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참 좋다.
날씨 좋으면 뭐하겠나.
가야지.

오늘 목적지는 매물도다.
다른곳처럼 매물도 역시 11월에 다양한 어종이 나오긴 하지만 한가지 어종을 손꼽기도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이미 벵에돔은 연중무휴 어종이 된지 오래고 참돔, 돌돔도 곧잘 올라오고 있다.
부시리
뜬금없을지 몰라도 올해 가을 이벤트성 어종이라면 부시리 되겠다.
알부시리 수준을 넘어선 60~70cm 이상급의 중부시리가 갯바위 언저리를 돌아다닌다고 하니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부시리에 실컷 혼이 난 낚시꾼이 작정을 하고 중장비로 들이대도 낚시대가 세동강이 나버리는 사태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화끈한 손맛이 그립기도해서 매물도 참돔과 부시리를 대상어로 잡고 출조계획을 세웠다.
출조배는 거제 대포에 위치한 스타피싱을 이용하기로 했는데 개업한지 얼마안되서 그런지 건물이 깨끗하다.
낚시배는 물런이고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중.

스타피싱 앞은 동호회 단체 활동을 하더라도 걱정이 없을만큼 주차공간도 상당히 넓은편이다.

휴게실에 안마의자 두개가 놓여져 있길래 감동받을뻔 했는데 1,000원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렌탈용 의자인듯 하다.
가난해서 사용포기.

그 옆으로는 낚시인들이 셀프로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낚시꾼의 입장에서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사무실으로 들어가서 명부를 작성하고 돌아보니 벽에 걸린 이벤트 상품이 눈에 띈다.
확률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겐 왠지 그림에 떡.

오늘 함께할 용민이가 도착과 함께 몹시 분주하다.
옥수수 3kg캔을 크릴커터로 두들겨패고 있으니 옆에 계시던 선장님이 감성돔 낚시를 할거냐고 물어보신다.
잡식성 어종인 참돔이 옥수수를 먹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 보시는듯 하다.
더욱 더 문제는 당사자가 매우 당연하다는듯 저러고 있다는거다.

우린 참돔,돌돔,부시리,감성돔,긴꼬리벵에돔 낚시를 할 예정이다.
그러게 왜 옥수수캔을 가지고 와서...

7물에 오후 들물이다.

오늘 먼저 하선하게된 포인트는 대매물도 초입부분에 위치한 "첫여"다.
다양한 어종을 가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참돔 낚시가 메인인데 잘 내린건지 모르겠다.
잠시 검색해보니 그리 임펙트가 있진 않다.
전부 벵에돔, 감성돔...
참돔만 없다.

포인트 좌측.

우측.

오는길에 참돔파우더2봉, 크릴6장을 섞어왔는데 거기에 빵가루를 추가로 섞어본다.

아무거나 다 물어라 밑밥 제조중.

거기에 벵에돔이 빠지면 섭섭하지.
낚시백세 사장님 죄송합니다ㅋㅋㅋ

왠지 건강해질것 같은 색상.
효능이 궁금해지면 용민이에게 먹여봐야겠다.

채비는 상층부터 중층까지 탐색해보려 투제로찌를 선택했다.
긴꼬리벵에돔, 참돔을 동시에 노려보려했는데 얼마안가서 그것이 잘못된 선택인것을 알게되어 2b로 바꿔서 채비하게 되었다.

발판이 나쁘지 않다.

조류는 괜찮게 가는편인데 생명체가 없다.
얼마전보다 수온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잡어마저 없는 상황이다.

날씨는 또 너무 좋아서 뱃놀이하기 딱인듯 하다.
우리도 그냥 뱃놀이만하고 집으로 갔어야 한거 아닌가 싶다.

조류에 줄줄 태워봐도 안되니 발앞 낚시를 이어서 하던 용민이가 드디어 손바닥만한 상사리를 잡았다.
그후 줄곧 본인이 낚시를 정말 잘하는것 같다고 자화자찬(自畫自讚)중이다.
이 가여운 젊은이는 긍정적인 모습이라도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작은 사이즈의 참돔이 있으니 조류가 비슷하게 흘러가주면 중치급 한마리쯤은 오지않겠나 싶었는데 결국 한마리는 없었다.
이래서는 도무지 답이 없는것으로 판단하고 오후 6시경 낚시인들이 철수할때 포인트 이동을 부탁드렸다.

시간을 잘지키는 스타호.
믿음의 스타호.
그러니까 담에오면 포인트 좀 잘 내려주세요.

용민이는 계속 선장님과의 친분 다지기를 위해 노력중이다.
다음에는 더 안좋은 포인트에 내릴것 같은 직감이 든다.

나는 이미 아무 생각이 없다.
참고로 오늘은 오전 11시 출항, 밤 11~12경 철수 예정이다.
상식을 파괴한 이러한 출조 계획을 용민이가 세웠다.
장하다.

2차로 도전한 포인트는 그 유명한 "남단여"다.
참돔 포인트로 유명한 포인트인데 매물도에 시간을 좀 투자해본 낚시인이라면 거의 다 알만한 포인트일 정도로 명포인트다.
https://blog.naver.com/nochobo11/220979473281
나도 2017년에 도전해봤던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때 랜딩중 한번 벗겨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무튼 그때는 그때고 전의를 다지며 포인트로 입성중 먼저 하선해서 철수하던 낚시인들에게서 참돔이 많이 들어와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고기는 있지만 거의 다 채비가 터져서 못잡으셨다고..
그 순간 우리 둘다 전투력이 상승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응,아니야!
하지만 우리가 가는곳에 고기 없다고 했다.
6시간 가량을 남단여에서 위태로운 발판에 고생하며 열심히 노력해봤지만 전갱이외에 고기가 없었다.
이제 대상어와의 싸움은 끝났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졸음과의 싸움이 남아있다.
그것이야말로 본게임.

거제 대포는 예전에도 느낀거지만 길이 참 지ㄹ같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꼬불꼬불 길.
누구덕에 원래 낚시하러 나가야할 시간에 철수해서 집에 들어가는 기분이 참 묘하다.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배는 고픈데 영업하는 식당이 없는 관계로 새벽 3시에 집에서 혼자 소고기를 구워먹고 잠들었다.
이번 조행기는 간만에(?) 생선이 없지만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조행이었다고 자위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것을 보니 아무래도 요즘 내가 고기를 너무 많이(?) 잡긴 잡았나보다.
자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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