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드디어 이번 추자도 출조의 마지막 날 조행기를 남기네요.
하추자 "오리목" 포인트에서의 오전 반나절 낚시 이야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날의 아침 시간은 5시 30분이었습니다. 종일 낚시를 나간 낚시인들은 더 이른 시간에 출조를 나간 듯 자리의 여유가 많네요. 따뜻한 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든든히 배를 채웁니다.


두 대의 민박 차량 중 한 대는 먼저 출조한 낚시인들의 짐을 날랐나 봅니다. 남이있는 차량에 짐을 싣고 선착장으로 걸어갑니다. 이 풍경도 이날이 마지막이기에 아쉬운 마음으로 사진을 남깁니다.

제일 먼저 배에 올라 선실 뒤 의자에 자리를 잡습니다. 첫날 조행기에서 말씀드렸듯이 "추자 바다 25시"의 "뉴 에이스호"는 올해 6월 건조된 선박입니다. 조명도 밝고, 휴게공간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추자도 첫째/둘째 날까지는 바람 세기/방향에 큰 관심을 두었지만, 몇 번의 낚시를 통해 주의보 상황만 아니라면 바람을 의지되는 곳에 하선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후로는 차라리 그날의 물때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희가 하선한 곳은 "오리목"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전날 밑밥을 준비할 때 "바람 안 불고, 배 덜 타는 곳"으로 선장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분명 선장님도 웃음으로 알았다고 하신 것 같았는데, 섬생이에 한 조만 하선하고 배를 돌리길래 조타실로 호다닥 뛰어갑니다.
분주한 저의 움직임에 선장님이 창문을 열어, "왜요? 어디에 내리고 싶은데요?"라고 물어보십니다. 저는 당연히 "내리고 싶은 곳은 없는데요, 멀리는 안 나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이번에도 선장님은 웃으면서 "다음 차례니 준비하세요"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오리목"은 하추자 본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독립여네요. 강한 동풍을 잘 막아주는 곳으로 보였습니다.

6시 정도에 느지막이 배를 타고 나오니 딱 좋네요, 도착해서 주변을 살피고 짐을 정리한 다음 낚시 준비를 마치니 주변이 조금씩 밝아옵니다. 발판이 좋은 "오리목"에서 낚싯대 한 대씩을 펴고 모든 준비를 마칩니다.

간조로 향해 가는 시간, 제 낚시는 갯바위 주변을 탐색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측 제 자리의 발앞에 작은 홈통이 보이네요. 밑밥 10주걱을 벽면에 굴리듯이 넣어줍니다. (갯바위에서 우측으로 뻗어가는 조류도 좋아 보였지만, 가까운 곳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 감성돔 낚시에서는 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채비는 영상 팬텀기 0.8호대, 1.8호 원줄, B 구멍찌, 스텔스, 도래, 1.2호 목줄, B 봉돌, 감성돔 3호 바늘로 시작합니다. (구멍찌/수중찌, 봉돌 정도를 제외하면 추자도에서의 채비는 항상 동일했습니다)

발앞 5m 거리에 띄워 둔 채비는 조류를 따라 우측으로 갯바위를 돌아 나갑니다. 찌를 확 가지고 가는 입질에 올라온 녀석은 혹돔입니다. 감성돔의 경쾌한 움직임 보다는 뭔가 느리고 끈적끈적한 움직임을 보이는 혹돔입니다. 이렇게 밝은 체색의 혹돔은 처음이네요.
밑밥이 효과를 보인다는 믿음으로 낚시를 이어갑니다.

낚시인의 믿음은 대부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곧이어 발앞의 작은 홈통에서 감성돔이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네요. 낚시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되는 시간, 밑밥에 대한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라이브웰 위에서의 모습을 보니 4짜가 넘어가는 씨알이었습니다. 3박 4일의 출조 중 마지막 날까지 감성돔이 모습을 보여주네요. 참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낚시 자리에 자연 물칸이 있어야 하고, 대상어도 만나야 남길 수 있는 "물칸의 감성돔" 샷!!
깊이도 적당해서 등지느러미를 밖으로 드러낸 "반신욕하는 감성돔" 모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날에서야 완성할 수 있었네요.

"새엄마는 이계인"님, 고기 들어온 것 같아요. 낚싯대만 들고 오셔서 같이 하시죠!!
발앞 작은 홈통에 감성돔들이 집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왼쪽에서 본류 주변을 노리던 "새엄마는 이계인"님을 부릅니다. 조그만한 홈통에 옹기종기 모여 함께 낚시를 이어갑니다.

"새엄마는 이계인"님도 비슷한 자리에서 곧이어 시원한 입질을 받아냅니다.

