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 항공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새해 첫날부터 낚시라니.."
일출을 여유롭게 볼 수 있다는 메리트는 있다만..
집에다 낚시를 가겠노라 당당하게 선언하기에 왠지 위험한 날짜인 1월 1일.
유부남들은 가정에 충실해야만 할 것 같고 뭐 그런 불안감이 있다.

아무튼 동네 동생들한테 낚여서 연초부터 고생길이 열렸다.
자고로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날 부터는 밝을때가 되어서야 집밖을 나서는게 진리인데..

그나마 다행인것은 윤덕이가 필자의 집앞까지 픽업을 와줬다.
동생들이 동출을 권유했을때 나는 차를 태워주면 따라가겠노라고 던졌더니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사실 그때만해도 마음은 반반이었다.
왠지 개고생 길이 될게 뻔해 보여서..
뭐..
낚시는 항상 고생길이긴 하지만..

오늘은 윤덕,성훈,필자 그리고 성훈 지인분들 3명까지 총 6명이 욕지도로 향한다.
갯바위에서 새해 일출을 보고 본시즌에 돌입한 감성돔도 잡고 뭐 겸사겸사 좋은 의미다.
사실 갯바위에서는 매번보는 일출이니 새해라고 큰 의미를 두지않는데 올해는 본의아니게 의미를 두게 생겼다.

통영 연명항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급똥이 터져버린 윤덕이.
출항전 큰일을 치룰수 있다는것도 낚시인에게는 빅행운이다.
갯바위에 막상 나가면 싸는것(?)도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도 쌀곳이나 있으면 다행.

윤덕이가 화장실 안에서 본인만의 사투를 치룰때 나는 연명항 야경을 스마트폰에 담았다.
이것이 바로 아재의 낭만이지..
이러다가 길가의 꽃도 찍어보고 그러나보다.
그 사진이 프사가 되고..
뭐 그런거 아니겠나.

오늘은 공기질이 괜찮은지 별이 아주 잘 보인다.

연명항에 있는 아쿠아피싱 앞이다.
새해 첫날부터 많은 낚시인이 가정보다 갯바위를 택한듯 하다.
다들 장가 잘갔네.

명부작성, 선비 결제후 연명항내에 위치한 아쿠아호에 짐을 옮겨 싣는다.
선비는 6만.

낚시인이 많아서 선실내에서는 사진으로 옮겨담지 못했다.
오전 5시 정각에 출항했고 바다는 전날의 너울이 어느정도 남아있는 상태다.


본섬 서쪽에 대부분 하선했고 우리도 순서대로 하선했다.
서쪽이니 일단 일출은 물건너 갔다고 보면 된다.
물때상 오전 10시까지 들물이고 이후로 날물 잠깐보고 오후 2시에 나오는 일정.

하선을 하자마자 목이 마르다.
마트서 마나님을 졸라서 사뒀던 나름 비싼(?) 캔커피로 갈증을 풀어본다.
보조가방에서 꺼냈는데 냉장고에서 갓 나온듯 아주 차갑다.
남자는 역시 얼죽아지.
윤덕이가 선장님께 들은바로 수심이 많이 나오지 않는 포인트고 발앞으로 들어오는 조류에 고기가 문다고 한다.
낚시인들은 모두다 알겠지만 다른건 몰라도 낚시는 공식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모든 조건이 똑같아도 결과는 매번 다르다.
결론은..
선장님의 말씀은 참고로만 하고 현장에서는 본능에 끌리는대로 하는걸로..

전자찌 반유동 채비를 시원하게 가져간 볼락.
크릴 미끼에는 1타 1피가 가능할듯 하다.

하선직후부터 줄곧 바람이 꽤 불어오는 상황이라 무척이나 춥다.
북서풍이 주류인데 서쪽에 하선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남자놈들이 이정도 추위에 이난리라니..
혀를 쯧쯧 차며 보조가방에 잠자던 핫팩을 조용히 꺼내어 본다.
어두운 새벽에 그걸 또 어찌 본건지 윤덕이도 귀신같이 찾아옴.

이곳 포인트의 정상적인 공략법은 곶부리에 서서 남쪽으로 공략하는것이다. (선장님피셜)
곶부리에서 바라보면 조류가 앞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라 낚시하기에도 편하다.
하지만 만조시 너울에 취약한 위치라 두명이 편안하게 낚시하는것은 어려울듯해서 나는 홈통쪽에 섰다.

역시 곶부리는 만조에 피난(?)을 오게 되어있다.
욕지권은 왠만해서 너울의 영향이 크게 없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많이 거칠다.
" 1호 전자찌 >> 3b 전유동 "
해가 올라오고 나서부터 전유동으로 채비를 바꿨다.
포인트의 수심이 아주 깊지않고 조류도 예상보다 약해서 저부력이 유리할 것 같았다.
사실 겨울 감성돔 낚시에 전유동 낚시를 즐기는편은 아니고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실력도 아닌데 오늘은 왠지 촉이 그랬다.
다만 내가 서있는 위치가 홈통 안쪽이라 멀리있는 조류에 채비를 태울려면 중량이 무겁고 사이즈가 있는 구멍찌가 필요했다.

