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만병통치약, 못걷던 사람도 벌떡 일어나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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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만병통치약, 못걷던 사람도 벌떡 일어나부러!

1 바다에서붕어잡기 18 3,405 2008.08.04 12:08
7월의 끝자락, 31일 밤 드디어 출조다.
스토리 전개에 앞서 이번 출조에 동행하는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조행기 첫편. 디낚-개고생 조행기에 등장했던 그 "시노마" 그친구다.

이자 역시 여느 낚시인과 다를것 없이 지긋지긋한 직장상사와 고된 로동, 보장되지 않은 휴일에 대한 직장 스트레스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자이다 보니,
바다낚시를 갈수 있는날이 1년에 고작 10회는 겨우 되려나?

이자와의 마지막 출조가 제작년이었나... 언제 였나?
여러번의 도전 끝에 "돔"이라고는 비늘도 구경을 못해봤으니 낚시에 대한 회의도 들만도 하겠다싶을쯤 낚시와의 결별을 선언한게 아마 제작년쯤이었지 싶다.

가방이고 낚시대고 뭐고 모조리 동생들 나눠줘버리고 사진에 취미를 붙여 이제 제법 사진만 봐도 "F값이 얼마니, 셔터스피드가 얼마니..." 하며 주절주절 거릴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도 낚시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그는 퇴근후 가끔씩 집 가까이 있는 옥계천에서 배쓰로 굶주린 손맛을 달래며 "배쓰는 황이 없다. 어차피 잡아도 먹지도 못할 고기.황쳐도 아쉬울게 없다"의 "황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한잔빨자"식의 전화가 왔으니 그게 7월 중순쯤이지 싶다.
언제부터 "한잔빨자"카고 술을 마셨다고, 그날은 뭔가 할말이 있는듯한 눈치였다.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
개코나 갈때마다 내가 먼저 가서 그런지 친구가 기다리고 있던적 한번 없는 "투다X"에서 만나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갔다.

오랜만에 만난거였다. 서울에 몇주. 경기도에 몇주... 출장을 다녀온터라 한 두달여만에 만난것 같다.

다들 비틀거리는 술집안에서도 꽂꽂하게 서 있는 소주 빈병이 두병, 반쯤남은 병이 한 병.
그즈음 친구가 고민을 털어 놓으려는지 내이름을 불렀다.

"지만아..."
개X끼, 씨X롬 ... 이렇게 불러가면서 국민학교때부터 알아온 불알친구한테 내이름을 들으니 참 어색하다.

"와? 이 개X끼야" 로 깔끔하게 화답은 했지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열변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우울증인것 같단다. 그리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단다.

전역후 곧바로 구미의 S모 대기업에 취업해 4년짼가 5년짼가...
죽겠단다, 몸도 예전 같지 않단다.

중학교 시절 검도부에 몸 담았던... 전국소년체전  2위에 빛나는, 체력만큼은 자신있다던 그가
누적된 직장 스트레스에 탈모증상은 기본이고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은 가끔 들어 왔지만
이젠 우울증까지 오는것 같단다.

병원에 가봐야 할 정도 같지만 가봤자 "우울증"이라며 약이나 며칠분 처방해줄게 뻔할것 같단다.
그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답답하다.
대인관계가 갈수록 좋지 않다.
사람만나기가 귀찮다. 
금욜만 되면 미쳐버릴것같다.
그 이유인즉, 내일은 쉴수 있으려나? 쉬면 뭐하지?

참고로 이 친구는 쉬는날은 커녕 퇴근시간마저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누구와도 약속을 할수 없다.
 
주말에 놀러가자. 퇴근후에 한잔하자 등등...
약속을 지키는적보다 어기는적이 턱없이 많아 약속 자체를 못하는 그런 뭣같은 삶...
직장상사와 눈만 마주쳐도 뒷꼴이 빡~ 땡긴다.

자고 일어나면 출근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잠자기가 싫다.
고로 집에들어가면 자야되기때문에 집에 조차도 들어가기 싫다.
그러니 늦은 퇴근을 하더라도 "퇴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공허해진다.

