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춥고 추웠던 겨울은
따스하게 불어오는 봄 바람과 함께
제대로 이별의 말을 남기지도 않은채
그냥 그렇게 나의 곁을 떠나려나 보다.
뭐 이별이라 하여 아쉬울 것은 전혀 없지만
몇 일 전까지 움츠렸던 걸 생각해보면
공연한 심술이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갈테면 가거라...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거라...
아니 이왕에 갈꺼면 얼른 얼른 가거라...

10여일 전 루피 아우님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 형님! 저희 낚시 모임 사람들과 방 잡아놓고
놀다가 낚시 가려는데 같이 가실래요? "
그래 그러고 보면 ' 코로나 ' 때문에
몇년동안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리 자유로운 것은 아니였지 싶은데
방을 잡아 놓고 놀다가 낚시를 간다니...
그렇게 매섭고 지독하고
잔인하리만치 가혹하던 코로나도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려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내 녀석도 가거라...
가려거든 얼른얼른 가거라...

토요일 오후 거제의 한 펜션에
도착을 하고보니
오래 전
친구들과 함께 방 잡아 놓고 놀면서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인생을 논하고 청춘을 논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 수상한 그녀 '라는 영화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청춘으로 돌아 갔던 장면을 떠올리며
핸드폰 카메라의 뽀샵(?)기능을 이용해서
20년 전의 나로 돌아가 본다.
" 나는 이제 부터 청춘 이니라~~~뿅~~~ "
ㅍㅎㅎㅎㅎㅎ

루피 아우님과 란이씨가 같이
장을 봐온 먹거리를 익히고 끓이고 썰고...
투닥투닥 먹거리를 만들어서
맛난 저녁 식사를 함께 해본다.
비록 두번째 만남이지만
마치 오랜 친구 사이가 된듯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이렇게 크게 웃어보았던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그 오래전 청춘으로 돌아간 나를 느끼며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 흐르는듯 하다.

역시나 이런 자리엔 '고스톱 '이 빠지면
섭섭하지... 암 섭섭하고 말고...
나름 동네에서 난다긴다 다리 좀 떨어가면서
' 타짜 ' 소리 좀 들었다고 자부하는
루피 아우님, 란이씨, 식이씨
3사람이 쩜 백원짜리 한판을 붙기로 하고...
본인은 무릎이 좋지 않은 관계로
뭐 사진은 청춘으로 돌아 갔다지만
이놈의 몸뚱아리는 어떻게 되지를 않으니
베게를 끼고 옆으로 누워서
주둥이 심판을 해보는데...
햐~~~ 그런데 이거이 정녕
말로만 듣던 ' 타짜 '들의 현란한 기술들이
한장의 담요 위에서 펼쳐지니...
밑장 빼기 부터 시작해서
밑장 덥기(?) 밑장 내리기(?) 등등...
그런데 문제는 눈에 다보이는 기술들이라
배가 너무 아파서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로
웃음 지옥에 빠져버리게 된다.
" 야~~~ 제발 그만 좀 웃겨라~~~ "
" 이러다 진짜 사람 잡는다~~~ "
ㅋㅋㅋㅋㅋㅋㅋ

그! 런! 데!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까지는 좋았는데...
다들 출발 시간이 한참을 지났는데도
전혀 일어 나지를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함정이였지 싶다.
그래도 어째어째 정신들을 차리고
출발을 해보는데...
선장님 말씀...
" 아니 지금 시간에 오시믄 저는 어쩌라고
그러십니까? "
" 다른 배들 자리 잡는다고
전부 새벽에 나갔는데... "

레이더를 뒤지고 뒤져서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해 보지만...
이미 날은 훤하게 밝아버리고
왠지 아무것도 될 것 같지가 않은 시간이
그냥 흘러 가는듯 하다.
아무래도 고기 나오는 자리는 한정적인데
너무 늦게 나오다 보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 싶은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이동을 하며 열심히 해보지만
전혀 반응 없는 바다...
선장님 안되겠다며
다시 이동을 하자고 하시는데
예전 탈참 잡았던 자리를 말씀을 하신다.

그래 뭐 꼭 감성돔은 아니더래도
5짜 탈참이 나오는 자리니
탈참으로 손맛이나 보자며 시작을 해보는데...
선수에서 낚시를 하던
환이씨가 첫수로 스타트를 한다.
35급 탈참 히트!!!
그리고 본인의 찌에도 아주 약은 입질이
들어오는데...
챌까 말까 챌까 말까...
선장님의 ' 채!!! '라는 구령에 맞추어
힘껏 챔질을 하니 엄청나게 힘을 쓰는 녀석...
5짜에서 조금 빠지지 싶은 녀석이
팔이 얼얼할 정도로 손맛을 안겨주며
바닥에 드러 눕는다.
그리고 이번엔 루피 아우님이
한마리 히트를 했는데...
함께한 란이씨가 찌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지 않은 상황이라
손맛을 보라며 낚시대를 란이씨에게
건네어 준다.
" 어머머 무슨 고기가 힘이 이리 쎄요? "
즐거움이 낚시에서도 이어지는 분위기라
모두들 란이씨가 손맛을 보는 것을
응원을 해주며 축하를 해준다.
비록 탈참이지만 몇마리 나와주니
선장님도 안색이 조금 밝아지시며
" 식사하고 하십시다. "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너무나 정겹고 즐거운 것 같다.

먼 길 가셔야 하는 분들도 있으시고 해서
조금 일찍 마무리를 하고
철수길에 올라본다.
비록 늦어진 출발 시간탓인지
감성돔을 만나지는 못하였지만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즐거운 낚시까지...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고 눈물이 날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출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고기를 안가져 가시는 분들이라
한마리는 본인이 챙기고
2마리는 멀리 공주에서 오신 분들 드리고
그렇게 1박2일의 낚시 여정은 마무리가 된다.
물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의 인사를 나누면서 말이다.

비록 탈참이지만
장만을 하는 동안 기름이 잔뜩 오른것이
보이더니 맛이 맛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지금까지 참돔 회를 적잖이 먹어 보았지만
이번처럼 맛이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물론 참돔이라 그렇게 살이 야물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기름진 고소함이
입안 가득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것 같다.
역시 고기의 상태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란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이번 조행기는 마무리...
이번에도 선상 낚시 조행기를 너무 장황하게
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겨우 탈참 몇마리 잡아놓고 말씀입니다.
그래도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좋은 분들과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터라
그 즐거움을 함께 하고자 올린 글이니
부디 타박지 마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봄이 성큼성큼 다가온 기분 입니다.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출조길
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