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재도의 놈, 놈, 놈~! 2.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만재도의 놈, 놈, 놈~! 2.

56 찌매듭 22 4,484 2008.10.23 20:24
어젯밤은 오래도록 낚시를 다녔어도 좀처럼 쉽게 만날 수 없는 
조용한 밤이었기에 아깝다는 생각에 잠도 설쳤나보다…….

힘쓰는 일을 곁들인 업을 가진 李군의 팔뚝을 보면 
제법 알통도 울룩불룩하건만 맥없이 쓰러져서는 
그렇게나 오고파 했던 곳에 와서는 오랜시간 잠을 자다니…….
요즘은 몸만 허약한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허약해지게 하는 세상이니…….



입에 당기지도 않는 아침밥을 한술 뜨고 
오늘은 검은 여로 가게 되었다.
앞뒤를 볼 수 있는 떨어진 여에 먼저 내렸고 
李군은 엄군의 단골자리에 내리게 되었는데 
엊그제 돌돔모습을 보았으니 장대낚시에 
제대로 된 돌돔이나 한 마리 걸어보려므나…….

운이 좋으면 바닥에서 농어까지 물어 주는 곳이니 
용왕님께 먼저 인사부터 하고……. ^^;;

지난번의 물때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인데도 물이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다.
부력적은(?) 잠수 찌로 바닥권을 노려보기 로하고 -3B 정도를 달아매었다가 
바닥에 그대로 걸렸는지 아깝게 떨어뜨리고 말았기에 
더 적은 부력의 찌로 바꾸었더니 그런 대로 먹혀드는 모양인데 
만재도의 감초, 땡초 노래미만 몇 마리 걸려나왔고
그나마도 입질이 없다했더니 발밑까지 밀려와서는 수초더미만 잔뜩, 끌고 나온다…….

그만……. 걷어치우자…….
만재에 와서는 만재스런 채비가 역시 낫지 않겠는가?!

다시 5호찌로 바꾸고 높은 지형이니 남은 부력이나 잔뜩 줄여놓고......
밑밥 몇 주걱을 넣으니 노란색이 희끗한 것이 또 어디에선가  부시리가 나타났다…….

반기지 않아도 물려 나오니 잠시 싱갱이 끝에 작은 사이즈의 두 마리는 끌어올렸지만
제법 큰 것은 움직일 수 있는 갯바위 끝까지 달려 나가야 하니 게으름 끝에 쓸려 보냈다만 
섭섭한 마음도 안 생긴다……. 
(전혀~~~~~~!!!!)

뒷자리로 옮겨야겠다…….
본 섬 방향으로 채비를 담가 보니 조금만 있으면 물방향이 잡힐만한데
뒤를 돌아온 부시리떼가 밑밥을 가로채간다…….

맨밥도 맛있을 때가 있으니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 않겠어?
밑밥 안 뿌리면 몸 편하고 경비 안 들고…….
역시, 만재는 밑밥 값이 별로 안 들어가는 절약형 낚시터 가 아니던가?! ^^;;


‘ring~~~~~'

휴대폰에 051로 시작되는 번호가 표시되기에
쓸데없는 광고전화로 생각하고 받지 않으려다가 놀고 있는 참이니
심심삼아 통화를 하니 인낚에서 조행기 몇번 썼다는 기념으로 원줄과 목줄을 보내주겠다는
횡재스러운 내용이고 보니 사투리잡담의 부산가스나……. 아니, 
아가씨의 목소리가 꾀꼬리소리로 들린다.…….

“여기 인낚인데예~~~ 원하는 호수가 있으신 겨~~~~?!”

“하모……. 마침, 내, 만재에 낙수 왔는데 여기는 당근, 굵은 줄이 통하능기라”

“그럼 4호? 더 굵은 건 5호까지 있는데…….”

“그럼 그걸로 부탁하자고~~~~~~~ 어쩜, 이렇게 목소리가 고울까?! ^^”

“호호호~! 다들 제목소리가 좋다하데예~~ ^^*”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했나?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했으니 ^^;;;;
열편을 채우면 조끼나 낚싯대까지는 몰라도 찌정도는 보내줄지도 모르겠군~~~ ^^;;


잠시 후에 또 전화가 왔기에 확인도 안하고 퍼뜩, 받아들었더니
민박집 아저씨다…….

