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8년 만재도...... ( # 2 )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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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8년 만재도...... ( # 2 ) Tonight

56 찌매듭 12 5,313 2008.12.22 16:03
만재도에 오면 항상 차지를 했던 창문 두 개가 달린 방은 
다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부부가 쓰던 부엌달린 
안방을 쓰게 된 것이 잠자리를 낯설게도 하였지만 
몹시 부딪쳤던 엉덩방아의 통증으로 몇 번씩 잠이 깨고 말았다…….

이 밤에는 어찌된 일인지 엄군이 곱게 잠을 자고 있었는데
고단했었을까? 그토록 오고 팠던 곳에 왔다는 푸근함에
넋이라도 나가서 갯바위 근처를 헤매고 있었을까?
밤에는 이빨도 갈지 않았고 코도 골지 않았지만
엉뚱한 바람소리가 잠을 깨우기도 했으니
어제의 잔잔함과는 달리 바람소리가 거세어져졌고
자갈밭을 훑어 내리는 파도소리가 점점 높아져간다…….

가만히 일어나 창문으로 밤바다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바람이 만들어 낸 파도가 갯바위를 할퀴고 있었고 
어제와는 달리 바람방향도 바뀐듯하다…….


옆집에 가서 선잠을 자고 왔을 아줌마가
주방의 불을 켜고 이른 아침밥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더 이상 억지 잠을 청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아줌마가 기침소리를 듣고 따듯한 커피 한잔을 내어주며 
바람이 거세어진 것을 걱정한다.



어제 몸의 살을 제공한 감성돔의 뼈를 끓인 맑은 탕이 
해장국으로 등장하였기에 깔깔한 입들이었지만 
모두들 한 사발씩 들이키고 어제 아침과 같은 
반복된 선상에 몇 척의 배들이 도열하여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우리배가 가장 빨리 첫 번째 포인트에 도착하여 
손님들을 내려주었지만 이 바람에 모든 배들이 
한쪽으로 몰렸으니 마땅한 곳이 어디일까?!


선장과 눈이 마주치자 오늘 같은 날은 할 수 없이 고생을 해야 한다며
방군 여의 내리닫이 자리로 향했다…….

예전에 서 씨 아저씨가 한번 내려 고생을 하더니만
고기가 두 자리 숫자로 쏟아져도 다시는 내리고 싶지 않다던 그 자리다……. 

악바리로 소문난 金씨와 이종철 님이 선호하는 자리로
몇 번 내려 본 적이 있던 나로서도 항상 후회를 하던 자리였지만
날씨와 물때로 보아서는 달리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으니........


너무 이른 시간에 내리게 된 것이 1시까지는 버텨야 할 텐데
어쩌면 좋을꼬?



짐이 많지 않은 겨울철이면 모를까 여름철에는 
쿨러 하나 놓아 둘 곳도 없는 비좁은 자리였기에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엄군이 비명을 질러댔지만
대물이 덤비는 자리니 기록을 위하여서는
고생을 해볼 만 한곳이라고 엄군을 달래기는 했다만
그 놈의 고기가........
오늘도 꽁지를 보이지 않으면 어떡한 데니?!!!!


채비를 발밑에 붙들어 놓다가 물이 거세어지면 찌의 홋수를 높여갔다.
1.5호……. 2호……. 2.5호…….급기야는 3호까지……. 아주, 5호까지 높여볼까?!

수심이라야 3미터 정도였기에 옆에서 들여다보던 엄군이 기겁을 했지만
돼지 한 마리를 갖고 들어와 아예 한 달 정도씩 머물던 
처남매부간의 해남꾼들은 오래전부터 겨울철에는 
5호찌를 매달고 낚시를 했는데 무심했던 이들은 
한겨울에도 참돔낚시를 다니는가. 생각했을 터이고
만재도를 처음 온 이들은 절로 벌어진 입을 다물기는 고사하고
빠진 턱을 끼워 넣노라 고생을 하기도 했고
일찌감치 만재도의 형식을 깨우친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는 말을
엄군이 귀담아 듣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엄군은 5~6미터 정도로, 비교적 수심을 깊이 주었다가 
두 개의 찌를 잃어버리고서야 수심을 줄이게 되었는데 
8년 정도 만재도를 다녔다지만 여름철에만 다녔지 겨울철 방문은 
세 번째라니 아직 이해가 안가기도 할게다…….


