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과 바람이 못살게 굴었던 그날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보니 평일에 도무지 시간이 나지를 않는다.
낚시꾼에게 있어서 평일 낚시란 흡사 레이드몹을 사냥하러가는
게이머의 마음이랄까.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소 접하지 못하는 귀한 술을 선물받는 느낌이고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품절된 리미티드 아이템을 하나 찾은 느낌이라 보면 된다.
대상이 뭐가되든 겁나게 기쁜 심리상태.
?쉬는건 쉬는건데..
사회 전반적으로 불경기라 일거리가 많이 줄었다.
내가 몸담고있는 회사도 다르지않아서 일이 없으면 금요일 하루 쉰다.
바쁠때 하루정도 쉬어가것과 일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쉬는것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철없는 나는 마냥 좋다.
?
들뜬 기분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주의보가 뜨는 상황이라 결국 또 주말낚시를 나갔다.
?제기랄.
안되는놈은 우찌해도 안되는기라.?.
토요일도 날씨가 베리굿한것은 아니라서 망설였으나 크릴천국사장의 꾐에 또 넘어갔다.
근데 이양반은 오징어 빨판에 얻어터진 기억이 있는지 얼마전부터 자꾸 에깅을 가자고한다.
?
나는 멀리가서 꽝치느니 가까운곳에서 바람이나 쐬는것으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와서보니 고성에서 에깅 실패후 시즌이 끝났다고 나혼자 단정했던것 같다.
뱃머리에 서서 샴프CF를 찍고있는 저양반..
에기를 30개나 한꺼번에 샀단다.
?
뭐하러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샀냐고 물어보니 그걸로 내년까지 쭉 쓸거란다.
내년에는 무늬조황이 몹시 안좋길 기대해본다.
오늘 저녁에라도 물떠놓고 빌어야겠다.
▲큰 모자섬 남쪽의 우측끝 돌무너진곳.
위 사진은 얼마전 출조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오늘은 날씨가 거지같아서
서쪽을 지나치고나니 바다가 아주 가관이다.
너울과 바람이 아주 미친X 널뛰기하는 상황이라 배머리가 너울에 박혔다가 일어섰다가 난리가 났다.
괜히 크릴천국사장따라 선수쪽에 멍하니 서있다가 너울맞고 시껍했다.
너울에 이리 밀리고 저리밀리고 어찌어찌해서 접안을 하긴 했는데
차라리 조용한 다른 포인트에서 접안해서 걸어오는게 낫겠다.
짐 무거워서 가까운곳에 접안하다가 사람하나 잡겠다 싶다.
?
나는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는데 생선한마리 잡자고 물귀신되는건 싫다.?
장가도 한번밖에 못가봤고...
이상황에 뭔 낚시를 하겠다고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지.
거기다가 오전부터 낚시하시는분들이 계셔서 자리마저도 없다.
철수하는 시간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는 방법이 최선이다.
?저분은 비때문에 비옷을 입은것이 아니다.
너울때문에 입은 비옷.?
그만큼 상황이 좋지않다.
돌무너진곳 높은자리에 두분이 계신다.
좌측에 계신분은 카드낚시를 하고계시는데 굳이 여기서 너울맞아가며 하실이유가 있나싶다.
모자섬에 내려야겠다면 바람이 막히는 서쪽이 나을텐데 어떤 점주가 여기다 내려드렸는지 안타깝다.?
그리고 낚시를 목숨걸고 할것 아니라면 구명복은 꼭 착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카드조황으로는 간간히 사이즈 작은 전갱이와 전어가 낚여올라오는것을 확인했다.
?세양 푸가에서 스텝들을 포함해 몇분이 함께 내리길래
빙 둘러봤더니 B낚에서 유명한 "아침뱃살"님도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
?예전에 탈퇴하셔서 예전처럼 활동은 안하지만 현재 블로그를? 하고계신다.
조행기를 사람냄새나게 참 재미있게 쓰시는분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낚시대를 꺼내기도 그렇고 철수하기도 그렇고..
그렇다..
그것도 잔업낚시라 저녁 8시까지 여기 그대로 있어야하는데 갑갑하기가 그지없다.
