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몇년만에 시간내서 10일을
낚시에 투자했다.
홍도에서 작은 애들과의
만남이 아쉬워서
잡은 고기는 나눠주고 추자로 직행.
사람들은 멀다 멀어 ㅎㅎ
주의보 전이라 바다도 썽나있다.
추자행 배를 탔다.
종선으로 옮겨타니
사람들이 엄청나다.
모두가 같은 맘으로
어렵게 시간내서 손맛 한번
볼꺼라고 이 먼섬까지 왔으리라.
몇일동안 매일 몇마리씩은
충분히 잡았고
비도 맞을만큼 맞았고
했으니
마지막 날은 낚시 쉰다.
오전낚시 나갔다가 부랴부랴
짐 챙기고 고기 장만하고
바쁜게 싫어서 출조는 쉬고
(주말이라 내릴 자리도 없음)
짐 싸놓고도 두세시간
남아서 느긋하게 동네마실 한바퀴
여유를 즐겨 본다.
내낚시 인생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한
낚시 경력70년 절대 고수를
만난다.
.
.
.
뺀찌라도 물면 바로 부러져도
안 이상할 허름한 민장대
두대 꼽고 어디론가 향하신다.
대물을 상대한 초릿대 상태.
안정된 자세.
반쯤 마른 새우 몇개를
미끼로 항 귀퉁이에 자리 잡으셨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예~~
낚시 하시네요?
예~~~
뭐 낚으세요?
... 요즘엔 안나와...
음~
추자도 오래 계셨어요?
여그서 태어났으~~~
와~ 진짜 추자도민 이시네요?
한번도 밖에 나간적 없으~~
그렇다!!
추자에서 태어나 줄곧
추자에서만 80년 넘게 살고
계시는 추자도 산증인이시다.
뭣하러 왔소?
아! 저는 낚시하러 왔어요.
쩌~그 빨간배 타고 왔소?
돌아보니 사선들이 정박해
있길래 긴 설명은 실례라
아네 저배 타고 왔어요!! 답한다.
이때!!
뼈에 꽂히는 할머니 한마디!!
요즘은 배가 너무 많아...
시끄러워~~
생각해보면 할머니 어린시절은
외부인이 거의 입도하지 않았으리라.
낚시인들로 인해 관련 업자들이야
돈벌지만
현지 주민들은 불편함이
더 많지 않았을까...
괜히 죄송해져서
할머니 옆에 바싹 붙어서
손주마냥 애교도 좀 떨고
말동무도 좀 해드린다.
마음을 알기는 한건지
바닷물색은 미친듯이 아름답다.
할머니 가족들과 같이 계세요?
......
낚시 얘기로 말을 돌려본다.
낚시 오래 하셨죠?
딱 보면 압니다 ㅎㅎ
어릴때부터 괴기잡아 묵었제~~
우와~~
완전 선배님이시네요 ㅎㅎㅎ
멋지세요.
그리고 여기 계셔 주셔서
고맙습니다~~
낚시 안하요?
아네! 저는 조금있다가
육지로 나갑니다.
이때 고딩어 한마리가
물어준다.
우와~ 할머니 낚시 잘하시네~
멋져요. 최고~~!!
바로 모가지를 꺽어서
옆에 고이 두신다.
저건 어떻게 드시나요?
된장 넣어서 끓이무야제~
잡아둔 고기 몇 마릴 드리려다
주객이 바끼면 혹시라도
실례 될까봐 생각을 바꾼다.
배시간이 다 되어가고
인사 드리고 배에 올라탄다.
할머니 건강 하시고
밥 잘 챙겨 드세요~~
어이~~ 또오쇼~~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배가 출발 할때까지 눈을
못때다가 선수에 뛰어나가
다시 한번 손흔드니
다시 "또오쇼~~" 하신다.
이렇게 낚시 휴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수수깡 막대찌 들고 아버지 따라
다니다가 아버지가 일본서 가져온
구멍찌를 처음으로 시작한 흘림낚시.
92년 구멍찌를 처음 접하고
올해로 낚시인생 30주년을 맞으며
이 할머니를 만나게 된것은
분명히 또 한번의 업그레이드에
계기가 됐다.
나는 언제부터 대물만 노렸던가?
언제부터 최신 장비 아니면
낚시를 못했던가?
언제부터 내 낚시에 남 눈을
의식 했던가?
언제부터 바다를 상대로
자신감에 시건방졌던가?
하~~ 이렇게 긴세월 낚시를 했건만
아직도 난 바다를 대하는
마음이 한참 멀었구나 ㅜㅜ
많은것을 생각 하게 되고
반성하며 진정한 고수는
먹고 살기 위해 낚싯대를
드리우며 작은것에도 만족하는
이런분들이 아닐까한다.
담번 갈때는 할머니 아니
스승님께 맛난 육고기라도
좀 싸들고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https://m.blog.naver.com/cotnsah/222619671962?referrerCode=1
영상은 첨부가 안되네요.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