“뭐, 몇 마리 했소? 입질은 있고? 여기에서 망원경으로 보니까 마을을 보고 있던데
 매듭님은 괜찮겠지만 李씨가 있는 곳은 바람이 바뀌어 제법 물이 올라올 텐데
 낚시하기가 사나울걸???  배를 보낼까? “

(아차차~~~~~~!!!!)
뒤로 넘어가 보니 낚시하기가 불가할 정도로 파도가 휩쓸고 있질 않은가?
손짓발짓에 고함을 질러가며 짐을 꾸리라는 시추에이션을 전하곤
배를 보내라는 연락을하고 몸 빠르게 짐을 꾸렸다..........

물돌이 까지 보지를 못하고 일찍 철수를 했으니 따뜻한 점심이나 먹고
잠시 쉬었다가 도시락이나 꾀 차고 밤낚시나 가보아야겠다…….



오늘도 방파제에서는 겨울을 준비하는 고기 말리기가 한창이었고
곱슬하니 파마까지한 세발자전거의 주인 아기씨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동내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뛰어다니다가 사진 찍기가 쑥스러웠는지
혀만 날름~! 내밀고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아기씨~~~ 자가용은 가져가야지~~~~~~~!!!”


자갈밭에서는 다시마 말리기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었는데 
저녁에 비소식이 있으니 바삐 거둬들여야 할게다........

어제, 그제의 수확물은 적당히 몸 말리기를 끝내고 집 마당으로  벌써 거두어왔으니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울러 메고 가면 될게고........



늦즈막히 물일에서 돌아온 아줌마가 급히 도시락을 싸주었고
선장은 밤에 비가 약간 올지도 모른다며 작업 때 입는 우비 두벌을 함께 내려 주며
밤을 새우기가 고달플테니 밤 10시쯤에 오겠다고 했지만
사서하는 고생이라 아예 밤을 지새울 터이니 아침에나 오시라고 
택택이배 뒤에다 소리는 질렀다만 낚시가 잘되고 있는 밤중에 오는 건 아닐까?

제법, 비가 온다면야 들어가자고 올게고,
비가 안 오면 아침까지 버티는 거고…….
시간이 금이고 보배여~~~~~~~~~~


늦게 나온 탓에 금세 주위가 어두워져 버렸지만 
흡족한 크기의 볼락과 우럭이 두어 마리 잡혀 나오더니
아줌마가 한 움큼, 쥐어준 통멸치 미끼에는 팔뚝만한 우럭과 30cm가 넘는 볼락들이 걸려나왔다.

‘과연, 미끼가 크니 볼락도 크군.........-,,-

제대로 해보는 볼락낚시는 처음이라는 李군은 
상당한 크기의 볼락이 연실 물려 나와도 무덤덤하기 만하다.

볼락낚시를 제대로 해보자면 낭창한 대에 거미줄, 얍삽한 바늘이어야겠지만
태도나, 가거도 같은 원도권이라면 동아줄에 갈고리 같은 바늘로도 가능하나니
우럭만한 크기의 볼락인지라 무지막지한 채비가 잘도 먹혀든다…….

볼락이 이정도로 크다면 감생이 얼마만한 놈과도 안 바꾸고, 
맛이 어떻고 어느 고장의 포장마차에서는 볼락 한 마리와 이슬 한 병을 곁들여 
만 냥을 받는 곳도 있으며 삼천포에서는 이런 크기의 볼락이라면 
두 손을 번쩍 들고 대환영을 받을게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이군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눈치다…….

“이건 크네요????”
“이번건  더,  크고요.....!!!”
“꼭, 베스낚시를 하는 것 같아요~~~”
“샥~! 끌면 물고 늘어지고.......”
 
그건 그렇고 어떻게 저 녀석에게는 큰 볼락만 물고 늘어질까?

