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락IC 부근 대형 차량들
날이 가면 갈수록 사물 분간이 가능한 시간대에 출조하는것에 상당한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
제아무리 재미있는 취미라도 멀쩡한 정신으로 즐겨야 즐거운 법.
문제는..
항상 출근시간에 딱 물려버려서 차안에서 정신이 나갈것 같다.
이래나가나 저래나가나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차안에서 나가는게 조금 더 나은듯.

새벽출조 낚시객들이 빠져나가서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요즘 밴드 동생들도 그렇고 왜이렇게 출조 횟수가 줄었냐고 물어보는 낚시밸리 부장님.
나이탓도 있고 다들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게 아닐까.
경기가 없다는게 비단 낚시업계뿐만은 아니라서..

오후 반나절 참돔낚시를 할 예정이라 밑밥은 소박하게 준비했다.
거하게 준비할 돈도 없다.

출발한다.
쟤 만나러.
몇개월만인지 모르겠다.
용민이는 마루큐스텝 임명후 열심히 활동하느라 무척이나 바쁜듯 하다.

거제도 초입부터 공기질이 나쁜것인지 일교차가 커서 그런것인지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하다.
최대한 날이 좋은날을 고르고 골랐는데 공기질까지는 못챙겼네.

낚시밸리에서 1시간반가량 줄곧 달려서 통영 삼덕항에 도착했다.
올해들어 이곳으로 평균 2주에 한번꼴로 들리는것 같은데 평일만 와서 그런지 늦은 오전에도 주차공간이 남아있다.
예전 같으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오랫만에 만난 용민이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비키라호에 오른다.
시간이 지나서 만나도 그리 어색하지가 않다.
비주얼은 험악(?)하지만 사회성이 좋은 용민이.

요즘 최애 단골배가 되어버린 비키라호다.
새벽 수면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대 출조 스케쥴과 더불어서 친절한 선장님까지 최고.
이른시간 출조시간대가 부담스러운 낚시인들은 평일에 한번쯤 이용해보길 적극적으로 권한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오후낚시 특성상 낚시시간이 짧고 새벽피딩을 지나서 출조하는 스케쥴이라 조과의 차이도 없지는 않다.

초도를 지나서 좌사리도에 도착하기전 안장덕에서 하선했다.
타선사 새벽 출조객들이 철수하는 시간에 우리가 바톤터치하는 개념이다.
일급 포인트에 무혈입성하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이곳은 올해만 세번째인가 그렇다.
조과는 아쉽게도 30~40cm 상사리외에 없었다.
과거 완연한 시즌때면 한번 내려보기도 어려운 포인트인데 최근에는 조과가 불분명해서 그런지 하선하기 나름 수월하다.
점주조황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언제든 한방이 있다보니 마냥 무시하기만은 어려운 포인트.
나는 소박하게 반방(?)정도만해도 항상 만족할 자세가 되어있으니 뭐라도 좀..


이곳에 처음 하선했을때도 반가웠던 부분인데 발판이 몹시 좋다.
평소 조류도 빠른편이고 참돔낚시에 특화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오늘은 8물이니 조류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날물 조류는 우측 여덩어리쪽으로 흐른다.
들물에도 비슷하게 가거나 좌측으로 약하게 흘렀다.
근거리 수심은 13m가량이고 멀어지면 수심이 깊어지는 형태라 반유동 잠길찌 채비를 추천한다.
선장님 피셜 좌사리도쪽은 무조건 잠길찌 낚시가 강세라고 한다.

여덩어리쪽으로 흐르는 조류에 대상어를 만날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이전에 몇번 하선했을때 느낀건데 발앞 가까운곳으로 채비를 투척하면 갯바위 가까이 붙어서 돌아가는 조류에 휘말린다.
그러면 자연스레 밑걸림 혹은 원줄이 갯바위에 쓸리게 되니 유의할 것.


▲요즘 날씨가 좋아서 야영손님들이 꽤 있다
한참 낚시를 하다보니 떠오른건데 배에 쿨러를 놔두고 내렸다;
무차별적인 살크업 이후 더위를 못참는 초능력(?)이 생겨서 양손이 무거워도 억지로 싸들고온건데 그걸 놔두고 내리다니..
급하게 선장님께 전화를 했는데 우리보다 먼저 하선한 영감님들이 가지고 내렸다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아.. 그래서 내 눈에 안보였구나..
아무튼 찾아서 돌려주신다고 했다.


▲고프로가 맛이가서 서브 액션캠으로 촬영 (화질 개구림)
쿨러이슈(?)를 해결하고 마음편히 낚시를 시작한다.
정오를 기점으로 조류가 약해지고 있다.

오늘 채비는 3호 반유동 채비에 2b 봉돌을 차차 가감하는걸로 빌드업하려 한다.
원줄은 4호에 목줄은 3.5호.
최근 이곳 큰놈들은 4호 목줄도 팡팡 터뜨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던데 나는 터져도 좋으니 일단 물어나 달라고..

