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늘도 제주도 벵에돔 조행기입니다. 벌써 3일 차 조행기네요.(4박 5일 출조 다녀온다고 미뤄둔 일이 있어 조금 바빴습니다 ㅠ)

이전의 제주도 출조는 모두 2박 3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셋째 날에는 새벽 일찍 일어나 숙소 퇴실을 하고 오전 낚시를 준비했습니다. 출조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김포로 올라가는 비행기에서 항상 곯아 떨어지곤 했는데 이번 일정은 정말 여유롭네요.
9시 정도에 느지막이 일어나 전날 못 갔던 갈비탕 식당에 들러 따뜻한 국물로 든든하게 식사를 합니다.(역시 낚시 일정은 길면 길수록 좋은 듯 합니다 ^^)


3일 연속 가파도로 출조하다 보니 운진항으로 가는 길이 익숙해졌네요 ^^" 여유있게 도착해서 밑밥을 준비합니다.
넙개는 수심이 얕은 곳이지만 조류의 흐름이 좋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전날 사용하던 밑밥에 크릴 2장과 V9 덕용 1장을 섞어서 긴꼬리 벵에돔 밑밥을 준비해 봅니다. 위탁수하물 중량 제한 때문에 황금비율 집어제를 더 챙겨오지 못한 게 아쉽네요. 밑밥을 섞은 뒤 크릴커터로 단단히 다져주면서 공기를 빼줍니다.

셋째 날 하선한 곳은 가파도 유명 포인트인 "넙개"입니다.
정원은 5~6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행 중 4명은 일승호를 통해 하선하고, 나머지 2명은 같은 선단인 강변호를 이용하여 하선하였습니다.

맨 앞에 장화를 신은 낚시인이 이번에 넙개 포인트를 예약해 준 현지인입니다. 이날도 저희와 출조하기 위해 개인 휴가를 냈고, 인원 모집도 담당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낚시할 수 있었네요.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이날 함께 낚시할 일행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제주도에 자주 내려오긴 했나 보네요. 다들 한 번 씩 낚시를 해봤던 낚시인들입니다 ^^
넙개에는 평평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어서 짐을 놔두거나, 채비를 하기 편합니다. 바닷물이 올라오면 엄청 미끄럽다고 하던데 다행히 날물이 진행 중이었고, 너울이 높지도 않았습니다.


하선을 마치고 낚시를 시작한 12시 30분부터 날물이 흐릅니다. 날물 조류가 마라도 방향으로 흐를 때 좋은 조과를 보이는 넙개에서는 최상의 물때입니다. 다만 3시부터 철수 때까지 샛바람이 강하게 불어올 예정이었습니다.

현지 낚시인들이 배를 댄 자리와 등대 자리에 먼저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함께 출조할 때마다 육지에서 왔다고 좋은 자리를 양호해 주는 게 항상 미안하고 마음에 걸렸습니다.

동출한 "새엄마는 이계인"님과 넙개에서 낚시를 시작한 "계단자리"입니다.
발판은 엄청 편해 보이는데 3개의 수중여가 가로로 멀리까지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 낚시를 해보니 수중여도 수중여지만, 발앞의 포말에 원줄이 자꾸 말려 들어가서 물이 빠질수록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1.6호의 가는 원줄을 사용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넙개의 경우 날물에는 왼편 마라도 방향으로, 들물에는 오른편 제주도 본섬으로 조류가 흐릅니다. 수심이 크게 깊지 않아서 주간에는 한 발 정도의 짧은 목줄로 장타낚시를 하고, 해창 때는 갯바위 주변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씨알이 작아도 긴꼬리 벵에돔은 역시 긴꼬리 벵에돔입니다. 40m 정도를 던져 넣은 채비가 날물 조류를 따라 왼쪽으로 흐르다 보면 긴꼬리 벵에돔들이 시원하게 입질을 해줍니다.
채비는 피츠 트라이던트 GX 1.2호대, 1.6호 원줄, 0c 찌, 조수 고무, 1.5호 목줄, 긴꼬리 벵에돔 바늘 6~8호로 사용했습니다. (봉돌은 제외하면 이번 제주도 출조에서 사용한 주간 채비는 항상 똑같았습니다)

왼편의 낚시인들도 연신 입질을 받고 있습니다. 한낮이라 씨알은 조금 작지만, 가파도에는 벵에돔 자원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채비가 정렬되고 밑밥과 동조만 되면 어김없이 입질이 들어옵니다.