“전지 찌가 희미해 졌는데 전지 좀 없을까요?”
“케미라이트도 있으면 두 봉지만 주세요…….”
“3호 목줄이 있을까요? 2호 목줄을 썼더니 금세 까실해지며 끊어지는데…….”
“바늘은 몇 호를 쓰세요? 그럼 5호 바늘도 좀 주세요.~~”
“감성돔 3호 바늘을 썼더니 빼기가 힘들어서…….”

그래, 전지 여기있다..... /케미는 몇미리짜리를 줄까?
나는 4호목줄 이상밖에 없단다./바늘도 5호 이상뿐이구...

플래시도 안가지고 왔다기에 여분으로 있던 두 개를 내 주었는데 
도대체 낚시를 제대로 다니기나 했는지…….
(저런, 똥~! 떵~! 어~! 리~!!)



볼락, 우럭, 쏨뱅이, 열기,
만조 시간대에는 발밑에서까지 폭발적인 입질이 ‘우당탕~! 뚱땅~!!’ 쏟아졌는데
담그기가 바쁘게 여러 가지 어종이 쏟아져 나오며 멀리 찌를 던져 낚는 나보다 
이군은 세배도 넘게 잡아내었다.

“고기가 아주 미쳤구나…….”
“이런 날 만나기가 마나님이 실성한날보다  만나기가 힘든 거여....... -,,-”

손은 빨랐는지 무슨 고기인지도 몰랐던 놈이 찌 맛과 손맛은 제쳐놓고 
많이 잡기에만 몰두하더니만 담을만한 공간도 부족하게 되었고
입질이 뜸해졌다했더니 새벽하고도 1시가 넘었다.

그러고 보니 저녁밥도 안 먹었군…….(못 먹은 건가????)

라면은 끓일 줄 안다니 고기도 많이 잡았으니 쉴 겸해서 끓이라고했지만
물을 적게 잡아 볶음 면이 되고 말았다.

“라면도 끓일 줄 모르는구나...........-_-;;

“라면 같은 건 잘 끓여요~~~~~~”

“식은 밥 먹으려면 국물이 있어야 할 텐데 볶은 라면에 찬밥 비벼먹으리????”

“물을 많이 붓는다고 했는데 면발이 모두 빨아먹어버렸네요?.......... ^^;;;;;;;;”

“라면 끓이는 것도 기술이레이~~~~ 물의 양, 스프의 양, 끓이는 용기에 따른 시간 등…….
 오죽하면 명동이나 강남의 유명한 함고라면집에 손님이 줄을 서겠니.......“

나보다 더 많이 잡았으니 심통이 섞여 나왔는지 
‘네가 그러고도 꾼이라고 할 수가 있겠느냐'며 훈계와 구박도 섞어가며 
라면도 하나 제대로 못 끓인다고 핀잔을 주었는데
나는 언제나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나 편하게 낚시를 해볼까?!


식곤증이 밀려왔는지 편한 틈새에 끼어 앉은 놈이 잠이 오는지 둘레를 살피면서 한다는 말이

“여기는 도깨비 안 나오겠죠?”

“여기도 본섬이니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혹시나 해서 묵주와 성수까지 갖고 왔으니
 괜찮을 거여~~  더 강력한 것도 갖고 왔고...........“

“밥을 먹었더니 졸린데  눈 좀 부칠게요.......”


李군이 눈을 붙이고 가랑가랑 코코는 소리까지 들리는 사이에
부족한 양을 채우노라고 혼자서 열심히 찌를 날리다 보니
어째 뒷덜미가 서늘한 것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더구나........


“만재도 에서 도깨비가 가끔, 나온다며?
 그렇게 무서워?????
 내 사진을 핸드폰에 담아가라고…….
 내가 무서울까? 도깨비가 무서울까 비교해보시지?! “

글쎄나........... 마나님과 도깨비 중, 과연 누가 더 무서울까????????
도깨비야 성수를 뿌리고 묵주라도 내걸면 해결이 되겠지만
마나님이 나찰로 변할 때에는 아무런 비책이 없나니..........(할렐루야~~~~)


희끄무레 날이 밝으며 선장과 아들이 왔지만
새벽시간대의 활발한 입질이 시작되었기에 두어 시간 후에 오라고 배의 접근을 막았고
묵직한 수확물을 챙기고 깨끗하게 주변청소를 하다 보니 배가 다시 돌아왔다.

