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의 거문도 조행기(열기, 감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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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의 거문도 조행기(열기, 감생이)

50 발전 9 2,593 2007.04.0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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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비너스호에 낚시를 예약해 놓고 보니 토요일이 일년은 되는 것처럼 더디 가는 느낌이다. 장소를 결정하기 위해 인낚 조황센타를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나름대로 거짖 조황을 걸러내고, 감생이 낚시를 할 것이냐 볼락 열기 낚시를 할 것이냐를 고민하여 결정한 것이었다. 못 먹어도 감생이를 외치는 형들을 만족시키고, 확률 낮은 감생이 보다는 실속위주인 본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장소를 거문도로 확정하고 비너스호를 이용하기로 예약하였다.

우리 형제들(우리 4형제, 사촌 동생 한명)이 낚시를 가려면 몇일 전부터 부산을 떨어야 한다. 각자 사회생활을 하기에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뿐더러 집안 부인네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존심 때문에 말은 안 해도, 제수씨들의 윤허를 받기위해 노력과 봉사를 각자 얼마간 했을 것이다. 낚시 계획을 잡아놓고 휴대폰이 울리면 보지도 않고 누구인지 척척 맞추는 집사람을 보면 족집게 도사가 따로 없다. 전화를 붙잡고 각자 준비물을 나누고, 낚시이야기에 몰두하는 나의 등 뒤에서 “당신이 거문도로 가면 고기들이 다 삼천포나 통영 쪽으로 이동하는 거 아냐” 라는 액댐을 들으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대장쿨러를 꽉 채워 콧대를 납작하게 해주리라 다짐 다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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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까지 가면서 당일치기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수도권의 낚시인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박을 하기로 결정은 하였으나 다음날 집에 도착하면 한밤중이고 월요일 출근도 부담되기에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철수하는 객선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우리의 시간을 충족시키는 배가 나로도에 있었다. 인터넷 써핑을 여기저기 해가며 겨우 찾은 것이다.

우리 일행은 토요일 하루 낚시를 꼬박 하고 방파제로 철수하여 잡은 고기에 소주를 한잔하며 즐겁게 야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방파제에서 소주한잔하며 나누는 형제간의 우애, 추억은 훗날 우리 인생에서 아름다운 여정으로 길이길이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낚시의 재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금요일 일이 늦게 끝난 사촌동생 때문에 출발이 지연되었다. 당진에 있는 본전낚시에서 낚시용품과 밑밥, 미끼 등등을 준비하고 서산 톨게이트를 통과한시간이 새벽 두시었다. 당초 12시에 출발하려는 시간보다 2시간이 늦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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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8시 30분 거문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밤길을 달려 나로도에 도착하였다. 교대로 운전하며 네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길로 4시간여를 달려온 길이었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객선에 몸을 실었다. 1박 야영이라 5명이 쉬는 팔 하나 없이 짐을 들어야 했다. 드디어 거문도로 출발하였고, 1시간이면 도착할거라던 예상과는 달리 1시간 30분이 걸렸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실제 낚시시간이 얼마 안 될 것이고, 조황도 별로이면 어찌 하나 걱정이 앞선다.

거문도항에 도착하여 비너스호 맹구님과 조인을 했다. 인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잠시 나누고, 갯바위 팀과 선상열기 팀으로 나눠 “느낌 좋다”는 큰형의 말을 들으며 대박을 꿈꾸고 비너스호는 포인트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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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과 작은형 막내동생이 내릴 갯바위에 짐을 내려주며 파이팅을 외치고 사촌동생과 나는 대형 열기가 마구 마구 물어줄 이름모를 포인트에 도착하였다. 가지고 온 대형쿨러 두개를 가득 채우기 위해 채비를 하는 손놀림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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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동생에게 카드채비 하는 방법과 전동릴 사용 설명을 해주고 드디어 채비를 입수시켰다. 잠시 후 후두둑 하는 고기가 물고 있는 어신을 손으로 받으며, 줄을 태우기 위해 살짝 몇 바퀴 릴을 감고 잠시 기다렸다. 올려보니 우럭과 쏨뱅이가 물고 있었다. 재빨리 미끼를 갈아 끼우고 다시 입수 또다시 후두둑하는 어신, 이번에는 다 태워야겠다고 느긋하게 기다린 후 올려보니 우럭이 다섯 마리가 걸린 것이었다. 힘차게 뱃전으로 넘기는데 그만 줄이 터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다른 배에 있는 사람이 박수를 치며 좋아하고 있다. 남은 환장하겠는데 .....
고기가 많이 걸렸을 때는 들어뽕을 하지 말고 고기를 손으로 잡아 걷어 올려야 한다는 맹구님의 말을 듣고 후회를 해도 이미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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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인 맹구님과 가이드가 잡아 올리는 열기를 보니 30센치를 넘는 것도 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내 채비에도 빨리 물어주라는 응원을 해보지만 쉽사리 되지는 않는다. 썰물에 잘되니 조금 기다리면 금방 아이스박스를 채울 수 있을 것이란 맹구님의 말을 듣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고기의 활성도가 떨어진 시간에 도시락을 먹고 썰물시간이 되어 포인트를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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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포인트에서 열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낚시바늘 전체에 열기가 물고 올라올 때는 전동릴이 제대로 감을 수 없을 정도의 무게감이 있었다. 한달 전에 다녀온 백도권보다 씨알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그래 바로 이 맛에 낚시를 하는 거야 하며 사촌동생과 나는 부지런히 줄을 태웠다. 바늘이 여섯 개 짜리 줄을 태우니 맹구님이 열개짜리 채비로 바꾸라고 하였다. 여섯 개짜리 채비에 열개짜리 채비를 추가로 묶어 낚시를 했으나 채비 운영이 그리 쉽지 않았다. 채비가 그만큼 길어 바늘끼리 엉키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열개짜리 채비를 만들어 열심히 낚시에 임했다. 그러나 입질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줄을 몇 번 태우고, 따문따문 올라오는 열기에 언제 대형쿨러 두개를 다 채우나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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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하나만이라도 다 채워야 할 텐데를 생각하며 부지런히 낚시에 임했다. 맹구님도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이리 저리 포인트를 몇 차례 이동하며 열심히 해 주었다.
이심전심인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갑자기 잔잔하던 바다에 바람이 터지기 시작했다. 낚시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어도 바람 때문에 파도가 약간 높아지고 불길한 조짐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열기의 입질도 끊어 졌다. 언제나 대장쿨러에 고기 만땅 채우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귀향하게 될 날이 올지 요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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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구님이 바람이 덜 부는 곳으로 옮기자 하여 처음 낚시했던 곳으로 이동, 우럭을 잡아 보려 했으나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넘어갔다. 그만 철수하자고 낚시대를 접고 갯바위에 내린 형님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살림망이 띄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마리 한 것 같았다.

