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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추자도에 다녀왔습니다. 시기적으로 낮은 수온과 뻥치기 등의 여파로 조황이 좋지 않음을 이미 몸으로 겪긴 했지만, 오랜만에 혼자서 낚시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시즌 감성돔 낚시를 정리하는 의미도 있었고요.
추자도로 가는 방법 중에 저는 여객선(산타모니카 호)을 타는 것을 선호합니다. 배가 커서 멀미가 덜 하고, 안전 면에서도 작은 낚싯배(사선)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속도 또한 빨라서 진도에서 추자까지 45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눈을 잠깐 붙였다 뜨면 도착해있을 정도입니다 ^^"
지난 출조에서는 낚시 짐을 모두 수하물로 부쳐야 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혹시나 싶어 이번에도 개찰하시는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개인당 두 개의 짐은 들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일주일 전과 다른 안내에 조금 혼동이 왔지만, 살림통 하나만 우선 부치러 갔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낚시 가방과 살림통 두 개에 10,000원의 요금이 붙었고, 이번에는 살림통 하나에 4,000원의 요금이 붙었습니다.
"수하물 취급 내용"에 승객 낚시 용품은 현장 조율/현장 협의라는 내용을 따르나 봅니다. 횟집에서 자주 보는 "시가"와 비슷한 느낌이었네요.(=결론적으로 기준이 없다 -_-;;)
선실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쉬고 있는 누가 어깨를 툭툭 쳤습니다. 뒤돌아보니 목포의 순재 형님이셨네요 ^^ 형님도 화요일~목요일 일정으로 추자도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건네주신 커피도 감사히 잘 마셨습니다. 역시 낚시인들은 바다 가까이에서 다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추자도로 민박 출조를 할 때 항상 찾고 있는 "추자 바다 25시" 민박입니다. 언제 와도 선장님과 사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는 곳이고요. 일주일 만에 또 들르니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
밑밥과 도시락이 준비되는 대로 서둘러 배에 올랐습니다.
김선장 님께서 배를 수영여 쪽으로 모셨습니다. 해마다 6 짜 감성돔이 배출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벌써 큰 수영여, 작은 수영여에는 낚시인들이 하선해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날씨와 물때가 맞아야 하선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추자 바다 25시 민박의 뉴에이스 호는 추자도 종선 중에서도 크기가 큰 편입니다. 너울의 주기에 맞춰 선장님께서 천천히 배를 붙이셨습니다.
이날은 바람과 너울이 점차 줄어드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겨울 원도권에서 며칠 만나지 못하는 기상에 속합니다. 수온이 벌써 바닥을 친 것인지, 따뜻한 기온 탓인지 벌써 오름세로 돌아선 모습이었네요.
선장님은 배를 돌려 상추자도로 향하셨습니다.
나바론에서 한 번 해보겠냐고 물어보셔서 알겠다고 말씀을 드렸네요. 하선 전 배를 세우고 1번과 2번 자리 중에 고민을 하셨지만, 1번이 더 발판이 좋다는 설명을 듣고 제가 1번을 골랐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낚시를 하기 가장 편한 자리가 제일 좋은 자리입니다.
처음 하선하는 곳이었기에 하선하자마자 바다를 살폈습니다. 그 와중에 물색이 정말 마음에 들었네요 ^^"
거품띠가 가까이 있는 것을 보니 조류는 갯바위 가장 자리를 따라 횡으로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의 직벽 지형에서 흔히 흐르는 조류입니다.
우선 밑밥 30 주걱을 발앞에 넣어두고, 백크릴을 두레박에 담아 해동을 시켰습니다.
밥을 먹는 자리를 정할 때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합니다. 식사를 하면서도 눈은 계속 바다를 보고 있어야 변화를 빨리 알 수 있고, 너울을 확인하는 등 안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바론 1번 자리의 들물 조류는 오른쪽으로 서서히 흘렀습니다. 우선 선장님께서 알려주신 수심 9m에 면사를 고정하고 첫 채비를 넣었습니다.
두세 번 채비를 흘리면서 면사와 봉돌을 수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원한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꾹꾹 하는 감성돔의 전형적인 움직임에서 제법 무게감이 느껴졌네요.
갯바위로 끌려온 녀석은 누런 체색에서 느껴지듯이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습니다.
바늘이 걸린 모습만 봐도 수심 조절과 챔질 시기가 비교적 깔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늘이 정확하게 녀석의 윗입술을 관통했네요.
사용한 바늘은 강우코리아에서 판매 중인 토너먼트 감성돔 바늘 3호였습니다. 이번 출조에서 처음 사용을 했는데, 첫 대상어가 이 녀석이었네요 ^^"
입질 지점은 갯바위에서 낚싯대 두 대 정도 거리의 거품띠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밑밥은 조류의 상단에 넣고, 채비는 거품띠를 조금 넘겨 던진 다음에 가라앉히면서 거품띠로 데려오는 방식이었습니다. 거품띠를 따라 밑밥과 채비가 동조되도록 노력했습니다.