몇 마리의 노래미와 망상어가 물려나왔고 몸뚱이를 만져보니
차갑거나 따뜻하다는 느낌이 오가기에 
평시보다 이른 시간대의 출현을 고대하며 
잠겨가는 수중 여의 주변에 채비를 머물게 하였지만 
바람만 점점 더 거세어져갈 뿐, 흩뿌려진 바닷물이 
갯바위를 흠뻑 적셔 미끄러움만 더해갔다.......

간식으로 뜯어 놓은 과자봉지가 미끄러져 반도 넘게 쏟아졌지만
급히 팔을 뻗어 갈무리를 하기도 귀찮았는데 군것질 대장인 엄군도
멀거니……. 바라만 볼뿐 움직일 생각을 안 하니 멜라민이 잔뜩, 함유된 과자였었나?


건너편의 꾼도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는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잠시 후 일생이 합류하였으나 가방만 내려놓고는 움직일 생각도 안하는 것이
이 바람에 고생만할 것을 안 모양이다…….


이른 도시락을 갖고 혼자서 배를 몰고 온 선장의 아들이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는지 자리를 옮겨보자고 배를 디밀었고 
조금만 더 버티다보면 무슨 희망이 있을 거란 생각도 
거센 바람 속에 날아가 버렸다…….



바람이 의지되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보니 건너편의 꾼이
실한 감성돔을 한 마리 걸어 뜰채에 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오늘의 명당이 이 부근이겠단 생각에 또 한 번 승부욕을 끌어올려 보았지만
망상어와 노래미 등살에 따뜻하게 라면이나 끓여먹자는 생각에 
그만 버너에 불을 댕겼고 만조가 가까워오며 파도가 더욱 높아지자
건너편의 꾼도 살림망 간수에만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늦도록 버텨 보아도 소득이 있다고 보긴 어렵겠고…….
그저 이럴 때는 나중의 전진을 위한 한걸음 후퇴나 
작전상이라는 거창한 표현 보다는 더 이상 고생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는 것이 몸 보존에 최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뒷방파제로 가서 학공치라도 몇 마리 낚다보면 
오늘의 일용할 양식이 되지 않겠냐며
엄군과 함께 짐을 꾸려놓고 배를 불렀다..............


가장 먼저 철수를 했기에 마을에는 꾼들의 흔적도 없었는데
제복을 입은 낯선 이들이 꾸벅, 꾸벅 인사를 해온다…….

섬사람들도 아니고?
내가 섬사람으로 보였을 리도 없겠고…….

섬에서 인터넷의 사용을 위하여 장비를 설치하러온 기술자들이라는데
이 섬에서 누가 인터넷을 사용하겠누?


막장대를 하나씩 들고 학공치 채비를 드리웠지만
망상어만 두어 마리 물려 나왔을 뿐 학공치는 보이지도 않는다.
발전소 밑의 아늑한 자리 몇 곳에 바람을 피해 왔을 꾼들이 포진했고
살림망도 하나 담근 것이 보이는데 무엇을 잡았을까나?

갑자기 엄군의 낚싯대가 비명을 질렀고 무언가가 제법 
힘을 쓰는듯하다가 떨어져나갔다…….

안타까워하던 엄군은 감성돔인 것 같다지만
글쎄나????   학공치나 망상어는 아니겠고……. 숭어 같은 것이겠지?!

뒷방파제에 시멘트 범벅을 하기 전에는 물소통도 어느 정도 있었고
홈통 같은 발밑에서는 돌돔을 지게작대기에 줄을 묶어 낚기도 한 시절이 있었다는데
저 건너편의 홈통까지는 고기가 들어오지 않겠어?

물일을 하는 아줌마는 내년에는 비장의 거시기를 가르쳐줄 터이니
꼭, 밤낚시를 해보라고 하던데 그 거시기는 어디쯤일까?


선뜻한 기운도 들고 학공치 구경도 틀렸으니
오늘은 돼지고기라도 몇 점 구워야 할 날인가보다…….



부부가 집 앞의 물탱크를 비워가며 물을 그릇마다 옮겨 담고 있었는데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안테나를 설치하기 위하여 물탱크 하나를 치워야한다나?

“인터넷만 설치하면 뭐하누? 컴퓨터도 있어야 할 텐데?”

“허~! 내가 배워서 해야지 누가 하겠소?!”

