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고 시간 보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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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시간 보내노

1 청풍123 21 2,475 2011.01.28 19:48
한달여를 집구석에서 삐대다 보니
몸뚱아리에 여기 저기 곰팡이피는 소리가 들리는것같습니다.
산을 오르내리는것도 한 사흘 해보니 재미도 없고
해서 어제는 삼천포에가서 숭어를 몇마리 훌치기해와서
회도 해먹고 조림도 해먹을려고 생각중이였는데
저의 마나님 떡집으로 알바를 나가며 제게 엄명을 내립니다.
압력 밥솥에 쌀 씻어 놨으니 점심때 밥을 해서 보온 밥솥으로 옮겨 놓으랍니다.
저녘때하면 쌀이 너무 오래 불어터지면 맛이 없다네요.
어쩝니까 사위 딸 전부 출근하고 집에 남은  사람은 저 혼자뿐이니
tv연속극 한프로 땡기고 컴앞에 앉아서 이곳 저곳 기웃대다가
어느듯 시간이 되어서 마나님 시킨대로 다해 놓았읍니다.
총각시절 자취하면서 냄비밥은 무지 많이 해보았는데 압력솥에 밥하는건 처음이네요.
그런데 우쨋든 시킨대로 다해 놓고는 또 어디 갈데가 있읍니까?
동네 뒷산을 한바퀴 휘돌아 내려오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다른면 소재지에 있는 실내 낚시터에가서
향어 잉어와 한두어시간 줄당기기 좀 하다보니 어느새 아이들 퇴근 시간이 다되어 갑니다.
빨리 집으로 돌아와 보일러 돌리고 씻을물 받아서 전기 히터봉으로 물을 데웁니다.
 
그런데 오늘도 어제와 똑 같은 엄명이 떨어지네요.
이여자가 나를 집구석에 붙들어 놓을려고 수를 부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탈출할 방도를 강구 해야지요.
썰물빠지듯 식구들이 다 나가고 나니 들리는 소리는 tv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 뿐입니다.
재빨리 압력솥을 개스레인지위에 올리고
이제 압력이 빠질때를 기다립니다.
보온밥솥으로 옮겨 담아놓고는 삼천포로 숭어와 줄당기기 한판 하고 올려고요.
이놈의 짓거리를 설때까지는 해야될 모양인데
참 내신세가 처량하기만 합니다.
 
  만만한게 뭐라고 하더만
옆동네에 나만큼이나 남들한테 주기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숭어잡아다가 노인정에 인심 한번 쓰라 캣더만 부리나케 달려오네요.
삼천포까지는 한시간이면 충분하니까
가는길에 식당에 들러서
점심으로 시락국에 밥말아서 후루룩 하고
배삯에 차기름값에 낚시바늘과 봉돌값 몽땅 그 친구가 내고
저는 낚시점에서 빌린 낚시대 달랑 하나 들고 들어가서
힘차게 그리고 열나게 훌치기를 합니다.
재수없이 주둥이에 걸려서 올라오는놈은 그런대로 당겨 올리기가 수월한데
열에 아홉마리는 몸둥아리 아니면 꼬리에 걸려서 올라오는데
이럴때면 노가다 중에서도 상 노가다입니다.
누가 시켜서 이렇게 힘든일 하라그러면 모르긴 몰라도 멱살잡이가 벌어질겁니다.
오천번릴이 잘 돌아가질 않고 끽끽대면서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힘들게 올린 이놈들이 나중에 마을에가면
노인들 입맛을 다시게 해줄거니 그렇게 이쁠수가 없읍니다.
그렇게 한시간 반정도를 땀을 흘리고
살림망을 보니 대충 삼십여마리는 되지 싶어서
친구보고 가자고 하니까 어째 좀 서운한 모양입니다.
그친구는 바늘 걸리고 줄 터자묵고 하느라 몇마리 못건진 모양이더군요.
내 살림망을 가져다가 앞에 놓아주고는 피빼서 쿨러에 넣어라 하니
그때서야 시킨대로 합니다.
내가 잡기는 해도 고기는 집에 안가져 갈거든요.
나는 어디까지나 운동이 목적이지 고기가 목적이 아니였거든요.
집앞에서 저를 내려주며 몇마리 가져가라는것 싫다고 손사래치고 올려 보냇읍니다.
식구들이 퇴근해서 올려면 아직 한시간은 있어야겠네요.
바람 쐬고 온거 아무도 모르겠지요.
이렇게 완전 범죄는 이루어졌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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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댓글
3 프로입문 11-01-28 20:03 0  
요즘게속 조우회 정출 취소되어 손이 근질근질 했습니다 바다수온이 차서 숭어도없겠다생각했는데 녹동쓰레기섬 앞에 낼 훌치기나 하러가야곘네요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친구분 오늘횡재??하셨네요 ㅎㅎㅎ
3 청풍123 11-01-29 10:50 0  
숭어는 수온이 떨어지면 바닥에 붙어서 잘 움직이지를 않지요.
주로 뻘이 많은곳에 말입니다.
1 가린아빠 11-01-28 20:03 0  
ㅎㅎ 어르신 일기장  잘훔쳐보고 갑니다
아무도 모르긴요.
인낚회원분들 다 아는데요.ㅋ
장비 다 처분하시고 어쩌나 했는데
그래도 훌치기 다녀오셨네요.
주위에 낚시 접는다고 장비 처분했다가 결국은
다시 다 사더라구요.
청풍님 참다가 참다가 너무 낚시가고 싶을때 연락주세요.
월욜 시간되시면 같이 한번 가시지요.
장비는 제껄로 드리겠습니다.^^
66 청풍123 11-01-29 10:53 0  
고맙습니다. 우리 인낚이 좋은곳은 좋은곳이군요.
이렇게 동무 해주시겠다는분이 계시니...
설아래까지는 월요일이라도 쉴수가 있는데 설을 쉐고 나면 어찌될른지 모르겠네요.
41 바다의여왕 11-01-28 22:04 0  
잘 계시지요..
제가 잠시 소홀한틈에 낚시대사건이 있었더군요..^^
오늘의 완전범죄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일단은 잘 하셨습니다...^^
41 청풍123 11-01-29 10:58 0  
여성분께 동조를 얻기는 처음이네요.
 같은 꾼으로서의 심정을 알기때문인가요?
같은 취미생활을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낚시나설때마다 저는 같이 가자고 하고 마누라는 시간없다면서
그돈을 자기한테주면 시장나가서 더 맛있는거 장만 해준다 합니다.
요리솜씨는 전국에서 열손가락안에 든다고 해도 서럽지 않을 정도인데 .....뒤에서 말입니다.
조금만 더있다가 장비하나씩 장만해가며 마누라속에다가 열불나게 만들어야죠.
1 가치가요 11-01-28 22:50 0  
시치미 뚝 떼세요. "하루 종일 집지키고 있었다아.."
진솔한 글에서 맑고 시원한  바람 내음새가 솔솔 풍깁니다.
그건 전염될수록 바람직할까요?
1 청풍123 11-01-29 10:59 0  
일찍 집에 들어와 있다가 아이들 퇴근하는거 맞아들이고 하니
오늘 뭐햇냐고 물어도 안봅니다.
1 하얀신 11-01-28 23:30 0  
허허?
왜 낚시를 못하게 하시는지.....?
젊으실 때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르셨길래.....?