대략 1~2시간 정도 잡어에 시달렸다.
그리고 만조에 가까웠을때 신호가(똥아님) 왔다.
바닥권에 채비가 닿았을때 원줄을 살짝 끌어줬더니 기다렸다는듯 얼씨구나(?)하고 물어줬던 감성돔.
사이즈는 42cm, 선장님의 말씀처럼 갯바위 가까운곳까지 들어온듯 하다.
하선했을 당시 수심만 들었을때는 당연히 여밭일것이라 생각했는데 밑걸림이 심하진 않았고 옥수수 미끼를 가리지 않는 잡어들이 많았던 상황이다.
새해 첫 낚시에 대상어를 잡았으니 사실상 사이즈는 크게 의미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왕 줄거 5짜였더라면 하는 미련은 어쩔수가ㅋㅋㅋ


얼마안가서 윤덕이도 연이어 히트.
하지만 결과는 허무하게도 혹돔이다.
최근 거제도나 통영이나 혹돔이 엄청 많이 돌아다닌다.
후킹뒤 저항하는 형태도 감성돔과 비슷해서 많이들 미워하는 생선이다.
맛도 그리 훌륭하지 않다고하니 손맛용으로만...

예전에는 지긋지긋했던 놀래미.
이제는 개체수가 줄어들어 반갑기까지 하다.

학꽁치와 그외 잡어가 너무 많아서 밑밥을 조절하면서 투입하고 있다.


원줄을 촤라락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은 역시나 이녀석이다.
어휴..

포인트 근처로 선상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다.
문어낚시로 보이는데 본래 겨울에도 문어낚시를 하는건가 싶다.
문어낚시알못이라...

대상어가 무척이나 고픈 윤덕이가 한순간도 쉬지않고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다.
윤덕이의 절친인 조쯔다에게 많이 전해들었는데 고기복은 나만큼이나 없다고 한다.

오늘은 수온도 좋고 바다색도 정말 마음에 드는데 왠일인지 후속타가 없다.
밑밥도 어느정도 들어갔고 한마리 더 나올만한 조건은 되는것 같은데..

만조가 훌쩍 지나가면서부터 조류가 거의 멈췄다.
찌를 3B에서 B로 바꿔서 흘려봤는데 바닥권에는 잡어도 뜸하다.
볼펜급의 학꽁치만 온바다를 점령한 상황.
막상 그놈들을 잡기에는 사이즈가 아직 너무 작다.

날물이 진행되고 안전이 확보되니 또다시 윤덕이가 그곳(?)으로 향했다.
대상어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바닥을 바늘로 아주 쥐어뜯고 있는데도 물어주질 않는다.
낚시는 역시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따라줘야된다.

내게 운을 가져다준 3B구멍찌.
감성돔 시즌이면 기간트와 함께 본래도 좋아하는 찌인데 저부력도 괜찮다.
장타가 가능한 중량과 사이즈 그리고 4-2-4 구조라서 왠만큼 굵은 원줄으로도 전유동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듯.

오후 2시.
결국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허탈해하는 윤덕이.

비교적 정확한 시간에 철수배가 도착했다.
선실에는 이미 두명의 낚시인이 대자로 전사한(?) 상태라 누워서 가는건 불가능.

그래도 어정쩡한 자세로는 눕는게 가능하다는것을 윤덕이를 보고 알게되었다.
나도 잠을 한숨도 못자서 그런지 정말 피곤하다.
마흔이 넘으니 체력이 예전같지가 않다.

연명항에 도착해서 바라본 모습은 이러하다.
내 생각보다 더 많은 대상어가 우리를 맞이했다.

4짜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5짜가 수두룩하다.
이제는 오롯이 감성돔의 시즌이라는것이 몸소 느껴지는 사이즈들이다.
최근 내가 직접 봤던 감성돔 조황중 가장 화려했다.
마릿수는 어디에서나 가능하지만 오늘은 사이즈가 대부분 덩치급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주 주말은 아마도 욕지도가 반쯤 내려앉지는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나는 가더라도 평일에 가야지..

고기를 더 구경해봐야 속만 더 상할듯해서 재빨리 이동했다.
부산으로 향하는 길목의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역시나 식당안에는 아재 낚시인 한팀이 이미 식사중..


고추장 주물럭 1인 1만원.
반찬의 종류나 양은 적고 맛은 그저 그렇다.
식사를 할 계획이 있다면 되도록 통영시내에서 식사를 하고 이동할것을 추천한다.
거제, 통영권 갯바위는 이미 감성돔의 본시즌이 진행되고 있는것을 조황으로 확인되고 있으니 빠른 시일내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그렇듯 주말보다 평일(화~목)이 조용하고 금요일은 이미 주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1년중 5짜의 확률이 가장 높은 시즌이니 없는 시간도 내어서 꼭 도전해보세요.
2025년 새해복(어복도)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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