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시 30분
바로 집으로 가기엔 심심해 하시는 어머니...
우리가족의 최애어(最愛魚) 장어를 잡기위해 고등어 미끼를 손질하여 가까운 바다로 고고고~
가는 길에 커피도 사고... 핫도그도 사고...
간식거리도 사고 어머니랑 담소도 나누며 바쁘게 포인트로 달려가던 날과는 다르게 엄마랑 오랜만에 데이트 하듯 포인트 선정을 위해 폰으로 거제도 방파제를 검색하고 드라이브 해봅니다
지세포, 능포, 구조라는 너무 질리고...
감성돔으로 최근에 핫했던 가조도는 사람이 많다는 소식통에 피하기로 하고...
아예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가보자 해서... 얼마전 선외기를 타고 나가서 보았던 근처 방파제로 이동 GOGOGO~
(한정적인 곳이라 포인트는 비밀로...위에 나온 곳과 겹치지 않는다는점은 힌트!!!!)
포인트 도착하자마자 고등어 손질하고 남은 머리와 부산물을 통발에 넣어 발 앞에 던져놓습니다
통발이란게 참 은근 매력이 있습니다 ㅋ
이게 은근 집어 효과도 있고, 로또와 비슷한 심리로 설램이 큽니다 ㅎ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간혹 낚시보다 나은 의외에 수확에 통발을 설치, 회수, 세척을 번거로움도 마다하고 꼭 챙겨나가게 됩니다^^;;;
딴길로 새버렸네요...
아무튼 던지자마자 꺼낸 손바닥 보다 큰 황점볼락 한 수를 제외하고는 시원한 입질 하나 없이 1시간이 흐르고...
오늘이 슈퍼문이라던데....그 탓인거 같기도 하고 깜깜한 밤하늘이 싫기도 하고....
다른 조사님들의 우려와 같이 고기의 입질은 실종상태는 계속되고.......
주변 조사님들이랑 잠시 담소를 나누는데 동네 어르신 등장... 두둥...
분명히 들어올 때 낚시금지 표시를 보지 못했는데... 설마 하는 마음에 잠시 쫄여봅니다...
살갑게 인사해서인지 잠시 마실나왔다면서 제 앞쪽은 나중에 물이 많이 빠질꺼라면서 저짝으로 던지라며 친절히 팁을 전해주시며 쿨하게 다시 집으로 가십니다. ㅋㅋㅋ 이넘의 오지랖이 오늘 큰 역할을 합니다 ㅋㅋ
기존에 계시던 조사님들이 빠진 자리로 후다닥 이동하여 계속 던져봅니다
그리고 입질도 못받으시고 아깝다며 남은 참갯지렁이 한 곽과 갯지렁이 한 곽을 주시면서 떠납니다
(진짜 고맙습니다... 웅천이 집앞이라 하셨던 그분...이글 보시면 꼭 연락주세요. 다음에 맛난 커피라도 대접하겠습니다. 대충 짐작은 가시죠? ㅋㅋㅋ)
간조로 치닫고 있는 시간속에 장어1, 황점볼락1 을 제외하고는 그렇다 할 조과를 못내고 있을 쯤...
괜시리 미끼탓을 해봅니다
손질해 온 고등어가 흐물거리고 잘 끊어져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
약 3마리 쯤 되는 고등어를 잘게 썰어 집어효과라도 볼 요량으로 발 앞에 던져봅니다
이 넘들이 열대야에 살짝 익어 냄새가....ㅎㄷㄷ;;;; 글쓰는 지금도 손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네요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아직 저에겐 참갯지렁이와 갯지렁이가 남아있지 않습니까? ㅎㅎㅎ
동이 트면 어차피 집으로 가야하기에 아낌없이 3~4마리씩 꿰어 던져줍니다
한 30분 쯤 던졌을까? 완전 물이 빠졌고...
드디어 방파제 앞의 조류가 바뀌더니 빠르게 반대편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은 기대감에 초리대의 케미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갑자기 후두둑 치며 땅으로 쳐박히는 초리대~!!!!!!!!!!!!!!!!
아싸 이건 씨알 좀 되는 넘이다하며 다시 쳐 박히는 낚시대를 하늘로 쳐 올렸습니다
어? 뭐지? 이 묵직함?
그리고 후두둑;;;;
장어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감성돔!!!! 아냐~ 참돔 5짜 이상이얔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
하고 고함을 지르며 구경하라고 엄마를 찾아봅니다
(낼 모레 마흔인데 ㅋㅋㅋ와이프가 질투할 만큼 엄마랑 너무 친해서....)
