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른해진 오후
열려진 창문 사이로 전해져 오는 따스한 바람은
봄 내음을 가득 머뭄고 있는듯
내 마음에 스쳐지나가며
봄이 되었음을 전해 주고 있는듯 하다.
아직은 날이 추운 느낌도 있지만
계절은 계절인듯 한껏 기지개를 켜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에
빠져드는 것 같다.
" 그래! 봄... 그것도 5월의 황금 같은 연휴... "
" 초도권 대물 볼락의 시즌도 시작이 되겠지? "

그런데 출조 예약을 하기는 하였는데
주말 날씨가 어째 불안 불안 하다.
점주님 께서도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셨는지
계속 출조 일정을 바꾸시며 날짜며 시간이며...
토욜 오전 11시에 나간다는 마지막 통보를 받고
준비를 하였지만
점주님 10시에 전화를 하셔서는 " 왜 안오시냐고 "
" 에? 11시라고.... "
아무튼 부랴부랴 출발을 하기는 하는데
어째 첫 단추부터 뭔가가 불안 불안 하다.

오랜만에 당감레저피싱 총무님도 오셨다.
그동안 근무지 관계로 출조를 하지 못하셨는데
부산 인근으로 근무지가 변경이 되어
앞으로 계속 출조를 하신다고 하시니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다.
아무튼 오전부터 내리던 비도 그쳤고 해서
들뜬 마음으로 승선을 하기는 하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너울이며 바람 탓에
하선하고 싶은 자리에 하선을 하지 못 할 것 같다는
이야기들만 들려오니...

항을 벗어나고도 한참을 달렸지만
그렇게 너울이 크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았는데...
원하던 포인트에 도착을 하고보니
위험하니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선장님 께서 말씀을 하신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니
결국 눈물을 머금고 배를 돌려서는
총무님 추천 자리에 하선을 하기는 하였는데
바람이. 바람이.. 바람이...
갯바위를 쓸어 버릴 기세로
매섭게 몰아치고 있으니...
하지만 뭐 다시 배를 부르기도 그렇고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바람 의지되는 자리에 텐트부터
설치를 해본다.

솜이 들어간 내피를 입고 낚시복도 입었음에도
한기가 뼈속까지 느껴질 정도다.
이거 뭐 겨울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 할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 낚시 자리가 넓으니
바람이 의지되는 작은 바위를 의지 삼아서
텐트 설치를 마친 상태라
조금은 안도를 하며
석양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 본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석양도 한몫을 차지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 아디오스 ~~~
부디 살아 남아서 내일 다시 볼 수 있기를 ... "

저녁 메뉴는 김치가 들어간 꽁치찌개
정말이지 김치는 만능 요리재료가 맞는 것 같다.
김치를 넣고 끓여도 좋고
볶아도 좋고 구워도 좋고...
가히 천하일품 요리중에 요리가 아닐까 한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지만
역시나 우리의 조상님들... 쵝오!!!!!
작은 바위지만 그래도 의지가 되며
그런데로 맛있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ㅋㅋ

간밤에 텐트가 무쟈게 흔들렸지만
전기장판에 핫팩으로 무장한 침낭 속에서
무사히 밤을 보내고...
" 휴~~~ 아무튼 살아서 다행이당. "
아침 찬거리로 뭐라도 낚아 보자는 마음으로
낚시를 시작해 본다.
하지만 느끼적인 느낌으로는
생명체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뭐 사람도 추워서 어깨가 자동으로 움츠러드는데...
물속이라고 다른 것이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왠 노래미?

생명체가 있음에
아주 작은 희망이 싹트는 듯 했으나
희망은 희망일뿐 그 작은 희망이 오히려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유혹의 빌미가 되니
나를 더욱 옥죄는 족쇄가 된마냥
포기 하기도, 그렇다고 계속 하기도...
딜레마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깊은 고뇌에 빠진 본인과 달리
초도군도의 선상 배들은 모두 본인 앞으로
몰려 들어서는 뭐하는 짓거리(?)인 것인지...
차라리 멀리 있었을 때는
서로 응원을 하는 입장이 되기도 했지만
번갈아가며 코앞까지 와서는 낚시를 해대는 통에
물론 선상이 대세인 상황이긴 하지만
10여척이 넘는 배들이 몰려드니
매우 매우 심기가 불편해진다.

하지만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는 본인을
어쩌고 보면 단념을 하게 해준 부분도 있으니
그냥 그르녀니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뭐 다들 본인 입장에서 사는 것일터
그들을 욕해 본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아무튼 깔끔하게 모닝회는 단념을 하고
대기업표 북어국에 어묵을 듬뿍 넣고
어묵탕으로 아침을 먹어본다.
뭐 익힌 회라고 생각을 하믄서...
ㅍㅎㅎㅎㅎㅎ

소화도 시킬겸 포인트를 조금 이동을 해서
다시 시작을 해본다.
조류도 많이 죽어서 적당한 속도로
흐르는 상황이라
B찌 전유동으로 B봉돌 하나를 달고
서서히 끌어 들이며 낚시를 이어 나가는데...
찌가 이쁘게 위치를 잡는 느낌이 들더니
슬금슬금 들어가기 시작한다.
오~~~30급 쥐노래미!!!
일단은 횟거리로 충분히 쓸만한 녀석이니
킵을 하기로 한다. ㅋㅋ

아! 그리고 사진의 밑밥통 거치대
사용을 하기 전에는 그렇게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사용을 해보니
무척 편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해서
권유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짐이 늘어난다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
어짜피 야영 가방이 8개인 상황이니
아무 가방에나 넣고 다니면 되는지라... ㅋㅋ
각설하고 일단 쥐노래미가 나왔으니
또 다시 희망 회로를 풀로 가동을 시키며
당차게 차고 들어가는 녀석을 기대를 해보는데...