“킁~!!!! 밤새워 야동이나 보고 도박이나 안할지 큰일이지……. -_-”

“헤~! 내가 마누라도 무서운데 야동까지야……. ^^;; 
 이 많은 물을 버리기는 아까우니 이참에 내일은 이불빨래나 거들어야겠소.~~~ “



만재도에 방파제가 없던 시절에 이른 밤낚시가 끝났고 
물시간도 맞아 떨어져 자갈밭으로 처음 상륙을 하게 되었다…….

물 한가운데 동~동 떠있던 남해2호에서 도시락을 받아먹어가며 
남은 꾼들이 모여 들 기전까지의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평소에 이 섬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었기에
드디어 만재도를 다닌 지 몇 년 만에 섬 구경을 하게 되었다

자갈밭에 들이밀어 상륙한 택택이 배의 높이가 생각보다는 상당히 높았기에
발을 적셔야만 섬에 발을 딛을 수가 있었는데
신발을 적시기가 싫은 사람은 맨발로 뛰어내리다가 
허물이 벗겨지며 아파하기도 했는데 갯바위에서 도시락만 받아먹다가 
섬의 어느 집에서 처음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거북손이란 것도 먹어보게 되었고 멀리서 보고 지나치던
섬사람, 그들의 생활을 구경하며 하나밖에 없는 우물구경을 하며
바가지로 바로 퍼낼 수 있을 만큼  가득 차올라 있는 
맑은 우물물로 등목도 하게 되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섬 할미가 보고는 큰소리를 치며 쫓아왔다…….

“에이 고연 놈들~~~~~~ 이 우물이 어떤 우물인데 여기서 목욕을 하고
 에이 나쁜 놈들~~~~~~~ 내 이놈들을~~~~~~작대기로~~~~~ “

걸음이야 지금보다 더 빨랐을 때이니 매 한 대 맞지 않고 꽁지를 뺐다마는.......^^;;


집집마다 처마에 노란 물탱크를 설치해 두고 빗물을 모아 
빨래와 허드레로 사용을 했기에 오늘같이 여러 명이 사용한
그릇들은 커다란 함지박에 담아 바닷가에 나아가 설거지를 하고
집에 돌아와 헹구는 모습이 신기하게만 보였었다…….

바닷물이 빠지기 전에 서둘러서 자갈밭으로 돌아와야만 했었으니
방파제가 생기기전까지는 섬 생활이 얼마나 핍박했을까?

그 해 여름이 가기 전에 일행들과 함께 다시 만재도를 찾게 되어
얼굴알음이 된 선장 집에 수박을 두어 통 가져가게 되었는데
배안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도착해 보니 한통이 으깨어져 모양이 상했는데
이런 섬으로 과일이나 짐을 가져 오려면 라면박스에라도 담아
비닐이라도 감아 둘러치고 테이프나 끈으로 잘 묶어야 한다. 는걸 알게 되었고
낚시를 끝내고 밤늦게 집에 도착하여 잘 도착했노라 전화를 넣으니
묘한 소리를 했다…….

“ㅎ ㅎ ㅎ 이 먼 곳까지 다녀간다니 걱정했는데 무사히 도착했다니
고맙네 그려~~!!  그런데 무슨 소리 안들리우까?! “

“???”

전기가 들어오기 전이라 집집마다 발전기를 잠간씩 돌려가며 
필요할 때만 사용하던 시절이었는데 더운 날, 섬사람들이 모여 앉아 
수박을 시원하게 먹기 위하여 발전기를 가동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표현하기 힘든 착잡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척박하기만한 그네들의 삶과 비교하자면 
그래도 편한 것이 많은 뭍의 생활이 아니었을까?!

무겁기만 하고 가져가기 힘들다고만 생각했던 수박덩이가 오히려 
수고를 끼치게 했으니...............   쩝............-_-;;


“할아버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음번에 갖다드릴게요~~~”

“필요한 것이 무에 있겠누…….  그냥 오는 것만도 반갑지.........”

“그래도 오는 길인데……. 귤 같은 군것질꺼리라도......”

“글쎄……. 귤보다는 사과가 좋겠지.............”

날씨만 좋다면 1주일에 한 번씩 행정선이 오가기도 했으나
상하기도 하는 귤 같은 것 보다는 오래둘 수 있고 
간수하기 쉬운 사과가 더 소중했나보다…….