이렇게 계속 있다가는 진짜 남의 일인줄만 알았던 우울증이 현실이 될까봐 두렵단다.
무기력해져있는 일상에 뭔가 변화를 주고 싶고 설레임같은 뭔가를 가지고 싶단다.
한 30여분간 열변을 하더니 "우쨌으면 좋겠노?" 라는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던지곤 다시 술병을 쥔다.
 

내가 무슨 무릎이 닿기도 전에 알아 맞춘다는 무릎팍 도사도 아니고...
찰랑거리는 술잔을 한입에 톡 털어 넣고 벽에 기대 앉아 한참을 생각한후 답변을 내려줬다.

아니 이미 머릿속에는 답변을 내려놨으면서도 그래도... 좀 생각끝에 나온 결론이다, 라는걸 어필하기위해서 약간의 뜸을 들였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다.

"낚시 다시 해라"

응??? 그 장황한 고민 설명을 듣고 해준다는 말이 고작 "낚시 다시 해라??"

밑도 끝도 없이 일단 답은 던져 놓고 그 답에 대한 보충 설명으로 이번엔 나의 열변이 시작된다.
 
 

"낚시는 소풍이다. 국민학교 댕길때 소풍 가기 1주일 전부터 아니, 한달전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그게 일주일전, 나흘전, 그리고 소풍가기 전날이 되면 설레임으로 잠까지 설친다.

소풍가면 의례히 보물찾기를 하게 되는데 찾은놈, 못찾은놈, 많이 찾은놈, 적게 찾은놈이 생긴다.
그 "놈"중에 어떤놈이 되던간에 또 가게될 소풍전날은 늘상 설레이기 마련이다.

우리 나이 이제 스물여덟이다. 이 나이 먹고 그 설레임을 느낄수 있는건 지하철에서 마주 앉은 미니스커트 입은 아가씨의 사타구니 사이로 보일랑 말랑하는 그 빤쭈한번 봐 볼끼라고 안보는척하면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그때, 그때 말고 뭐가 있겠노?

다른것도 있을수 있겠지만 나한테는 만큼은 낚시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낚시가기 사나흘전의 설레임,
그리고 낚시가는 그날의 설레임,
내 뱃속은 꼬르르륵 거리나 고기줄 밑밥을 정성스레 갤때의 설레임,

밤잠을 못자 피곤할법도 하지만 피로도 잊은채 섬을 향하는 선실에서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설레임
먼동이 터오는걸 보며 이제 곧 쏟아질 입질에 대한 설레임.
바닷속의 보물을 낚은놈, 못낚은놈, 많이 낚은놈, 적게낚은놈이 속출하고 그 중 어떤놈이 되던간에
다음 출조땐 또 이와 같은 설레임을 느낀다.

낚시가는 경비로 회를 사먹는게 더 싸게 친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라면 느그들은 사서 먹어라, 내가 낚시를 가는 이유는 비단 "회"때문만은 아니니까" 라 생각하며 웃고 넘기곤한다.

낚시를 다시 시작해라. 회사가 니를 힘들게 해도 "아싸 3일만 있으면, 아싸 이틀만 있으면 낚시간다" 라 생각하며 느끼는 그 설레임이 적어도 니 우울증 만큼은 꺾어 주지싶다"
 
참 장황했다. "지랄, 말도 안되는 소리 지껄이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싶어 말하는 중간중간에 친구의 눈치를 살폈지만 의외로 가끔 고개를 끄덕거리는 액션을 취하며 나름 수긍하는듯한 자세를 보이더니 내말이 끝남과 동시에 친구가 말문을 열었다.

"고맙다 친구야! 그 설레임, 내가 모르는바 아니지! 다시 낚시를 시작해야겠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회사에 출근한후 줄곧 낚시생각에 빠져있단다.
그리고 낚시 쇼핑몰을 기웃거리며 낚시용품을 고르고 있는데 며칠후에 있을 휴가때 낚시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 죽겠단다.

