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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여명 형님과 여서도에 다녀왔습니다.
4월의 첫 출조였습니다. 오후만 되면 불어나오는 봄바람이 조금 아쉽지만, 올겨울 유난히 좋지 않았던 날씨를 생각하면 그래도 감사한 4월입니다. 가파른 수온 상승도 내심 반갑고요.
가까운 통영, 거제 내만권의 감성돔 호조황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감성돔 낚시를 나서기가 조금 꺼려지네요 ^^;; 참돔 낚시를 하지 않기에 남은 선택지는 결국 벵에돔 낚시였습니다.
이날 제가 하선한 곳은 여서도 남서쪽 갯바위인 "김밥나리"라는 곳이었습니다. 형님과 저 둘 다 하선해 봤던 곳보다는 처음 내려보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승선 명부를 적으며 선장님께 김밥나리 하선을 슬쩍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내려주셨네요. 꿀잠을 자고 있다가 제일 먼저 호명되는 바람에 헐레벌떡 선수로 나왔습니다.
하루 종일 예보되어 있던 북동품을 피해보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갯바위에 도착하자마자 형님께서 끓여주신 따뜻한 묵은지 김치찌개로 든든하게 속을 채웠습니다. 아직 한기가 남아있던 새벽 갯바위에 금세 훈기가 돌았네요 ^^"
제가 좋아하는 탄산수, 바나나, 커피까지......제가 준비해 간 간식은 손도 대지 못하고, 남은 간식까지 다 챙겨주시는 바람에 집에 올 때는 오히려 간식이 늘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맛있는 김치찌개로 이른 아침을 해결하고, 고기밥도 정성 들여 준비를 했습니다.
낚시 시간(새벽 3시~오후 1시)에 맞춰 크릴 4장,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봉, 오로라 황색 벵에돔 집어제 1봉, 벵신 긴꼬리 벵에돔 빵가루 1봉, 미강 가루 1/2봉을 한꺼번에 섞었습니다.(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밑밥크릴을 5장 준비하고, 거기서 미끼로 쓸 크릴을 조금 덜면 될 것 같습니다. 밑밥크릴 상태가 좋아서 미끼로 써도 충분하겠네요!)
미끼는 백크릴과 청/홍갯지렁이를 사용했습니다.
하선 시간이 빨라져 밤낚시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밑밥이 들어가고 1시간이 지나도록 벵에돔의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미끼가 대부분 살아올 정도로 무료한 시간이었네요. 띄엄띄엄 차가운 망상어들의 입질이 들어올 뿐이었습니다.
청갯지렁이가 들어가자마자 볼락의 입질이 이어지던 2주 전과는 전혀 다른 여서도였습니다. 주변이 밝아올 때까지 볼락 한 마리의 얼굴을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 여명 형님과 통화한 것처럼 새벽 내내 갯바위 앞에 머물렀던 낚시 선박의 불빛도 원인이었을 듯합니다. 그믐사리라서 달빛이 전혀 없는 캄캄한 밤, 낮아진 수위 탓에 그 영향이 더 컸을 것이고요.
15도까지 오른 수온에 기대를 걸며 열심히 낚시를 해보았지만, 벵에돔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날이 밝았습니다.
김밥나리 주변의 갯바위 모습입니다.
왼쪽 끝으로 큰북(안무생이)이 보이고, 그 사이 홈통에 한 낚시인이 하선하였습니다. 오른쪽으로 큰 만을 끼고 있으며 화강암 갯바위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현재 하선이 가능한 여서도 갯바위 중에 가장 서쪽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본격적인 들물이 이어지면서 조류가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먼바다로 좀 뻗어주면 좋으련만, 사진에도 드러나듯 큰북 방향으로 강하게 붙는 바람에 여명 형님과 같이 채비를 흘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왼쪽 갯바위보다 수심이 더 낮았지만, 중등물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자리가 높아 바람에 날리는 원줄을 잡아주기 위해 채비를 던진 다음에는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
발앞으로 다가와 왼쪽으로 붙어가는 조류에 맞춰 잠길찌가 아닌 일반적인 0호 찌를 사용했습니다. 자리가 높아서 찌를 보는 낚시가 유리했던 부분도 있었고요.
갯바위 가장자리로 다가온 찌가 멈칫멈칫하더니 이내 수면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망상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입질에 첫 벵에돔이 갯바위로 올라왔습니다 :)
본류를 노리던 여명 형님이 벵에돔의 입질을 받아 시루는 모습입니다.
들물에 좁아지는 갯바위에서 둘 다 어려운 낚시를 하기 보다, 한 명이 자리를 옮겨 서로 자신의 낚시를 하는 게 더 결과가 좋다는 것을 이번에도 느꼈습니다. 평소 여명 형님께서 저 편하게 낚시하라고 자리를 양보해 주셨던 기억이 떠올랐네요.
빠르게 다가오던 조류가 이젠 부담스럽다고 느낄 때쯤 통통한 벵에돔 한 마리가 바닥권에서 입질을 해주었습니다. 이날 만났던 벵에돔 중 가장 씨알이 좋았던 녀석이었습니다.
시원한 입질에 비해 연속된 입질이 없고, 수심층 또한 바닥권인 걸 보면 뭔가 조건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마리 갈무리를 하고 나면 어느새 잡어들이 갯바위 멀리까지 나가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특히나 이 녀석들은 홍갯지렁이에 반응이 빨라서, 동물성 미끼를 좋아하는 저수온 벵에돔을 위해 준비해 간 홍갯지렁이를 거의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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