사과를 사등분하여 아침저녁에 한쪽씩 먹으면 이틀을 먹을 수 있다는 소리에
소양강에서 몇 달씩 장박을 하며 몸조리를 하던 이가 생각났는데
물품조달이 쉽지가 않다 보니 그네의 텐트 안에서는 늘, 
조각난 사과가 눈에 띄었었다.

심심풀이나  영양공급이 목적이라지만 쉬 상하지 않고 
눈에 익은 색에서 밖의 식구들을 보는 듯도 하다는 말이 의아하기도 했는데
결국, 비슷한 생각이 담긴 사과가 아니었을까?!



만재도를 오가던 일행 중에는 
만재도에는 영원히 방파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는데
여러 섬으로 낚시를 다니면서 방파제가 없는 섬으로는 
만재도가 가장 유일했기에 이 섬만큼은 영원히 
방파제가 생기지 않기를 갈망하던 사람들이 여럿 있었었다.

하나 둘씩 섬들이 망가져 가는걸. 늘 보아왔기 때문이다…….


어느 해에 만재도에 가보니 한걸음 정도의 방파제가 생겼고
그 다음해에는 또 몇 걸음정도 방파제 길이가 늘어나더니
어느 사이에 지금 같은 방파제로 변하여 큰 배들까지 접안하게 되었다…….

노를 저었던 목선에서 경운기 엔진을 단 택택이 배로 변하여
갈고리로 갯바위를 찍어 붙든 잠간 사이에 급히 뛰어 내려야하는
황당한 낚시행각에서 이제는 고성능의 배들이 경쟁을 하게 되었으니
섬도 약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물속도 어느 정도 변한 모양이다…….


“아줌마~~~~~~ 오늘은 꽁쳤엉~~~!!!”
“뭐 안주꺼리가 있을까? 홍합이나 한 접시 삶고 돼지고기라도 몇 점 구워봅시다~~”

사날을 넘기지 못하고 육 고기 타령을 해대는 엄군을 위해 
서너 근의 돼지고기를 갖고 왔지만 오늘은 닭매운탕 타령을 해대는 놈이 
약간은 밉살스러워 보이는 것이 변변한 고기도 못 낚고 
시원한 입질도 한번 못 본 탓이 아닌지 모르겠다…….

주낙 채비를 매다는 큰 돌에 주책없이 달라붙은 전복이 있기에
두어 개 주어왔다며 다른 객들이 들어오기 전에 썰어 내놓아
얼떨결에 음복을 하게 되었는데 안주가 좋으면 이슬을 더 섭취해야하는
이런 방식은 누가 먼저 창안을 했을까?

큼지막한 냄비에 두루치기라는 이름을 건 맵싸한 안주가 
회를 대신하여 등장하였고 빈탕으로 고생만 한 다른 손님들도 합세하여 
오늘의 반성과 내일의 도전을 이야기하며
저녁상을 물리게 되었는데 노곤한 몸을 누이자마자 
민박집 아저씨가 쫓아 들어왔다…….

“저 끝 방손님들……. 야간낚시라도 해서 우럭이라도 잡아야한다는데 어쩌지?
 청개비도 준비해 왔다는데 매듭님이 아는 골창 중에서 한군데 골라 보내면 어떨까? “

“관두셔~~~~~~!!! 차가운 수온에 볼락도 입 다물었고
 남서풍인데 이쪽, 저쪽 골창에 가보아도 고생만 했지 수확이 힘들 텐데
 마지막 밤이라지만 그냥 따뜻한 아랫목에서 푹, 주무시고 
 가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세요.~  아이고 졸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밤이면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며 시계를 보아도 
날이 밝으려면 아직도 한참이 남았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한참 지났겠거니 또 시계를 보면 
그래도 날이 밝으려면 멀었다.

뭍이라면 신문이라도 일찍 오려나 기다리면서   
그만 깜빡 속은 것 같은 잠이 들었다가도
다른 생각에 매달려 보고 
또,   그 생각에 매달리기 싫어서 
억지 잠을 청해도 보지만  
그 생각들이 달아나기는커녕
새로운 생각들이 더 보태지며 하얗게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런 밤이 여름날이면 창이 뿌옇게 밝아올 
이른 새벽 시간이지만
아직도 주위는 어둡기만 하다.
이제는 서늘한 기운이 옷 사이 벌어진 등덜미로 스며들어 
겨울을 실감케 한다.

