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go빛 바다가 있는 통영 나들이 5 (또 다시 모란이 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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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go빛 바다가 있는 통영 나들이 5 (또 다시 모란이 필때까지...)

56 찌매듭 10 4,035 2009.04.24 12:17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4월 초순에, 손맛이 그리웠던
일행들이 연화도로 생활낚시를 다녀왔다.

들고나기가 거문도보다 편하다며  구멍 찌를 이용해보니
시원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거문도와 비슷하다며
오후 늦어서야 다시 연락이 왔다…….
(늦은 시간대에 고기가 낚인다더니 맞는가 보다…….)

“아직도 철수를 안했으면 언제 올라오겠노?”

“그게 아니고요?!..... 죽다가 살아났는데 심장이 떨려서요......”

점심밥을 먹고 나니 바람이 거세어지기에 이상하다싶었지만
비교적, 가까운 곳이니(?) 별일이야 없을게라 무심했다는데
짐을 꾸려 연화도 에서 출발을 하고보니 바다가 무척이나 험해졌단다.

특공대 출신이었다는 선장은 적군의 기갑사단보다도 
백만스물두배쯤 더 무서운 바다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높은 파도 속으로 겁없이 돌진을 했고
‘추도’ 근처까지 왔으니 안심을한 순간~!!!!!

“쿠~왕~!!!!!!”

조종실 앞 유리가 파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며 
얼굴로 유리 파편들이 튀어들어 상처를 입었고
스크류가 달린 뒷부분이 쳐들렸는지 굉음이 울리며
물속으로 뱃머리가 빨려 들어갔단다…….

‘이제는 죽는가보다......’ 

여우와 토끼 같은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는데
아직, 올 때가 안 되었다고 자비를 베푼 ‘포세이돈’ 이 움켜쥔 손을 놓았는지
간신히 배가 다시 솟아올라 자세를 잡는 짧고도 긴, 순간이 지났다는데
어찌나 놀랐는지 사지가 벌벌 떨렸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데
원도 권까지 다니며 험한 상황을 여러 번 겪었던 꾼들이 이러한데 
놀이 객 손님들은 비명을 질러가며 눈물, 콧물을 쏟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었을까?

다행이도 배는 무사히 항에 들어 올수 있었지만 
쿨러와 짐 몇 개가 파도에 쓸려 나갔을 뿐 모두들 무사했단다.

전화상으로도 진정이 안 된 놀람이 전해져 왔으니
상당히 심각한 순간이었나 보다…….

7~8미터가 넘어 보였다는 순간의 파고가 ‘퍼펙트 스톰’을 방불케 했다는데
어찌나 놀랐던지 다시는 전갱이 낚시를 안 하겠다며
가두리 팀을 내려놓고는 쌩~!하니 거제 쪽으로 선상낚시를 가버렸었는데 

가두리 쪽의 수온도 그러한데 깊은 수심대의 거제바다는 더 냉골이었던지
일찌감치 짐을 꾸려 차를 몰고 와있었는데 입질 한번을 못 보았다니
통영 쪽과는 낯 사귐에 시간이 더 필요할 모양이다.



아직 시간이 이르니 길만 안 막힌다면 자정 안에 도착하겠다며
저녁도 간단하게 청국장식당으로 정했는데 식사 후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에는 ‘달인의 쉼터’라는 팻말이 붙어있던데
정말, 전갱이 낚시의 달인은 모두 모였구나.…….

“통영에만 오면 인터넷에서 본 것같이 예쁜 전갱이 초밥과
 회를 한 접시씩 주는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없었으니 다음번에는
 그런 곳으로 찾아 가보자구……. “

거문도같겠거니 생각했던‘나그네‘ 님은 무척이나 서운한 모양이다…….




저녁이나 새벽에 도착했다면 어느‘닷찌’ 집이라도 골라서 한잔 거하게
통영의 음주문화를 즐겨봄직한데 이번에도 기회가 닿지를 않았다.