두 시간 동안에 삼치 낚시를 했다는 선장부자의 수확물이 대단했지만
동내사람들은 나누어 준다 해도 탐탐치들 않아하니 손질하여 말리기가 귀찮은가보다…….



몇 마리의 참돔이나 부시리 같은 큰 고기보다 마릿수가 많다보니
손질할 걱정에 민박집 아저씨의 콧구멍이 한없이 넓어져 버렸다…….

“밥 먹고 나서 같이 거들어야지 나 혼자서 언제 손질하누?
 고기나 크면 한 마리를 해도 휙~휙~! 해버릴텐데
 자잘한 고기라 손만 많이 가고 힘만 들겠구먼..........“

“볼락 회나 한 접시 뜹시다."

“어떻게 뜰까? 새꼬시로 떠야지?”

“마릿수도 많으니 큰놈으로만 골라 살점만 떠내자고, 난 새 꼬시는 싫어~! 이빨에 끼고...-,,-”

“나....  매듭님 때문에 죽었네...........-_-;;”


큼지막하게 떠낸 볼락 회를 한 점 입에 넣은 李군이 감탄을 한다…….

“음~?! 오~?! 쫄깃쫄깃하니 탱탱하고 맛, 있네요.~~~~~~~”


오늘은 아줌마가 마음을 크게 쓰기로한 모양이다.
전복조림에, 돌김부각에.......



“물일을 하러 가기 전에 아예, 저녁 도시락까지 일찍 싸 놓고 나가쇼~~~~”
“어제 저녁은 너무 늦어 자리를 잡으니 바로 어두워졌습디요~~~~~~~”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고기 손질을 끝내고서 세시간정도 눈을 붙이고보니
더 이상 잠이 오지를 않는다.
날씨가 변했는지 바람도 거세어졌고 파도까지 높아졌으니 오늘밤에는 일찍 철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남은 마지막 밤의 향연을 위하여 어제 보다 이른 시간에 나섰고
섬 뒤편의 바람이 의지되는 곳이었지만 휭휭한 바람소리와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으스스 한 것이 어젯밤과는 사뭇 달랐지만 
그래도 고기는 잘도 나온다.



새로 주문하여 받은 지렁이 포장을 열어보니 이것이 또 무엇이냐?

잘잘한 청개비로 보내라고 여러 차례 당부를 했는데
홍무시에 파란 물감을 뿌린 것이 아닐까? 
미꾸라지만한 굵기의 지렁이로 가득하다…….

“이게, 뭐여?  이건 청개비도 아니고 홍무시도 아니여!
 이건 홍무시도 아니고 청개비도 아니여! “

과연 이걸 물어줄 고기가 있을까?!

염려와는 달리 시원한 입질과 함께 준수한 크기의 볼락들이 물고 나왔고
한 마리 두 마리 뽑아 쓰다 보니 밤 10시도 안되어 지렁이 미끼가 동이나 버렸다…….

결국에는 아줌마가 한 움큼 더 쥐어주었던 멸치까지도 바닥이나 버렸고
낚시점에서 이 철에 무슨 깐 새우냐고 비웃음을 받던  세봉지도 없어졌고
밑밥으로 쓰던 흐물떡해진 크릴을 끼워 몇 번씩 바람에 헛 날리다보니 
12시쯤에는 지쳐버리고 말았는데 험해진 날씨 탓에 배가 일찍 올지도 모르니 
먼저 짐을 꾸려 놓고 또, 늦은 저녁밥이나 먹자꾸나.....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李군이 코펠을 올려놓고 물을 끓였다는데
라면을 넣었다간 물이 절반은 넘칠 정도로 많구나…….

“다음부터는 너 혼자 내리려므나 도통, 도움이 안 된다......”
“도깨비 나올 시간이면 코골고 자고.........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_-;;



날이 밝으며 모든 배들이 이쪽으로만 몰려오는 것이 앞쪽은 파도가 높은가보다.

