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채 처럼 썰어진 우럭의 슬픈 이야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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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채 처럼 썰어진 우럭의 슬픈 이야기 *^_^*~

11 아세아낚시 2 2,009 2008.03.16 23:00
3월15일 조금물대 22인승 형제호 8명 출조

해마다 3월이면 겨우내 단잠 자는 물고기들 깨우느라 애를 먹는다.
바다낚시야 꽝이 없다지만 유일하게 꽝이 있는 달이 해마다 3월이다.

경험에 의해서 있는 그대로의 조황을 알려주면 우리 손님 중에 어느 분은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많이 물린다고 빈 말이라도 그렇게 해 달라는데
이 몸이 워낙 고지식해서 철판이라도 두꺼워야 그렇게라도 말을 하지. 하하하하!~^^

여기저기서 묵은 조황 근사하게 포장해서 광고 올려 유혹하면
순진한 조사님들 얼굴이 확 끈 달아올라 설마설마 해가며 모두들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지만 혹시나 역시나 3월엔 우럭이 구경만 해도 감사할 뿐이다.

06:00 거의 다 되어서 만석부두를 출발했다.
부르릉!~~엔진소리에 놀라버린 까만 바다에 잠자던 물결들은 일제히 일어나 잔물결
흩뿌리며 드넓은 바다를 힘차게 가른다.
흐 으 음!~~바다 냄새.
그냥 좋다.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_^*~

이글이글 동그랗게 물위를 떠오르는 활활 타오르는 붉은 태양
가슴속에 움츠렸던 희망도 어느새 서서히 기지개를 펴며
내 안에 잠꾸러기 바다를 부시시 깨우는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아침이다.

아침식사는 라면에 김치 집에서 먹는 라면과는 달리 선상에서 먹는 라면 맛은
언제 먹어도 기가 막히게 맛이 있다.
커피 맛도 일품이고 쪼그리고 잠시 눈 붙이는 선상에서의 단잠은 꿀맛이지.

오늘 출조한 형제호는 영흥도 무의도 팔미도를 경유하며 분주하게
포인트를 이동했다.
작년가을엔 먼 바다의 조황은 별 재미를 못 보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나게 대박 났던 포인트 자리들이다.

지난주 사리 물대에 이웃 낚시점에서 21명 출조 해서 손바닥 반만 한
우럭이 2마리 잡았다던데 오늘은 조금물대에 수온도 좀 더 높아져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나가보지만 역시나 조금 물대의 잔잔한 물결만이
수줍은 얼굴로 방긋이 웃어준다.

해마다 3월엔 창섬 앞바다에서 뚱뚱하고 삐죽 삐죽 못 생긴 삼식이가 맨발로 달려 나와
지느러미 반짝이며 반겨 주었건만 올 해는 삼식이 얼굴도 못 본체 3월이 가고 있다.
가까이서 주꾸미배가 보인다.
주꾸미라도 사다가 데쳐서 술안주라도 할양으로 다가갔더니
빈소라 껍질만이 줄줄이 올라온다.
오늘은 주꾸미도 안 올라온단다.

이윽고 조그만 우럭 한 마리가 배 후미에서 낚시 하시던 박 조사님 손에 올라왔다.
얼마나 반갑던지 물고기 한 마리에 모두가 어이없는 몸짓과 웃음이 절로 터져 나왔다.
이윽고 점심시간 주방아주머니가 준비해온 광어 매운탕에 밑반찬이
가지런히 준비 되어있었다.

고기가 안 잡히는 날엔 유난히 배도 고파와 밥을 더 먹게 되는 법
얼큰한 매운탕에 주거니 받거니 소주잔이 오가고
구수한 숭늉에 누른 밥까지 맛있게 먹고서야 볼그레한 두 볼에 홍조가 띠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일상의 맛깔스런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좋아져
선상에서 바다 닮은 신선한 웃음들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뱃머리에서 낚시를 하시던 김 조사님이 낚싯대를 들어 번쩍 하시더니
씨알이 괜찮은 우럭 한 마리를 보란 듯이 올려 보여주었다.
모두들 얼마나 부러워하시는지 앞뒤로 총 우럭이 두 마리라니ㅎㅎㅎ
조사님 둘이서 서로가 가져가라고 미루는데 아주머니께서 한 말씀 하신다.
“이리 주세요!~ 회 떠드릴게요!~” 하하하하!~

하긴 이 봄에 어느 횟집에서 이렇게 파다닦 거리는 싱싱한 자연산 회 먹어보기나 할까
“아주머니!~ 술 안주하게 무 채 썰듯이 가늘게 썰어주세요!~ 하하하하!~”^^
거기서 아세아 쥔이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한 마디 거든다.
“아주머니!~옆에 양파도 예쁘게 썰어 담아 주세요오!~”
경험상 이렇게 회가 몇 점 안될 때는 잘게 썰기도 해야지만
두 점이 붙어 썰어서도 절대로 안 된다.

술 한 잔 마시고 회 한 점 집으려다 두 점이 붙어 올라오면 갑자기 시선집중
함께 술 마시던 많은 눈길이 약속이라도 한양 일제히 두 점 붙어 올라간 회에 머문다.
그리고는 숨도 안 쉰다 하하하하!!~~^^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젓가락에 매달린 고추장 뭍은 무 채만한 크기의 두 점의 회를 멋쩍게 허공에 대고 한 점 떨어지라고 터는 흉내를 낸다.
거기서 두 점 다 삼켰다가는 비명소리 들린다. 하하하하!!~~^^

나도 출출한 목젖에 술 한 잔 털어 붓고 양파 한 조각을 초장 찍어 삼켰다.
곁에서 지켜보던 김 조사님이 굳이 한 점이라도 먹어야 한다며
무채처럼 가는 회 한 점을 초장 찍어주시는데......
정말이지~하하하하!~~눔물나아..ㅎㅎㅎ
입에서 살살 녹는 이 귀한 회 맛을 누가 알까? ㅎㅎㅎ

오늘도 바다를 사랑하고 아세아를 아껴주시는 소중한 조사님들이 있어서
아세아 쥔은 행복하다. *^_^*~
언제까지나 건강한 모습으로 이렇게 바다와 함께 아세아와 함께
고운주름 키워가며 아름답게 늙어갑시다.
인생 머 별거 있습니까? 하하하하!!~~ 감사합니다.*^_^*~

www.aseafish.co.kr
아세아낚시 ☎032)772-5777    H.P  017-342-5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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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물생선 08-03-25 22:46 0  
작년 9월과10월말사이 무의도뒷산아래서 봤습더.... 낙싯배에서 흘러나오는 선장목소리 ........ 올려-. 오늘의 장원 ,우럭25센티,2수.........배안의 조사는 어렴풋이봐도 십여분......저는 물속궤미속에서 물방울을 계속올리며 꼬리를살랑살랑 이따금씩파닥거리는 광순이 몇마리가 그렇게 예쁠수가없어 작은행복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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