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된서리가 하얗게 뒤덮는다는 상강도 지나고
겨울을 알리는 입동이 이젠 열흘하고도 조금 더 남았으니, 올 가을도 막바지로 치닫는 모양이다.
 

 
아파트 인근은 아직 가을인데 절기상으로 가을이 조만간 떠나간다니...
떠나는 가을 애써 부여잡지는 않겠지만, 웬지 아쉬움은 많이 있을듯 하다.
아직 가을을 느껴보지 못하였기에...
 
주말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공장의 근무일인지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니, 작은 아이가 없어졌다고 한다.
옆 동의 친구집에서 놀았는데..집에 간다면서 나간 아이는 행방불명..
동네 몇바퀴 돌고, 관리실 방문하여 아파트 단지내 방송도 부탁하고...많이도 놀랐다.
다행히 제발로 집으로 돌아왔으니...ㅎ
 
 
 
이 놈이 엄마,아빠를 놀래킨 장본인이다.
 
 
이젠 삼천포로 가야만 한다.
목적지는 인낚 회원님들 모임의 장소였지만,
1차 목적지는 삼천포 숨은 고수님들의 포인트인 진널방파제 이다.
사시사철 꾸준하게 낚시 가능한 그곳은 잔 씨알부터 대물급까지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낚시 가능한 시간은 불과 2시간 남짓..
놀래킨 작은 아이때문에 그 만큼 늦게 도착했으니..
 
평소 체력관리의 소홀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밑밥통을 들고 가려니 힘에 부쳐, 철수 준비중이시는 분께 양해 구하고 방파제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장타를 날리려고 하니 바람이 앞을 가로 막아서 고전이다.
바람 약한 틈에 날리기를 반복 ... 25센치 갓 넘긴 감성돔 한마리를 강제집행 !!
 
한마리의 감성돔 그게 마지막 조과였다.
살림망에 고기를 넣어 아래로 살림망을 던지고 일어서려는데.. " 따~악 " 하는 소리가 들린다.
테트라포트에 걸쳐 놓은 주주대의 1번대가 반토막 ....흐미 ~~ 미치겠네..!!
 
에긍 ~ 좀 잘 보시고 철수 하시지....!!
지나쳐가는 철수객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였다.
 
아직 시간이 이른데....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핸드폰의 전화가 울린다.
언제 오는교? 라는 전화소리에... 마음과 행동은 어느새 철수를 서두르고 만다.
 
반가운 얼굴들이 자리를 했다.
무더움이 한창일때 울산에서, 그리고 지난 9월 척포의 만남 이후...
 
출조지인 두미골에서 감성돔은 소풍을 떠났고 애꿎은 숭어만 마중 나왔다는 소식에
진널방파제의 감성돔은 귀한 고기가 아닌가 싶어 내심 속으로 웃음만 나온다.. ㅎ
 
 
 
나란히 ~~ 나란히.....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잘도 흘러만 간다.
9월의 구을비 맴버들이 한분을 제외하고 다시 뭉친것이다.
빨려 들어갈듯한 느낌에 눈 부릎뜨고 찌 쳐다보기를 얼마나 하였던가?
 
 
 
그 와중에 손님 맞이랍시고, 아직 채 등짝이 여물지 않은 어린 게가 한마리 걸렸다.
 
막히는 도로 생각에 느즈막히 출발하려고 내만권 선상낚시를 하였던 것이다.
선장님의 현란한 말솜씨에 간혹 큰 웃음이 터져 나와, 감성돔은 놀라 달아날것만 같았지만...
 
 
 
감숭돔이라 말해야 겠다.
남해 바다의 숭어는 왜 감성돔처럼 쳐박는지 모르겠다.
지난 출조와 모임의 두미도 출조때도 그러했다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마치 감성돔인냥 쳐박고 ~~ 수면위로 올리면 숭어 ....
또한, 챔질하여 쳐박는게 감성돔이라며 사진찍어 달라기에 카메라 준비하였더니...노래미 ㅎㅎ
그래도 큰 씨알은 아니었지만 동행한 모두에게 마릿수 손맛은 보았다.
 
 
 
오늘도 횟거리는 충분하게 느껴진다.
잔 씨알의 감성돔 두마리와 숭어 한마리...
 
아니..그들에게는 세마리 모두가 감성돔이다.
뭐 알기나 하려나?
먹음직한 회로 재탄생되면 제대로 구분을 못하기에..더욱 그렇다.
 
10월 어느날...
낚시를 간다하니 대뜸 많이 잡아오란다.
평소 낚시 가는것에 대하여 달갑게 생각지 않았는데..이상하여 되물어 보니..
오늘 친구들이 놀러 오는데 자연산 회를 먹고 싶다고 하여서 많이 잡아 오라 한것 이었다.
 
그날의 조과는 54,45CM의 감성돔과 70CM의 숭어...
45CM는 같이 하였던 동료들과 멋진 뒷풀이, 친구들이 몇 명이냐고 질문하니 자기 포함 5명이라 한다.
평소 혼자서 가뿐히 4짜를 제압하는 놀라운 실력의 소유자인 옆지기 인지라...
5짜를 가지고 5명은 부족하다고 판단아래..단골횟집 사장님께 이야기 하여 숭어도 감성돔으로 둔갑...
 
 
 
이번에도 어김없이 둔갑시킨 감성돔 회 이다.
이번에도 뭐 알기나 하겠나?
집에서 준비하면 생김새로 파악이 가능하여 당연히 알겠지만..
옆지기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횟집에서의 뒷풀이 이기에 절대 모를것이다.
 
여럿이 맛나게 먹는 모습에 룰루랄라 ~~ 웃음이 절로 난다.
 
 
 
감성돔 찜과 매운탕...
오늘도 난 그들에게 확실히 감성돔만 준비 하였던 것이다.
 
모르고 먹으면 약이다.!!!
뭘 알려면 낚시를 같이 다니면 되고, 아니면 집에서 준비해라 하면 된다.
 
다음주 바다와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
제발 감성돔만 있어 준다면 좋겟는데... 과연 있을까?
 
안그러면 또 다시 감숭돔으로 ....제발 들키지는 말아야 할텐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