날물이 계속 진행되면서 우측 여뿌리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같이 계단자리에서 낚시를 하던 "새엄마는 이계인"님이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낚시를 하면서, 날물자리가 완전히 드러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는 넙개 날물자리에서 낚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빠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파도 유명 포인트인 넙개에서도 저 날물자리를 최고로 친다고 하네요. 발앞에서 뻗어나가는 조류에 밑밥과 채비를 태우면 잦은 입질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결국 현지 낚시인들의 양보를 받아 저희 둘이 날물자리에서 해창을 맞이했습니다. 매번 고맙고, 미안하네요.
뜰채와 라이브웰은 하나만 챙기고, 밑밥통과 스탠드 중 하나는 뒤편에 둬서 낚시자리를 우선 확보했습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멀긴 머네요 ^^;; 낚시를 마치고 다시 걸어가야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ㅠㅠ

제가 제주도 해창 낚시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야간 채비입니다.
반원구슬, 나만의 수제찌 늘보 2B 찌, 스텔스, 구슬, 도래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반유동 채비로, 전체수심 3.5m를 맞추고 면사를 묶으면 완성입니다. 해창 때는 긴꼬리 벵에돔 8호 바늘로 바늘을 한, 두 단계 키우기 때문에 대부분 봉돌은 달지 않습니다.
넙개처럼 여밭이면 원줄도 2.5호로 변경하고, 전날 낚시했던 남부리 코지처럼 발앞이 직벽으로 떨어지는 곳에서는 낮에 사용하던 1.6호 원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목줄은 대부분 2~2.5호 2m 정도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어신찌 2B의 여부력을 잡아주는 수중찌, 봉돌이 없더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긴꼬리 벵에돔 입질이 들어오면 여부력에 상관없이 시원하게 찌가 들어갑니다. 주간 낚시와 동일하게 원줄을 가져가기도 하고요. 오히려 여부력이 조금 있는 구멍찌가 수면 밖으로 나온 부분이 많아 해창 때 보기 편한 면도 있습니다.
주변이 더 어두워져서 육안으로 찌를 볼 수 없게 되면 구멍찌 상단에 있는 구멍으로 작은 케미를 하나 꽂습니다. 일반적인 전자찌는 감성돔 낚시를 제외하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너무 밝은 불빛은 수면 가까이 모인 긴꼬리 벵에돔의 경계심을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두 번의 입질로 밝은 전자찌가 물속에 들어가게 되면 더욱 그렇겠지요. "눈에 보일 정도의 최소 불빛"이면 제게는 충분한 밝기의 전자찌입니다.
밑밥은 조류가 시작되는 발앞에 주기적으로 뿌리고 왼편으로 흐르는 조류에 채비를 15m 정도 던져 놓으면 끝입니다. 채비를 회수한 뒤 밑밥을 던지고 다시 채비를 넣으면서 낚시자리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다음 사람은 오른쪽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반복하여 채비를 흘립니다.
저희 두 명 모두 입질을 받고 벵에돔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밑밥통을 들고 좀 걸어야 되지만, 넙개에서도 날물자리가 선호되는 이유가 확실히 있네요. 앞쪽으로 뻗어나가는 조류라 낚시하기가 정말 편합니다.
기준치 되는 녀석들은 정말 많이 올라옵니다.

30cm가 넘는 녀석들도 간간이 얼굴을 보여주네요. 긴꼬리 벵에돔의 날렵하고 매끈한 어체는 언제봐도 멋있습니다.

넙개에서의 저희 두 명 조과입니다. 현지 낚시인들의 배려 덕분에 즐겁고 재밌는 낚시를 했습니다.

이날 넙개에서의 전체 조과입니다. 큰 씨알은 없어도 기준치 이상 마릿수 벵에돔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독개 포인트에서는 4짜 긴꼬리 벵에돔이 나왔습니다.
가파도 No.1 포인트라는 "독개"의 이름값을 단단히 한 것 같네요. 독개에 내렸던 현지 낚시인들의 말로는 "씨알급 벵에돔이 정말 많아서 눈으로 보일 정도인데, 입질을 안 해줘서 답답했다"고 합니다.

넙개에서 바라본 독개의 모습입니다.
조류 소통이 원활해 좋은 조과가 보장되지만,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 간조를 전후한 시간에만 낚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선장님의 판단이 절대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저는 저날 내리라고 해도 안 내렸을 것 같습니다. 3시 이후 불어온 동풍에 너울이 일어 가끔 독개 위로 올라오는 걸 봤거든요 ^^;;;;;
날물이 진행 중이긴 했지만 낚시를 하는 중간에도 두 낚시인이 잘 보이는지 계속 신경을 썼습니다 ㅠ,.ㅠ;;;

반나절 강한 샛바람을 많이 맞았더니 따뜻한 국물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숙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치킨과 뜨끈한 어묵탕으로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철수 때 맞은 너울로 속옷까지 이미 젖은 상태에서 어묵탕 한 사발에 반주를 걸치니 몸이 좀 풀리네요 ^^"

방으로 올라오기 전 숙소의 강아지와 인사를 나눕니다. 강아지를 워낙 좋아해서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네요. 숙소 이름을 딴 "드림"이라는 도도한 암컷 강아지입니다.
충주가 고향이라는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다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면 할인을 해주겠다는 고마운 말씀을 하시네요 ㅋㅋㅋㅋㅋㅋ

셋째 날도 처음 내려본 가파도 넙개 포인트에서 즐겁게 낚시를 했습니다. 제주도 현지 낚시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경험입니다. 멀리서 왔다고 신경 써주는 마음이 항상 고마울 따름입니다. 자주 내려와서 또 함께 낚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날에는 가파도 여치기를 나갔습니다. 가파도 4일 일정 중 첫 여치기 경험이었네요 ^^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남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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