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
한글날 연휴 잘 보내셨나요? 요즘에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낚시하기 정말 좋은 계절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지난 주 금요일에 소안도로 감성돔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소안도로 출조할 때는 해남에 위치한 "달량진 낚시"를 찾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밑밥 봉투도 무척 반가웠네요. 미리 주문해 둔 밑밥(크릴 5장, 감성돔 집어제 2봉)을 찾아 차에 실었습니다. 크릴의 해동 상태와 밑밥의 점도 때문에 당일 밑밥을 준비하는 것보다 이렇게 미리 준비된 밑밥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달량진 낚시에서 10분 거리의 남성항(남성 방파제)에서 강바다호에 짐을 실었습니다. 작년처럼 올해도 11월 까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 남성 방파제를 찾을 듯합니다.
엔진 출력을 줄이는 소리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보니 출항한지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지도를 켜보니 어느새 소안도 가장 아래쪽까지 내려와 있었네요.
선장님의 추천을 받아 소안도 "이섬"이라는 곳에 하선을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예보되어 있던 북풍을 고려하여 자리를 권해주신 것 같았습니다. 약한 조류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들/날물 모두 볼 수 있는 물때였습니다.
밑밥을 미리 섞어 놓으면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습식 감성돔 집어제 2봉은 크릴 5장에서 나오는 수분을 완벽히 잡아주기 어렵습니다.
준비해온 미강가루와 하나파워 건식 감성돔 집어제 1봉, 오징어 어분/압맥 각 1봉을 추가로 섞어서 제가 원하는 점도로 다시 맞추었습니다.
아직 중날물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하선할 때 선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자리에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뒤편 갯바위 생김새를 봤을 때는 계단식으로 깊어지는 지형인 듯하여 수심 8m에 맞춘 채비로 갯바위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흘림과 밑걸림을 반복하다 보니 저 멀리서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방향을 바꿔 맞바람이 되어버린 바람이 살짝 부담스럽다가도 멋진 노을 앞에 모두 용서가 되는 그런 느낌이었네요.
이날 갯바위로 올라온 첫 녀석은 작은 돌돔이었습니다. 하선할 때 선장님께서 "작은 돌돔이 같이 낚이는 곳이다"라고 말씀하신 게 생각이 났네요. 반가웠던 녀석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면서 두리번두리번 주변 지형을 살피고 있을 때 갑자기 낚싯대까지 당겨가는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감성돔과 비슷하지만 좀 더 경박한 움직임에 함께 출조한 여명 형님께서 "왠지 참돔 같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낚시 경험이 풍부한 형님의 말씀처럼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40cm가 조금 넘는 참돔이었습니다.
소안도 "이섬" 북쪽 갯바위 낚시 자리입니다.
전체적으로 발판이 좋고, 낚시할 자리도 많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갯바위 주변 수심은 8~13m 정도로 차츰 깊어졌고, 들/날물 상관없이 조류는 모두 왼쪽으로 흐른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들물 조류가 더 강한 편이었는데,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항상 일정하게 이런 물이 흐르는 것인지 작은 배 한 척이 물때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옆자리의 여명 형님께서 감성돔 한 마리를 올리셨네요 ^^"
이날 출조는 여명 형님과 동출 했습니다. 이틀 전에도 소안도에 다녀오셔서 피곤하다고 말씀하시는 걸 같이 가자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졸랐네요. 함께하면 항상 즐겁고 낚시를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 섰던 자리에서 최대한 멀리 채비를 던져 보았지만 갯바위로 다가오는 조류와 길게 뻗어나가 있던 수중 갯바위 지형 때문에 여러 번 채비가 걸렸습니다.
수중 지형은 대부분 여밭인 듯 했습니다. 밑걸림이 발생하면 대부분 목줄이 날카롭게 잘려서 올라왔습니다.
결국 자리를 조금 왼쪽으로 옮기고 본류에 직접 채비를 태웠습니다. 작년 추자도에서 많이 했던 "본류대 감성돔 낚시"와 비슷한 조건이었는데 결과는 조금 달랐네요.
원래의 수심보다 3m 정도 수심을 더 주고 열심히 채비를 흘려보았지만 무슨 일인지 주구장창 용치놀래기만 올라왔습니다. 분명 바닥층에 크릴 미끼가 지나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데 감성돔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네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본류대 감성돔 낚시는 갯바위에서 멀어지더라도 수심 변화가 크지 않은 곳에서 효과적입니다. 이곳 지형과는 맞지 않은 것인지 아직 감성돔 개체 수가 많지 않은 것인지 본류대를 바라보며 한참 고민에 빠졌네요.
몇 분을 고민하다가 홈통을 끼고 있는 가장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여명 형님의 왼쪽에 하얀 밑밥통이 있는 자리가 제가 마지막 2시간을 보낸 곳입니다.
