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도(바람피하는자리) 감성돔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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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바람피하는자리) 감성돔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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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원래 연말, 연초에 업무가 많긴 했는데 이번에는 유독 심했던 것 같습니다. 잘 걸리지 않던 지독한 감기까지 겹치면서 이제야 겨우 책상 앞에 앉을 여유가 생겼습니다. 작년 12월에 다녀왔던 늦은 소안도 조행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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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 은퇴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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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명빈이 졸업식>

쉬는 날이 며칠 있기는 했지만, "장인어른 은퇴 행사"와 "첫째 아들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어서 조행기 작성을 조금 미뤄야 했습니다. 

40년 가까운 직장 생활을 마치시고 은퇴하시는 장인어른께서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함께, 2번이나 전학 다니면서도 무탈히 졸업해 준 명빈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앞섰네요. 

개인 취미인 낚시보다는 가족 일정이 항상 우선이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제가 즐겁게 출조 다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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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10월 중순부터 소안도를 찾습니다.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소안도 출조 방식의 변화가 생기는데, 그 이유는 "추자도 출조" 때문입니다. 


추자도로 가는 길에 소안도에 하선을 시키다 보니 보통 4시였던 출항 시간이 2시~3시로 바뀌게 됩니다. 철수 시간 또한 같은 이유로 1시 반에서 3시 전후로 변경됩니다. 낚시 시간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출항/철수 시간이 변경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날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선장님께서 오라고 말씀하신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하더라도 당일 추자도로 향하는 낚시인들이 미리 탑승하게 되면 선장님을 재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한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낚시인들의 눈총을 받으며 배에 오르는 경우도 생기고요. 승선 명부 작성과 선비 결제를 마치자마자 배에 올라야 하니 잊은 물건이 없는지 소안도로 향하는 동안 찜찜한 마음을 안고 가야합니다. 


조금 일찍 출볼하면 되긴 하지만, 완도까지 3시간을 운전해야 되는 제 입장에서 잠을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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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선했던 곳은 소안도 동편에 자리 잡은 갯바위였습니다. 예전에 낚시해 봤던 곳만 아니면 선장님께서 내려주시는 곳에 대부분 하선하는 편이지만 동풍이 예보된 상황이라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달량진 낚시 강선장님과 얘기를 나눠보니 원래는 "소진여"에 내려주라고 오뚜기호 선장님께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달량진 낚시에는 강바다호, 영일호, 오뚜기호 3척이 있습니다) 동풍이 의지되고 내림 감성돔이 시작된 시기라는 것을 감안하신 것 같은데,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것 같았습니다. 


남쪽이 더 좋아 보이긴 했지만, 출조 버스를 타고 온 여러 낚시인들의 불만을 들으셨을 선장님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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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날 자리를 잡았던 곳입니다. 날이 밝은 뒤에 한참을 두리번 거려도 어디인지 몰랐는데, 여명 형님과 통화하면서 작년에 함께 하선했던 "바람 피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때는 제가 "생자리"를 원해서 여기에 내렸다는 점과, 이날을 진짜 바람을 피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점이 조금 달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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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떡바위"가 오뚜기호 선장님께서 처음 배를 데려고 하셨던 곳이었습니다. 몇 번 접안을 시도하다가 배를 뒤로 물리신 다음 좀 더 안쪽의 갯바위에 내려주셨습니다. 


아직 만조가 1시간가량 남았음에도 너울이 전체 갯바위를 넘기도 했습니다. 역시 바다에서는 선장님의 판단이 항상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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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를 넘는 적당한 수심에다가 물색이 좋아서 대상어의 경계심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몇 시간 동안 전갱이 몇 마리 외에 감성돔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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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그동안 어지럽게 흩어지던 조류가 오른쪽 홈통 안쪽으로 예쁘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한낮의 시간이었지만 구름 낀 날씨와 탁한 물색, 게다가 조류까지 받쳐주니 잘 하면 대상어를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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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조류에 대응하려고 찌밑 수심을 2m 정도 늘린 채비가 천천히 흐르다가 수면 아래로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밑걸림이나 잡어의 입질과는 확연히 다른 입질에 기대감으로 채비를 걷어보니 역시 예쁜 감성돔 한 마리가 얼굴을 보여줬네요. 