이제껏 바다가 거기에 있었기에 
수많은 섬이 담겨 있는 바다를 찾아 다녔지만
계절에 따라……. 새로운 해를 맞아 찾는 바다와 섬은 늘, 달랐다.

내가 달라진 건지
섬과 바다가 달라진 건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젊은 나이에 철없이 다녔던 곳이
이제는 나이 들어가는 사람이 되어
묵묵히 찾아드는 곳이 되어 버렸나보다.

나를 찾거나
필요로 하거나 
바라보는 사람도 없고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거울도 없는 
결국, 나 자신마저도 없다 해도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는 그런 공간에 잠시 와있다.


늘 단조로운 삶 때문에 
우리의 존재가 진부하게 보일지 몰라도
오뚝하니 갯바위에 서 있는 시간만은 영원하게도 느껴지고

바람이라도 불어 얼굴을 더듬어주면
그 작은 자극조차도 
삶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해주기에
방치되고 버려지고 잊혀진, 먼 그곳으로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모양이다.

갯바위에 올라 흰 구름과 흰 파도만 바라보아도 
배가 부르고 콧노래가 절로 난다

우리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이곳에 머무는 것이 우리를 좀 더 
나은 상태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거짓 없는 진실일 것이다.


내일,
하늘이 마침 푸르고도 넓게 느껴진다면
내일은 낚시하기 좋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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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1 요늠바라 08-12-22 16:45 0  
역시 이름 그대로 만재도 멋집니다. 한편으로 조용하고 편안한 섬인거 같기도 하고 웅장하고 기암절벽으로 보기기도 하고 큰것부터 작은것 까지 속속들이 파헤쳐논 만재도 조행기 그리운섬 만재도! 님의 심성만큼이나 고요한 만재도! 너무 너무 좋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사진에 그리고 덤으로 좋은 음악까지 즐감하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1 찌매듭 08-12-22 16:51 0  
아래 답글을 쓰던 중에 다녀가셨습니다~~
그래도 원도권인 태도, 만재, 가거도는 한동안은
급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연속극의 덕을 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하던 섬사람들과는 의견차이기 있겠지만
만재도에서는 장비를 동원하여 본섬의 일주 도로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는 모양입니다.
같이 갔었던 서 씨 아저씨는 질겁을 하며 지금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했지만
그들의 애환과는 서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 두고 볼 밖에요....
가거도에도 길을 새로 내고 관광목적을 두긴 했지만
한번 다녀간 사람들이 두번 가기에는 꾼아니고는 어려울겝니다.
먼 길에 파도에 멀미라도 한번 해 본다면..... ^^;;
즐거운 월요일 저녁되시기 바랍니다~~~~~~~
1 고기잡으러 08-12-22 17:54 0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은 그대로 그자리에 있을때 빛 이 나는게 아닐까요?
 서씨 아저씨가 생각 하신것처럼 그대로 두는것이...그냥 제생각입니다.
1 찌매듭 08-12-23 10:28 0  
예전에 비하면야 가기가 많이 편해졌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약간 이상한 사람들이 주변 청소를 게을리하고
왜? 높다란 자리에서 밑밭을 흘려놓아 냄새를 풍기는지가 문제이지요
많은 양의 밑밥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기에 신경만 쓰면 될듯하구요...
과도한 밑밥의 사용을 규제하기 위하고
갯바위와 물속을 보호하자는 의견으로 맨크릴만 사용하도록 하자는
마을법이 마을정자에서 논의 되기도 했지만
파우더가 없다면 바람에 휘날리는 양이 많아 더 오염을 시킬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알게무어냐는 모르쇠란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맨크릴만으로도 잘 품질을 하면 얼마든지 운용이 가능하기도하던데....
