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굴비의 긴꼬랑지만 파기로 했지만 초기 시즌 몇번의 "꽝" 속에 딜레마에 빠졌고..... 인낚의 조황란에 매물도의 똥구루 "핫" 소식, 그리고 간만의 금요일 연차휴가에 이번 주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고 있는 중에 부산 꼬치친구 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새로 개발한 "빗기찌" 테스트 안갈래?" "어디로 갈라꼬? 난 이번에 휴가내서 혼자 조용히 굴비서 쪼울라 했는데..." "굴비 가보이 한두마리 아이가? 테스트니까 마릿수로 가자!"
ㅠ~ 나에게 마리수는 필요 없는디....굴비의 처녀성을 깨야 하는데...ㅠ~ 하지만 우짜던둥 입수저항 제로에 도전하는 오래된 꼬치 친구의 청을 거절 할 수 없어 굴비를 배신, 가왕도로 목적지를 정하고... 대상어는 벵에돔.....
6월 30일 금요일 새벽4시 장마철이지만 다행히 비는 오락가락 한다는 예보에 우중 전투를 각오하고 2박 2일의 낚시 여정으로 대포피싱호에 몸을 실었습니다.
포인트 이름을 알았는데 돌아서면 까먹는 나쁜 머리 땜에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네요. 아뭏든 여기서 종일 낚시로 맘 먹은 이상 열심히 쪼우는게 꾼이 할일 이겠죠. 포인트에 도착하면 늘상 하는 일은 두레박의 물로 수온을 첵크 하는 것. 그리고 바칸에 물을 채우고,,,
오늘의 밑밥은 잡어를 감안하여 빵가루와 파우다만 섞어 발밑에 투여 후 잡어의 동향을 살폈습니다. 다행히 지난 주 보다 수온은 올라 있고 잡어의 움직임은 둔했습니다. 지난 주 그렇게 괴롭혔던 임산부 물망상어는 보이질 않고 잔 볼락만 움직이는걸 보아 웬지 대박 느낌입니다.
바로 이거야!! 똥구로야 놀아 보자!
1호 낚싯대, 원줄 2호, 목줄 1.2호 3~4미터에 G6 고무봉돌 1개, 시마노 3000번, 빗기찌 0C,에 첫 투척!
어렸을때 부터 "맥낚","처박기"로 함께 낚시터를 누벼 온 꼬치친구가 새로 개발한 "빗기찌"(가칭- "빗기"는 가로, 또는 비스듬히, 의 뜻을 나타내는 우리의 고유어라고 합니다)를 하나 주길래 써 보았는데 찌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목줄과 원줄이 사선으로 천천히 입수 되어 입질 유도가 쉬웠으며 3mm 케미라이트를 꺽어 안쪽 구멍에 끼울 수 있어 밤에도 채비 교환 없이 낚시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채비를 거둬 들일때 컵 형태이기 때문에 물의 저항을 받아 무거웠고 챔질시 조수고무가 아래 쪽으로 밀려 가끔 원위치 시켜야 하는 것이 아쉽네요. 바닥권 보다는 중충 이하의 대상어를 노리는데 적당한 찌 인 것 같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사해에서는 무슨 채비, 어떤 테크닉도 소용이 없겠죠?
첫째날- 하루 중 약 30 여분 정도 연속 입질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따문 따문 지겹지 않을 정도의 마리수로 "빗기찌"가 나름 성과를 거둔 날이어서 친구에게서 조금 면은 서는 날 이었습니다.
평소에 원도권인 매물, 굴비만 찾았다가 준내만권인 가왕도에서 간만에 마리수 조황입니다. 묵직한 손 맛이 아쉽다는 느낌은 욕심인가요? ㅎ~ 뻰찌도 몇마리 올라 오는걸 보아 이젠 어느 정도 수온만 받혀 주면 어떤 "찌"를 써더라도 손 맛 보는데는 지장 없는 본격 시즌이 도래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미끼는 저는 홍개비에 주로 입질을 받았고 다른 일행 1분은 빵가루와 크릴을 주로 썼다고 합니다.
오후 3시가 넘어가면서 폭우가 내렸지만 꼬치친구가 마리수 안되면 굴비는 못간다고 하길래 우중 혈투를 해서 몇마리 추가에 그쳤고 철수배가 오길래 대포항에서 비에 젓은 몸을 맥주로 녹이고 친구의 캠핑카에서 꿀잠을 청했습니다.
둘째날 - 토욜에는 바다호에 몸을 실어 굴비로 가려고 했지만 정원 초과로 정선장님을 보지를 못했네요. 할 수 없이 새벽 4시에 다시 가왕도로 출동 했는데 수온은 내려 갔고 갯바위에 한치 앞도 안보이는 해무로 겨우 하선하여 열낚했지만 어제의 약 10분의 1 조황이었습니다. 전날 보다 수온이 내려가면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게 바다 낚시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앙증 맞은 아가야와 자리돔 입니다. 물론 바다로 다 돌려 보냈죠. 토요일의 주 어종은 바로 이 놈들이었습니다. 방생 하기에 바쁜 하루였습니다. 어제 잘 나오던 포인트가 하루만에 이런 일이 벌어 지네요.ㅎ~
언제나 아쉬운 출조길이 꾼의 숙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뒷풀이는 항상 전투 후의 지친 몸을 풀어 줍니다. 이번 출조의 이런 저런 이야기에 다음 출조의 기대와 부푼 꿈에 희망을 실어 단잠에 빠져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