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해군 방책선 선상 감성돔낚시 - 허와 실
기록고기에 도전하시는 환자 여러분!! 오늘도 우리들의 삶의 터전 진해 해군 방책선 선상 감성돔낚시터를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는 환자 여러분께서 감성돔 오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OO호 OOO선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선 환자 여러분의 기록 달성을 위하여 안내 및 지시사항을 말씀 드립니다.
낚시점에서는 오전 6시 출조 11시 30분 철수, 오후 1시 출조 해질 때까지로 안내하고 있으나 실제로 환자 여러분께서 낚시하실 수 있는 시간은 물돌이 시작 후 1시간 반 정도입니다. 이 시간 이 지나면 신속하게 낚싯대를 정리하여 철수하시는 것이 피차 이득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간대에는 오로지 낚시에만 집중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리며 이를 위하여 휴대전화의 전원은 반드시 꺼주십시오.
물돌이 시작 10분 전에는 사열이 있을 예정입니다. 낚싯배 좌우로 정열!! 낚시꾼 일정 간격 좌우로 정열!! 낚싯대 직각 정열 or 수직 정열!! 막대찌 정열!!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물돌이 시작3분 전쯤에 일제히 폭탄을 투하할 예정이오니 환자여러분께서는 이를 신호로 하여 한 치의 오차 없이 일제히 사격을 실시하여 주십시오.
아울러, 이 시간대에는 500톤급 해군경비정의 순찰이 있습니다. 반드시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90% 이상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약하게도 이 시간대 이전이나 이후에는 순찰을 하지 않습니다. 이는 방책선 내의 감성돔은 그 시간대에만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해군 해저탐사 특수다이버 팀의 보고에 따른 것이랍니다. 사실 방책선 내의 감성돔은 여러 환자분들에 의하여 오랜 세월동안 거의 매일같이 반복적인 먹이활동 훈련을 받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물고기라 하더라도 당연히 그렇게 진화되고 또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환자여러분께서는 충분히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군 해저탐사 특수다이버 팀의 보고는 매우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군경비정은 약 15~20분 정도 폭탄 투하지점을 휘저어 폭탄의 위력을 완전 무력화시키고는 철수합니다. 경비정의 이러한 시위는 선장으로서는 불가항력에 해당하므로 환자 여러분의 조과에 대해서는 선장으로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며 선비 또한 일절 환불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참고로 여러분들을 환자로 규정하게 된 데에는 순찰해군장병들의 역할이 큽니다. 이들의 임무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수호하는 일로서 역내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 외에 각종 보초 등의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허구한 낚싯배 순찰이라니!! 이 큰 군함을 낚싯배 순찰에 사용하다니!! 역지사지해 보십시오. 본인들이 얼마나 한심하다고 느끼겠습니까? 그래서 단속 중에 환자 여러분을 향해 듣기 싫을 쌍욕을 해댑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친애하는 우리 환자여러분께서는 인내심을 갖고 너희는 떠들어라 우리는 물러가지 않는 역전의 낚시꾼이다 라는 자긍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사실 우리 선장들도 마찬가지 심정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한 배를 탓으니까요.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철수하자니 여러분 눈치 보이고. 그래서 마지못해 환자 여러분과 동화되어 있는 척을 할 뿐입니다. 그래서 순찰 중인 경비정이 기수를 틀기라도 하면 쏜살같이 방책선으로 달려가 다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광경이 매일같이 되풀이되다 보니까 20대 장병들이 아비뻘 되는 환자여러분께 내뱉는 말입니다. 야이 환자들아!! 낚시할 데가 그리 없더냐!! 여기는 너희들이 미쳐 날뛰어야 할 그런 전장이 아니다!! 이 방송을 듣고 있는 환자들은 지체없이 정신병원(집)으로 돌아가라!! 라고 하는 데서 유래되었답니다.
선비는 거의 담합성으로 4만원 미끼 등 포함하여 5만8천원에서 6만원이지만 실질적인 낚시시간은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선장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턱도 없는 저비용 고효율의 돈벌이하는 소중한 삶의 터전인 이곳을 찾는 귀족낚시꾼의 공간 진해 방책선 선상 감성돔낚시의 진풍경입니다. 3~40여대의 낚싯배 많은 경우에는 약 50여대에 약 200~300여명이 몰려 정말 장관을 연출합니다. 멀리서 보면 방책선에 닿기까지는 모를 정도로 낚싯배가 방책선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진해 이외에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아마 이러한 구경거리는 없을 겁니다. 작품소재가 말랐거나 찾지 못해 고민하시는 사진작가로서 낚시를 즐기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곳을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조과는 어떠냐구요? 어떤 자리에 위치한 배에 승선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조과를 내는 배라고는 겨우 3~5척 정도일까? ㅎㅎ 그 외는 상상에 맡깁니다. 그래도 로또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확률입니다. 그래서인지 꼭두새벽부터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환자 수는 꾸준하답디다. 심지어 가끔씩은 태극기까지 달고 설치는 환자도 볼 수 있답니다. 설치는 동안에 낚싯대가 부딛치거나 줄이라도 엉키면 내뿜는 인상은 가히 어떤 특급연기자도 못 내는 수준입니다. 환자들의 중증정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중환자일수록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빼딱하게 드러내는 듯합니다. 그러다 입질타임이 끝나면 다시 정신병원으로 gogo씽. 그러면서 내뱉는 말!! 내 다시는 여기 오나봐라. ㅆㅍ 참 더러버서!! 하면서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개중에는 워낙 중환자들도 더러 있다 보니까 저렇게 지껄이고서도 정신병원으로 돌아가서는 정말 못 견디고 다시 설치러 나오시는 모양입니다. 저와 한 배를 탓던 그 양반도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요 며칠 계속 다시 찾았다는 걸 보면요. 전 3~4년 전에 두어 번 가서는 내 절대 여긴 안 온다고 다짐했었는데 어쩌다 타의 반으로 한 번 와봤는데 예나 지금이나 그 배 그 사람들이고 바뀐 것이라고는 순찰장병들일 뿐. 철수 길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 속으로 물어봅니다. 환자들이시여!! 그대의 정체는 무엇인고?
진해 해군 방책선 선상낚시 선장께 소망합니다.
제가 정말 우스꽝스럽고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건 한 번 잡은 자리는 마치 자기자리인양 선장들끼리 이미 약속되어 있다는 사실. 경비정이 한 번 헤집고 돌아가더라도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마치 당일 번지수를 부여받은 것처럼 낚시가 잘 안 되는 자리라도 말입니다. 사실 그 자리에서는 아무리 쪼아보아도 입질 한 번 못 받습니다. 그런 자리를 택하고서도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조금도 느끼지 않는 듯이 보이는 그 선장의 양심을 지면으로나마 안타까운 심정으로 가책해 봅니다. 누구를 위한 선장인지? 정말 낚시꾼은 안중에도 없는 그대는 그냥 시간만 때우고 돈만 벌면 된다는 그러한 선장이기를 바랍니까? 그대의 고객이 선장입니까? 이제는 낚시꾼에 대한 그리고 낚시꾼을 위한 진정한 선장으로서의 역할과 책무가 무엇인지를 묻고 물어가면서 정말 진정한 직업인으로 거듭나시기를 소망합니다.
위법인 방책선 낚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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