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다녀온 추자도 감성돔 낚시 중 첫날 이야기를 남겨 봅니다.

창원에서 해남으로 가는 길에 있는 "기조낚시"의 모습입니다.
얼마 전 발생한 큰 화재로 인해 한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다가 원래 있던 곳 오른쪽에서 다시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장님과 친분은 없지만, 이날은 왠지 이 낚시점에서 밑밥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네요.

그렇게 3시간 정도를 더 달려 해남 송호항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이날은 저녁 9시 30분, 새벽 1시에 추자도로 향하는 사선이 출발하였습니다. 저는 2항차인 새벽 1시 배편을 선택하였습니다.

1시간 40분 뒤, 하추자에 도착한 사선은 현지 종선인 「퍼스트 호」와 접선을 하였습니다. 낚시인들 모두 힘을 도와 사선에서 종선으로 서둘러 짐을 옮겼습니다.

종선에 올라 짐 개수를 확인하고 선실로 들어가려는데, 선실 후미에서 반가운 낚시인 한 분을 만났습니다. 지난 여름 여서도 출조 때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던 "이조사"님이었습니다.
일산에서 출발하는 출조 버스를 타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다음 연락처를 교환했습니다. 섬생이 1번 옆자리(들물 자리)에 하선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했네요. 저도 내려본 적이 있는 곳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이날 제가 하선한 곳은 하추자도 부속섬인 "푸렝이(청도) 큰 연목"이었습니다.
다른 낚시인들의 하선을 도와주고, 가장 마지막으로 하선한 시간은 새벽 5시였습니다. 사선 포함 약 4시간 동안 바다에 있던 셈이었네요. 뱃길이 멀어 그동안 가지 않았던 "태도"에 가는 시간보다 더 걸렸습니다 ㅠㅜ

여명 형님의 도움을 받아 배댄자리에서 들물 낚시 자리로 짐을 옮긴 다음 밑밥을 정돈하였습니다. 크릴 5장, 집어제 2봉 구성의 세트밑밥에 미강 가루 1봉, 황금비율 집어제 1/2봉을 추가로 섞어주었습니다.

이날 출조는 "여명 강성윤" 형님, 목포의 성춘 형님과 함께했습니다.
멀리서 오는 저를 위해 저녁 9시 30분에 출발하는 첫 배로 "푸렝이 큰 연목" 좋은 자리를 맡아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낚시 실력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같이 하는 사람을 잘 배려해 주시는 여명 형님입니다. 작년 말 감성돔 낚시를 함께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사진 찍는 걸 보시더니, "놀지 말고 열심히 낚시해라"라고 하시며 회장님 포즈를 취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낚시하시던 형님들을 피해 저는 제일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큰 연목과 중간/끝 연목 사이에서 강한 들물 본류가 좌측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깊지 않은 수심을 고려하여 1.5호 찌를 잡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3호 찌로 교체하였습니다.
채비는 영상산업 팬텀기 1호 낚싯대, 원줄 3호, 목줄 1.7/2/2.5호, 나만의 수제찌 우뚝 1.5호/더멀리 3호/해적 3호, 감성돔 바늘 3/4호에 무봉돌 채비였습니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추자도에는 씨알 좋은ㄴ 숭어가 정말 많습니다. 입질 수심층과 움직임이 감성돔과 비슷해서 찌가 보이기 전까지는 감성돔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ㅠㅜ 갈무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여밭 지형임을 감안하여 봉돌을 하나도 달지 않았지만, 채비가 진행하면서 밑걸림이 몇 번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여를 넘겨보려 채비를 들어주거나, 바닥에 걸린 것 같아 줄을 살며시 뽑아줄 때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푸렝이 큰 연목의 첫 번째 감성돔이 그렇게 얼굴을 보여줬네요.

두 번째 감성돔도 비슷한 씨알의 감성돔이었네요. 이제는 조금 더 큰 씨알의 감성돔이 물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했습니다 ^^;;

원래 저는 "본류대 감성돔 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마지막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발앞으로 바로 본류가 지나가는 곳에서 낚시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밑밥은 최대한 단단히 뭉쳐서 발앞 지류권에 던져 넣고, 채비는 오른쪽으로 최대한 멀리 던져서 수심 낮은 곳에 바늘이 걸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네요.


간조든 만조든, 일반적으로 실제 조류 방향이 바뀌기 까지는 1~2시간 정도 더 소요됩니다. 이날도 만조는 11시였지만, 12시가 넘어서야 들물 조류가 죽기 시작했습니다.

날물 조류에 맞춰 짐을 들고 반대편 갯바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말라붙은 크릴도 보이고, 갯바위가 좀 지저분했네요. 주변을 정리한 다음 낚시 준비를 이어갔습니다.

때마침 "퍼스트 호"가 도시락을 전해주려 왔습니다. 당일 철수는 2시 20분, 민박 철수는 3시 30분 정도라는 얘기를 하고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보온 주머니에 담겨 있던 도시락입니다. 따뜻한 캔커피 덕분인지 밥, 반찬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물수건이 들어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도시락을 먹고 나니 사자섬(수덕도) 방향으로 흐르는 날물 본류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명 형님도 서둘러 낚시 준비를 마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은 조류의 흐름이 그렇게 빠르지 않아 수심을 10m 정도에 맞춘 채비가 천천히 흐르다가 찌가 사라지고 이어서 원줄을 당겨가는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반대편 들물 자리볻다 수심이 더 있어서 그런지 입질 또한 훨씬 시원했습니다. 긴꼬리 벵에돔의 입질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입질을 받으면 수중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오른쪽으로 데려와서 뜰채에 담았습니다.

