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6월 어느 중학생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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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6월 어느 중학생의 조행기

1 쌔치 51 7,479 2010.06.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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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983년 6월 0일
물때       모름
날씨       좋음
목적지    부산 구평 안동네 나환자촌 넘어 모든석유 갯바위
대상어    노래미 큰거,망시
 
오늘은 일요일이다.
엄마한테 독서실간다고 하고는 창고에서 나의 보물 1호인  용성장대를 꺼내 들고 괴정삼거리에 있는 기영낚시점으로 갔다.
청개비300원어치 사고 묶음채비100원짜리2개를 샀다.100원짜리 묶음채비는 막대찌까지 들어 있어서 장대에 묶으면 바로 낚시할수 있어서 참 편하다.기영낚시할배는 볼때마다 점점 이마가 넓어지는 것같다.
 
12-1번 버스를 타야 안 구평까지 갈수 있다. 12-1번 버스는 구평을 지나 안구평가는 비포장길에 들어선다.
나는 이길이 참좋다.이길을 달릴때면 버스안에 있는 2열의 동그란 손잡이가 버스 천정에 부디치면서 마치 타악기 연주회같이 들린다. 한참을 달려서 버스가 안구평에 도착했다.
 
버스를 내려서 내가 가고 싶은 갯바위까지 산을 두개정도 넘어야 된다.나는 이길이 젤 무섭다.왜냐하면 나환자촌을 통과해서  가야되니까 정말 무섭다.어린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나는 중학생이니까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뛰다시피 나환자촌을  통과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한참을 걸은후에야 비로소 갯바위가 보이는곳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는 철조망 통과후 비탈진 벼랑을 내려간다.  드디어 바닷가에 도착했다.
 
최대한 안쪽에 가면 큰 노래미가 물어줄거같은 생각에 갯바위를 한참걸어 젤 안쪽까지 들어왔다.
숙련된 동작으로 장대를 꺼내고 묶음채비를 달고 청개비 큰놈을 잡아 바늘에 끼우니 청개비 머리에서 맑은색 물이 나온다.역시 기영낚시 청개비는 싱싱하다.오늘 산 청개비는 반만쓰고 반은 집에 냉장고에 엄마몰래 넣어야겠다.
 
채비를 던지마자 입질이 온다. 우와 대물이다.노래미가 30센치는 넘을것같다.역시 여기 오길 잘한것 같다.
그렇게 연속으로 노래미를 세마리를 잡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왔다.
아저씬 낚시대도 억수로 좋은거하고 릴도 달려있다.
아저씨는 철봉같은거를 들고 와서 담치붙은 갯바위를 두드리고 깨고 난리다.이렇게 해야 큰괴기가 잡힌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우리 외삼촌보다 낚시를 잘하는거 같다.
담치를 그렇게 깨고는 10분쯤 지났을까 아까 내가 잡은 노래미2배정도 되는 고기를 아저씨가 잡았다.
이름이 감시라고 한다. 정말 멋지게 생긴고기다.왜 나한테는 저런고기가 안잡힐까?????
 
아저씨는 감시를 3마리나 잡았다.나는 노래미 여섯마리 ㅎㅎ
 
갑자기 아저씨가 고등어를 한마리 잡으신다.고등어 떼가 들어 왔다고 아저씨가 쓰던 미끼를 나한테도 주며 얼른 고등어 잡으라고 하신다.시장에 파는 고등어 크기다.
영도다리위에서 작은 고등어는 잡은적이 있지만 이렇게 큰 고등어는 처음이다.손맛도 노래미보다 더 좋은거 같다.
 
정말 고마운 아저씨다.
 
그나저나 걱정이 하나 생겼다.
고등어를 집에 가져가고 싶은데 집에 가져가면 독서실 안가고 낚시갔다는걸 엄마한테 들킨다.고민이다.
엄마한테 큰고등어 잡았다고 자랑도 하고 싶은데
고등어 보여주면 엄마가 용서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그래 가져가자.
 
아저씨가 낚시끝내고 간다고 하신다.
나보고 집에 어디냐고 묻길래 괴정삼거리라고 하니까 같이 가자고 하신다.
아저씨는 오토바이 를 타고 왔는데 괴정삼거리까지 태워 주신다고 한다.
너무 고맙고 멋진 아저씨다.
 
오늘은 고기도 많이 잡고 좋은 아저씨 만나서 낚시도 배우고 오토바이까지 타서  너무 좋은 기분으로 집으로 같다.
 
집에 도착해서 엄마한테 빗자루로 신나게 두들겨 맞았다.
그리고 나서 고등어도 맛있게 구워 먹었다.
 
 
 
 
이상 입니다.
 
불현듯 옛날생각이 나서  기억하는대로 대충 적어 봤습니다.
그당시  제가 갔던 갯바위가 지금의 부산 구평 방파제 쪽일겁니다.
내년쯤 한국에 가면 구평방파제 구경하러 한번 가야겠읍니다.
 