그래도 많은 시멘트 덩이가 생긴 만재도입니다.
좋은날만 되세요......
12 감생이아빠 08-12-22 19:12 0  
2009년이 기다리고 있기에...찌매듭님의 2009년 만재도도 기대 하겠습니다...
12 찌매듭 08-12-23 10:34 0  
어제 노모는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고 워커라는 보조기구만 이용하여
긴 거리를 이동하였습니다....
예전같이 배낭을 둘러메고 경동시장으로 봄나물을 사러 다녀 오시게 되기는
힘들지 몰라도 정신 맑고, 눈 밝으시고
강한 의지력으로 운동을 하시니 상당히 호전되리라 믿습니다...
또 열심히 손바닥 비비고, 청소기 돌리다 보면
우수한 박쥐로서 인정을 받게 되어 2009년 1월에는
휴가가 생기지 않을까 꿈을 꾸고요... ^^;;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마무리 잘하시고
품은 소망 이루어질 내년을 기다리기로 하십시다요.
생각보다는 많은 눈이 안내려 움직이기가 한결 쉬운 이곳입니다만
다른 곳에는 폭설로 애를 먹기도 하는군요
안전운행하십시다~~~~~~~
1 dora 08-12-23 11:16 0  
저도 올여름 두번만재를 찿앗는데 ...
역시만재 는 만재더군요'''
12년 만에 만재를 접하니  ,,,,배타고내리는데는 여느갯바위나 같앗고..
찌매듭님 말처럼 배내려서 나가고 신발젖던 그시절에 기억이새쌈서럽게생각이'''
아무쪼록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
1 찌매듭 08-12-23 17:59 0  
12년만에 만재를 가셨다면 전기가 막, 들어왔을땔겝니다.
그때보다는 배가 바뀌었고
방파제도 많이 길어졌겠지요....
저희보다 먼저 만재를 찾았던 추자야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갈밭에서 5미터 정도의 글라스롯드 장대로(?)
성게를 끼워 드리우면 돌돔이 마구 물고 늘어졌다고 합니다.
그때는 발전기도 제대로 돌리기 전이었던 80년대였을테니
냉장고는 고사하고 얼음도 구할 곳이 없어
소금을 뿌려가며 '이 아까운 돌돔~! 이, 아까운 돌돔~! 하며
안타까워했다더군요...........
함께 낚시를 했던 팔 잃은 할배의 안부를 묻더군요....
2002년도만해도 고기가 넘쳤었는데요.....
좋은 저녁시간 되십시요~~~~~~~~
1 최도치 08-12-23 16:13 0  
저도 만재도를 처음갔을때 남해2호를타고 갔었는데 ...
매듭님의 조행기를 읽을때마다  언젠가 어느곳에선가
한번쯤은 뵈었을것같은 느낌입니다 .
언제나재미있는 조행기 잘읽습니다 .
고맙습니다 .
1 찌매듭 08-12-23 18:08 0  
저도 조성스타를 몇번 탔었고
그 후에는 남해 2호를 타고 다녔었습니다.
만재를 애호했던 이종철님이 그 배의 주인인적이 있었지요....
다른 이에게 배를 맡겼었는데
나중에는 추자를 주로 다니더니 한동안 팽목항에
오래도록 메여있었습니다.
사슬에 묶여 있는 모습이 안스럽기도 했는데
새 주인을 만나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군요....
그 때는 30톤에 가까운 남해 2호가 듬직하기도 했었구
선주가 신경을 써서 정비가 잘된편이었지요
지금은 이종철님이 시간이 나지않아
만재에 안부전화만 하고 있습니다.
선장과 섬사람들이 보고싶어하더군요...
그 때 남해 2호를 이용하셨다니
아마, 그때 뵌적이 있었을겝니다.
내년에는 뵐 수있지않을까요?
편안한 밤 되십시요~~ ^^//
1 무대리 08-12-23 16:55 0  
찌매듭님께서 만재도를 탁월한 필력으로 보여주시기에 몇번 출조를 다녀온것 같습니다..
찌매듭님의 다음 조행기가 오줌마려운 강아지마냥 기다려 집니다..^^
정성스러운 사진과 맛깔스러운 조행기에 항상 감사해 하며 잘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안전조행 되십시요!
1 찌매듭 08-12-23 18:16 0  
가끔씩 이곳을 둘러보며 조황과 기사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합니다만
제가 또 다른 분에게 대리만족을 주기도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병원을 다녀오니 노모께서 언젠가 큼지막한 전갱이를
낚아와 맛있게 잡쉈든 기억을 하시더군요
거문도의 가두리 부근에서 커다란 전갱이를 잔뜩 잡은 적이 몇번 있었는데
하루, 말리기도 하고 갓 낚은 것은 얼음에 잘채워 싱싱하니 가져 오기도 했는데
근간에는 전갱이를 낚아오지 못했었습니다.
엇그제 마트에 가니 슈퍼급이 한마리에 6천원이던데 너무 싼것 같더군요
떨어지기전에 두어마리 사와야겠습니다.
함께 언제나 안전한 조행을 즐기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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