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조행기를 남기네요. 마지막 출조를 뒤져보니 1월 22일에 다녀온 추자도였습니다. 2, 3월에 기상도 좋지 않았고, 여러 업무 평가 일정에 아이들과 손흥민 선수를 보러 영국에 다녀오느라 조금 바빴네요.

이번 주 화요일에 두 달 만의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올해 수온 회복세가 더뎌 감성돔 낚시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왠지 벵에돔 낚시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벵에돔 낚시를 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역시 여서도입니다 ^^"
항상 그렇듯 "뉴페이스 낚시"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따뜻한 어묵과 간식들이 먼저 맞아 줍니다.
작년 11월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이곳을 찾았음에도 친절하신 선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훈훈한 분위기까지 모두 그대로였네요.

이날 뉴페이스 낚시를 찾은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돌돔 낚시를 하러 왔습니다. 찌낚시를 하는 소수의 낚시인들 중에서도 벵에돔 낚시를 하는 사람은 저 혼자였네요.
미리 말씀드렸던 크릴 5장이 딱 알맞게 녹은 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서도에 도착해 낚시인 한 분이 갯바위에 하선한 뒤 선장님께서 저를 부르시며, "큰 북"과 "큰무생이 낮은자리" 중에 어디에 내려보겠냐고 물어보셨네요.
항상 그렇듯 최근 조황과 바다 상황을 제일 잘 아시는 선장님께서 추천하는 곳에 하선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큰 북" 쪽으로 배를 모셨습니다. 그런데 도착한 "큰 북" 갯바위에는 김이 가득 껴있었습니다 ㅠㅜ 위험할 것 같아 선장님과 얘기를 나눈 뒤 결국 "큰무생이 낮은자리"에 하선하였습니다.

처음으로 "큰 북"에 하선해 본다는 기대감이 약간의 실망감으로 바뀌긴 했지만, 두 달 만의 낚시에서는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낚시점에서 기계로 밑밥을 섞지 않고, 갯바위에서 직접 밑밥을 준비했던 것도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크릴 5장과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봉, 오로라 집어제 1봉, 황금비율 감성돔 건식 집어제 2/3봉으로 밑밥을 준비했습니다.
아직 수온이 12도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부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여서도에는 볼락의 개체 수가 참 많습니다. 조류가 안으로 밀려 들어와 갯바위 가까이 채비가 붙으면 어김없이 볼락이 입질을 해주었네요.
작은 녀석들은 바로 돌려보내고, 괜찮은 씨알 몇 마리만 챙겼습니다.

벵에돔의 첫 입질은 해가 다 뜨고 나서야 들어왔습니다. 시원하게 당겨가진 않았지만, 흐르던 찌가 멈칫멈칫하더니 물속으로 스스륵 잠겼습니다.
몇 달 만에 마주하는 벵에돔이라도 물속에서 버티는 모습은 제가 기억하는 바로 그 움직임이었습니다. 예상대로 5m 이상의 수심에서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비슷한 씨알의 돌돔 녀석도 바닥 근처에서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큰무생이 근처의 수심이 여서도 다른 갯바위보다 깊은 편이라고 해도, 이제 막 간조 시간을 지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바닥권에서 입질을 했다고 생각하는 맞을 것 같았습니다.
조수 고무와 구멍찌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한참이 지나서 원줄을 시원하게 당겨갔습니다.

씨알이 작아도 긴꼬리는 역시 긴꼬리였습니다. 나름 족보 있는 녀석이라 그런지 시원하게 원줄을 차가는 입질을 보여주었네요 ^^"
원줄에 대고 있던 손가락을 튕겨 가는 이 입질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이 맛에 벵에돔 낚시를 하는 낚시인들도 많을 듯합니다.
5월 중순을 넘어서고 수온이 18도를 찍게 되면 여서도에 훨씬 큰 씨알의 긴꼬리 벵에돔들이 입성하겠지요. 아직은 벵에돔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에도 벵에돔 얼굴 보러 여서도 갯바위를 자주 찾을 듯합니다 ^^"

제가 여서도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갯바위가 평평한 곳이 많아 안전하고 짐을 놓기 좋다는 점입니다. 화강암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릿지화를 준비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이날 모두 네 마리의 벵에돔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벵에돔들의 씨알은 모두 30cm를 넘길 정도로 이 시기에 낚이는 벵에돔 치고는 씨알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입질은 모두 바닥권에서 들어왔고 시원하게 원줄을 가지고 가는 경우는 절반 정도밖에 안 되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늘어져 있는 원줄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낮은 수온 탓에 활성도가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채비는 영상산업 팬텀마스터, 원줄 강우코리아 오션마스터 1.7호, 목줄 강우코리아 경기스페셜 1.7호, 나만의 수제찌 느루 0c, 조수 고무(원투 고려, 긴 제품), 벵에돔 바늘 4~5호, 봉돌을 가감했으며 미끼는 크릴이었습니다.

작년 4월에 여명 형님과 저를 그렇게 괴롭혔던 부시리는 다행히 별로 없었습니다. 낚시 중간중간 갯바위를 휘저을 때 밑밥을 30분 정도 끊으면 빠져나가는 수준이었네요.
어제 뉴페이스 낚시 조황에 부시리가 설쳐 낚시가 조금 힘들었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대체 미끼로 지렁이 정도를 준비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0시 이후 오른쪽 큰 북 방향으로 멋지게 뻗어나가는 조류에 기대감을 가지고 낚시를 이어갔지만, 더 이상의 입질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저 물에 긴꼬리 벵에돔이 없었다는 건 아직 본 시즌이 멀었다는 얘기이기도 했습니다. 6월이었다면 긴꼬리 벵에돔들이 퍽퍽하겠지요.

철수 시간 30분 전까지 변화하는 조류에 수없이 봉돌을 뗐다 붙여가며 대응을 해봤음에도 몇 시간 동안 잡어의 입질조차 받을 수 없었습니다.
몇 달 간의 낚시에서 가장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랜만의 출조라 배에 오르기 전 조황 사진을 남기는 것도 잊었네요 ^^;; 뉴페이스 낚시 밴드 조황의 선장님 사진을 대신 가져왔습니다.
밑밥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고, 채비를 할 때도 평소보다 두 배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면 아직은 감각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창원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거제범 봉암 형님께서 저희 집으로 오셨습니다.

저는 다음 날 또 인천으로 출근이 잡혀 있어서 벵에돔 회 맛을 볼 시간이 없었네요. 형님께서 가족들과 구워 드신다고 해서 잘 살려 왔습니다.
빈손으로 오셔도 되는데 변변찮은 조과에 매번 소중한 선물을 받네요. 이번에 받은 술은 다음에 맛있게 맛봐야겠습니다.
예년에 비해 수온의 오름세가 정말 더딥니다. 아직 원도권에서 감성돔 낚시가 잘 되는 것을 보면 이번 달 중순까지도 충분히 감성돔 낚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게도 감성돔 개인 기록을 경신하면서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겼던 올겨울 감성돔 낚시지만, 이제는 정말 벵에돔 낚시에 집중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5월 초부터 7월 초순까지 연중 벵에돔 낚시가 가장 잘 되는 시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습니다. 중요한 출조, 대회들도 잡혀 있고요.
당분간은 여서도, 거문도 등의 원도권이나 대마도에서 벵에돔 낚시를 즐겨볼까 합니다. 얼른 감각이 돌아올 수 있도록 부지런히 시간을 내봐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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