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최남단 쯔쯔로의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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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최남단 쯔쯔로의 낚시

1 crazyang 1 2,442 2009.02.20 18:54
tsutsu1.jpg 
우~욱

감탄인지 신음인지 혼란스러운 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온다
 
걸었다!

자칫 대를 빼앗겨 버릴 뻔 했던 히팅.
스물 거리는 찌를 보고 살짝 들어주었던 대가 튀어나가듯
물속으로 처박는 순간

 
본능적으로 위로 올린 대가 활처럼 휘어진다
한 손으로 버티기는 역부족

두 손으로 대를 잡고 버텨보지만
근육이 금방 피곤해 진다

 
대 끝을 단전에 대고 힘껏 들어올리며
몇 바퀴 릴을 감아본다

 
몇 바퀴 감았을까……

올라오던 넘이 좌로 째는 듯 하다가 다시 우로 쏜살같이 달리더니
이번엔 발 밑으로 내려 박는다

 
허걱!

아래를 보던 대 끝이 나를 향해 욺직이고 있지 않는가…
잘못하면 목줄이 발 밑 여에 쓸릴 텐데……

잽싸게 한 발작 욺직이며 대의 방향을 조절한다
 
발 밑으로 내려 박은 넘이
마치 대가 바위를 건듯 꼼짝하지 않는다

 
조금 더 힘을 주어 보지만 여전히 내려 꽃인 대 끝은 욺직이려 하질 않는다
 
헉!
 
넘이 바위에 처박힌 것일까?

순간 걱정스럽다
 
아직도 찌가 보이질 않는데……
 
그렇게 버티던 넘이 힘이 빠졌는지 대가 욺직이고
몇 바퀴 감고 버티고 또 감고……

 
찌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물속에서 시커먼 넘의 모습이 보인다

 
먹었다 싶다
 
잽싸게 옆에 있던 뜰채를 들고 편다
 
뜰망을 본 넘이 다시 처박아 댄다
 
잠시 뜰채를 양발 사이에 끼고 넘의 힘이 빠지길 기다리지만
지칠 줄 모르는 넘의 파워에 흡사 벌을 서고 있는 듯 힘들다

 
다시 넓적한 넘의 몸체가 옆으로 눕자
뜰망을 대고 넘을 담는다

 
성공이다

 
tsutsu3.jpg tsutsu2.jpg 
넘과의 씨름에 온몸의 열기가 가슴위로 올라와
후끈거리던 얼굴과 머리가 쏴~하게 느껴진다

 
이 맛이야~~~~
 
긴꼬리 몇마리가 연타로 올라오고
벵에가 또다시 올라오기 시작하자

 
담배생각이 굴뚝인데
담배 피는 시간이 넘 아까워

 
눈에 힘을 주고 니코친 부족현상을 참아낸다
슬금슬금 흘러가던 찌가 물속여 근방 히팅 존으로 붙자

다시 숨을 멈추고 극도의 집중력을 쏟아 낸다
 
아~~~ 이거여~~~

tsutsu4.jpg 
한 올 낚싯줄에
온몸을 걸고

 
자그마한 체구에서 자신을 끓고 들어갈 듯이 뿜어나오는 파워와의 대면하는 순간
 
이순간이 낚싯꾼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리~~
이순간이 낯선 이국까지 낚싯꾼을 이끌고

이순간을 이해하고 같이 감동하는 조우와 우정을 깊게 하는 것이리……
 
50키로 던가 부산서 대마도 까지가…
흑산도 정도의 거리의 외국 땅
 
몇 년 전부터 한국조사들의 낚시터가 되어버린 이곳 대마도
한번 가보고 싶었던 땅이었다

 
조용하고,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지만
가깝고도 먼 일본 땅

 
이곳에서의 낚시는 새삼 조국의 어자원의 빈곤과 극명하게
대비되며 풍요로운 대상어들이 부럽다

 
지금 시즌에는 벵에돔이 대세며
가끔씩 돌돔과 참돔 감성돔이 섞여 나온다

 
대마도 최남단 쯔쯔자키
이곳 최남단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아님 험한 물길과 잦은 바람 등으로 여치기가 성행하지 못한 탓인지
뱅에가 풍요롭게 느껴진다
 
