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1년에 한 번 있는 직장 내 업무 평가를 준비하느라 조금 바빴습니다.
장인어른과의 추자도 출조 둘째 날 이야기도 오늘에서야 정리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대상어를 못 만났지만,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왔습니다.

전체 2박 3일 일정 중 마지막 날 아침 식사의 모습입니다.
여객선의 결항으로 첫날 낚시를 못해서 셋째 날 낚시가 두 번째이자 마지막 낚시입니다. 짧은 오전 반나절의 낚시라 아침식사를 할 때부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날 장인어른과 함께 하선한 곳은 상추자에 위치한 "나바론"이었습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내려보는 곳이었습니다. 예전 외국영화에 나왔던 "나바론"이란 지명에서 따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번호 순으로 명명되어 있는 나바론의 낚시 자리 중에서도 "상투여 안통"에 하선하였습니다.


오전 중에 강하게 불어오는 동풍을 고려한 선장님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감성돔 조황이 가장 좋은 곳이었다는 얘기를 철수 후에 다른 낚시인들로부터 듣기도 했고요.
"추자 바다 25시" 민박을 많이 이용해 본 것은 아니지만, 선장님께서 아무 곳에나 그냥 내려준다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선한지 두 시간 정도 기다리니 주변이 밝아옵니다. 장인어른께서 저 먼저 낚시를 하라고 하셨지만 낚싯대 조금 빨리 편다고 대상어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과를 생각한 출조가 아니었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습니다.
익히 들었던 대로 주변 지형이 모두 직벽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자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낚시 자리가 생각보다 좁고, 전화가 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낚시를 하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으로 보였습니다.

항상 그렇듯 이날의 첫 낚시는 발앞 10m 안쪽을 더듬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이른 시각이고, 포인트가 멀리 형성되지 않는 직벽이기에 이 방법이 더 확실해 보였습니다.
이날 채비는 영상 팬텀기 0.8/1호대, 원줄 1.8/2.5호, 나만의 수제찌 더 멀리 3호, 순간수중찌 3호, 목줄 1.2/1.7호, 감성돔 바늘 3호로 시작하였습니다. 원줄과 목줄을 제외하면 완전히 똑같은 채비의 수심을 11~12m에 맞췄습니다.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저희 오른쪽에 하선했던 낚시인께서 감성돔 한 마리를 낚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선하자마자 밤낚시를 열심히 하시더니 대상어를 만나셨네요 ^^"
멀리서 축하 인사를 드리고, 낚시를 이어갑니다. 왼쪽 멀리 보이는 바위가 "상투여"인 듯합니다.


표층에 퍼져있는 학공치 층을 뚫고 내려가면 전갱이와 고등어가 바닥에서 입질을 합니다. 시원하게 찌를 끌고 가는 바람에 몇 번 설렜네요 ㅋㅋㅋㅋㅋㅋ

철수 시간인 12시 30분까지 나름 열심히 낚싯대를 드리워보지만, 대상어인 감성돔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섯 시간 남짓의 오전 낚시가 확실히 짧긴 합니다 ^^;;;
도시락 배달과 오전 철수를 위해 "추자 바다 25시"의 뉴 에이스호가 들어왔습니다. 옆자리의 낚시인도 자리를 옮기기 위해 급하게 정리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멀리 "나바론"을 뒤로하고, 묵리항으로 돌아갔습니다.
며칠 전 두 자릿 수의 감성돔이 나왔던 곳 근처로 선장님께서 신경 써서 내려주셨는데, 아쉽게도 대상어를 못 봤네요. 언젠가는 또 내려볼 날이 오겠지요. 좋은 경험했습니다.

묵리항 바로 앞의 "섬생이" 모습도 한 장 남겨두었습니다. 여객선이 결항되지만 않았어도 첫날 오후에 내렸을 것 같은데......이렇게 낚시는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아쉬움"이 또 낚시인들을 바다로 이끌겠지만요.

철수 후 민박으로 돌아와 장인어른, 선장님, 다른 낚시인 한 분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맛있게 즐겼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매생이의 식감과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손질할 감성돔이 없으니 오후 배를 타기 전 시간 여유가 많습니다 ^^ 장인어른께서 샤워을 하실 동안 저는 사용한 밑밥통과 라이브웰을 씻어서 말려두었습니다. 이틀 동안 고생한 "스파이더 피쉬" 신발도 깨끗하게 헹궈주었습니다.