1999년경에 다음과 드림위즈에 카페와 클럽이 생기면서
텍스트 위주의 게시판에서 멋진 형태의 게시물을 보았기에
문의를 했더니 정작, 게시물을 올린 사람은 설명을 못하고 더듬거렸고
통영에서 정부의 일을 하신다는 ‘빈들’ 님이 혜성같이 나타나
무공 비슷한 (그 때는 모두,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고.......)
태그의 기초부터 가르침을 주었기에 뽀샾과 태그를 알게 되었다.

한 가르침을 내려 준 통영의 ‘빈들’ 님이
인디고(indigo)의 불빛까지 아름답다며 통영을 예찬했을 적에는
그 바닷물 빛이 쪽빛의 남(藍)색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가로등 불빛도 인디고라 하심에 무슨 소린가 의아했는데
어둠을 밝히고 있는 통영의 가로등 불빛을 보고서야 그 뜻을 알았다.

열 번 남짓한 통영나들이가 있었지만 고기 운이 없었는지
별 재미를 못 보았고 생소한 시락국 한 그릇과 시장 구경만
기억이 남았는데 이번에도 꿀떡 빵은 차례도 안 올게다…….



볼락이 시어(市漁) 로 지정될 만큼 볼락사랑이 크고 높고
사랑하며 입맛을 사로잡기에 값을 안 따지며 사먹는다니 
만재도 골 창안에 있는 신발짝 크기의 볼락을 낚아다가 판다면
제법, 수지가 맞지 않을까?

좁고 꾸불꾸불했던 길들이 곧게 펴지고 새길 도 생기면서 
다님이 점점 더 좋아졌고 시간도 덜 걸리게 되었다.

예전에는 편지 한통을 기다리려면 며칠이 걸렸지만 이제는 
컴퓨터를 이용한 메일로 순식간에, 그것도 돈 한 푼 안 들여가며
공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하남석’이란 가수가 불렀던 
‘밤차로 떠나간 여자’ 친구를 안타까워하며 애를 태울 것도 없게 되었고 
방송에서 사람을 찾는 프로그램도 언젠가는 없어지고야 말겠지만.
이제는 세계가 하나라며 소리치는 현대인들은 늘 시간에 쫓기고 있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렇게 컴퓨터를 통해서는 눈빛을 볼 수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손을 꼭, 쥐어볼 수도 없다지만
마음으로라도 인사를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식사는 하셨나요? ”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동안에 수없이 건네는
안녕이라는 한마디의 인사말이 대수롭지 않기도 하다.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의미 때문이겠지만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대로. 귀를 기울여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면 소통의 논란이 없는  
말하기와 듣고 읽는 자세로도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다.

당신이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공감을 나눌 때 
소통의 사각지대가 없어진다는 것은 
아무리 시간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고속도로에 차를 얹었어도 낮의 길이가 길어졌으니 주변을 살피기가 
어렵지 않았다.......

