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방파제 옆 갯바위의 "민들레자리"에서
밤 12시쯤에 탈출하여 캠프로 돌아온 시간은 12:30분.
나, 베짱이가 겨울밤의 냉기와 싸우는 동안 다른 일행들은 먹방에 취해 벌써 자빠링~
곤드레만드레, 드르렁~ 푸우~ 드르렁~ 푸ㅏ~ 곯아 떨어졌고
캠프의 테이블 위에 흩어져 있는 빈 잔들과 먹다 남은 안주들만 우리를 반긴다.
포항에서 부산으로 출발 할 때 준비 했던 꽈메기는 남아 있으려나......
다행히 양심들은 있었는지 반 정도는 남겨 두었다. 고마봐요~
감성돔 회에 맥주 한잔도 생각했지만
어둠속의 찬 냉기속에 칼을 잡으려니 귀잖고 해서 그냥 꽈메기로 떼우려는데
"술뼁이" 조사가 부시시하니 일어나 고생했다면서
어설픈 칼솜씨로 회를 떠 준다. 참 요상하게 뜨고 있다.
고기가 물러질까 걍 내 손으로 뜨고 싶었지만......
아무리 봐도 어설픈 칼질인데 자기는 특허 받은 칼솜씨라며 끝까지 쳉겨주는 마음새가 고맙다.
술먹는 만큼이나 허풍도 가지가지다. 어째거나 쌩큐다! 친구야~
다음날
전날의 냉기와 숙취로 아침 8시 쯤 눈을 떴을까.........
화류계 사이즈의 4대돔 생각에 지친 몸을 일으켰지만
녹산방파제는 거친 바람과 파도, 그리고 먹구름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살과 함께 간간이
떨어 지는 비에 휩싸여 4대돔은 고사하고 내일 철수는 할 수 있으려나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그나마 바람이 덜 타는 민들레자리는 현지꾼들이 어느샌가 점령하고 있어 더 더욱 전투력은 상실되었다.
일행들과 함께 김치찌게와 햇반, 그리고 남은 꽈메기에 간단한 한잔으로 빙 둘러 앉아 모의한 결과
녹산 방파제는 낚시불가, 목넘어로 가보자는 결론에 이르러 부르릉~
하지만 목넘어는 더 강한 파도와 바람으로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파도는 그렇다 쳐도 몰아치는 섬과 섬 사이의 골바람과 간간이 흩날리는 비, 이런 제길.....
목넘어도 바이바이다. 에효~~
할 수없이 바람 안타는 방파제를 찾아 또 다시 부르릉..
하지만 바람 안타는 곳이 없다.
종착지는 옛날 여객선 선착장 옆, 근데 괴기는 없어 보인다.
일행들은 부지런히 채비를 쳉겼지만 이상하게 난 의지가 없어 그냥 휴식을 취했다.
2시간여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거짓말 같이 바람이 자면서 바람 방향은 바뀌고....
다른 일행들은 내비두고 나와 베짱이만
서둘러 목넘어를 다시 가보니 잔파도는 남아 있지만 충분히 낚시 할 수있는 여건은 되었다.
목넘어 가는 길의 언덕에서 거문도 전경은 낚시를 잊게 하는 평화로운 모습이다.
먼 훗날 저 중의 한곳에 내가 비집고 들어 갈 곳이 있을까?
목넘어 전경 - 멀리 오른쪽에 거문도의 명포인트 선바위가 보인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의 갯바위 이름은 참 재미있다.
선바위는 생긴 그대로의 모양에서 일화가 있는데
"득남과 성의 상징물"이라 한다.
바위 기운이 우람하고 기운차서 "0 0" 라고 불리우기도 했다는데 궁금 하신 분은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ㅎ
아뭏든
아녀자들이 아궁이에서 아침을 지을 때 고개만 돌려도 보이는 선바위의 기운을 얻으려고
치마가랑이를 선바위 쪽으로 돌려 앉아서 밥을 지었다고 하는 구전이 내려 온다고 하네요. 각설하고....
사실 둘째날은 날씨만 괜잔으면 배를 탈 계획도 했지만 이번 여행은 도보만 허락하는 계시가 내렸는지...ㅠ~
다른 쪽은 아직 너울 파도가 남아 가까운 오른쪽 갯바위에 자리 잡았다.
오른쪽 갯바위에서 나는 조금 왼쪽에 자리 잡아 전방 10 여미터를 공략했고
(사진 편집을 하다보니 의도치는 않았는데 동그라미가 뭔가 조금 이상한 느낌이네요. ㅎㅎ)
베짱이는 안쪽으로 자리 잡아 건너편 직벽을 노렸다.
