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선 출조가 5월초 였으니
벌써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나보다.
마음 같아서는
매주 출조를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참 마음 같이 되지를 않는 것 같다.
더욱이 1년을 기다린 초도권 대물 볼락 시즌이라
제대로 맞아 떨어지기만 한다면
30급 쿨러 조황을 올릴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이미 마음은 만쿨 상태이지만
하지만 현실은 출조 조차
마음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리요.
게다가 앞선 주에는 주말 기상이 좋지 않아
평일 출조를 한다고 하니...
" 햐~~~ 이리되면 뒷차 탈 확률이 높아지는디... "

평소 점주님께 전화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주 출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는 부분인지라
출조 안내 문자를 받자마자 전화를 돌린다.
" 고기 많이 나왔죠? "
" 들어가려는 포인트에 다른분 내리셨는데
몇마리 고기는 보이는데 기상 때문에
조기 철수를 했습니다. "
그. 그.. 그.... 그렇다면....
일단은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고
또 다 뽑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고
가면 뽑을 확률이 조금은 있다는 것이고...
일단은 그자리에 들어 가기로 하겠습니다.
ㅍㅎㅎㅎㅎㅎ

주중에 누가 들어가서 뽑지만 않는다면
어느정도 확률은 있다고 판단을 했지만
총무님 말씀이 이미 여러팀이 주중에 들어
갔다는 말씀을 하신다.
수온탓에 조황이 들쭉날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이시는데...
다른 곳으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가는 동안에도 계속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예전 점주님도 오셨는데
항상 플랜 B를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하시니
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A냐 B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래도 한번은 내려봐야지 싶은 생각에
결국 플랜 A로 선택을 하고
원하는 포인트에 도착을 하기는 하였는데...
흐미 너울이.. 너울이...
만조 시간과 같이 맞물리면서 넘실넘실
금방이라도 갯바위를 넘어 설 것 처럼
울렁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오금이 저려오며 " 햐~~ 이거 이거 안되겠는데.... "
선장님 께서도 걱정이 되셨는지
다급히 점주님을 부르시며 " 괜찮것나? "
그런데 라이트로 갯바위를 비추시던 점주님
" 인자 날물이니 괜찮을 낍니다. "
오금이 저려 발이 얼어 붙어 있던 본인도
점주님 말씀에 고무되어
" 그람요. 날물이니까요. "

갯바위가 경사가 심하다 보니 위험하게 보였지만
하선을 하고 보니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였고
나름 안전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왕삼이가 있는지 없는지 그것부터
먼저 확인을 해야지 싶어 서둘러 시작을 해보는데...
첫수는 쏨선생님...
그래도 일단은 생명체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해보는데...
두번째도 쏨선생님...
그래 요런 녀석들이 붙다가 왕삼이가 붙겠지
이것은 예고 편일뿐 곧 본편이 시작이 될 것이야
암 그렇고 말고...
하지만 세번째도... 네번째도... 다섯번째도...
" 야!!!!~~ 이건 아니지! "
"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라고!!!!! "

건강도 그렇고 하니
무의미하게 체력을 소진 시키는 것 보다는
그래도 상황이 조금 반전이 되면 그때 욜심히
하기로 하고서는 잠시 취침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아침해는 나를 반기고 있고
숭어 몇마리는 수면으로 버끔거리며
한가로이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그래 그래 요녀석들이라고 어떻게 낚아가지고
아침 찬거리로 삼아야 쓰것구만. "
간단하게 목줄찌 채비를 해서는
슬쩍 던져서는 살살끌고 오는데
햐~~ 고놈들 귀신같이 도망을 가버리네....
" 에이고 더럽다 더러워 그냥 끄지라 끄져... "

저녁에 먹을려고 준비한 삼겹살로
김치찌개를 만들어서 아침을 먹는다.
어묵도 썰어서 넣고 양파, 마늘, 고추
묵은지 김치 듬뿍 넣고 보글 보글...
그나저나 왕삼이는 이미 다 뽑은 것인지...
아니면 상황이 좋지 않아 입질이 없는 것인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지만
기대와 달리 전혀 왕삼이가 보이지 않으니
어찌하여야 할지 난감해지는 상황이다.
맛나게 아침을 먹고는 있지만
머리속은 무척이나 복잡해 지는 기분이다.