어... 이거 힘쓴다... 아... 와....
감탄사를 계속 내 뱉으며... 힘든 릴링을 계속 합니다
후킹이 제대로 됐는지 챔질 이후 지속적으로 반항하며 끌려오지 않으려 합니다
왠만한 사이즈의 감성돔과 참돔도 쉽게 릴링한 6000번 릴로 강제 집행하고 있는데도...
힘이 부쳐 줄다리기를 계속 하면서 거리를 줄여갑니다
8호원줄 4호목줄... 어지간해선 끊기지도 않겠지만....
나한테 걸린 운없는 참돔인지 감성돔인지 이녀석은 계속 버텨봅니다
50....... 40..... 30.... 20.... 10 미터 이제 힘에 부쳤는지 수면위로 떠올랐는데...
이게 뭐시기고????!!?????
시꺼먼 색깔의 긴 밧줄이 요동치고 있는게 아닙니까?
순간 잘못본 줄 알았지만...
여러분의 예상대로 (제목대로) 이녀석은 장어입니다
붕장어가 이사이즈 이두께는 첨 올려봅니다
대상어중 최대어지만 이질감 느껴지는 이순간을 느낄새도 없이....
이 아이를 랜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뇌를 후려칩니다
딱봐도 팔뚝 두께에 길이도 미터급 처럼 보입니다;;;;
수면위로 띄워 릴링을 계속 하고 있었기에 모험을 해보기로 합니다.
솔직히 뜰채를 꺼내려 멈췄다간 터트려버릴 것 같았습니다ㅠ
순간 4호 목줄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ㅠ
거의 발 앞에 도착할 쯤 릴링 속도에 맞춰 반동으로 번쩍 들어서 등 뒤로 날립니다
툭.....
이게 발 앞에 오니까 무섭습니다 ㅠ
크기도 크기이거니와 두께가 ㅠㅠㅠ
아무래도 괴물을 올린것 같습니다...
옆에서도 이게뭐야? 하시는 어머니....
랜딩의 기쁨도 잠시.... 또다시 툭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갸냘픈 목줄이 끊어져버립니다ㅠ
장어는 제 의자 주변에서 브레이크댄스를 현란하게 추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놓친다.... 빨리 시메를 진행하지 않으면 놓쳐버릴 것 같은 마음에 급히 창칼을 꺼내봅니다
집에 살려가고 싶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괴물(?) 같은 너지만...
이러단 내 고기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칼을 가져가니 얜 옆에서 썰다간 내가 다친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참 1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많은 생각과 결정을 한거 같습니다
결국 머리 뒤 척수 부분을 노려 깊숙히 찔려 피를 뺍니다 ㅠ
못살린거 아까비 ㅠ 진짜 아까비ㅠㅠ
남은 미끼를 버리듯 소진하고 집으로 후다닥 가져와서 측정을 해보았습니다
사진속의 장어는 500ml 사이즈의 두께를 가졌으며 정확히 79.5cm 체장을 가진 괴물장어였습니다
무게는 키로오바는 확실한데... 정확한 측정을 체중계가 거부하는 바람에 ㅠㅠㅠ
암튼 손질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구이 좋아하는 우리 가족도 감히 함부러 대하기 어려운 비쥬얼....
싱크대에 놓고선 멍 때리는데... 와이프가 깨서 싱크대를 보더니 식겁하며 자리를 뜹니다....
79.5cm 이면 무게로 1.2Kg내외 입니다.
붕장어낚시 해봐서 잘 압니다.
물론 요즘도 가끔 나갑니다.
목줄 4호는 약합니다.
8호 추천.
미터 오버 되는것도 있기에
미터 되면 평균 2.2~2.5Kg
미끼는 메가리,고등어,꽁치 썰어서 쓰면되구요.
물론 혼무시도 잘 되구요.
저는 오징어 썰어서 씁니다.
테트라 앞에 깊은곳 찾아서 살짜기 내려놓고 기다리면 10~15분 이내
주위에 있으면 입질합니다.
꺼내는건 알아서 꺼내고 쿨러에 얼음(1.8리터패트병)넣고 물 조금 부어두고
낚으면 쿨러 뚜겅열고 바로 낙하후 뚜껑닫고 목줄 자르면 됩니다.
(쿨러는 최소 24리터)
몇번 하다보면 내공이 생겨 갈무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