파도를 잔뜩 뒤집어쓰고 택택이 배가 왔고 파도를 몽땅 뒤집어 쓸 판이니
준비를 하라며 선장이 작업용 우비를 내밀었지만 꼼지락거리다보니 
차라리 뒷방파제로 돌아가 손수레로 짐을 나르는 것이 낫겠다고 방향을 돌렸는데
연통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며 배가 멈춰서고 말았다.

재빨리 비상용 닻줄을 내리고 전화로 도움을 청했지만 전파가 약한 곳이라 
제대로 통화가 이어지지를 않았는데 앞쪽으로 가다가 남대문쯤에서 멈췄다면 
그 파도를 뒤집어쓰며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어이구~~~~~ 용왕님이 보호하사~~~~~~’

냉각수를 흡입하는 구멍에 비닐봉지가 끼였던 모양인데 
무언가가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이더니 다시 시동이 걸렸다…….
작은 닻을 걷어 올리는 것을 보니 꾀나 수심이 깊은 곳 같다,


방파제에서 아예 고기 손질을 하자고 李군을 민박집으로 보냈더니 
아줌마와 아저씨가 고기를 다듬겠다고 도마와 칼을 챙겨 
손수레까지 끌고 왔고 소금까지 갖고 왔으니 털썩하니 편히 앉아
고기손질을 마치게 되었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철수 배의 선장이 민박집으로 찾아왔다.

바다가 험하여 물돌이 시간을 맞추어 나가야겠으니
부지런히 밥 먹고 준비하여 내려오란다.


철수하는 날이면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홍합죽에는 
전복과 해삼까지 푸짐하니 넣고 끓여 커다란 냉면그릇에 가득,
담아 내왔는데 부지런히 숟가락을 움직였지만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다…….



이렇게 험한 날 선상낚시를 왜 나왔을까?
선실에는 지쳐서 쓰러진 선상낚시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있었고
출발을 하고 두 시간도 넘게 요동치는 배에서 버티었지만 아무래도 멀미를 하려나보다.
(나, 어떻해~~~~~~ ㅠㅠ;;)

내만 권으로 들어서며 잔잔해졌는지 깜빡 잠이 들었나 본데 
목포의 북항에 도착했다는 소리에 잠이 깨었고 차의 적재함에 가득 짐을 싣고 
이른 출발이다 보니 집 도착도 빠른 편이었다.



기포기까지 틀어 열 마리의 큼지막한 볼락을 살려 왔기에
솜씨를 발휘하여 한 접시의 회를 장만했고 맛을 본
마나님과 딸아이의 감탄스런 칭찬에 피로가 녹아든다…….

“오~~?! 이건 제법 회가 맛있는데? 여태껏 잡아온 것 중에 가장 좋군.”
“이런 고기만 잡아오지 도대체 낚시는 왜 다녔데......?!”

결국은 딴지도 걸어왔지만 스르르 무거워지는 눈꺼풀 때문에 대꾸할 기력도 없다.......

.......................................................................................

골프를 간다면....... 
또, 등산이라도 간다면........
사람들은 이상한 눈길을 보내지 않지만
낚시를 간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기도하고
반찬꺼리라도 잡는가? 고 측은해하기도하며
어떤 시답지 않은 후리 배들은 깔보기 조차한다.

자동차 매장에 가서 트렁크나 짐 싣는 공간의 크기를 물으면
골프가방을 몇 개까지 실을 수 있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낚시가 취미라고 하면 쿨러 두 개는 실을 수 있다며 낮춰보기도 하니 
뭐, 이런 궁상스런 인간들이 있을까?

하기야 낚시를 제대로 모르는 군상들이다 보니
물가에만 가면 시장에서 흔히 보는 고등어나,
밥상 꽁뎅이에 올라오는 수입 갈치 같은 것을 
몇 마리 잡아오다보다 생각할 터이고 
겉과 간판만 번드레한, 발길에 걸리고 
한집 건너마다 보이는 횟집에 가서는 
값싼 수입 꽁치라도 한 마리 더 구워 내주면 
황공해하기까지 하는 가엾은 군상들이 
어찌 바다를 알 수가 있을까?