한번씩 손님 고기로 뺀지도 걸려들고 하는 곳이라
요즘 보면 상사리나 뺀지 조황이 많이 보이고 있어
주간 낚시로 뺀찌와 상사리를 대상으로
낚시를 해보지만...
잔씨알 노래미가 가끔 걸려 들 뿐
이렇다할 입질도 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 만 흘러가는 것 같다.
아주 찬바람이 한번씩 느껴지곤 하는데
역시나 수온이 가장 큰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드는데 1년여를 기다린 것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쉬운 상황인 것 같다.

아! 그리고 이번에 다리 각도와 길이가 조절이 되는
의자를 새로 구입을 하였다.
그래서 의자 가방까지 해서 총 9개의 가방을
들고 다니게 되었는데...
실제 사용을 해보니 잘 구입을 한 것 같다.
사실 야영 낚시를 다니면서 낚시하는 동안
계속 서있어야 한다면 체력 소모가 심해서
얼마 못 버티고 쉬어야 하는 상황으로
되어지는 것을 생각 한다면
무척이나 유용한 아이템이 아닐까 한다,
대륙 제품이라 그렇게 고품질은 아니겠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어짜피 갯바위 특성상
그렇게 고품질은 필요가 없다고 본다면
적당한 제품이라는 생각에 소개를 하는 바이다.

점심으로 새우, 만두를 넣고 라면을 끓여 먹는다.
이번 만두는 감자 전분으로 만든 만두인데
만두피가 아주 쫄깃쫄깃하니
참으로 맛난 것 같다. ㅋㅋ
뭐 고기야 낚을 때도 있고 못낚을 때도 있고
물론 못낚을 때가 더 많기는 하지만
어짜피 즐기러 나온 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잘 놀다 가기로 마음을 먹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또한 점주님 안부 전화로 다른 포인트도
대부분 저조한 상황이라고 하시니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짜피 인생이란 것이 생각하기 나름이고 보면
즐겁다고 생각하면 또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ㅍㅎㅎㅎㅎㅎ

역시나 생각하기 나름인 것인지
욜심히 낚시를 하다보니
어느순간 제법 당차게 차고 들어가는
녀석이 걸려 들었는데...
25는 넘기지 싶은 쏨벵이가
즐겁게 낚시한 댓가로 주어지는 것 같다.
그래 꼭 대물 볼락이라야 되는 것은 아닐터
대물 쏨선생님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그래 이런 녀석들 몇마리 더 해가지고
회가 되었던 매운탕이 되었던
아무튼 뭐 해보자규~~~~
ㅍㅎㅎㅎㅎㅎ

오후로 접어들며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점점 거칠어 지더니 수면으로 백파를 일으키며
너울까지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보여지니
업친데 덥친격이라 말이 이럴때 쓰라고
생긴 말 같은 생각이 든다.
바람이 매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찬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어
낚시복을 입고 있어도 추위가 느껴진다.
서둘러 솜이 들어간 내피를 꺼내서 챙겨 입고는
버티려고 해보지만 이미 낚시는
물건너 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보상으로 밤 12시는 넘어야 바람이
잔다고 되어 있으니 말이다.

바람 많이 부는데 저녁을 먹기는 곤란한 일이라
더 강해지기 전에 서둘러 저녁을 먹기로 한다.
낚시 자리가 좁아서 바람 피할 곳이 없는 관계로
바람 등지는 방향으로 돌아 앉아서는
저녁 준비를 하는데...
원래 계획은 느긋하게 삼겹살 구워서
야무지게 쌈을 싸서 먹을 생각이였지만
그냥 여러가지 재료를 한번에 집어 넣고
기버터를 이용해서 볶음 요리로 만들어서...