▲마루큐사에 쬐끔(?) 도움되는 용민스텝
조구사 스텝생활의 기본은 역시 지급받은 장비와 채비들을 사진으로 남기는것으로 시작되는법이다.
그런 용민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은 비록 몰락한 블로거지만 한때 꽤 열심히 활동했었는데..

아..
유튜버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저 멀리 비키라호가 왠지 내게 욕을 하면서 오는듯 느껴진다.
귀찮을법도 한데 초도까지 들려서 쿨러를 챙겨주시는 선장님 최고다.
그 안에 괴기도 좀 챙겨주시면 더 좋을텐데..

소괴기면 더 좋고..

▲채비회수 시도중인 용민이
쿨러안에 차갑디 차가운 음료를 한잔 쭈욱 들이키고 나니 용민이가 드디어 갯바위를 걸었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거다.
이곳에 처음 하선했을때 똑같이 채비 하나를 해먹은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
나도 모르게 신이났다.


다행스럽게도(?) 갯바위 가장자리 조류가 미약해서 채비를 회수할 수 있었다.
쩝..

2만원 날렸다며 투덜대던 용민이가 급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다.
내가 잃어버렸던 구멍찌는 누군가의 찌파우치에 들어가서 잘 살고 있겠지... (아련)

항상 그랬지만 정오 전후로 고기가 되는꼴을 본적이 없다.
오후낚시를 갈때면 거의 대부분은 16시 이후에나 대상어를 볼 수 있는 확률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잘 아는 나는 또 왜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굳이 추측하자면 이런거(?)라도 볼려고 한게 아닐까.
물이 안가니 바닥고기가 잡힌다.

나도 한수..
..
두수..
겨울부터 계속 올라오는 이녀석 지긋지긋하다.
사이즈라도 크면 매운탕거리로 이만한 녀석도 없긴한데 사이즈가 딱 용민이 사이즈라..
이런 생각에 잠기는 순간 용민이의 낚시대가 휘어진다.

대상어다.
용민이의 그것처럼(?) 작지만 그래도 대상어는 대상어다.

그가 능숙하게 바늘을 뜯어내고(?) 있다.

▲얼굴에 문신있는 무서운 용민이가 잡은 상사리
사이즈는 대략 30cm 정도의 구이용 참돔이다.
30~40cm 정도가 가장 이쁘기도하고 요리하기도 좋은 사이즈.
하지만 우리는 남자중에 남자라 무조건 더 큰 것(?)을 갈구한다.

▲빨피상태
그러한 남자도 현실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법.
소강상태가 이어지니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된다. (잠을 자나 안자나 기본체력은 비슷한듯)
내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40대 중반이 꺾이면서부터 갯바위에 걸터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것 같다.
나중에는 그냥 배에서 안내리고 낚시를 하고 있겠지.
생각해보니 슬프네..


반면에 젊은피 용민이는 또다시 갯바위에 채비가 걸렸는데 낑낑대다가 채비와 함께 고기가 튀어(?) 올라왔다.
문제는 그 고기가 용민이의 기록어가 된 사건.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처음에는 체색때문에 벵에돔인지 알았다.
하지만 막상 올려놓고보니 볼락. (미친)
평생 놀래미만 잡아오던 친부께 전해들은 낚시계 전설썰중 하나인 500원짜리 동전 눈까리를 가진 대물 볼락을 여기서 볼줄이야.

얼마전 볼락선상을 다녀왔다는 용민이는 당시 아이스박스를 가득채웠어도 이런 사이즈는 본적이 없다며 놀라워했고 나 또한 이렇게 큰놈은 여태 만나본적이 없다.

▲크고 아름다워
어찌보면 어중간한 상사리 몇마리 더 잡아봐도 이놈보다는 못할듯 하다.
필자처럼 크-고 길다.

용민이가 우리집 식탁에 기증을 해줘서 마음이 바뀌기전에 얼른 지퍼백에 담았다.
구이용으로 이만한 생선이 있을까 싶다.

그뒤로 아무런 사건도 없고해서 셋(?)이서 사진을 촬영하고 마무리했다.
몇번 하선해보고 느낀건데 들물때는 확실히 조류가 약하고 방향도 애매한 느낌이다.
철수후 확인해본바 이제는 긴꼬리벵에돔도 한두어마리 보이는데 다음에는 참돔을 해야할지 긴꼬리벵에돔으로 선회해야할지 고민이다.
장마 전후로 뭐가 터져도 확실하게 터질것 같은 느낌.


철수후에는 나보다 부자인 용민이가 쏘는 고기와 냉면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역시 동생이 쏘는 밥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남.
잘먹었다 용민아!

다음날.
용민이의 기록고기는 우리집 밥반찬이 됬다.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있는 우리집 아들래미가 가장 맛나게 먹었다.
살이 두꺼워서 그런지 전날 소금간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쪽까지 간이 잘 안배었지만 그래도 맛남.

볼락구이는 언제먹어도 맛난듯 싶다.
다음에는 더 큰 참돔 잡아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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