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2주 전 1박 2일 거문도 다녀온 조행기입니다.
이번에는 자동차 대신 비행기를 타고 와서, 순천에 계시는 장인어른 차를 빌려탔습니다. 낚시 가는 걸 이해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아내가 직접 배타는 곳까지 데려다주네요. 차 크기가 커서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좁은 길도 문제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여자 너무 멋지네요 ㅋㅋㅋㅋㅋㅋ 덕분에 출조 길 너무 편하게 왔습니다.
이날 제가 이용한 선사는 여수 신기항에 있는 "글로리 피싱"입니다. 선장님이 친절하고, 출항/철수 시간도 정확해서 종종 이용하고 있습니다.
1시 반에 출항한 배가 2시간이 조금 지나 거문도에 도착합니다. 운전하는 길이 더 멀긴 하지만, 확실히 신기항이 거문도와 가까네요. 여수 소호항에서는 나가는 배보다 더 시간이 짧게 느껴집니다.
이날 제가 내린 곳은 서도에 있는 "도끼여"라는 곳입니다.
선장님 말로는 전날 긴꼬리 벵에돔이 잘 나왔다고 합니다. 혼자 낚시하기 좋은 곳으로, 배를 대는 정면으로 들/날물 조류에 상관없이 손맛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해 주시네요. 13~4물 정도의 물때에만 내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큰 만을 이루는 지형입니다. 오른쪽으로는 골창이 하나 보이는데 그쪽으로 물이 갈 때 긴꼬리 벵에돔이 입질을 잘 해줄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쪽으로 내린 낚시인이 없네요.
일단 밑밥부터 준비합니다. 크릴 3장에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장, 부재료 설화 1장을 섞어줍니다. 제가 긴꼬리 벵에돔 낚시를 할 때 가장 좋아하는 밑밥 배합니다.
채비는 피츠 트라이던트 GX 1.2호대, 1.6호 원줄,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찌, 조수고무(대), 1.5호 목줄, 무미늘 긴꼬리 벵에돔 바늘 6~8호를 사용했습니다.
낚시를 시작하고 10분도 안 돼 상사리 한 마리가 올라옵니다. 5m권의 낮은 수심에서 시원한 입질을 하길래 물속 상황이 괜찮을 거라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계속해서 상사리만 올라옵니다 ㅠㅠ
채비를 던지는 거리와, 수심을 변경시켜도 주구장창 참돔만 올라오네요. 나중에는 사진도 안 남기고 올라오는대로 바로바로 방생했습니다.
그러다 조금 다른 입질과 움직임에......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올라오는 녀석은 작은 돌돔이네요. 평소 같았으면 정말 좋아했을텐데...벵에돔 얼굴을 한 번도 못 보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7시가 조금 넘어 야간 채비로 바꿉니다. 달인 3b 찌에 소형 케미를 꽂고, 스텔스 SS-3, 도래, 목줄 2호를 연결합니다.

참돔이 사라지고 대신 고등어와 전갱이가 들어왔네요. 고등어는 씨알이 좋아서 잠깐 고민하다가 다 방생합니다.
좁은 자리에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지만 5시간을 푹 쉬었습니다. 새벽 3시 쯤 매트를 접고 다시 낚싯대를 들어봅니다.
작은 돌돔, 참돔만이 올라오는 상황은 변한 게 없네요 ㅠ 전자찌를 끌고 가는 시원한 입질에 긴장하다가도 금세 실망으로 바뀝니다.
이날 올라온 참돔 중 가장 큰 녀석입니다. 챔질할 때 무게감은 긴꼬리 벵에돔 같았는데 올라오면서 묵직하게 내리꽂는 게 아니라 한두 번 꾸우욱 아래로 내려가는 움직임이 참돔임을 말해줍니다.
대상어가 아니라 아쉽지만, 눈 위의 푸른 눈썹과 등에 박힌 푸른 반점들은 정말 예쁩니다. 바다의 미녀라는 별명이 잘 어울립니다.
고등어, 전갱이가 사라진 이유가 아마 농어 때문인 듯 합니다. 깔따구 녀석들이 몇 마리 올라오네요.
정말 참돔들 징글징글 합니다 ㅠ
전날 긴꼬리 벵에돔들이 잘 나왔다고 하던데, 바다는 역시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무미늘에 바늘 끝이 안으로 휜 긴꼬리 벵에돔 바늘이 아니었으면 바늘 몇 통은 썼을 것 같네요.
물때가 조금이라 들/날물 의미 없이 흐르는 약한 조류가 원인인 듯 합니다. 강한 조류가 갯바위 근처에 닿는다면 긴꼬리 벵에돔들도 입질을 해줄 것 같아 못내 아쉬웠네요. 정확한 이유는 바닷속 물고기들만 알겠죠 ^^"
날이 훤히 밝아도 참돔들은 갯바위 주변을 떠날 줄 모르네요.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철수 한 시간 전인 8시에 낚싯대를 접습니다.
작은 녀석들은 올라오는 대로 바로바로 보내고, 3짜 이상만 넣어뒀는데도 너무 많습니다. 라이브웰에서 살아있는 참돔은 방생하고, 10마리만 챙깁니다.
이 날씨에 참돔을 살려가는 건 의미가 없어서 갯바위에서 손질을 시작합니다.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비늘을 친 뒤 아이스박스에 담습니다.
갯바위 땡볕에서 손질하는 것도, 아이스박스에 담아 비행기에 싣는 수고도...아이들이 맛있게 한 점 먹어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몸통은 칼집을 내 기름에 굽고, 대가리는 반으로 갈라 허브솔트 뿌려 에어프라이어에 15분 돌려줍니다. 제가 먹어봐도 정말 맛이 있네요.
여름 낚시를 다녀오면 체력을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모기 물렸던 곳에 꼼꼼히 연고를 바르고, 햇볕에 그을린 피부에는 수딩 젤을 아침/저녁 발라줍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틈틈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고요. 불편한 갯바위에서 쪽잠으로 생긴 피곤함은 충분한 수면으로 풀어줍니다.
이렇게 3일 정도는 지나야 컨디션도 돌아오고, 다음 출조도 상쾌하게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은 몰라도 피로를 풀어주는 시기를 갖지 않고, 잦은 여름 출조를 다니다 보면 몸의 피로가 누적되어 약한 부분부터 아프게 됩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경험한 일이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여름 출조 가시는 분들은 얼음물 많이 챙기셔서 건강한 출조 다녀오시길 기원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williams0908/222456656738
PS) 운영진분들 "조행기"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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