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의보 뒤끝을 보려고 여서도로 출조를 하였습니다. 저와 아는 지인들 몇 명이서 완도 미X배를 타고 출조할 계획이었으나 이미 금호조침 조우회분들의 정기출조가 여서도에 잡혀 있었습니다. 거기에 끼어서 출조를 하게되었지요. 그런데 낚시배에 타려고 보니 자리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 쭈그려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배 밑의 방에 자리가 조금 남아 거기에 우리 일행들이 끼어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금호조침 조우회 관계자분이 와서 이미 주무시고 계시는 다른 금호조침 조우회 회원을 깨우면서 "이분들 여기서 편히 가시라고 위로 올라가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정말 당황하고 이런 분들이 계시구나 탄복했습니다. 그러나 위에 올라가서 그분들이 가시는 모습을 보니 방에 두 줄로 쭈그려 앉아 줄맞춰 불편하게 가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정말 미안해서 어쩔 수 없었으나 이미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 마음 속으로 감사의 말씀만 전하고 있었습니다.
즐거운 출조를 마치고 조황도 겨울 낚시치고는 매우 좋은 조황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금호조침의 아름다움은 끝이 나질 않았습니다. 원래 저희 일행 중에 형님 한 분이 허리가 좋지 않으셔서 무거운 짐을 잘 들지 못하십니다. 제가 그 형님을 항상 모시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제가 운전을 하는 관계로 차를 주차장에서 빼와야 하기에 그 형님 짐을 못 챙겼습니다. 그리고 형님도 소변이 급하셔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모든 짐이 실어졌다는 동료의 말에 그냥 차에 올라타 목포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목포에 도착해서 확인하니 형님의 보조가방, 낚시가방, 그리고 밤에 민장대로 잡은 뽈락을 실은 밑밥통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챙기지 못한 죄책감, 형님도 자기가 확인해야 하는데 화장실도 급하고 늘 그러하듯이 짐을 다 실은 줄 알았다고 자기가 확인안한 것이 문제라고 자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불현듯 금호조침 조우회가 생각났습니다. 만약... .만약 일말의 희망이 있다면 그분들이 짐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그분들은 워낙 많은 인원이니 정신이 없을테고 또 우리가 짐을 챙겨 먼저 출발하였기에 아마도 나머지 짐들은 금호조침 조우회 것이라 짐작하여 차에 옮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등등의 추측을 하였습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금호조침 총무님과 통화를 하고 우리의 물건이 거기에 실려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택배로 부쳐 주겠다고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는 말에 저희가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정말 금호조침 조우회님들이 저희에게 2번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세상이 흉흉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금호조침 조우회와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살만한 가치를 가지나 봅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금호조침 조우회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목포에 오셔서 저희 하이투젠 전남지부랑 좋은 인연을 맞이하였으면 합니다. 또 선물아닌 선물로 전해진 뽈락도 맛나게 드시길 바랍니다. 만약 다음에 뵌다면 뽈락 100마리 잡아놓고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 앞으로 저희클럽도 금호조침 조우회와 같은 인간미 넘치는 클럽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금호조침과 금호조침 조우회의 무궁한 발전을 멀리서나마 저희 하이투젠 전남지부가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