하여간 크릴천국사장과 함께하면 이상하게 하늘이 곱배기로 돕는듯한 느낌마저 든다.?
나는 마 낚시할랍니더!
?크릴천국사장이 용감하게 밑으로 내려가더니 채비를 준비한다.
그리고는 곧 너울을 쎄리 맞는다.
아주 많이 맞는다.?
계속 맞는다..
조류는 날물방향 좌측으로 갈것이라 상관없지만 바람이 우측으로 불어온다.
?
?결국 뒷줄관리를 잘못하면 채비손실은 기정사실.?
하여간 너울에 바람에 포인트 상황이 하나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2호찌를 꺼내든건 올해들어 처음인것 같은데 덩치급으로 알아서 잘 꼬셔오길..
수심은 대략 8~9미터 정도.
캐스팅은 뒷줄을 잡고있을것을 계산해서 최대한 멀리 후려쳤는데
채비가 바람때문에 히내루(?)를 먹은듯 요상하게 날라간다.
?
?히내루하다보니 당구생각이 떠오르는데 당구장 출입을 안한지도 오래된것 같다.
소식적 당구장에서 먹고자고해도 80에서 더 나아지질 않았다.
각조절이나 거리조절같은것들을 대충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늘지를 않았는데
아무래도 재능이 없는듯하다.
반면 함께 먹고잤던 내 친구놈은 당구를 쳐서 대학교 한학기 등록금을 벌었다.
매번 당구장 아랫층에 있던 카바레 제비 아저씨들과 내기당구를 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그때 그 제비아저씨는 지금 무엇을 하고있을까.
와이셔츠의 가슴팍을 풀어헤치고 담배를 꼬라물고있던 그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되도안한 당구생각을 하다보니 채비에 전갱이가 떡하니...
씨알도 참...
?
?방생처리.
너울과 포말속에서 그래도 먹이활동을 하고있는지 사이즈 작은 감성돔도 입을 열기 시작한다.
듣기론 잔잔한날보다 궂은날 오히려 더 좋은 조황을 보여준다하니 기대를 해봐야지.
이놈역시 사진촬영후 방생.?
다대포를 나만큼 자주 들락거리는분인데 필드에서는 거의 만나뵌적이 없다.
실력,조과와는 상관없이 낚시자체를 제대로 즐길줄 아는 분이다.
기포기를 틀어놨는데 바늘을 삼킴녀석들은 시간이 지나니 배를 까뒤집고 다이했다.
그래서 기포기를 끄고 묵념.
사실 집까지 살려가도 잔업낚시 특성상 피곤해서 회는 안먹을듯 싶다.
마누라도 내가 회뜨는것이 영 못미더운지 회는 횟집에서 먹고 집에선 안먹는다.
혼자 먹어볼끼라고 오밤중에 칼질하는것도 ?그림이 아닌듯하고 걍 구이용으로..
?
생선은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다행이지 것도 아니라면 낚시의 재미가 반감되었을듯 싶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즐겁고 행복해하는 척이라도 해야 주는 사람이 의미가 있는것이고 보람된것이다.
?그러고보면 뭐할라고 이 고생을 사서하는지 가끔 헷갈릴때가 있다.
?겨울엔 코가 떨어져나가도록 춥고 여름엔 아지랑이가 피도록 덥고..
덤으로 모기에 뜯기고..
사진속 저 낚시꾼들도 계속된 너울을 맞다보면 지칠만도 한데 저렇게 깜깜할때까지 서있다.
낚시꾼들은 참 답이없다..ㅋㅋ
깨끗하게 장만하고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 부모님댁에 드릴생각을 하니
고됬던 하루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구멍찌 3개 날려먹은것은 예외)
하지만 다음에는 크릴천국사장의 동행출조는 다시 한번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희안하게 가는날 날씨가 참 일관성이 있다..ㅋ
다대포 내만은 현재 감성돔조황이 꾸준한편이라 많은분들이 몰리고있는데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손맛은 충분히 볼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기왕이면 주말보다는 주중을 이용해서 들어가는것이 포인트 선점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40~50cm까지 나오는것을 봐서는 곧 씨알급으로 기대해봐도 좋을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