직벽 끝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삼백냥굴"이라 하던데 굴에서 노닐고 있는 대물들이
직벽을 타고 홈통쪽으로 오기를 바라면서.....
미리 공부하고 온 대로 수심은 5~6미터,
고부력보다는 저부력이 나을거 같아 "핵잠스타 G2" 전유동으로 시작했다.
들물이고 주의보 상황의 뒤 끝이라 대물의 기대를 했지만 해지기 전까지는
베짱이도 나도 농어만 주구장창 올라 온다.
베짱이는 지쳤는지 휴식을 취했고
물흐름은 오른쪽으로 바뀌어 나는 베짱이 자리로 옮겨 직벽을 노렸다.
직벽의 수심은 예상외로 깊어 장타를 날리면 족히 10 미터는 나올거 같다. 30여분 지났을까...
약간의 어둠이 깔릴 즈음에 선착장의 일행들이 목넘어로 이동하여 골프장의 갤러리 처럼 응원을 보내는데
감생이가 없어 괜시리 뒤통수가 뜨금해진다.
찌가 보이지 않을때 쯤 채비를 바꾸었다.
( 요즘 즐겨쓰는 분납 채비, 도래와 도래사이 B봉돌 3개 5~10 cm 간격 - 이 자체가 수중찌 역활을 함.
목줄에 g5 봉돌 가감으로 잠길찌 혹은 반유동으로 전환. )
찌매듭은 6미터권, 빅스타 "포스스타 3B" 찌에 조수우끼 아래로 B 봉돌 3개, g5 3개를 분납하여
6미터 이후는 잠길찌로 운용하며 찌가 보이지 않을때 부터 뒷줄 견제를 하는 순간
뭔가 간사한 입질이 토톡~ 하고 건드린다.
볼락인가....? 싶어 원줄을 조금 더 견제 하는 순간 와라락~ , 챔질!
꾹꾹이다! 들어뽕 사이즈 32~3, 그래도 이게 어딘가 대상어를 구경하는 순간인데....
이후 1시간만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뒤쪽의 갤러리들이 자꾸 캠프로 돌아가서 뒤풀이나 하자고 징징대어 하는 수 없이 내일 새벽을 기약하고
채비를 접었다. 1시간만 더 하면 오짜도 나올거 같은디.... ㅠ~ ....
목넘어의 첫째날 오후 조과 - 잠깐의 짬낚치곤 준수한 조과지만 여기에 사짜라도 한마리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이것들로 거문도 둘째날의 추억을 즐겁게 쌓는 일만 남았다.
감성돔과 농어, 그리고 선착장의 해삼으로 데코레이션 후 한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문도 겨울밤의
추억이었다.
다른 일행이 선착장에서 건져 올린 해삼 - 이놈도 옥수수를 먹네요. 옥수수는 만어의 미끼인가?
라는 명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네요. 왜냐면 이제는 입 안대는 늠들이 없으니까..... ㅋ
감성돔 구이의 감칠 맛은
와인의 맛을 한층 더 돋구어 주었고
술뼁이 조사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긴 그는 이 맛에 낚시를 하는지도 모른다.
세째날 아침
나는 어제 저녁에 감생이가 나왔던 조금 가까운 곳을 집중 공략했고
새롭게 합류한 뉴페이스(호빵맨)는 왼쪽에서 조금 더 먼곳의 직벽 가까운 곳을 집중 공략한 결과
호빵맨의 미녀는 안타깝게도 화류계 사이즈에 좀 못미치는 약 51 cm - 얼굴에도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네요.
이 미녀는 서울 베짱이가 바칸에 담다가 손에서 빠져 또 자연 방생 시켜버리고....
호빵맨의 왼쪽 옆자리에서 부산 친구가 오짜가 넘는 놀래미를 올렸지만
이 늠 또한 미끄러져 자연방생..... ㅠ~~
모두가 선바위의 기세에 눌렸는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선바위의 기세를 누를 누군가 와야 제대로 키핑을 시킬런지.... ㅜ~
세째날 아침은 거문도의 행복한 추억에 만족하라는 뜻인지 자연방생의 날이었습니다.
거문도 낚시여행은 이렇게 마감하고...
철수배 타기전의 갈치구이와 조림의 점심은 또 한잔을 불렀고
멋진 추억을 남겨 준 거문도의 아쉬운 작별과 함께
선상의 사진놀이는 내년 벵에 시즌의 거문도 여행을 예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목넘어 히트영상♣♣♣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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