물때에 맞춰 일어나 낚시를 하고
돌아와 쉬다가 다시 낚시를 간다
 
벵에돔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고
낚시터로 걸어 오갔던 피곤함을

돌아와 숙소에서 조우들과 한잔 술로 뜨겁게 푼다
주어진 몇 일간이 천국생활처럼

자유롭게 낚시와 자연 그리고 조우들과의 우정을 즐긴다
밤늦게 돌아와 저녁을 청해도
새벽낚시를 위해 이른 새벽밥을 구해도
웃는 얼굴로 식사를 준비해주는 민박집아주머니의
정성이 고맙다.
tsutsu5.jpg 

어디를 보아도 노친네들 만 보이는 이곳 쯔쯔의 풍경은
우리나라 어촌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현실 인 듯 한데

젊은이들이 보이질 않으니 어린이들이 있을 리 없는데
몇 일간의 생활 속에서 한 명의 어린아이를 보지 못했으니

이곳은 노인 촌 인듯한 인상이다
우리네 시골인심을 기대하는 것 은 무리겠지만
조금은 이방인들에 대한 경계심 같은 것들이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첨 본 외국인(?)에게 인사를 건네는 맑은 사람들
이곳의 문화를 이해하기는 짧은 시간이지만

 
길거리가 꽁초를 버리기엔 너무 깨끗한……
바로 앞의 항구엔 흔히 있을법한 쓰레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매일 생선머리나 조가비조차 주워 올린 듯
깨끗한 이곳……

 
오염과는 동떨어진 이곳을 보며
오싹 소름이 끼칠 듯 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네 삶은
사람들 속에 치여서 어디를 가나 누구를 보나

찌들은 것들이 반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비관적인 걸까……

 
잠시 이곳의 겉모습만 본 것 이겠지만

낯 설은 경치와 더불어
낯 설은 문화……
 
산엔 풍란이 지천이고
삼나무가 우거져 한발 딛기조차 어려운

꽉 찬 듯 자연이 느껴지고
갯바위 근처엔 고동을 줏는 아주머니 아저씨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숙소에서 놀러 온 이웃아주머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지만

역시 이곳 생활의 어려움을 토한다
자식들은 후쿠오카등 도회지로 떠나고

이곳에는 일자리가 없어
생활은 어려운데……
딸이 맡겨둔 손자는 불쌍하고…

낚시꾼들에게 천국 같은 이곳에도
삶은 그렇게 힘들다

 
외국여행 같은 것은 생각하지 못한 이라도
한번쯤은 이곳에 몇 일 묶는 것도 낭비는 아닐 것 같다

한번쯤은 떠나자
삶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것
자신이 짊어진 짐은 많고 적음이 없이
무겁다

 
한번쯤은 천국을 즐기자

그로 인해 삶이 좀더 밝아지길 원하자
그래서 만나는 사람에게 밝음을 전하자

 
한번쯤은 뜨겁게 살아있는 자신을 발견하자
자신의 심장소리가 북소리처럼 둥둥 들리는 그순간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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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1 오공자 09-02-20 23:16 0  
잘쓰신글을 읽자니 쯔쯔의 손맛이 생각나서 온몸이 근질대네요. 쯔쯔등대에서 11시방향의 무인등대는 선상긴꼬리 낚시로 대물나오는 곳이랍니다. 6월경에 5~60급의 긴꼬리대물이 설치는곳 붉은참돔대물이 쳐박는 곳이 그곳이랍니다. 등대아래쪽도 정말 좋은포인트고 서풍이세게불면 윈쪽으로 좀돌면 감시와 벵에가 설쳐대는곳..... 쯔쯔로 새벽에 차타고 돌고 들어가면 꽃사슴이 길에서 반겨주는곳.... 한구비돌면 멧돼지가 떼거리로 길에서 맏이하는 자연스런 쯔쯔자키...... 미녀총이 반기는 곳 이곳 전설을 듯고 한참 생각햇던곳... 가는길에 무인판매대에 농산물이 적당히 놓여있고 우동집의 단무지와 무순 약간의 반찬은 지금도 생각이나는곳... 우동한그릇에 7500원 단무지 한조각..... 길가에 커피자판기의커피 종류의 다양성 놀랍고... 그곳에서의 3년간 낚시 대물의 손맛과 마릿수로 쏟아지던 벵에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수고하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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