바람에 그릇이 날라갈까 싶어서
그릇을 잡고 밥을 먹어야 할판이다.
일단 온 몸으로 바람을 막아서고서는
큰 그릇으로 1차로 막아 놓고
2차로 반찬 접시로 쌈 접시를 눌러 놓고
수시로 손으로 잡아가면서 밥을 먹기는 하는데...
당초 여유 있게 먹고자 하였던 계획과는
많이 동떨어진 모양새가 되어 버린 것 같다.
하지만 뭐 달리 어떻게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그냥 마음 먹기 나름이라 생각을 하고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거니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 만찬(?)을 즐겨 본다.
ㅍㅎㅎㅎㅎㅎ

텐트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며
바람이 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바람이 조금씩 죽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조금은 귀찮은 느낌도 있지만
그냥 포기를 하기엔 1년이란 시간을 기다린터라
과감하게 침낭을 박차고 일어나서는
심기일전 낚시를 시작해 보지만
역시나 나를 반기는 것은 작은 쏨벵이...
" 아이고 어렵다 어려워 "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새어 나오며
이하이의 ' 한숨 ' 이란 노랫 가사가 떠오른다.
" 누군가의 한숨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 "

출조 인원이 많지 않아 독배가 되지 못하고
다른 팀과 같이 출조가 되다보니
이번 출조는 철수 시간이 오후 1시라고 한다.
일단 시간은 여유가 있으니 뭐라도 더 낚아서
노모 밥상에 싱싱한 생선을 올리고 싶은 마음에
아침부터 서둘러서 낚시를 시작해 보지만...
작은 노래미가 반겨줄뿐 쓸만한 녀셕들은
전혀 걸려 들지를 않는다.
씨알급 쏨벵이 한마리를 킵을 하고 있으니
뭐라도 쓸만한 녀석이 걸려들면 가지고 갈것이고
아니면 쿨하게 방생을 하기로 하고서는
좀 더 낚시를 이어나가 본다.
" 야! 쏨선생~ 더 안나오면 집으로 보내줄께! "

그래도 용왕님이
효자(?)라고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마리 더 내어 주시는 것 같다.
아마도 노모 밥상에 싱싱한 생선을 올리겠다는
본인의 마음을 어여삐 여기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ㅋㅋ
" 야! 쏨선생 우짜노 한마리가 더 나와뿟네! "
" 미안하지만 노모 밥상에 아주 맛나게 올라가
주기를 바라네 "
" 생~~~유~~~~~ "

철수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아침도 제대로 챙겨서 먹기로 한다.
혹시나 싶어서 준비한 대기업표 육계장에
아박에 남아 있는 모든 재료를 싹 쓸어 넣고는
인정사정 없이 끼리부러 끼리부러~~~
음용용 음용용~~~
기똥차게 맛나부러 맛나부러~~~
ㅍㅎㅎㅎㅎㅎ

아마도 조행기 첫 사진의
갯바위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생각 하신 분들도 있으시리라 생각이 되는데...
본인 역시 인공적으로
시멘트를 바른 것 같은 모양새가
신기하기도 하고해서 뒷 배경으로 삼아
출조 기념 사진을 하나 남겨 본다.
어째 모양새가 애들 의자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자연의 조각품에 신기한 마음이 든다.

집에 갈려고 하니 너무 날이 좋아진다.
1년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허무하게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지...
속절없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닐지...
속상한 본인의 마음과 달리 너무 화창한 날씨에
조금은 섭섭한 마음까지 들려고 하는 것 같다.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말이 듣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
1년을 기다린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 버린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시즌이 끝이 난건지
아니면 아직 시작이 되지도 않았는지
가늠이 되지도 않고
이미 다 잡혀 버린 것인지
아니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인지도
가늠이 되지를 않네요.
의문 투성이에 질문 투성이지만
결국엔 다시 도전을 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말에도 다시 도전장을 내어 놓았는데요.
못한다는 말보다는 할 수 있다는 말로
응원을 해주시기를 바래 봅니다.
그리고 예전 점주님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어 반가웠다고 인사 드리고 싶네요.
" 너무 반가웠습니다. ^^ "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