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지난 12월 추자도 출조의 조황 소식을 들으셨던 장인어른께서 같이 추자도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이런 얘기는 최대한 빨리 실행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주 일요일~화요일 2박 3일 일정으로 추자도를 다녀왔습니다.


순천에 계시는 장인, 장모님은 출발 전날 저녁 비행기를 타시고 김포 저희 집으로 오시고, 일요일 새벽 비행기로 다 같이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둘째 규빈이는 피곤한지 인형을 끌어안고 잠을 청했고, 명빈이는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네요 ^^"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장인어른과 저는 바로 제주항 연안여객선 터미널로 가야 했기 때문에 기념사진만 간단히 남겼습니다. 오후 낚시를 앞두고 있던 장인어른과 저의 표정이 제일 밝았네요 ^^


터미널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여유 있게 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출항 한 시간 전 갑자기 전광판에......"결항"이라는 글자가 떴습니다 ㅠㅜ 곧이어 "기상악화로 인하여 운항 통제(결항)"되었다는 문자도 왔네요;;;;;


원래 이틀 뒤에 만나기로 되어 있던 아내에게 SOS를 쳐서 데리러 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오후 배를 전화로 예매했습니다.
결항되자마자 예약해 둔 민박 이모님께서 바로 연락을 주셨네요. 오후 배로 들어가겠다는 의도를 말씀드리고, 신양항으로 마중을 부탁드렸습니다.


장모님과 아이들이 있던 "국립제주박물관"에 들러 한 시간 정도 관람했습니다. 비가 와서 쌀쌀했던 날씨와 상관없이 따뜻하게 머물 수 있었습니다. "고을라, 부을라, 양을라...삼성혈과 관련된 제주도의 성씨 유래 전설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원래 점심은 "추자 바다 25시" 민박에서 먹어야 했는데, 현실은 고기 국수였습니다. 평소였으면 엄청 좋아했을 비빔국수, 막걸리도 좀 무덤덤했네요. 사실 오후 배의 출항 여부에 온갖 정신이 쏠린 상태였습니다 ^^;;;


다시 아내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제주항 국제 여객터미널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다행히 오후 배는 정상적으로 운항을 했네요. 발권을 마치고, 장인어른께서 준비해 주신 멀미약을 먹었습니다.


낚시인들뿐만 아니라 추자도로 가려는 등산 동호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신분증과 탑승권을 제시하고, 안내를 따라 이동했습니다.

저희가 이용했던 "송림 블루오션"호의 모습입니다.
추자도까지의 소요시간이 두 시간으로, 오전에 출항하는 "퀸스타 2호"에 비해 50분이 더 소요되지만 저희가 이날 이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박이었습니다.

"송림 블루오션"호의 좌석은 "의자"와 "객실"로 나눠져 있습니다. "객실"의 요금이 더 저렴하지만, 넓은 마루에 여러 사람이 머무는 방식이라서 저희는 "의자"로 선택했습니다.

좌석에 앉아 그제야 한숨 돌려봅니다. 장인어른과 출항을 자축하는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


"송림 블루오션" 호의 의자가 높아 목을 기대기 편하고, 좌석도 꽤 넓습니다. 복도로 나가보니 간이매점도 보이네요 ^^"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하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하추자도의 신양항이 보였네요. 세련되지 않았지만 나름 멋을 낸 여객선 터미널과 공영버스가 눈에 띕니다.

마중을 나오신 "추자 바다 25시" 김선장님께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민박에 짐을 풀었습니다. 같이 입도한 낚시인 세 분은 민박에서 얼마 멀지 않은 도보 포인트에서 짧게나마 아쉬움을 달래셨네요. 산책 겸 장인어른과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그런데 바다의 상황이...아무리 봐도 결항을 결정할 만큼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12월에 마릿수의 감성돔을 만났던 섬생이가 멀리 보여 더 아쉬웠네요 ㅠㅜ


장인어른과 반주 한 잔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방으로 올라와 낚시 채널을 시청했습니다. 긱스 코리아의 이성규 대표와 이지은 팀장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네요. 얼마 전까지 긱스 코리아 "나노 레이더" 인낚 제품 평가단을 했던 터라 더 반가웠습니다.

다음 날 눈을 떠서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4시 반의 이른 끼니가 입에 안 맞을 수도 있지만, 도시락은 12시쯤 배달되기 때문에 든든히 먹어두지 않으면 고생한다는 걸 지난 12월의 출조에서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둘째 날 저희가 하선한 곳은 하추자의 "오리목"이라는 곳입니다.