속으로 참 흐뭇하다. 내 의견을 받아들여준 친구가 고맙기도 하고 내자신이 사뭇 대견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계속해서 전화가 오는데 그 내용이 전부 낚시 이야기다.

지금까지와 같은 회사생활, 같은 직장상사에 대한 스트레스, 같은 일상인데도 어딘가에서 에너지가 팍팍 솓는거 같단다.

직장상사의 갈굼속에서도 "니는 주깨라, 나는 곧 낚시떠난다." 란 생각에 하루하루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단다.

나... 참, 대견하다. 므흣...
그리고 낚시를 가기로한 일주일전 친구집 컴퓨터 앞에 둘이 나란히 앉아 낚시용품을 주문하려 하는데 다른건 뭐 대세에 따라 대충 샀는데 제일 중요한 낚시대 선택 앞에 딜레마에 빠졌다.

10만원대를 원하는 친구에게 권해줄만한게 참 애매하다.

그래서 기냥 N사에서 나온 "클로X 기 1홋대"를 골라줬다.

10만원 초반의 가격대. 국산제품, 경사가이드 채용 이 3가지를 만족하는 대라고 판단했다.

2년전과는 달리 이제 어엿한 한국프로낚시연맹 소속인 나와 함께 하는 동출이라 어쨋건 손맛은 볼수 있겠거니 기대하고 있는 친구와 상반되게 나의 부담감은 극에 달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출조점인 "김병장의 낚시여행" 주인장인 혁수형님(김병장)께 전화를 걸어 조황이 어떠냐? 오늘은 어땟냐? 어디가 좀 좋으냐? 초보 한놈 델꼬 가는데 손맛 보장 되는데가 있느냐?
손님 내려주고 놀지말고 초보전용 포인트 개발좀 해달라... 등등

애초엔 파워풀한 손맛이 보장된다는 좌사리로 부시리를 겨냥했지만 다가올 감성돔 시즌을 겨냥해 장비와 채비를 장만한터라 출조지와 대상어종을 욕지권과 참돔으로 정했다.

그렇게 우리는 7월31일 밤에 구미를 출발해 8월1일 새벽 욕지행 투가이스호에 몸을 싣는다.
하선한곳은 연화도의 북동쪽 직벽형 갯바위.

상사리급 참돔의 마릿수로 피곤한 낚시가 될지언정 "돔"을 갈구 하는 친구녀석에겐 안성맞춤인 포인트가 아니겠냐는 선장님의 말씀이 있었고 해뜰녁엔 대물도 받친다는 귀뜸이 있었기에 나름 기대가 된다.

아직은 어두운 갯바위. 수심12M 아래 수중찌를 띄워 들고 있는 전자찌 2개가 나란히 흘러 가고 있다.

몇번의 입질이 왔지만 고등어와 전갱이. 해가 뜨고 나면 이녀석들이 빠져나갈지, 더 붙을지가 오늘 낚시의 가장 큰 변수였고 이윽고 먼동이 터오며 둘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긴장 바짝해라, 8시반이 만존데 지금 5시반. 여긴 들물 자리라 2시간 반만에 쇼부 봐야된다. 그라고 지금은 최고의 피딩타임인기라."

그리곤 친구가 묻는다.
"야. 참돔은 입질 우예 하노? 감시는 깜빡,깜빡 거리면서 2단 입질이 온다는데??"

"참돔은 낚시대 쭉! 갖고 가뿐다. 함 있어 봐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친구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찌를 안보고 있었는데 대를 갖고 가버리더라면서, 그리고 생에 첫 "돔"을 잡았다며 싱글벙글이다.

상사리라 방생을 하고 계속해서 대물을 노렸다. 대물이라 해봐야 진짜 "대물"시즌은 끝났고 끽해봐야 50사이즈 라지만 그정도로도 친구에게 손맛을 전해주기엔 충분한 사이즈라 생각했다.

이정도면 전자찌가 아니라도 찌가 보이겠다 싶을 만큼 해가 떳을때 둘은 재빨리 채비를 바꿨다.
입질이 바닥권에서 집중되는 시즌이 아닌만큼 친구에게 잠길조법을 권했다.