깨끗이 씻고 식당으로 내려와서 따끈따끈한 신간 "낚시 잡지"들을 읽어봅니다. "추자 바다 25시" 민박에 묵었던 낚시인들의 사진도 많이 실려있었네요 ^^
민박 이모님께서 내어주시는 "반건조 오징어 조림"을 먹으며, 추자도에서 추자도 조황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1층 식당에 내려와 있으면 꼭 식사 시간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간식을 많이 얻어먹습니다 ^^")

맛있는 간식까지는 진짜 좋았는데......문자 한 통에 소름이 돋았네요 ㅠㅜ 오후에 제주도로 나가기로 되어있던 여객선의 "결항" 소식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출발 한 시간 전에 연락을 받았네요 ;;;;

제주도에서 만나기로 했던 가족들에게 곧장 연락을 하고, 여객선/비행기 표를 급하게 변경하고 나니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미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처리했기 때문에 일단 벌어진 일은 잊어보리고 맛있는 식사를 즐겼습니다.
일부러 학공치를 잡아오신 낚시인 덕분에 오랜만에 신선한 학공치 회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모님께서 내오신 학공치 껍질 볶음은 별미였습니다 ^^


다음날 낚시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김치찌개의 바닥을 확인하고 나서야 식사 끝이 났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민박 옆의 슈퍼에서 사 온 맥주로 2차를 즐긴 다음 방으로 올라갔네요.
(혹시 블로그 하냐고 물어보시면서 지난 "추자도 조행기" 잘 보았다던 수원의 조사님!! 맥주와 과자까지 사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번에 못 뵙게 되어 아쉽네요. 다음에 꼭 뵙겠습니다!!)

다음 날 새벽부터 울리는 문자 알람 소리에 눈을 떠보니......허허, 아직 안 끝났네요. 결항과 출항, 다시 결항과 출항을 반복한 끝에 오전 10시 여객선 일정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추자도로 낚시하러 온 건지, 밥 먹으러 온 건지 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식사를 많이 했네요. 음식 맛이 좋아서 한 그릇씩 다 비워냈지만, 3박 4일 식사에 한나절 반 낚시는 아무래도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ㅠㅜ
항상 긴장되는 이모님과의 정산을 하면서도, "일정 변경된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낚시라도 오래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네요 ㅋㅋㅋㅋㅋㅋ

상추자항으로 가는 길에 맨 앞자리에 앉아 선장님의 가이드를 받았습니다. 멀리 보이는 섬의 이름부터 부속 포인트들의 이름과 수심, 공략 요령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음에는 1월 말고, 작은 돌돔들이 많이 나오는 9,10월에 장인어른을 모시고 오라는 조언도 해주셨고요 ^^"

3박 4일 동안 저를 고생시켰던 "퀸스타 2호"가 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 수리부속을 멀리서 수급하느라 이날 출항이 지연되었다네요.


제주도로 돌아와 아내가 건네는 "쌍화탕"을 장인어른과 한 병씩 나눠마시고, 제주공항 근처 "해장국" 식당으로 가족들과 향합니다. "새엄마는 이계인"님과 제주도로 출조 오면 종종 들르던 곳입니다. 오랜만에 먹는 내장탕의 맛이 괜찮았네요 ^^


장인, 장모님은 여수공항까지 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모셔다 드리고, 저희는 노루에게 먹이를 주면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생각보다 작고 귀여운 노루를 쓰다듬으며 아이들이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들을 한동안 쳐다보았고요 ^^" 며칠 만에 보니 더 귀여웠습니다.
이렇게 지난 1월 장인어른과의 추자도 출조 이야기가 끝이 났네요. 지난 12월 처음으로 다녀온 기억이 너무 좋아서 꼭 한 번 모시고 가고 싶었던 "추자도"였습니다. 준비할 부분도, 낚시를 하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두 배가 되었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이 즐거울 수 있었던 출조이기도 했습니다. 두 번이나 결항되었던 여객선이 아쉽기는 했지만...그래야 이번 출조를 절대 못 있겠죠 ^^" 더 늦기 전에 추자도 갯바위 여러 곳으로 모시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 장인어른께서 좋아하시는 선상낚시를 함께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요.
원래는 오늘도 추자도 갯바위에 있어야 하지만, 급한 이사 준비와 개인적으로 사정으로 출조를 취소했습니다. 함께하려던 마음 맞는 분들과, 현지에서 만나려던 좋은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네요. 언젠가 또 다른 곳에서 즐거운 시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시고, 항상 코로나 조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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