증인 사실대로 말하세요.
조사하면 다 나옵니당. ㅋㅋ 지송
1 하얀신 11-01-28 23:38 0  
지송 아니네요.
조사 해 보니 2009년 학꽁치 ...... 사건이 티진 후유증이시넹.ㅋㅋ
1 청풍123 11-01-29 10:49 0  
학공치 사건은 아직도 저만의 비밀입니다.
아직도 한달에 두어번씩은 만나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 소흘한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지금은 반쯤은 항복을 받은 상태입니다.지 입이 방정이라고 햇거든요.
인자 다음 단계는 장비를 하나씩 구입하는거죠.
그러면 속에 열불이 받쳐서 지가 먼저 죽을랑가
장비 구입하다 돈이 말라서 내가 먼저 죽을랑가 그건 두고 봐야겠고요.
1 하얀신 11-01-29 19:36 0  
초등생때 삥땅쳐서 낚수대 사고 줏었다고 했다가 들통나서
엄니한테 되지도록 얻어 맞았습니당. 조심 하세용.ㅋㅋ
1 레츠고 11-01-29 19:06 0  
가정에 평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청풍님.....수고가 많으시네요.....그 와중에
훌치기 낚시를 그것도 엄청난 마리수 까지.....훌치기 자체만으로도 노가다 낚시 아닌가요
전 아직도 한번도 해보질 않아서.....그느낌은 몸으로 느껴집니다 ㅋㅋㅋ
잘읽고 갑니다...
1 청풍123 11-01-30 16:01 0  
힘쓰는데도 훌치기 낚시만 한게 없을걸요.
그놈 몸맛을 느끼고 나면 감생이 육자를 올려도 그런 몸맛은 못 느낄겁니다.
1 추자사냥꾼 11-01-29 21:52 0  
청풍님 안녕하세요 . 방콕하시니 좋으시지요 . 장비 없으실텐데 빌려서 하는방법도 있었네요
비릿한 바다냄세는 안나시던가요 . 제 집사람은 속여도 냄새로 알더라구요 몰래 다녀오셔서 세탁기에 옷은 꼭 돌리세요 ...
1 청풍123 11-01-30 16:00 0  
좋은 충고 말씀 감사합니다.
분명히 비늘도 몇개 붙어 있고 해서 냄새가 날텐데
하루종일 집 보느라 욕 밧네요. 하네요.
1 톰과란제리 11-01-30 20:23 0  
사모님께서 알고도 모르는척 해주시는건 아닐까요? ㅎㅎ
56 찌매듭 11-02-01 17:49 0  
완전 범죄 낚시는 수도 없이 해봤습니다... ^^;;

한번은 일 보러 간다해놓고 외연도로 농어낚시를 갔는데
이동통신사 송신탑이 넘어진건 모르고 전화가 연결이 안되어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지요.....

아이들이 화상전화를 하는걸보곤 영감을 얻었는지
제 핸펀이 그런 기능이 있는걸 알더니만 마눌도 같은 기종으로 바꾸겠다네요...

전화를 하면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며 비춰보라고 하겠다니
점점 노출이 강해지고 숨을 곳도 좁아지는 세상이 되갑니다 ^^;;

저는 아예 압력솥을 안만지니 그런일은 없겠습니다.
요즘 압력솥은 또, 엄청나게 복잡하더라구요......
그저 햇반이나 몇번 돌리면 해결이 나지 않을까요?

즐거운 설 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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