수심이 14M되는 곳인데 입질 예상 수심이 10~14M 사이였기에 찌매듭을 10M로 맞춰놓고
1호 어신찌에 1호 수중찌, 그리고 도래 바로 밑에 여부력 상쇄용 3B봉돌을 달고 바늘50CM위에 B봉돌을 하나 더 달았다.

찌매듭이 만나도 찌는 가라앉지 않지만 목줄에 달린 B봉돌이 정열되고 나면 B의 무게로 10M권에서 바닥권까지 B의 무게로 탐색을 하는 그런 단순한 채비였지만 친구는 "오~~" 한다.

어신찌가 가라앉아 어신을 놓치지나 않을까 의구심도 든다던 친구였지만 초릿대를 팍팍 가져가주는 당찬 입질에 어신찌를 보고 입질을 파악한다는건 무의미 해져버렸다.

그렇게 2시간 반 정도 만에 둘이서 잡은 참돔이 약 50수는 되겠지만 아직 살림망은 돌돌 감겨있다.
모조리 상사리급이라 방생을 해주다보니 안줏거리고 없는 실정이다.

그래도 매우 만족해하며 웃음이 가시질 않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도 흐뭇하다.
"지만아, 더워서 도저히 못하겠으니까 10시에 배들어 오면 철수 했다가 내일 한바리 더하고 갈래?"한다. 크크크~ 녀석 다시 낚시에 빠지기 시작했구나. 어쨋든 웰컴투 낚시월드.

철수배가 오기전에 상사리라도 안줏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찌를 담궜지만 예상대로 들물이 끝나고 나니 그 많던 상사리도 입질이 없다.
억지로 억지로 체면불구하고 안주용으로 25~28급 상사리 서너마리를 잡아 철수.
혁수형님네 가게로 돌아와서 회를 장만해 퍼뜩 한잔 마시고 취침.

다음날 새벽. 오늘은 뭔가 그럴싸한놈을 잡아 보리라.
승선하자마자 조타실을 점거. 혁수형님 옆에 달싹 붙어서 오늘의 컨셉은 황쳐도 좋으니 다이나믹한 손맛에 촛점을 맞췄다고 은근히 협박을 한다.

이미 머리속에 느그들 내려줄 포인트 생각해놨다는듯 두 포인트중 선택을 하랍신다.
한곳은 수심 12M정도의 곶부리 포인트인데 그나마 괜찮은 씨알의 참돔 마릿수와 부시리포인트.
그곳엔 3개의 곶부리가 있는데 지금 타 선박으로 출조한 야영팀이 있어 약간의 눈치작전이 필요하다는 포인트. 하지만 어제 그곳에서 씨알 괜찮은 참돔 12마리의 대박을 터뜨린 자리.

그리고 다른 포인트는 수심6~7M권의 얕은 여밭 포인트로서 참돔,뺀찌,부시리,벵에돔 이 네가지의 어종을 모두 공략할수 있으나 단점이라면 내 친구가 전유동에 문외한인지라 조과로 직결될지의 비확신.

하지만 그곳에서 터져먹지 않고 입질 받는 쪽쪽 다 잡아내면 쿨러는 보장된다는 포인트.
흐흐흐... 그럼 쿨러 포인트로 갑시다. 흐흐흐, 이참에 전유동까지 마스타 시켜 버리지 뭐. 크크크
친구에게 "안터쟈 무면 쿨러 보장된단다 흐흐흐..." 라며 귀뜸해주니 입꼬리가 실~ 올라간다
.
그렇게 또 설레임과 기대를 안고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바람이 장난아니게 불어댄다.
너울은 또 어떻고... 설상가상으로 그 쿨러포인트는 맞바람이다. 도저히 초보에게 전유동을 마스타 시킬 상황이 아닌거였다.

할수 없이 야영팀과 눈치작전이라도 펼쳐가매 곶부리 점거를 하러 갔지만 심한너울로 인해 5분여동안 접안을 시도했지만 결국은 포기.