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살림통에 감성돔 한 마리가 들어 있으니 마음이 정말 푸근했네요. 밑밥을 두둑이 던져 넣고, 살림통에 물을 더 채우며 한참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습니다 ^^"
아마 이른 시각 입질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주변에 낚시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2월 초등 시기처럼 갯바위의 많은 낚시인들이 밑밥을 뿌리는 상황이라면 감성돔이 분산이 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래저래 평일 한산한 낚시가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감성돔들도 이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세 마리를 낚는 동안 제 낚시 방법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입질 지점 또한 10m 반경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때가 약한 조금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갯바위 주변에 특징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믿고 계속 밑밥을 넣어주고 나면, 사실 할 일은 조고 차에 따른 수심의 조정 밖에는 남지 않습니다.
특히나 나바론처럼 직벽 지형을 이루는 곳은 멀지 않은 곳에 포인트가 형성이 되고, 횡조류에 따른 수심의 변화가 적기 때문에 낚시를 하기가 수월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밭 지형보다 (너무 깊은 수심만 아니라면) 직벽 지형이 더 낚시하기 쉽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거품띠가 갯바위 가장자리로 다가올 수도 멀어질 수도 있습니만, 내가 밑밥을 어디에 주든지 밑밥은 거품띠 아래에 모인다고 생각하시면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거품띠에 주는 게 당연하겠지요.
만조가 가까워지면서 조금 이른 날물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바론의 날물은 왼쪽으로 다소 강하게 흘렀네요. 밑밥을 다시 오른쪽으로 주면서 채비에 봉돌을 물렸습니다.
한동안 입질이 없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노래미 한 마리가 수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감성돔과 노래미의 유영층은 거의 비슷합니다.
바닥권에서 숭어 한 마리가 묵직한 무게감을 보이며 갯바위로 올라왔네요. 갈무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힘이 들긴 해도 첫 감성돔과 마찬가지로 윗입술에 정확히 박힌 바늘을 보며 아쉬움을 덜어 냅니다 ^^
오른쪽으로 조류가 움직일 때 세 마리의 감성돔이 낚이고, 왼쪽으로 날물 조류가 움직일 때는 감성돔의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나바론 1번 자리에 처음 하선한 거라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수심이 있는 곳이라 날물에도 낚시가 안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음에 한 번 더 내려본다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뉴에이스 호에 오를 때 선장님께서 몇 마리 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세 마리 낚았다고 말씀을 드리니 "장원"이라고 알려주셨네요 ^^" 출조 인원도 적었고, 물의 힘이 약할 때라 다른 곳의 조과도 좋지 않았다 합니다.
민박으로 돌아와 다른 낚시인들과 함께 정확하게 계측을 했습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감성돔을 계측 자에 올리고 주둥이를 앞에 붙이자, 위 꼬리가 52cm를 가리켰습니다. 올 시즌 첫 5 짜이자 감성돔 개인 기록을 1cm 경신했네요. (기존 기록은 여명 형님과 추자도 푸렝이 큰 연목에서 낚았던 51cm였습니다)
채비는 구레 경기Ⅱ 1.2-50 낚싯대, 원줄 강우코리아 스페셜플로트 3호, 목줄 강우코리아 경기스페셜 목줄 1.7호, 2호 구멍찌/2호 흑단 수중찌, 감성돔 바늘 3호, 무봉돌에 미끼는 크릴이었습니다.
민박 이모님께 사진을 부탁드리니 주차장 앞쪽으로 조금 나오라고 하셨네요. 알고 봤더니 "추자 바다 25시" 글자가 나오도록 찍어주셨습니다 ^^;;
또 언제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겨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진이 더 마음에 들었네요. 빳빳하게 세운 등지느러미와 큰 씨알의 감성돔에서 나타나는 누런 체색이 멋져 보였습니다!
이 녀석과 함께 갯바위에서 손맛을 즐겼다면, 이제는 입맛으로 즐길 시간이었습니다.
기록 고기이기에 살려서 들고 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저녁 식사에 찬조했습니다.
제가 낚았더 큰 녀석은 회로, 작은 녀석들은 구이로 상에 올라왔네요. 기록 경신을 축하하는 이모님의 압박(?)에 제가 쏘게 된 통닭도 때마침 도착을 했습니다 ^^"
감성돔 한 마리 덕분에 하루 종일 행복했네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배부르게 먹었던 저녁 식사가 마무리되고, 늘 그랬듯이 밑밥 준비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미처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지인들에게도 연락을 하며 정말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섬생이에 하선을 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섬생이 1번 자리"에서 즐거운 낚시를 즐겼네요. 이미 첫째 날에 어복을 다 썼으니 낚이면 좋고, 안 낚여도 그만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출조를 했습니다.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고,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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