산이라면 외국에 있는 산 이름도 줄줄이 꾀면서 
가까운 서해바다에 있는 섬이나 완도 앞바다에 있는 
섬 이름 조차도 제대로 알지를 못하면서도 
조금 멀리 있는 거문도나 추자도의 이름을 
들어보기는 했는지 멸치젓이 어쩌고 백도관광이 어떻고 
영광 앞바다에서 아직도 조기가 잡힌다는 황망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골프라면 당연히 바다건너 다른 나라까지 다녀온 다해도 
이상스레 생각을 하지 않기에 낚시도 해외로 다녀온다고 하면 
눈은 달렸고 귓구멍은 뚫렸는지 참치가 어떻고 아는 체하기도 한다.

등산을 간다면 가까운 아차산 정도의 나지막한 산이라고도 건강에 좋다하고
어느 정도 높이의 산 이라면 운동이 될게라 하고
지리산이나 태백산 종주라도 한다면 감탄까지 터트리며 침을 튀겨대며 교만들을 떨어댄다.


입산이 아닌 등산이란 것이 인간의 정복욕과 교만한 도전이지만
바다를 찾는다는 것은 자연과 한 몸이 된다는 상생의 길이다.

앞선 이의 발뒤꿈치만을 쫓는 복잡한 산행에서 
과연 마음의 평온함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아니다, 
새벽 먼동이 트기 전에 오른 한적한 갯바위에서 
마음으로 호흡을 가다듬다 보면 
어느새 거대한 자연의 바다에 몸이 담겨있음을 느낀다.

절대로 만만한 도전의 상대가 아닌 
자연에 대한 예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면 
바다나 산을 찾아서 가는 길이나 
다시 돌아오는 길이나 
우리가 가는 길은 모두가 하나이다.
..............................................................

피로도 풀리고 밀린 일들을 정리하며 
평상시의 날들이 이어진다.

몇 일전에는 민박집에서 이른 저녁밥을 먹고 나서
어스름 창을 열고 푸른 바다를 보며 마주 앉았어라.

들어도,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날마다, 

날마다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았던 바다의 수평선…….

꿈꾸듯이 스쳐 지나간 지난 며칠들…….

이제 땅을 밟고 있지만 
오늘은 이 밤을 
어디에서 등을 대고 쉬어야할까......................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22 댓글
1 추자졸복 08-10-23 20:45 0  
님의 글과 사진을 보고 있자니 만재도 어느 갯바위에 앉아 찌를 흘리는 것 같은 편안함이 다가 오네요. 글과 사진 볼 때마다 나도 낚시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찌매듭님 올리시는 글처럼 모두가 함께 보고 공감 할 수 있는 조행기를 올릴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지만 낚시 가면 고기 잡는데 열중 하다 보니 사진 찍을 여유도 없거니와 사실 디지털 카메라 하나 장만 하지 못했네요. 내년쯤엔 카메라도 장만하고 사진 올리는 것도 배워서 째매듭님의 흉내를 내 볼까 하는데 한수 지도해 주실꺼죠. 좋습니다. 사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설레네요.
1 찌매듭 08-10-23 21:25 0  
에구... 이제 막, 오타 수정을 끝냈는데..... ^^;;
디카가 없다면 폰카라도 좋지 않을까요?!
요즘은 폰카도 워낙 성능이 좋으니....
추자 가신다했죠?
다도의 만오님은 잘 있는지?!
내년에는 꼭, 노른여에서 돗벤자리를 잡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추자 잘 다녀 오세요~~~~~~~~ ^^//
1 약수암 08-10-23 22:51 0  
역시나 군더더기 없는,,,,,
참으로 진솔한 조행깁니다.

몸살기로 찌부덩한 몸!
찌매듭님 조행기로 가뿐해 진듯한 느낌 입니다^^

비가 그쳤으니,
내일부턴 쇠똥과의 전쟁을 또 치루어야 할것 같습니다.