철수 시간이 다 되어가면서 빈손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 우울해하고 있던 차에 찾아온 고마운 감성돔이었습니다. 조심히 바늘을 빼서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고 기쁜 마음으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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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를 마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니 그 좋았던 조류도 이내 펴지고 갯바위 주변으로 밋밋한 움직임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예쁘게 흘러주었던 조류가 참 고마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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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조를 포함하면 지난해 5번 정도 소안도를 찾았습니다. 대물이나 마릿수 조황은 없었지만 그래도 매번 감성돔 얼굴을 보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올해에도 10월 중순부터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 소안도를 찾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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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완도로 갈 때는 저 혼자였지만, 창원으로 돌아올 때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 달량진 낚시 강선장님께서 김해에 볼 일이 있으시다고 철수 후에 태워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선장님 덕분에 김해로 오는 3시간 동안 졸림 틈 없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직장 얘기, 가족 얘기 등 여러 대화를 나눴지만 역시 낚시 얘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밴드를 운영하는 것과 저처럼 멀리서 오는 낚시인들을 위해 배에서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시면 좋겠다는 건의를 드렸습니다. 선장님도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신다며 메모를 하셨네요. 


휴게소에서 사주신 따뜻한 저녁과 커피도 정말 잘 먹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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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량진 낚시 사모님께서 싸주신 "해남 곱창김"도 감사히 받았습니다. 기름을 발라 구워 가족들과 맛있게 먹고 있는 중입니다. 꼬독하니 씹히는 식감 때문인지 아이들까지 잘 먹는 모습에 '입맛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



조행기가 늦어지다 보니 어느새 작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아쉽지 않은 출조가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즐거운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모든 회원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한 출조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williams0908/22331206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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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41 북회귀선 24-03-20 06:41 0  
아쉽지만 감성돔 손맛은 보셨네요.
대물보다 어쩌고보면 꽝을 면하게 해준
한마리가 더 귀하게 생각들때도 있더군요.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13 울보미소 24-03-20 08:32 0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
다시 추워진 날씨에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의미없는 대상어는 하나도 없겠지만, 철수를 1시간도 남겨두지 않고 찾아온 이 녀석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가을, 겨울을 제외하면 소안도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다시 감성돔들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네요. 시간을 내어 한 번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성스런 댓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22 다이와MAN 24-03-20 13:55 0  
큰 손맛은 아니지만
작은 손맛이라도 어딥니까^^;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을 기약하죠~~
13 울보미소 24-03-20 19:09 0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맞습니다. 그 작은 아쉬움이 낚시인들을 다시 갯바위로 이끌어주는 듯합니다. 가끔 만나는 호조황 속에도 언제나 아쉬움은 남으니까요 ^^

또 그 작은 아쉬움을 찾으러 날씨만 보고 있네요. ""님도 항상 안낚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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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낚시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한 낚시 하시길 바랍니다.
13 울보미소 24-03-21 09:40 0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마음속으로는 항상 대박 조황을 꿈꾸는데, 막상 갯바위에 서면 대상어 얼굴 보는 게 목표가 됩니다 ^^" 대물은 아니어도 갈 때마다 소안도가 대상어를 내어주니 고마울 따름이네요.

걱정의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회원님도 항상 안낚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59 폭주기관차 24-03-22 19:35 0  
덕분에 즐감합니다.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이곳에서 다시 봐도 좋네요.^&^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들려 주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 하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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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울보미소 24-03-23 10:44 0  


주말 잘 보내고 계시지요?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남기고 싶은데, 올 겨울 날씨가 왜 이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출조 일정 잡기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네요.

다음 주 반짝 날씨가 좋은 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요일 쯤 여서도로 벵에돔 얼굴을 보러 갈까 생각 중이네요^^"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점심도 맛있게 드세요!
32 제주엔바람 24-03-31 09:44 0  
  정성있는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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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울보미소 24-04-01 09:25 0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당연히 업로드 해 놓은 줄 알았는데, 잊고 있었네요. 생생하지 못한 조행기가 되었습니다 ^^;;

나름 정성 들여 글을 남겨 놓으면, 나중에 출조지, 대상어를 정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아마 이 글도 올 가을 감성돔 낚시가 될 때 몇 면 되돌아 볼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시고, 항상 안낚하시길 바랍니다! ^^"
13 울보미소 24-04-05 11:49 0  


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항상 안낚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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