작은 홈통 우측으로 감성돔을 유인해서 겨루는 모습입니다.
감성돔의 진행 방향을 돌릴 수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집어가 되니 있는 곳을 벗어나 감성돔을 상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씨알, 장애물 등의 이유로 집어가 되어 있는 곳에서 직접 겨룰 때는 채비가 터지지 않도록 집중하고, 계속된 밑밥으로 다른 감성돔들을 잡아두어야 합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준수한 감성돔을 건져 올린 "새엄마는 이계인"님입니다. 제 뜰채 프레임이 "40" 사이즈임을 감안하면 40cm는 충분히 넘어가는 씨알이었습니다.

라이브웰 위에 올려보니 더 확실해지네요. (항으로 돌아가 계측하였을 때 46cm의 감성돔이었습니다) 저희가 3박 4일 동안 만난 감성돔 중 가장 큰 씨알이었습니다 ^^
제가 낚은 첫 감성돔도 그렇고, "새엄마는 이계인"님의 감성돔도 그렇고 찌가 순식간에 들어가는 입질을 보였습니다.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집어가 되어 있는 여러 마리의 감성돔들은 먹이 경쟁을 통해 시원한 입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두 마리 정도는 더 들어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중해서 낚시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8시 30분, 또 한 마리의 감성돔이 시원한 입질을 보여줍니다. 약간 야윈 녀석이지만 이 감성돔도 40cm를 넘기는 씨알이네요.
이번 추자도 출조에서 만난 네 번째 4짜 감성돔입니다.

약간의 시간이 더 흐른 10시, 이날의 세 번째 감성돔이 모습을 보여줍니다. 씨알은 조금 작아졌지만, 등/꼬리지느러미의 상태가 좋고 체색이 너무 이뻤습니다.

감성돔의 첫 입질이 닿은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발앞 작은 홈통에서 총 네 마리의 감성돔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세 마리는 4짜 감성돔일 만큼 씨알 면에서도 만족스러웠네요.

짧은 오전 시간의 낚시였지만 라이브웰에서 헤엄치는 마릿수의 감성돔은 낚시인을 여유롭게 만듭니다. 낚시 자리 뒤편의 "오리 머리"에 올라가 전체적인 "오리목" 포인트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좌측의 조금 높은 자리에서 시작되던 들물 조류는 우측으로 계속 흘렀습니다. 낚시 초반 그 조류를 노리던 "새엄마는 이께인"님의 채비에 작은 참돔이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우측으로는 섬생이와 묵리 방파제가 보입니다.

둘 다 잠시 낚싯대를 내려 두고 전날 먹고 남았던 통닭을 맛봅니다. 차갑게 식은 통닭이지만 갯바위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지 맛이 있습니다 ^^

저도 사진을 잘 찍어야 하는데, "새엄마는 이계인"님처럼 찍기가 힘드네요 ^^;;; 최대한 크게 크게 찍어 봅니다.

조금 더 낚시를 이어가보지만 감성돔의 입질은 없었습니다. 12시에 도시락을 주러 나가는 배에서 오후 낚시인 세 명이 내리길래 일찍 정리를 시작합니다.
중들물 이후에는 처음 저희가 낚시했던 정면에서는 낚시가 어렵네요. 너울도 조금씩 올라오고 우측으로 비켜가는 조류가 너무 강합니다. 차라리 처음 혹돔 입질을 받았던, 흰색 구명조끼의 낚시인이 서 있는 홈통 초입에 밑밥을 주고 채비를 가까이 붙여서 홈통 안에서 입질을 받는 편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나중에 한 번 더 "오리목"에 내려서 확인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묵리 방파제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섬생이"는 지나갈 때마다 눈길이 가네요. 첫 추자도 포인트였기도 하고, 첫 추자도 감성돔을 내어줬던 곳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철수 후 시간이 많지 않아 다른 감성돔들은 계측을 못 하고, 제일 컸던 한 녀석만 계측을 해봅니다. 42cm 정도 나오네요. 그때 사용했던 긱스코리아 "나도 레이더" 찌를 들고 사진 한 장을 더 남깁니다.

"새엄마는 이계인"님과의 사진으로 이번 추자도 마지막 출조를 기념합니다. 얼굴을 가리지 않았어야 했는데, 이런 경험이 많지 않아서 사진 찍을 때는 미처 몰랐네요 ^^;;

저희와 같이 오후 배로 제주도 나가는 낚시인, 선장님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삶은 소라는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어서 거의 다 제가 먹은 것 같네요 ^^ 잊지 못할 "추자 바다 25시"의 마지막 식사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민박의 차량을 빌려 타고 상추자로 아이스박스와 얼음을 사러 나왔습니다. 하추자에는 스트로폼 아이스박스를 파는 곳이 없다고 합니다.


그 사이 감성돔을 손질하고 있던 "새엄마는 이계인"님을 도와 기본 장만을 마치고, 키친타월을 감아 얼음이 직접 닿지 않게 포장을 합니다. 제주도에 있는 지인과 현지 낚시인에게 각각 전달한 생각이었습니다.