그리곤 그 곶부리에서 약 20M정도 떨어진 높은 여에 하선을 했다. 너울이 그 곶부리를 맞고 부서져 이곳 높은 여까지는 닿지 않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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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같이 갯바위와 우리가 내린 여 사이 골창에서 먼바다로 뻗어나가는 조류가 세차게 흘렀고
바람은 그 반대 방향이었다.

속조류는 엄청나게 빨랐지만 바람이 역방향이라 찌의 흐름은 방방~한게 딱 낚시하기 좋은 흐름이었다.

일러준대로 수심을 12M~15M를 오르내리며 낚시를 했지만 철수직전 조류의 흐름이 없을때 찍어본 수심은 9M도 밑걸림이 생길정도로 아침의 속조류는 가히 또랑물 수준이었음을 말해준다.

어제 바다 상황과는 너무 상반된 상황이다. 그림에 보이는 저 곶부리중에 두번째 곶부리는 연신 너울에 강타당하고 있다.
저기에 내렸으면 ㅈ될뻔했다...싶다.

다행히 우리자리엔 너울이 심하진 않지만 그것도 발앞에말이지 찌를 조금이라도 흘려주면 찌가 꿀렁~꿀렁~ 지혼자 난리다.

이너울에 무슨 고기가 되겠냐싶지만 그래도 우야노? 이왕 온거 밑밥은 다 쓰고 가야제.

예상했던대로 어제와 달리 해가 훤히 뜨고도 이렇다할 입질 없이 전갱이와 고등어 낱마리뿐.
벌써 아침 8시다. 어제는 그래도 상사리라도 물어주니 심심하지는 않더니...
주위를 둘러보니 주위의 모든 낚시꾼들이 황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고 아까 그 그림에 보이는 야영자리의 첫번째 곶부리에서 낚시하는 분은 이미 너울을 몇번이나 맞았는지, 내가 본것만 허리춤까지 맞는거 서너번에 전신을 뒤엎어 맞은거 한번.
정말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이미 젖은거... 라 생각하는지 구명복도 입지 않은채...

물에 빠지는거야 수영에 자신이 있어서 만용부리는거라 생각되지만 너울에 넘어져 그 뾰족한 갯바위 바닥에 몸을 갈아 버린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그러던중 친구가 "야, 찌매듭이 찌에서 한 2메다 정도 남았는데 수중찌가 안내려가는지 찌매듭이랑 찌랑 안만난다 이거... 우예..." 하는 찰라 친구의 낚시대가 확! 휜다.

"어!!! 야! 조때따!! 왔다!! 어어어~ 이거 뭐꼬?? 어~~" 하며 당황하는 친구.

딱 보기에도 부시리다. 오~ 드디어 내 친구가 다이나믹한 손맛을 함 보겠구나 싶다.
 
 
 
 

대를 세아라! 드랙 좀 더줘라! 먹을수 있다, 침착하면 먹을수 있다!며 옆에서 졸라 가이드를 해준다.
근데 이놈이 난생 처음 받아보는 다이나믹한 파워에 자꾸 대를  뺏긴다.

"대 뿌아 지더라도 대를 세워라고, 시X놈아~" 했드만 그래도 가르쳐준대로 다른손으로 낚시대 꽁무니를 받쳐서 대를 쭉~ 치켜세우며
"씨X놈아 니가 해봐라, 대가 세워지는지! 와~ 근데 이거 뭐지? 부시린가? 우와 손맛 지긴다!"
카드만 초릿대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친다. 부시리의 서비스인갑다.

"유후~~ 쥐기네 이거!!" 친구 신났다.

쳐박힌 초릿대는 거의 2번대중간까지 쳐박히기 시작했고 머리를 돌렸는지 이내 대를 조금씩 세울수 있었다.

낚시대가 ∩ 이 형태까지 휘었는데도 부러지지 않고 버텨준게 참 고맙기도 했다.

릴은 몰라도 대는 국산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수할수도 있겠다.

