 사람들인가???
알고보니 1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갯바위 팀이란다.
한참을 달려 나무섬에 도착하니 갯바위 팀을 내리느라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시간을 다 허비하네..
(저번 주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7시 30분이 지나서야 외줄 낚시터로 출발할 수 있었다.
8시가 훨씬 지나서야 처음으로 카드를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예상했던대로 파도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배 앞머리에 앉았던 나는 몇번이나 바닷물을 덮어써야 했다.
네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은 높은 파도에 심한 멀미를 해야했고 모두 낚시를 포기하고 선실에 들어가 뻗어버렸다.(이런 날씨에 낚시를 할 수 있다고 보낸 점주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우리 일행도 네 사람중 두 사람은 심한 오바이트와 멀미로 일찌감치 낚시를 포기했고 나와 조부장님만 계속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실속없는 일이지만 아까운 선비때문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조부장님 낚시에 뭔가 묵직한 한마리가 달렸다.
드랙을 감아 올려보니 엄청나게 큰 게르치(63cm)여서 뜰채를 사용해 들어 올렸다.
쿨러에 똑바로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놈이였다.
오전 내도록 올린 조과는 열기 3마리에 게르치 1마리가 전부였다.
높은 파도때문에 점심은 나무섬 앞에서 먹기로 하고 잠시 정박을 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일행들에게 점심을 먹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잠시 휴식 후 기운을 차린 우리 일행은 다시 카드를 내리기 시작했다.
한번 두번 허탕질은 계속되었고 그럴 수록 나의 기운도 빠져나갔다.(오늘은 이걸로 끝인가보다..)
다시 카드를 담그고 기다렸다.
뭔가 묵직한 입질이 왔다.(그래 이제야 한 번 손맛을 보는가보다.)
욕심에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을 기다려 선장의 호각소리에 드랙을 천천히 감기 시작했다.
뭔가 묵직한 떨림이 느껴졌다.
드랙이 소리가 날 정도로 무거웠다.(왕 열기가 몇마리나 달렸나보다.)
잠시 기분이 좋았다.
카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근데 갑자기 엄청난 힘에 의해 낚싯대를 끌고 갈만한 큰 힘이 나를 당긴다.
물 밑을 보니 허연 배를 드러내는 놈이 보였다.
한마리였다.
옆에서 낚시를 하던 조사분들이 외쳤다.
뜰채..뜰채!!!
선장이 뛰어나오고 잠시 나도 정신이 없었다.
이렇게 큰 농어가 내 낚시에 올라올줄은 몰랐다.
선장이 뜰채를 대고 고기를 담았다.
역시 꿈이 좋았다.
잠시 흐뭇한 마음에 낚싯대를 돌리려는 순간 선장의 목소리가 어어어~ 하고 소리를 지른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오! 맙소사, 이럴수가...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하늘이시여.. 이것이 꿈이라면 빨리 깨도록 해 주십시오..
하지만 이것은 눈에 보이는 명백한 현실이었다.
선장이 왠일인지 고기를 뜰채째로 배 난간에 올려 놓고 있다가 내가 대를 트는 사이 고기가 튀어 바다로 풍덩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바다에 떨어진 고기는 잠시 어리둥절 한지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
잽싸게 선장이 뜰채로 다시 고기를 떴는데 헛챔질을 하고 말았다.
그 사이 고기는 물속으로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망연자실.. 무엇으로 그때 상황을 표현할 수 있을까??
가고 없는 고기 탓하면 무엇하리..
내 고기가 안 되자니 별의 별 일이 다 생기는 구먼..
믿었던 선장이 내 고기를 놓치다니...
나는 절망했다.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고 그렇게 커 보일 수가 없었고 아쉬움은 몇배로 더 커졌다.
왜 고기부터 잡지 못했던가??
내 자신에 대한 자책이 가해졌다.
선장보다 내 자신이 미워졌다.
고기를 먼저 떼고 낚싯대를 추스렸으면....
한숨만 나오고 낚시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옆 조사님들의 안타까움과 위로의 말이 내 마음을 가라앉히진 못했다.
힘도 빠지고 낚시하고 싶은 마음도 일지 않았다.
낚싯대를 접고 선실로 들어가 잠시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 내 고기가 아닌가보다..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카드를 담궜다.
이후로 열기 2마리만 더했다.
완전히 낚시를 끝내고 다시 갯바위 낚시꾼을 태우기 위해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줘야만 했다.
이건 완전히 갯바위를 위한 낚싯배가 아닌가??
올 때도 갯바위 일행을 먼저 내려주고 갈때도 그들을 위해 우리는 기다려야만 했다.
놓친 고기 때문인가?? 괜히 사소한 일에도 언성이 높아지고 불만이 생겼다.
1시 40분에 선상낚시를 포기하고 갯바위팀을 다 싣고 출발한 시간은 거의 3시가 다 되었을 때였다.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항구로 돌아왔을 때는 어느정도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기만 하다.
선상외줄을 준비하시는 조사여러분!!
앞으로 외줄을 나가실때에는 절대로 점주말을 믿지 맙시다!!
바람이 초속 7~8이상 12이하일때 파도 1.5M 이하일때만 출조를 합시다.
점주들은 무조건 출조 가능 하다고 하니(장사속으로..) 우리 스스로 이렇게 룰을 정해놓고 참조를 합시다.
그리고 외줄은 무조건 선장을 잘 만나야 합니다.
지난주와 이번주 선장의 차이점은 확실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갯바위와 같이 하는 외줄배는 타지 맙시다.
갯바위와 같이 하는 외줄은 외줄이 찬밥입니다.
제 글이 안 믿기시는 분은 부산 송도에 있는 태일낚시점의 태일호 선장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상세히 들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아쉬움이 컸지만 배운것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내고기가 안될 고기는 절대로 내것이 될 수 없다는것을...
여러 조사님들 항상 어복이 충만하시고 즐거운 낚시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처럼 두번의 외도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도... 경험도...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꾸.................... ...................뻑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4 댓글
G 한마리만 01-11-30 00:00
이글은 24일에 있었던 내용임다.....어제는 피곤해서 ....오늘 올렸슴다. 재밌게 읽으시길.... [02/25-16:52]
G 은칼치 01-11-30 00:00
속이많이 상하셧겟군요 방생하엿다치시구요 다음출조시에는 더욱큰것으루다가.... [02/25-17:50]
G 볼락친구 01-11-30 00:00
고기 놓친것 말고 앞으로 현금(재산) 생길 꿈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02/25-19:22]
G 바보 01-11-30 00:00
저도 1월 중순경 상기 낚시점에서 외줄 낚시를 갔었는데 갰바위 팀들을 하선시키고나니 벌써 해가 중천에 떠 있어 무진장 짜증이 났답니다. 사장님 갯바위팀과 외줄팀을 분리하여 태울 생각은 없이신지요. [02/25-20:44]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