미리 밑밥을 뿌려놓은 다음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고, 간식으로 요기를 하면서 조금 쉬었습니다. 4시 출항, 13시 철수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여유로운 낚시를 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여명 형님도 이미 자리를 왼쪽으로 옮겨서 낚시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여러 채비로 본류권, 지류권을 공략하며 작은 돌돔들의 시원한 입질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조류의 세기에 따라 3호 전유동 채비까지 운용하는 모습에......'정말 대단하시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네요 ^^"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밑밥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제 자리 주변으로도 작은 돌돔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네요.
사진에 다 담진 않았지만 이날 정말 많은 돌돔들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씨알이 작은 편도 아니어서 대부분 30cm에 육박하는 녀석들이었습니다. 낚시 방법이 다소 단조롭다고 생각해서 작은 돌돔(뺀찌) 낚시를 선호하지 않았는데, 묵직한 손맛을 보고 나니 이 낚시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작은 돌돔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 없이 끌어내보니 그렇게 기다리던 감성돔 한 마리가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금오도에 이어 두 번째 출조 만에 만나는 올해 첫 가을 감성돔이었네요.
철수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만났던 녀석이라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씨알은 작지만 바짝 솟은 지느러미와 은빛 체색이 정말 멋있었던 감성돔이었습니다. 한 물때 정도만 지나면 몸집도 불리고, 더 큰 녀석들도 갯바위 주변으로 붙겠지요.
채비는 영상산업 칼리번 1.2호대, 원줄 강우코리아 스페셜 플로트 2.5호, 경기스페셜 목줄 1.7호, 나만의 수제찌 더멀리 1.5호 & 흑단수중찌 1.5호, 무봉돌, 감성돔 바늘 3호였습니다. 미끼는 크릴만 사용했습니다.
콸콸 흘러가는 본류대를 피해 조류가 맴도는 홈통으로 자리를 옮긴 결정이 결과적으로 대상어를 만나게 해주었네요. 낚시인의 생각대로 채비, 낚시 방법을 바꿨을 때 대상어를 만나면 즐거움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얼른 감성돔을 갈무리하고 같은 방법으로 채비를 드리웠습니다.
저런 씨알의 감성돔이 한두 마리만 돌아다닐 것 같지는 않은데 상대적으로 돌돔들의 개체 수가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감성돔이 머물고 있을 바닥까지 내려가기 전에 모두 미끼를 가로채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작은 돌돔 몇 마리를 끝으로 이날 낚시를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여명 형님과의 이날 조과입니다.
기준치가 안 되는 녀석들은 바로바로 보내줬는데도 살림통에 생각보다 많은 물고기가 들어 있었네요. 짧은 낚시 시간 동안 정신없이 낚시하다 보니 그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갯바위에서 조과 사진을 남긴 다음 5마리만 살림통에 챙겼습니다.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보여주고 간단히 회 맛을 보기에는 사실 5마리도 많긴 합니다.(결국 집에는 3마리만 가져갔습니다 ^^)
약속한 1시가 되자 멀리서 "강바다 호"가 들어왔습니다. 시원시원한 성격의 선장님 추천 덕분에 이날 하루 즐거운 시간 보냈네요. 다음에는 작은 돌돔보다는 감성돔이 잘 나오는 자리로 말씀드려 봐야겠습니다 ^^"
여명 형님께서 갯바위가 두 개로 나눠져 있다고 해서 "이섬"이라고 불린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낚시 중에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철수배에 오르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네요.
철수배에 오르자마자 기절하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1시간이 흘러 있었습니다. 숙면으로 피로감을 덜고 나서 이제는 배를 채우러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뒤풀이 식사는 완도/해남권으로 출조하는 낚시인들에게 잘 알려진 "남창휴게소"에서 먹었습니다.
다른 낚시인들의 조행기를 통해 이미 많이 들어봐서 그런지 처음 간 곳 같지 않았습니다. 듣던 것처럼 많은 가짓수의 반찬과 따뜻한 국물이 맛이 있었습니다.
특히 야외 수돗가에서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네요.
여명 형님께서 사주신 맛있는 식사를 먹고 다시 3시간을 달려 창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학원 마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돌돔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준 뒤에 서둘러 손질을 했습니다.
껍질을 벗길 때부터 회칼에 묻어 나오는 기름기를 보며 맛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실제 회 맛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다음날 출근 때문에 반주 한 잔을 못하는 게 정말 아쉬울 정도였네요. 아이들도 이제 뱃살과 배꼽살의 맛을 알아버려서 큰일이었고요 ㅋㅋㅋㅋㅋㅋ
올해 첫 소안도 감성돔 출조였습니다.
아직 수온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듯 감성돔보다는 돌돔, 참돔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 조행기를 다시 살펴보니 10월 중순부터 마릿수의 감성돔이 나왔네요. 딱 한 물때 정도만 기다리면 정말 재밌는 낚시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부터 좋은 분들과 2박 3일 제주도 출조가 잡혀 있습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 다음에는 제주도 조행기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고, 항상 안낚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