뵙는날까지 강건 하시기를,,,,,,,
1 찌매듭 08-10-24 14:10 0  
비가 내리며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제법 가을 기분이 나는군요.
건강에 신경써야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
몸살이 떨어지면 독감예방접종부터 하셔야죠?!
눈을 뜨면 보이는 업에서 벗어날 때가 언제일진 몰라도
산다는 것이 모두 고만고만한게 사람사는 일이다 보니
어차치 하는 일을 기쁘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합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세요~~~~~~~~~
1 왕비 08-10-24 05:24 0  
멋진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1 찌매듭 08-10-24 14:11 0  
잘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제사 늦은 점심을 먹고 들어와 오후일을 시작합니다.
으슬한 날씨지만 저녁에는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요?!
좋은날만 이어지시길~~~~~~~~~~~~```
1 지인이아빠 08-10-24 12:03 0  
역시 조행기는 찌매듭님산이 최고네요....
1 찌매듭 08-10-24 14:13 0  
누구나 표현의 방법이 달라서 그렇지
자기만의 특별한 조행기가 있을겝니다.
보고, 느낀데로 일기 같이 적다보면 되지않겠어요? ^^
오늘도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
1 김대목 08-10-24 13:36 0  
가슴이 뭉클한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늘 건강하시기바랍니다
1 찌매듭 08-10-24 14:14 0  
가을을 타는 모양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입지요.
우리, 함께 늘, 건강합시다~~~~~~~~~~
1 민진아빠 08-10-24 22:37 0  
멋집니다....자연과 한몸이 된듯 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1 찌매듭 08-10-30 22:02 0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것은 사람들의 몫이니
잘 아끼고 지켜야겠습니다.
좋은 저녁시간되세요~~~~~~~~~~
1 180Wk 08-10-25 04:11 0  
제가 낚시한 기분입니다. 만재도라...............
1 찌매듭 08-10-30 22:05 0  
만재도를 안가보신듯합니다.
내일 비소식이 있던데 수온이 약간 내려가면
감성돔이 모습을 보이겠지요...
부시리가 빠져나가며 남은 참돔들도 마지막 화이팅을 시작할겝니다.
시간이 되시면 만재도를 한번 찾아보심도 좋겠지요.
좋은 밤되시길....................
1 부시리인생 08-10-25 06:59 0  
찌매듭님, 비가 와서 그런지 아침,저녁은 이제 쌀쌀합니다,

만재도 시리즈가 드디어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진실로 장박

낚시 하고 돌아온 조행기 냄새가 오늘 새벽 현재 갈무리하는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보게끔 만드는것 같습니다, 너무 조용한

새벽에 혼자 깨어 님의 조행기 음악에 심취해서 흐뭇해 하는

이시간 너무나 좋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표현 하는 님의 감성에

감동이 밀려오며 어느날 홀연히 떠나고픈 마음이 메아리 칩니다,

감기 조심 하시길~~
1 찌매듭 08-10-30 22:13 0  
내일 비가 오신다니 기온이 좀 더 내려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수능일이 보름정도 남았으니 추우려면 여유가 있을 것 같구요
꼭 수능일이 되면 몹시 추워져 학부모의 가슴을 태우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어찌 시간이 되어 5박6일의 시간을 가졌지만 떠나오는 마지막날은
항상 좇기다 보니 제대로 낚시를 할 수 가 없습니다.
오전 11시 철수면 만재도에서는 이 날의 물때에 맞춘 시간을 볼수도 없구요...
가거도와 같이 이쪽은 늘 이렇다 보니 마지막 날은 허망하게 보내곤합지요....
야영을 할 수 있는 따뜻한 때라면 전날의 밤낚시를 이어하며 철수시간을 맞추기도 하지만
감성돔철에는 좀 아까운 시간이 되기도 하더군요
마눌이 좀더 부려먹을만하다 생각하는지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보채곤합니다 ^^;;
1 참볼락 08-10-25 18:15 0  
찌매듭님! 그동안 잘 지내고 계시군요.세월은 늘 바람처럼 날려 가는데 우리인생은

그 세월의 흐름에 이끌러 어느새 허연 백발이 무성 합니다.세월이 싫어 바다에 앉아

그옛날의 아련한 추억속을 헤메 봅니다. 흐른 그세월속에 문득 꿈을 깨면 젋은 시절

낚시를 좋아 하셨던 아버님 얼굴이 떠올라 가슴 아파 혼자 눈물 지어 봅니다.