한5분정도 사투를 했나?? 뜰채들고 대기타고 있던 나는 하늘로 치솟는 친구의 초릿대를 볼수 있었다.

팅~ㅋㅋ
 
 
 
 

터져먹은게 뭐 자랑은 아닌데 친구는 지 혼자 손을 벌벌 떨면서 호들갑이다.
봤제?? 봤제?? 힘쓰는거 봤제?? 우와~ 손맛 쥐기네!! 칸다.

아~ 아무튼 터져먹었을 지언정 짜릿한 손맛을 친구에게 전해준 부시리한테 너무 고맙고, 친구가 손맛을 봤으니 이제 정말 한시름 놨다.

맞바람+너울통에 이렇다할 입질도 받지 못하고 그러고난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철수를 했다.
살림망에는 내가 우여곡절끝에 잡아놓은 40급의 혹돔 한마리와 친구가 지 여친 보여줄거라고 잡아둔 아주 이쁜 상사리 한마리가 들어 있었다.

혹돔 이거 니가 갖고 가가 여친이랑 사이좋게 찜해서 먹고 상사리는 고마 방생하자. 카이 지도 그렇게 하자칸다.

아직까지는 꼴딱꼴딱 숨을 쉬고 있는 상사리 놈을 꺼내 물에 퐁당 살려주니 옆으로 누워서 그냥 둥둥 떠있기만 할뿐, 물속으로 들어가질 못한다.

마음이 참 안됐다.
 친구랑 둘이 쪼글씨고 앉아 그것을 보면서 마치 월드컵때 "한골만, 한골만..." 하는 그 심정으로 "살아라, 드가라, 아깐 숨쉬드만..." 이카면서...
다행히도 그녀석은 서서히 적응을 해가는가 싶더니 살랑살랑 꼬리를 치며 물속으로 들어간다.

다행이고, 고맙고... 참 귀엽고 이쁘다. 상사리ㅋㅋ
철수후 돌아오는 차안에서 친구는 이미 다음 출조를 계획하고 있으니 내가 또 한놈을 낚시계로 끌어 들였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하다.

자주 동출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낚시친구가 또 하나 생겼다는 생각에...
 
 
 

다녀와서 조행기쓰려고 보니 꾸글이님이 조행기를 올려놨는데 꽤 손맛을 보신듯.
비록 사이버상에서만 닉네임으로 몇번 댓글달고 답글달고 한 사이지만 그래도 낯익은 아이디를 쓰시는분이 손맛을 봤다니 내 맘이 다 흐뭇한게... 이게 낚시인들 사이의 정이 아닌가 싶다.

여친이 휴가가 8월9일부터 일주일간이라는데 어디로 갈지 고민이 많길래 내가 명쾌히 답을 내려줬다.

욕지도, 거문도, 안도, 울릉도. 이 넷중에 골라라 그랬다.

계곡은 필요없다. 휴가라고 여친을 즐겁게 해줄 나의 봉사활동이 있는 대신 나에게도 낚시라는 보상이 있어야 된다고 말뚝을 박아버렸다.

그렇게 나는 또 그 설레임을 느끼고 있다.
 

 
P.S 독도는 우리땅이다. 요녀석들아, 헛소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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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날씨에 어떻게들 지내십니까??

주말에 비가 한차례 쏟아붓고 그 뒤로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드만 개뿔, 비 한방울 없이 주말이 지나가 버렸네요.

다가오는 말복때 맛있는 삼계탕 한그릇으로 몸보신 잘하시고 기력 보충 하시길 바랍니다.
또 길어진 장문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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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댓글
1 김화백 08-08-04 13:09 0  
휴....다 읽었네. 긴 조행기,재미있는글,실감나는글 잘 읽었습니다. 친구를 위하는 예쁜 마음이 더 정감이 갑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게해준 바다에서붕어잡기님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휴... 길지요? 크크...
글솜씨가 없어 핵심문장으로 짧게 이해시키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1 똥깜씨 08-08-04 16:20 0  
진짜요~ 근데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제친구도 몇놈 중독 시켜야 될놈이 있는데.. 그때 한번 도와 주세요.^^ㅎㅎ
님 친구분은 정말 좋은 친구를 두었네요.. 진짜 낚시의 그 기대감 세상무엇도 안두렵죠..ㅎ