감성돔 39센티짜리 감성돔을 막내가 잡았다고 한다. 동생은 감성돔이 “힘을 엄청 썼다는 둥, 기록고기 라는 둥, 본인에 이어 형제들 중에서 두 번째 큰 고기를 잡았다는 둥”의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그런 반면 형들은 “고기가 힘을 쓰면 대만 들고 고기 힘을 빼야하는데 무조건 감아들여 터질까봐 답답해 혼났다는 둥, 고기를 걸었으면 바다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뒤로 물러서서 목줄이 여에 쓸려 터지는지 알았다는 둥”의 막내에 대한 답답한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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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하기로 했던 계획은 날이 별로 좋지 않아 취소하고 민박을 하기로 하였다. 애초에 민박하기로 했으면 짐이 많이 줄었을텐데......
맹구님 일행이 잡은 고기를 쏟아보니 우리가 잡은 거에 두 배는 되 보였다. 맹구님이 잡은 고기 중에 우럭과 열기를 몇 마리 회를 쳐 민박집에서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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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회 한점에 낚시 무용담까지 곁들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술자리 삼매경에 빠졌다. 특별히 집사람이 쌈장, 고추, 마늘, 깻잎, 복은 김치 등을 싸주어 고맙다는 전화를 하며 거문도의 밤은 깊어만 갔다.

다음날 이른 아침 형들이 새벽같이 방파제로 나가 낚시를 해보았으나 잡어입질도 없다고 하며 철수했고, 맛있는 백반을 먹고 9시 30분 배로 거문도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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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도에 도착하여 열기를 5인분으로 분배하니 일인당 열 마리 안팎이었다. 12시에 나로도를 출발, 순천에서 생선구이 정식을 먹고 당진에 도착하니 6시 30분경이 되었다. 생선구이 정식이 일인당 8천원인데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깔스럽고, 반찬도 훌륭했다.(사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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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여 잡은 열기를 깨끗이 손질하여 회를 떠놓으니 하루가 지났어도 먹을만 하였다. 얼음을 채워 민박집의 냉장실에 보관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형들과 동생은 밤10시경이 되어서야 먹을수 있었다니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이 많이 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로서 1박2일의(집사람은 2박3일이라 항의하는) 거문도 낚시 조행길이 마무리 되었다. 조행기를 쓰면서도 한 달 후에 갈, 낚시를 생각하면 또다시 가슴이 설렌다. 또한 일년을 기다리는 답답한 심정으로 한달이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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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날씨 때문에 낚시 손님이 없어 우리 형제들이 독배를 했음에도 불평 없이 열심히 가이드 해주시고, 술안주로 회 한접시를 기꺼이 만들어 주신 맹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조황과 즐거움으로 다시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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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1 별똥별 07-04-09 22:49 0  
발전님, 멋진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형제분들과 같은 취미를 즐기심이 가장 부럽네요. 와이프 눈치보는 대목에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하루 더 치려고 들죠. ^^) 저도 갯바위 비시즌에는 선상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음 번에는 대박 조과로 조행기 다시 올려주세요. ^^
1 발전 07-04-15 18:21 0  
다음에는 대박조행기로 꼭 조행기 올려드리지요
1 대박꿈꾼 07-04-10 14:18 0  
디따 좋씀니다~조행기는 프로작가수준입니다!!
형제분들에 같은취미는 부러워유....
1 일취월장 07-04-11 14:56 0  
발전님, 조행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줄을 태우고도 쿨러가 차지 않았다고 하니
쿨러가 너무 큰 건지,
아니면 줄 태우는 횟수가 1~2번에 그치는 것인지,
열기낚시를 못해봐서 이해가 잘 안가네요.
늘 멋진 조행기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1 발전 07-04-15 18:23 0  
줄 태우는 횟수가 3~4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대장쿨러를 다 못채웠지요.ㅋㅋㅋㅋ 다음에도 멋진 조행기로 댓글에 대한 보답을 하겠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낚시 즐기세요
1 부시리인생 07-04-15 11:55 0  
저도 3형제가 있는데.. 너무 정겹군요, 시간이 되면 형제애를 돈둑히 하기 위해서라도 출조날을 잡아야겠군요.. 지금 바로 동생들에게 전화할렵니다..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10 부산외줄 07-04-16 13:30 0  
거문도 외줄 한번 해보고 싶다 백도는해보았는데 형제 들이 많았서 좋겠습니다
정말로 부럽습니다 늘 외줄 가면 혼자서 낚시점따라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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