살아 계셨을 때 그 좋아하던 낚시, 먼 원도권 한번 못 모셨던 것이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자식으로서 못다한 사랑과 마음을 다 헤아려 드리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이 돌아가신 뒤에

야 깨달은 것이 섧디 슬픕니다.인생은 끝없는 번뇌와 번민속에 살지만,자식에 대한 사랑

만큼이나 부모님 높은 은혜 우리 다 이룰수 있을지,늘 자신만 아는 자식, 마음 아파 울지

만 세월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을 뿐 더러 가슴 아픈 회한을 영원한 지워 버리지 않네요.

찌매듭님! 늘 편한 마음에 넋두리 없는 소리 늘어 놓고 부끄러워 집니다.건강하시고

늘 행복 하시기를 바라며,............님의 좋은 조행기와 음악에 취하여,
1 찌매듭 08-10-30 22:21 0  
답글이 늦었습니다~~~~~~~~
노모가 급작스럽게 무릅수술을 하시게 되어
이 몇일 바빴었나봅니다.
수술은 무사히 잘 마쳤고 회복단계에 있습니다.
보름정도의 회복기간을 거쳐 재활운동을 시작하여야한다니
한동안은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친께서도 낚시를 즐기시어 같이 다니기도 했었지만
힘이 주시니 다니시기가 쉽지않으셨던 모양입니다.
어느날 팔당호에서 엄청난 양의 붕어를 잡아왔는데
그 씨알과 마릿수에 감탄하시고 꼭 한번 데려가 주시기을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셨었지요...........
잠시 울적하셨었던 모양입니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간다니 아름다운 산행이라도 한번 나서시면 어떨까요?
이 밤을 숙면으로 드시고 활기찬 내일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1 최도치 08-10-26 09:28 0  
할일없는 일요일 ... 일찌감치 컴터를열고 매듭님의 조행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

저도 지금보다는 조금더 소시적에는 야영도 무척 즐겼습니다만 이제는 야영을 할려고해

도 마땅한 파트너가 없어서 언제나 마음 뿐이랍니다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1 찌매듭 08-10-30 22:31 0  
벌써 전지찌와 캐미라이트의 불빛이 주는 야영낚시의 즐거움을
버리시려는건 아니시겠죠? ^^;;
정말 야영낚시를 하려면 파트너가 중요합니다.
그 멀리까지 가서 아까운 시간을 축낸다는건 참을 수 없는 안타까움같더라구요....
야영낚시가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그에 따른 준비와 체력등이 따라주어야하는데
젊은 축들이 더 야영을 견디지 못하는듯합니다.
많은 준비물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꾀가 나는가봅니다.
모기에 대한 것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구요....
혼자 나가는 야영이라면 선장도 걱정을 하기에 누구라도 하나 꾀차긴합니다만
오히려 뒤치다꺼리에 더 바쁘게 하니 옆에 있다는 것 밖에는 도움이 안될때도 있지만
원도권 밤낚시가 쉽지는 않습니다.
좋은날만 이어지시길~~~~~~
1 자유인秋 08-11-12 16:03 0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조행깁니다.
가거도 갈때..언젠가는 만재도엘 한번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사진으로나마 한번 다녀온것 같군요
낚시에 대한 생각과 사고가 깊으신분 같아서 동질감(?)도 느낍니다.
변함없는 낚시에 대한 열정에 존경을 보냅니다.
건강하십시요...
1 찌매듭 08-11-24 16:01 0  
에구~~~~ 답이 많이 늦었습니다~~~~
가거도를 다니시면서 만재도가 보이면 궁금증이 나셨나 봅니다.
가거도를 가느냐? 만재도를 가느냐 갈등이 생기기는합니다.
지금이야 아무리 교통편이 좋아졌다지만 한 물골 더 넘어야하는 가거도 가기가 쉽지가 않군요....
좀 더 시간 여유를 가져야만 가거도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감성돔 시즌이 열리는데 시간내기가 쉽지가 않군요...
12월 초에 짧은 시간이라도 낼 수가 있을려는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건강 살피시고 즐거운 날만 이어지시기 바랍니다.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