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이 방어진에서 오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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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진이 방어진에서 오짜잡았습니다.

G 0 3,395 2002.10.28 14:19
오늘도 아무 생각없이 고기밥이나 주고 와야겠다 싶어 방어진 단골 낚시점으로 향했다.
늘 크릴 두개에 감성반봉지를 준비하곤 했었는데 조금 일찍 출발 하는 것 같아 세장에 한봉지를 준비하니 밑밥통이 왠지 무거워 보인다. 사실은 철수해서 낚시점에 돌아올 때 밑밥의 무게가 고스란히 감성돔으로 채워질진 아무도 몰랐을 게다.

꽃바위(화암추) 방파제 세번째 사다리에 올라선 것은 오후 1시경 제법 많은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얼마전에 울바(인낚 아이디)형님이 삼십 쪼메 넘는걸로 한마리를 걸었던 자리가 비어있다. 꽃바위 방파제는 세번째 사다리 부근은 테트라포트가 낮게 깔려있어 밑밥통을 놓고 사람이 설자리는 몇되지 않는다. 장비를 챙기고 내려가 밑밥통으로 자리를 잡아 놓고 채비를 꾸렸다. 평상시에는 조류가 무척 센 지역이라 얼마전 구입한 1호찌를 채워흘려보니 조류가 거의 없다. 장대 두개정도의 거리에 맞춰 조금 많다싶은 밑밥 서른주걱을 날렸다. 왼쪽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벵에돔 20센치 정도를 따믄따믄 올리고 있었고 나의 채비에 달린 크릴은 그대로 올라오곤 했다. 크릴이 조금 차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어차피 고기밥주러 온거라 생각하며 밑밥을 아끼지 않았다.
아는사람은 다 알지만 테트라포트 특성상 발판이 불편해서 갯바위 장화신고 두세시간만 낚시하면 몸에 힘이 많이 쓰여 허리가 아파온다. 지루해 질때가 된 시간이다. 낚시대를 놓고 물 한모금에 담배를 한대 피워 물고 채비를 5B로 교체하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고 허리가 불편해 쪼그려 앉았다 섰다를 반복할 즈음이었다.
채비가 바닦에 끌리는 듯한 느낌이 찌에 전달되고 감성돔 특유의 어신이 전해졌다. 완전히 않보일때까지 기다렸다 챔질을 했는데 무언가 턱하고 걸리더니 힘을 쓴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손맛인지 모르겠다.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뜰채로 마무리 해서 올려보니 삼십은 넘어보인다. 드디어 내가 꽃방 감시를 잡아보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진다. 고기를 갈무리 하기전 밑밥을 열주걱 정도 뿌리고 살림망을 담궜다. 살림망 쓸일이 별로 없어 아예 들고 다니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가져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채비를 던지려고 포인트를 보니 내자리에 구멍찌 세개와 막대찌 하나가 떠있다. 오른쪽에서 낚시하던 사람들의 채비가 내자리까지 흘러온 것이다. 동네 낚시가 그렇듯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다들 조금씩 양보하면서 보이지 않게 질서는 유지되고 있었고 그로부터 20분후에 다시 비슷한 놈으로 한수를 더 보탰다. 사실 동네낚시에서 이정도 조황이면 아주 만족스러운 상황이었다. 두번째 고기를 올리다가 목줄이 테트라포트에 실려서 목줄을 교체하고 다시 채비를 던지고 아무 생각없이 찌를 보고 있는데 찌가 순식간에 사라짐과 동시에 장대를 끌고 가는 것이었다.
문제의 그 입질이었다.
장대를 힘겹게 세웠지만 다소 느슨하게 맞춰놓은 드랙이 풀려나가기 시작하더니 멈추질 않는다. 먼바다로 치고나가는 역동적인 힘이 스풀이 반정도 남았을때 그 진행을 멈춘다. 낚시대에 전해져오는 느낌은 무언지는 모르지만 큰 고기임이 분명했다. 다행히 이놈이 먼바다로 치고 나갔고 그 덕에 원줄이 50미터 이상 풀려나갔기에 일단은 내가 고기보다는 유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버티는 것만 해도 무척 힘이 드는 상황이라서 이삼분 정도는 아예 릴을 감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릴을 감기 시작하니 조금씩 끌려오기 시작했다.
주말 오후 동네낚시터는 늘 만원이다. 언제 왔는지 갤러리들이 많이 늘었고 고기와 힘겨루기를 한지 사오분정도 지났을 때 찌가 물위로 보인다. 고기도 많이 지쳤는가 보다. 가끔 꾹꾹 쳐박기는 하여도 위력적이지는 못했다. 허리와 어깨가 뻐근해질 즈음에 고기가 물위에 떠올랐고 한눈에 봐도 족히 오짜는 넘어보였다. 주위의 탄성소리가 들려오는듯 했다. 고기가 떠오르기도 전에 뜰채를 들고 기다리고 있던 고마운분이 뜰채질로 마무리하니 몸에 힘이 모두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사십센치 밑밥통에 담으니 꼬리가 접힌다. 손으로 대충 재보니 50센치 가량되어 보이는데 이놈 빵이 너무 좋다.
밑밥도 얼마 남지 않아서 미련없이 낚시대를 접고 나오는데 주위의 부러운 시선이 등뒤로 꽂히는 느낌이다. 흐믓하다.

뜰채가 접히지 않아서 수리할려고 낚시점에 들렀지만 나 또한 낚시꾼인지 은근히 고기자랑이 하고 싶었는가 보다. “사장님 고기 한마리 했는데, 오짜정도 되겠는데요?” 라고 운을 띄우니 얼른 보자고 하신다. 길이를 재보니 53센치미터가 나온다. 벵에돔 7호 바늘이 입속에 꽂혀있었고 바늘이 약간 펴져 있다. 싸움이 길었다면 그놈이 이겼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살아 있는채로 어탁을 뜨고 사진도 몇장 찍었다. 아는 사람의 식당에서 회를 치려고 배를 갈라보니 작은 것 두놈은 크릴 몇마리가 전부였고 큰놈은 크릴도 많았고 나에게 잡히기전 금방 먹었는지 홍합조각도 제법 많이 나왔었다.

언제 다시 이런 행운이 내게 일어날지…

하여튼 기분이 무지 좋았던 하루였다. 내가 낚시대를 들고 바다에 섰을 때 이런 상황이 몇번이나 일어 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어탁을 떠준 동해피싱랜드 박승해 사장님께 감사함을 전하면서 조행기 마칠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넷바다낚시 동부경남 팀원 방어진



211.182.233.178바다천사: 으와~~~~ 축하합니다 방어진님!!~~ 그 기분 잊을때쯤 또 한수하시길...~~ 조은 하루 되세요~ --[10/28-15:17]--

219.241.242.249은칼치: 지도 방어진에 있는디 꽃방에서 35가 최곤데 애고 부러버라 축카함니다 --[10/28-17:41]--

211.245.189.116心대물: 방어진아우님 멋진조행기 잘봣습니다....... 정출때 봅시다......항상 어복충만하시길...... --[10/28-19:07]--

211.175.45.38두루마리: 이 불황에 오짜라니 참 복많으신 분이시네요 방어진 사고로 맘이씀쓸했는데 님소식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갖게 됨니다 즐낚하시구 안전유효하십시요 ~ --[10/28-20:49]--

211.62.242.44松波: ㅊㅋㅊㅋ 동해 감성돔은 길이보다 빵이지요. ㅎㅎ --[10/28-22:49]--

211.110.240.45매너徐: 축하한다..마음비운 보람이 이제 나타나는가 싶네... --[11/0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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