지난 추자도 출조에서 마지막 날 하선했던 곳입니다. 묵리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아 낚시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곳입니다. 특히 이날처럼 동풍이 강한 날에도 낚시 자리 뒤편의 하추자 본섬이 바람을 막아주는 곳이라 전날 선장님께 살짝 부탁을 드렸습니다.
(원래 수원에서 오신 낚시인께서 먼저 선장님께 "오리목" 포인트를 말씀드렸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제가 장인어른과 함께 온 걸 아시고 저희에게 양보해 주셨네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6시 30분쯤 발밑에 밑밥 스무 주걱을 넣고 채비를 시작합니다.
이날 채비는 영상 팬텀기 0.8/1호대, 원줄 1.8호/2.5호, 나만의 수제찌 더멀리 2호, 순간수중찌 2호, 목줄 1.2/1.7호, 감성돔 바늘 3호였습니다. 원/목줄의 굵기만 다를 뿐 저와 장인어른의 채비를 모두 똑같이 준비해서 쉽게 낚시를 진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날 학공치가 정말 많았습니다. 밑밥을 치면 새카맣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가끔씩 학공치들이 놀라 흩어지는 모습을 보인 다음에는 어김없이 가마우지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상괭이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네요.
해가 뜬지 얼마 안 된 시간, 발앞 반전되는 조류에 의한 거품띠가 멋져 보이는데...가마우지, 상괭이 때문인지 대상어의 입질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번 낚시를 준비한 제 마음도 초조해져 갔는데 마침 복어 한 마리가 바늘에 걸려 올라왔습니다. 대상어는 아니었지만, 씨알이 준수해서 소소한 손맛을 보여줬습니다. 복어도 이럴 때는 정말 고마웠네요 ㅋㅋㅋㅋㅋㅋ
마음의 안전을 찾은 제게도 숭어 한 마리가 걸려들었습니다. 복어, 숭어, 학공치......이날 저희를 힘들게 했던 잡어였습니다.

간조를 지나 들물이 시작되고, 오른쪽 홈통으로 자리를 옮겨 낚시를 이어갑니다.
밑밥은 우측에 섰던 제가 홈통 초입의 포말 부근에 던져놓고, 홈통으로 들어오는 조류에 나란히 채비를 싣는 방식의 낚시였습니다.
복어가 얼마나 많은지 이번에는 배에 걸려 올라왔습니다. 장인어른도 활짝 웃으시고, 저도 한참을 웃었네요 ^^ (여기서 마음의 짐을 모두 내려놨습니다. 복어 파이팅!!! ㅋㅋㅋㅋㅋㅋㅋ)

12시를 지나 도시락을 전달하려는 "추자 바다 25시" 뉴 에이스호가 들어옵니다. 너울에 괜찮냐고, 할만하냐고 물어보시는 선장님께 철수할 때까지 여기서 계속하겠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묵리항에서 가까우니 밥과 반찬이 아직 따뜻합니다. "오리목" 포인트는 정말 싫어할 수 없는 곳입니다 ^^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이어진 낚시에서 얼굴을 보여준 감성돔입니다. 홈통 초입에 던져둔 밑밥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홈통 안쪽 낚시 자리 발앞에서 입질을 해줬네요.
크지 않은 씨알이지만, 장인어른과의 추자도 출조에서 만났던 올해 첫 감성돔이었습니다.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던 소중한 녀석이었네요.
하루 종일 예보되어 있던 동풍이 시간이 지나면서 남풍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남동풍, 남서풍" 등 추자도에서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 때 너울이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선장님도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하선할 때부터 "너울 조심하시라"라는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오리목" 포인트의 경우는 남풍이 불어와도 낚시 자리 뒤쪽의 벽이 어느 정도 막아줍니다. 대신 반대편에서 오는 너울을 관찰하기에는 취약합니다.
장인어른은 계속 낚시를 하시고, 저는 틈틈이 뒤로 넘어가 너울을 확인합니다. 장인어른 주변의 낚시 자리도 너울 때문에 젖어 있었네요.

인낚 제품 평가단으로 선정되어 비행기에 싣고 간 "홍합폭탄밑밥"도 사용을 해봅니다. 비중이 꽤 높아 낚시를 하기 전 사전 밑밥으로 유용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철수 시간까지 열심히 낚시를 해보았지만 더 이상의 감성돔을 만날 수는 없었네요. 바닥에서 올라오는 숭어 몇 마리가 짧은 기대감만 줄 뿐이었습니다 ㅠㅠ
묵리항으로 돌아와 순둥순둥한 강아지들과 잠깐 시간을 보냅니다. 간식을 사간 다는 걸 깜빡했네요. 혹시나 들른 민박 옆의 "묵리 슈퍼"에도 소시지는 안 팔았습니다 ㅠㅜ
저도 그렇지만, 장인어른도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십니다 ^^"
민박으로 돌아와보니 이날 밥상에 올릴 감성돔은 제가 낚은 한 마리뿐이었네요. 오전 낚시를 하고 출도 한 낚시인들은 감성돔 얼굴을 보았다던데, 나머지 자리에서는 감성돔이 안 나왔다고 합니다. 역시 1월 어한기는 어한기인가 봅니다.
크지 않은 씨알이었지만 추자도 밥상에 회가 빠질 수 없으니 조금씩 나눠서 감성돔 회 맛을 봅니다. 장인어른도 맛있다고 말씀하시며, 즐겁게 반주를 곁들이시네요. 먼 곳까지 모시고 와서 감성돔 회 맛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
여객선의 결항으로 하루 늦게 시작하게 된 추자도 낚시의 첫날이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