 
그때 아저씨 보고 싶네요.아마 지금50대중반쯤되지 않을ㄲ ㅏ 생각됩니다만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니까 여기 인낚에도 오실거라고 생각됩니다.
 
성도 이름도 모릅니다만,80년대 부산 괴정시장안에서 꽃집하시던 멋진 아저씨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다시뵙게 된다면 같이 출조 한번 가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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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댓글
16 쌔치 10-07-07 00:39 0  
천안감시님 구평에 사셨군요.돌산도 기억납니다.옛날구평 그립습니다. 건강하셔요.
1 언제나꼴방 10-06-11 09:04 0  
어릴적 부산살적에 어머니따라 광안리앞바다
담치따려 간기억이 아련히 떠오르네요...

맨처음 바다낚시시작할때 무작정 친구와 여수에서
신영훼리?를 타고 4시간가량후 전라도 초도에있는 진막마을?에
내려  옆으로 조금만 돌아가니 논이었던것 같은데 그기에 텐트를치고
민물그라스민장대 6m정도에 묶음추에 청개비를 미끼로
바늘3개에 3개다 노레미가 달려오던 기억이....

ㅎㅎㅎ 또다시 초도에 가보고 싶은데....20년이 훌쩍 지났으니 알아볼수 있으려나?????

님덕분에 잠시  떠올려 봅니다^^*
1 쌔치 10-07-07 00:41 0  
꼴방님도 어릴적 바닷가의 추억이 있으시군요.댓글 감사합니다.
12 바다그림 10-06-11 09:34 0  
정겨운 추억은 첫사랑과 같아서 생각키우면 미소짓게 합니다.

83년 초가을쯤인가  구평방파제 초소 파견갔다가
고등어와 전갱이를
미끼도 없이 줄에 무식한 바늘만 맨 훌치기로
한번에 한마리 이상씩 잡아내더군요.
유심히 물속을 보니 시장표 고등,전갱이가
정말 물반 고기반였습니다.

낚시를 모르던때라 얼마나 신기하던지...
님덕분에 푸르던 군생활을 생각했습니다.^^
12 쌔치 10-07-07 00:43 0  
그땐 참 고기가 많았었죠.바다그림님 건강하세요~
50 발전 10-06-11 09:55 0  
어린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조행기네요.
남해안에 계시는 분들은 그래도 놀래미, 감성돔, 등등 고급어종들을 잡으셨겠지만
서해안에 있는 저는
망둑어를 잡으러 다녔던 기억뿐이 없습니다.
뻘에 가서 갯지렁이 잡아, 통나무 위에 올라 뭉툭한 대나무 낚싯대로 망둑어를 잡던 추억이 있지요.
님의 글을 보니 제 어릴적 낚시 생각이 납니다.
즐낚, 안낚하세요.
50 쌔치 10-07-07 00:46 0  
발전님도 어린시절 바닷가의 추억을 간직하셨군요.항상 댓글 감사합니다.건강하셔요~
1 낄낄이 10-06-11 12:23 0  
이글을 읽으니 머리속이 하에집니다...
엤날 생각이 나면서 그때의 추억들이 머리를 맑게 청소하는군요.
이런글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잘 읽었습니다.
그땐 정말 잡을줄 몰라 그렇지 고기가 천지빼까리였는데...
우리모두 좀더 바다를 아껴야겠네요.
1 쌔치 10-07-07 00:48 0  
그시절에 지금의 장비라면 맨날 대박일듯 합니다.옛날의 바다로 되돌리는건 우리들의 몫인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1 찌가쏘옥 10-06-11 17:23 0  
글을 읽어보니 저도 그옆동네 신평에서살앗네요  저도 구평  그리고 다대포 등등 낚시하러자주갔어요  아마 극동철강 옆으로 산을넘어 간기억이납니다 그땐주로 홍합따러갓지요 그리고 자전가에 한포대씩 실고 온기억이나네요  장림  공단이 들어서기전  갈대밮에 서  붕어도잡고 안장림 갯가에서 꼬시래기 와  숭어 엄청잡앗지요  지금은 주택가로 변했더군요 제가신평에산지는  1976년부터 살다가  광주로온지23년되어군요  그때가 그립네요
1 쌔치 10-07-07 00:51 0  
반갑습니다.쏘옥님 안장림 꼬시래기 참 맛났었는데..지금의 감시보다도 요즘 꼬시래기 파는곳 없을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1 텍사스리 10-06-11 18:02 0  
보는내가 중학생으로 돌아간거 같네요~^^
그땐 괴기가 증말 마난는데..
정말이지 그때가 그립습니다..
쌔치님도 저하고 비슷한 나인가 봅니다,,방갑네요
담에 혹 갯방구에서 뵐수 있을런지요.............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1 쌔치 10-07-07 00:53 0  
방가워요 리님~ 담에 기회되면 동출한번 하시죠.건강하세요~
83년도라 제가 5살때 입니다.
예전 미끼나 채비 구입 금액하며
그때의 정들이 짧은 옛 조행기에 묻어나는군요.
그때 바다는 지금보다 자원도 많고
많이 깨끗해졌겠지요?
지금도 역시나 좋은 분들도 많지만
동네 방파제가면 눈치가 너무 보이네요.
옛 조행기 정이 묻어나는 조행기
정말 잘 보고갑니다.
옛 정과 깨끗한 바다로 다시돌아올 날까지
열심히 청소하고 바다가 깨끗해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옛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28 도라 10-06-12 09:29 0  
ㅎㅎㅎㅎ
다스님 5살이라카이 내 생각 나네....
그해 난 뭐했더라....ㅋㅋㅋ...
아~~~
2월에 고3 졸업하고...당구장 쪼차댕겼구나~~~
캬~~
저럴때 제대로 낚시 했더라면....
자원이 지금보다야 훨 .....