퇴실을 마무리하기 전 민박 이모님과 심각하게 정산을 마치고......ㅋㅋㅋㅋㅋㅋㅋㅋ


마당의 강아지들과도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격하게 반겨주던 순한 녀석들이었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간식이라도 조금 준비해야겠네요.

"추자 바다 25시"를 자주 찾는다는 광주의 낚시인이 저희를 "추자항 여객선 터미널"로 태워주면서 물어보시네요.
낚시인 : "자네들은 어디서 왔는가...??"
우 리 : "네, 서울에서 왔습니다."
낚시인 : "손맛은 좀 봤고?? 오늘은 어디서 낚시했는가?""
우 리 : "오리목에서 낚시했고, 오늘은 4짜 세 마리 포함해서 네 마리 나왔습니다."
낚시인 : "오리목 거기가 진짜 좋은 포인트여. 6짜도 나오고, 한 번 고기 나오면 겁나게 나오는 곳이여. 선장이 안 그래도 자네들 하는 짓이 이쁘다고 좋은 포인트 내려줄 거라고 하더만, 좋은 데 내려줬. 거기 아무나 안 내려줘, 운도 좋았고. 거기 북서풍 부는 겨울에는 며칠 못 내리거든."
3박 4일 동안 저희가 무슨 예쁜 짓을 했을까 한참 동안 고민을 했네요......^^;;

"추자항 여객선 터미널"로 들어가 예약해둔 승선 표를 발권하고, 짐을 싣습니다.

다시 "제주항 연안여객선 터미널"로 돌아올 때까지 사진은 없습니다...
1시간 10분 동안 높은 너울에 멀미로 고생 좀 했네요. 안 그래도 출발 전 "멀미약을 드실 분은 지금 드십시오"라는 방송이 왜 나오나 했는데, 항을 벗어나자마자 그 이유를 알았네요. 건너편 옆자리의 아주머니가 앞 좌석 붙잡고 기도하던 것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ㅠㅜ

그래도 손질한 감성돔은 현지 낚시인과 지인에게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시간이 안 맞아 야근하는 직장 앞에 두고 오긴 했지만 잘 받았다고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저희가 제주도 벵에돔 낚시 올 때마다 포인트 예약해 주고, 자리 양보해 주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행입니다.


"새엄마는 이계인"님과 비행기를 타기 전 내년 1월에 다시 오자는 결의를 다져 봅니다.(실제로 내년 2월에 추자도 4박 5일 출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발 날씨가 좋길......)
비상구 쪽 좌석에 앉아 건너편 비상구 좌석에 앉았던 이웃님 사진도 남겨봅니다 ㅋㅋㅋㅋㅋㅋ

다시 김포공항으로 돌아와 집에 도착한 시간이 늦었지만, 아내와의 뒤풀이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간단히 회를 썰어 아내와 대추술 한 잔 마셔봅니다.


전날 자느라 못 먹었던 아이들을 위해 다음날에도 감성돔 회와 맑은 탕으로 2차 뒤풀이를 즐깁니다. 맑은 탕의 뽀얀 국물만 아이들에게 떠주니 잘 먹네요. 해산물을 그렇게 즐기지 않는 아내의 입맛에도 괜찮았다 합니다. 걱정했던 첫 맑은 탕이었는데 다행입니다.
"새엄마는 이계인"님의 말을 듣고, 감성돔 한 마리를 챙겨오길 잘 했네요.



이튿날 제주도의 지인 형은 동네 사람들과 회와 맑은 탕으로 잔치를 벌였다는 사진을 보냈고,


현지 낚시인은 감성돔 초밥을 만들어 가족들과 즐겼다는 연락을 주었습니다.
제주도로 돌아오는 배 시간에 맞춰 서둘러 감성돔 손질하고 아이스박스를 사러 가는 일이 정신없었지만, 지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힘들게 제주도까지 가지고 온 보람이 있었네요. 특히나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도의 감성돔보다 추자도에서 나는 감성돔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빠른 조류 속에 서식해서 육질이 단단하고, 흙냄새가 안 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낚시인들처럼 오랜 추자도는 제게 꿈과 환상의 섬이었습니다. 어릴 적 낚시 방송, 잡지를 통해서 추자도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소수의 전문 낚시인들만이 밟아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랬던 곳에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동출 제안을 해주고, 3박 4일 동안 즐거운 낚시를 함께해 준 "새엄마는 이계인"님이 고맙네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많은 감성돔을 만나볼 수 있어 솔직히 신이 났습니다. 이번 출조의 기억이 너무 좋아 다음 달에 장인어른과 다녀오려고 2박 3일 민박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이렇게 추자도 3박 4일의 모든 조행기가 끝이 계획했던 하루 한 편의 조행기를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미뤄뒀던 숙제를 끝낸 것 같아 홀가분한 기분이 드네요. 이제는 또 다른 숙제인 "인낚 제품 평가단 사용기"를 작성해야겠습니다. 제주도와 추자도에서 사용했던 경험을 조금씩 이야기로 정리하면 될 듯 합니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코로나 조심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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