또다시 슬금슬금 들어가던 찌가
시원하게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당차게 차고 들어가는 녀석...
스풀을 역회전 시킬 정도로 당차게 차고 드는데...
순간적으로 팔꿈치에서 낚시대가 빠지며
급 당황을 하게 만드는 녀석...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강한 생명력에
온 몸은 전기에 감전이 되어 버린듯
찌릿찌릿한 느낌에 머리털까지 바로서는
기분이 든다.

사짜 정도 되어 보이는데 무슨 힘이 이리도 쎈지...
" 야!!! 니가 진짜 앞선 출조에서 나왔으믄 어!!!
모 드라마에서 그라드만... "
" 얼마나 좋아!!! "
비록 금어기 감성돔이기는 하지만
은빛 번쩍이는 녀석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더욱이 점주님 안부 전화가 오셨는데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사짜 감성돔 한마리 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본인을 보니...
" 그래 참 그동안 감시가 마이 고팟구나 "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튼 뭐 금어기 감성돔이라 비늘하나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해서 고이고이 방생을 하였으니
다른 오해는 없으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 우리가 말이시 그동안 감시가 없는 곳에 가다보니
못 낚은 것일뿐 있으믄 잡아내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되믄서 그렇게 낚시를 못하고
뭐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
ㅍㅎㅎㅎㅎㅎ
뭐 눈먼 감시 한마리 잡아 놓고는
너무 많이 앞으로 나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기쁜 마음에 하는 이야기로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아무튼 한낮이 되니 바람도 거의 사라져 버리고
강한 햇볕에 차양막이 있어야
편하게 휴식이 될 것 같아 차양막 설치도 하고
텐트 자리도 옮기고...

차양막 그늘 아래서 즐기는 점심 라면...
라면은 집에서는 거의 먹지를 않고
항상 낚시를 나오면 먹게 되는데
역시나 대기업의 마법이 들어간 맛이라
참으로 맛난 것 같다.
아니 찌릿찌릿한 감성돔 손맛을 본 후라
더 맛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왕새우와 물만두에 마늘, 파 듬뿍 넣고...
호로록 호로록 입으로 퍼 나르다 보니
" 순삭 "

총무님이 알려주신 볼락 포인트와
점주님이 알려주신 볼락 포인트를
미리 확인을 하기 위해 나서 보았는데...
그런데 뭔가 기척이 느껴져서 머리를 돌리니
시커먼 녀석이 저도 갑자기 사람의 등장에 놀랐는지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 드는데...
그런데 꼬리 모양이 어째...
그러니까 저렇게 생긴 꼬리 모양이며는...
저게 물개? 물범?
초도에 물개가 산다는 이야기는 들은적인 없는데...
만약에 물개나 물범이라면...
학계 최초로 발견?

물론 잘못 본 것일 수도 있고
착각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관심이 있으신 학계 관계자분이 있으시다면
정보를 드릴 의향도 있다는 것을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각설하고 조금 휴식을 취했다가 해거름이 되어
우선은 총무님이 알려주신 포인트로 가서
낚시를 해보는데...
몇번의 투척만에 4짜 쥐노래미가 걸려들어
연질의 볼락대를 인정사정 없이
끌고 들어가 버린다.
3짜 쥐노래미는 방생~~ 바톤 터치~~~
너는 갯바위 횟거리로 당첨 되시겠다. ㅋㅋ

쥐노래미는 항상 좋은 신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계속 해보았지만
더이상 생명체 반응은 없다.
물론 뒤에 알았지만
그자리가 총무님이 말씀하신 자리는 아니였다는 것
뭐 엉뚱한 곳에서 하기는 했지만
저녁 찬거리로 쥐노래미 회를 먹게 되었으니
만족이다.
두툼하게 썰은 쥐노래미 회에
오리 고기도 곁들이고 쌈을 싸서 먹으니
기가 막히게 맛이 좋은 것 같다.
ㅍㅎㅎㅎㅎㅎ

어둠이 더 깊어지며
이번에는 점주님이 알려 주신 포인트에서
해보는데...
최대한 장타를 쳐야하는 포인트라
1.7호대에 애들 주먹만한 찌를 달고
휙휙 장대를 휘두르며 낚시를 해보지만
맞바람에 찌가 제대로 날라 가지를 않는다.
더욱이 바람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하더니
추위에 뼈속까지 한기가 밀려오는 것 같다.
작은 우럭 한마리를 하기는 했지만
더이상 한다는 것은 건강에 무리라는 생각이 들며
낚시는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황금 같은 5월 연휴의 출조는
무학도 뒤편으로 밝아오는 아침을 바라보며
그렇게 마무리...
철수길에 전체적인 조황을 보니
농어 조황이 조금 있는 것으로 보였고
볼락은 전체적으로 저조한 상황으로 보였으니
출조길 있으시면 참고로 하시기를 바라며
이만 조행기는 끝~~~.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서 손죽열도 출조에도 그렇고
수온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더 수온이 올라야 본시즌이 시작이 되지 싶으니
수온을 확인하고 출조를 하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이드네요.
참고로 하시구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