때는 바야흐르 일천 구백 팔십 일년

(내)야 ! 우리 낚시함 가볼래?
(니)오데로?
(내)구룡포로 가보자.
(니)그~가 어덴데?
(내)포항 아있나 지내가꼬 쪼매마 가마 되더라.
    (실은 중 2 여름 방학 때 이종사촌들...보자 몇 명이었노...7명에 막내 이모에 나까지 ...
      갔다 온 바 있었음.)
(니)언제?
(내)이번주 일욜날 가보자. 우떤노?
(니)조타
...............................................댕대래 댕댕 댕댕 댕대래 댕댕댕...
(집에 헹님 쓰던 민물 장대달랑 두대 지참)
대구 동부시외버스 정류장-포항시외버스정류장-갈아타고-구푱포 하차...걸어서,,,
구룡포 해수욕장 우측 갯바위에서(쪼매 흐린 날)......
복어 대박 조황..캬캬캬캬.................................1차 필 꼽힘.....세월이 좀 더 흘러..

(나도 지도 전역을 했다....그리고 몇 해 뒤...)

때는 바야흐르 일천 구백 팔십 구년

(내)야 ! 우리 낚시함 가볼래?
(니)오데로?
(내)양포로 가보자.
(니)그~가 어덴데?
(내)포항 아있나 지내가꼬 쪼매마 가마 되더라.
    (실은 둘째 형님이 갔다 왔었다며 두 해 전 쯤에 들은 기억을 더듬어서...)
(니)언제?
(내)이번주 일욜날 가보자. 우떤노?
(니)조타
...............................................댕대래 댕댕 댕댕 댕대래 댕댕댕...
(집에 헹님 쓰던 민물 장대달랑 두대 지참)
대구 동부시외버스 정류장-포항시외버스정류장-갈아타고-양포삼거리 하차...걸어서,,
도로 길가 느티나무(지금은 양방향 도로도 됨)아래서 어떤 아저씨 인상어 왕창 잡아서 포뜨고 계신다(비 좀 왔는 날)......
(내)아이씨예?
(아)쳐다본다...와.?
(냐)그기먼데예?
(아)상어 아이가
(내)에~? 사어라꼬예..그런 상어도 잇어예?
(아)그래 무우 볼래?
(내)~아 ~ 주마 억수로 고맙지예...좀 무우도 되겠심니꺼?
(아)그래. 여 앉거라
(내)이거 잡을라마 우째 잡아예?
(아)조쭈조 낚시방 가가 곤재이 한 봉지 도라캐가 그거 끼아가 던지바라

인상어 대박 조황..캬캬캬캬.................................2차 필 꼽힘.....세월이 좀 더 흘러..

그 길로 흘러 흘러 흘러...................시방도 흘러~~~~~ㅋㅋㅋㅋ
28 도라 10-06-12 09:34 0  
아 참 ...
그 친구 지금은 신남네거리 부근에서 서문천막사 하고 있음...
스애끼~~^^
28 내마음의풍금 10-06-16 10:33 0  
잼 있네..글쓰는 재주가 좋네...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난 그때 모했지...아~~하!
주구장창 탁구장에 살았넹...뭍에 사니 낚시는
생각도 못했고 주인집 어른이 민물낚시로 붕어 잡아 오는건
수도 없이 보다가 같이 함 따라가 본게 다네...
그 주인집 어른 살아 계실랑가 몰겠넹...ㅇㅇ
세월 참 빠르당~~
1 파란뱅어 10-06-26 16:28 0  
ㅋㅋㅋ 참 재밑게 읽었습니다~ 20여년전 동생손을 붙잡고 아버지 원투대를 들고서
우럭잡던생각이 어렵풋이 나내요~ 그때 그 아저씨가 이글을 읽으실수있을까염? ㅎㅎ
1 암초지대 10-07-06 17:59 0  
잘보고갑니다~정말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네요!^^;
36 인천갈메기 10-07-30 14:26 0  
글 잘보고 갑니다.. 옛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영도 반도보라 방파제 민장대 들고 가던 기억ㅇㅣ..
글 잘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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