익숙지도 않지만 낯설지도 않은 통영을 벗어나며
만물이 약동하는 활기찬 새봄을 맞아 심신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하는 건강한 여행이었다고 편히 생각하며
또 한 번 자연의 싱그러움과 활기를 가슴 가득, 채워감에 만족해야겠다.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 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 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길가의 동백은 지고 없을 텐데 언제나 통영을 다시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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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댓글
1 지인이아빠 09-04-24 14:05 0  
조행기가 너무 고급이라....다른 조사님들 조행기 올리기 부끄럽게 만듭니다.....책 한권내세요..차근 차근 책장넘기며,,,즐기게요...
1 찌매듭 09-04-24 17:08 0  
글이야 다녀온 느낌을 그대로 적으면 되는데 생각대로
잘 표현이 안됩니다.
말로 아주, 재미있게 할순 있어도 글로 옮기는 것이 잘 안되죠.
처음에야 되는데로 쓰기도 해보았지만
어차피 글이라는 것이 남이 읽을 수밖에 없기에
수없이 가필과 정정을 하노라 쩔쩔맨답니다. ^^;;
다른 분들도 잘 써낸 것이 많이 있기에
찾아 보긴하지만 시간이 날땐 나고 오래도록 안들여다 보기도 하는데
이렇듯 비 오고 한가한 시간이 걸리면
손에 잡히는데로 써보긴 하지만 빠지고 생각 안나는 것들이 많이 있더군요.
지난 추억을 함께 볼 기회가 있겠지요?
한 바퀴 돌고오니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퇴근 후에 또 한잔이 생각나는 빗소리로
망설입니다....
엇저녁에도 제법 했는데 연타면 잔소리를 듣겠지요? ^^;
1 더블테일 09-04-24 22:20 0  
지인이아빠 말씀처럼 ... 책한권 내시는 것이??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오늘도 즐감 하고 갑니다!
1 찌매듭 09-04-27 13:44 0  
즐거운 주말 되셨었나요? ^^
월요일은 해구경을 합니다.
안면도의 꽃박람회를 가보려했는데
날이 안좋아 미루었습니다.
월말이 있으니 내일, 날이 좋으면 퍼뜩, 다녀올까합니다.
외연도 소식도 들으려면 선장도 만나봐야하니
일찍 나서봐야겠죠?
오늘도 즐거운 월요일 되시고
월말 정리 산듯하게 마무리하시길......
1 목포프로 09-04-26 20:19 0  
정말 글 멋지군요 항상 읽어 보아도 감동 입니다.
건강 하시지요 ?
항상 행복하세요
1 찌매듭 09-04-27 13:48 0  
건강하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
한번이라도 더, 바다 구경을 하려면
건강이 따라 주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목포에 들르면, 홍어집, 게장집, 민어집, 낙지냉면집...
들르고 싶은 곳이 더 생겼는데
5월 말이나 가능할지요?
무안에 제법 감생이가 나온다던데 ....
예전부터 소식은 들었지만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분들만
다녀 오는가봅니다.
만재도 시즌이 되어야 목포를 가게 되겠군요
아직, 겁나게 물속이 깜깜하다는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으니
볼락이나 우럭, 열기도 5월에 가능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만, 이어지시길요... ^^//
1 목포프로 09-04-27 22:14 0  
무안 탄도만에서 감성돔이 나오긴하나 선상 카고조황입니다.
감성돔은 지금 씨알이 대체로 작아졌구요.
마리수는 제법 나옵니다.
즐거운 저녁 되세요
1 찌매듭 09-05-05 18:51 0  
무안소식을 이제야 열어보네요... ^^;;
이제는 끝났다고하죠?
예전에 대양낚시점의 박씨 아저씨가 정보를 알려줘서 알긴했는데
가보진 못했군요....
서해 참돔시즌이 열리기전에 무창포의 선장이 낚시를 다녀왔다고 소식을 전해주더군요.
수온이 더디 올라서 감성돔 시즌은 오래가고 여름시즌은 더디 열릴려나 봅니다.
무안은 내년으로 미루어야겠군요...
휴일 저녁입니다.
1 오공자 09-05-07 19:46 0  
모란동백이 귓가에 울리는 음율이 정말
듣기좋게 울리는 저녁입니다.

부담없이 적어내려오는 조행글들은  눈에
맘에 쏙들어옵니다.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여 주는 맘이란 글에
퍽이나 맘에갑니다.
표현이 넘확실한  찌매듭 님의 글에 또한
맘에 와 닿습니다.

좋은 그림에음에 잠시취하고 조영남의 ..
모란동백 잠시따라해보고 갑니다.
수고하셧읍니다.
1 찌매듭 09-05-13 10:41 0  
이 몇일간 풍치치료로 치과를 다니노라 부산을 떨었습니다.
마눌도 치아가 안좋아 함께 다녔는데 이런 일이 결국엔 생기는군요 ㅠㅠ
어제는 갑갑증이 꽉차, 쏘가리 구경을 해볼까고 잠시 다녀왔구요..^^;;
아직 물량이 생각보다는 넉넉하던데
같은 강원도 지역이지만 먹을 물도 없다는 곳을 보면
너무 차이가 심한가봅니다.
비기 그치고 화창한 하늘이 보이는 수요일입니다.
오늘도 상큼한 소식만 생기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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