푸렝이에서 만난 세 번째 감성돔은 40cm 정도 되는 녀석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날물 본류의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조류의 세기에 맞춰 수심을 점점 늘려가되 봉돌은 전혀 달지 않았고, 대신 바늘의 크기를 늘렸습니다.

시원하게 원줄을 당겨가길래 이번에도 괜찮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올라온 감성돔은 아주 귀여운 녀석이었습니다. 이런 녀석도 저 본류에서 헤엄치며 시원하게 미끼를 삼킬 수 있다니......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상식을 많이 바꾸어 놓았던 "본류대 감성돔 낚시"였습니다.


일찍 철수를 해야 하는 성춘 형님을 데리러 퍼스트 호가 들어왔습니다. 여명 형님과 제가 낚은 감성돔 중 4마리를 성춘 형님의 살림통에 옮겨 실어 보냈습니다.

이제 철수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남짓......살짝 조급해지긴 했지만, 최대한 집중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같이 낚시를 하던 여명 형님께서 씨알 좋은 감성돔을 한 마리 낚아내시면서 갯바위의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큰 씨알의 감성돔(47cm)을 걸고 뜰채에 담기까지 정말 여유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겨루는 것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는 정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진자 "여유"가 있는 것이라는 걸 이번에 형님을 통해 배웠습니다.

갯바위에서 70~80m쯤 흘러가던 제 찌가 잠기는 모습이 보이고, 이어서 원줄을 튕기는 입질이 또 들어왔습니다. 챔질을 하고 나니 지금까지 낚았던 감성돔 중 가장 큰 녀석이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본류대를 거슬러 뭍으로 끌려 나온 녀석은 역시 씨알 좋은 감성돔이었습니다.

정확히 계측은 못했지만 45cm 정도 되는 녀석이었습니다. 평소였으면 한참이고 바라보며 멋진 사진을 남겼을 텐데, 이날은 시간이 없어서 마음이 급했습니다.


2.5호 목줄이 쓸려서 터져나가고, 본류대 속에서 최대한 미끼가 붙어 있길 바라는 마음에 사용했던 감성돔 등침 바늘 4호가 무지막지하게 휘어져 올라오는 상황도 제 마음을 더 다급하게 만들었네요 ^^;;

그러다가 한 번 덜커덩하는 입질을 받았습니다. 워낙 본류대가 강해져 있는 상황이라 씨알을 가늠하긴 힘들었고, 이 한 마리가 오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성껏 올렸습니다.
올리고 보니 정말 잘 생긴 감성돔이었습니다. 3시간 운전에 4시간 배를 타고 갯바위에 들어온 피로가 다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큰 감성돔을 많이 낚아본 사람은 다르네요. 여명 형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잡아주시더니 감성돔이 훨씬 더 크게 잘 찍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주변 정리를 마치고 나니 사자섬을 배경을 저 멀리서 "퍼스트 호"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신양항으로 돌아와 낚은 고기를 보관하기 위해 선장님께 "케이블 타이"를 받아 감성돔에 묶었습니다. (다음 날 철수할 때 보니 풀려있던 "케이블 타이도"도 많았네요. 최대한 꽉 조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녀석 한 마리는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습니다.

민박으로 와서 고기 손질을 하기 전 계측을 하였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계측자에 고기를 올려보는데......50cm를 살짝 넘었네요. 개인 기록 고기였습니다 ^0^

민박 주방에 횟감 손질을 부탁하고 내려와보니 5 짜라고 하기엔 살짝 적은 듯한 양의 회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 그래도 기분 좋은 날이니, 옆 식탁의 낚시인들에게도 회를 일부 나눔 하며 즐겁게 식사를 시작했네요. (지금 생각해 봐도 고기를 잡은 낚시인만 회를 먹을 수 있는 건 너무 가혹한 방식인 듯합니다)
멀지 않은 민박에 묵은 "이조사" 형님에게도 전화를 드려 함께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랜 시간 추자도 바다를 헤엄쳤을 녀석에겐 미안했지만, 회도 정말 맛있었고 맑은 탕이 개운한 게 일품이었습니다 ^^"

건너편 식탁에서 식사를 하던 북서풍 박지태 프로님도 합석을 해서 이런저런 낚시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 시간 뒤풀이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인트별 공략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방송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네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건네주신 통닭과 피자도 잘 먹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던 출조였습니다.
"본류대(물골) 감성돔 낚시"는 저와는 거리가 먼 낚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질 수심을 예상하기 어렵고, 밑밥과 내 미끼가 동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꾸준하게 밑밥을 넣어서 밑밥띠를 형성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내 미끼와 분명 동조를 이룰 수 잇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굳이 찌를 통해 입질을 확인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원줄로 입질을 파악할 수 있었고요. 푸렝이 큰 연목처럼 낚시 자리가 높고 역광만, 아니라면 70~80m 정도 떨어진 구멍찌가 잠겨드는 것을 육안으로도 분명 확인할 수 있었네요. 1.2 이상의 제 시력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황에 맞는 조류가 흘러주면 스풀의 150m 원줄이 거의 다 풀린 상태에서도 시원하게 들어오는 감성돔 입질을 몇 번 경험하고 나니 "본류대 감성돔 낚시"의 매력에 푹 빠졌네요. 저 본류대 안에 분명 씨알 좋은 감성돔들이 있다는 확신에 철수를 앞두고도 낚싯대를 못 내려놓을 정도였습니다 ^^;;
가능하다면 앞으로의 출조에서도 "본류대 감성돔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에 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듭니다. 몇 가지 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미리 준비하여 다음 출조에서 확인해보고 싶네요.
새벽부터 추운 갯바위에 내려 좋은 자리 잡아주시고, 본류대 낚시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신 여명 형님과 본인 일처럼 축하해 주신 이조사 형님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2일차 낚시 이야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williams0908/222980587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