멋진 조행기 잘 읽고 갑니다..
낚시에 완전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고등어 낚시를 먼저 같이 가는게 최곱니다.
제친구, 저의 친형도 고등어낚시 한번 델꼬 갔다가 헤어나올수 없는 낚시란 늪에 빠져바렸지요.
똥깜씨님 말씀대로 낚시의 그 기대감, 세상무엇도 안두렵습니다.
우린 정말 멋진 취미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1 잡고지비 08-08-04 17:13 0  
넘 잼있는 조행기입니다.
눈에 선하네요.
감사합니다.
인낚에서 또 한분과 댓글로 인연을 맺네요.
어찌보면 우울증에서 구제한것이고
어찌보면 헤어나올수 없는 낚시란것에 끌어들인것이고...ㅋㅋ
댓글 감사해요^^
우짜기는예? 지 복이지예ㅋㅋ
저는 낚시교 전도사 바다에서붕어잡기입니다.
찌를 아십니까...
1 떡망상어 08-08-05 21:52 0  
간만에 진솔하고 재미있는 조행기 잘 봤습니다.
친구.... 언제 들어도 정겨운 단어입니다.
그 우정 변치마시기를~~
친구-친할親에 옛舊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벗... 멋진말이지요~(영화 친구를 몇번 봤는지...)
감사합니다
1 깜장이 08-08-06 07:52 0  
재미난 조행기 잘 봤습니다...ㅎㅎ
친구분이 모기업의 무선사 아님 스토xx사에 있나보죠??
원래 그곳은 잦은 야근에 휴일이 없습니다...
고생이 참 많은 곳이죠..
전 다리 건너에 있는디...ㅎ
담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함 가시죠...^^
네, 억수로 힘들게 일하더군요.
오늘도 연화도쪽으로 한바리 갔다가 참돔이랑 뺀찌랑 좀 잡아왔는데
그녀석 퇴근하면 같이 먹을랬드만 기다리다~ 기다리다~ 걍 먹어 치웠습니다.
진짜 빡세게 일하는거 보면 참 안스러울때가 많아요...
50 발전 08-08-08 14:45 0  
길지만 재밌는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그 친구분 우울증 증세 확 가셨겠습니다.
어떤 회사인지는 몰라도 S 라면 삼*이겠지만......
사람을 그렇게 스트레스 받게 하고, 부려먹으려면 휴식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은 모르나 봅니다.
익히 그 회사의 명성은 듣고 있습니다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을 우울증까지 가게 만들고 .......
다른 취미생활도 다 장단점이 있지만, 낚시만큼 좋은 취미생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낚시를 해서 그럴지 몰라도.....
좋은 친구분과 함께 낚시 많이 다니시면서 우정과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잘 봤습니다.
직장스트레스야 어딜가나 있겠지만 그 스트레스를 어디서 어떻게 푸느냐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꾸글이 08-08-11 21:05 0  
허걱 이렇게 재미난 조행기를 이제사 읽다니 넘 죄송^^
 좋은일 하셨습니다..삶이 힘겹고 지루할때 저도 낚시가 있어서 좋은 인생 살고 있습니다.
낚시가 폐인만든다는말 저는 안 믿습니다..낚시가 있기에 열심히 일해서 돈벌고 그 돈으로 가족들 챙기고, 남은돈은로 낚시가고 스트레스 풀고..낚시가려고 가족들에게 봉사하고
아주 좋은 취미입니다..조행기..넘 잘 읽고 언제 한번 뵈야 되는데^^
야영을 함 가야되는데...
갯바위가 너무 뜨끈뜨끈...
찬바람 살짝 불라치면 야영 한번 같이 가시죠.
안주는 낚시 잘하는 꾸글이님이 장만 하시고^^
저와 함께 개고생조행기2편의 주인공이 되어 보시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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