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감성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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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 감성돔 "

41 북회귀선 30 2,045 2023.11.0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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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가야 할까나? "


분명 풍요의 계절은 왔는데...


그 풍요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출조길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런데 마땅히 갈곳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주말엔 비 예보가 있으니


멀리 가기도 그렇고


또 가까운 곳은 분명 사람에 치일것 같은 생각에


썩 내키지를 않고...




보는둥 마는둥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어디로 가야 할지 찾아 보기는 하는데...




여기는 멀어서 그렇겠지?


저기는 사람이 많겠지?


머리속은 이미 가봐야 불보듯 뻔한 시나리오에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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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득 영도에 감성돔 흘림 선상 조황이


동공을 확대 시키며 두 눈에 들어온다.




" 오호~~~ 그래 그래~~~


영도 같으면 택시비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을터...


대박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감시 몇마리 손맛 보고오믄 됐지


뭐 별거 있겠어? "




주말엔 비 소식도 있고 사람도 많을것 같아


금요일에 연차를 쓰기로 하고 예약을 해버렸다.




ㅍ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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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영도의 작은 어항에 도착을 하여


택시에서 내리며 선장님께 전화를 하니




" 차는 거기에 세우시고요.


배 있는 곳까지 걸어오시면 됩니다. "




" 차는 없구요. 어디 어디라구요? "




뭐 누구라도 차를 가지고 왔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겠지만




무심히 꺼낸 차 이야기에 퉁명하게 받아들이는


내 자신을 보니...




그래 니가 참 알게 모르게


차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기는 많은가 보구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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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을 벗어나며 펼쳐지는 부산의 모습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게 된다.




해가 뜨고나면 모든게 드러나며


온갖 잡다한 것 까지 전부 보여지겠지만




어둠이 감싸안은 부산의 모습은


마냥 화려하고 이쁘게만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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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터오는 부산의 멋드러진 모습을 보라보며


스쳐가는 바람결에 몸을 맞기고 있다보니


왠지모를 감성 모드에 빠져들며


귓가엔 임재범의 ' 이 밤이 지나면 '이


들려오는듯 하다.



" 이 밤이 지나면 우린 또 다시 헤어져야 하는데...


아무런 말없이 이대로 그댈 떠나보내야만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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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잠시 두도쪽으로 갔다가


암남공원쪽으로 돌아와서는 자리를 잡는다.




수심도 그렇게 깊지 않고


조류도 낚시하기 딱 좋은 정도...




낚시대는 연질의 감성돔 전용 제로대에


원줄 2.5호, 목줄 1.5호


찌는 2호 비자립 막대찌에 감성돔 바늘 3호...




와락하는 감성돔의 시원한 입질을 기대하며


채비를 흘려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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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감성돔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사리, 보리멸, 술벵이, 일곱동가리...


이건 아니지 이건 아니야~~~




그래도 가뭄에 콩나듯이 감성돔이 나오기는


하는데...


문제는 그 주인공이 본인이 아니라는 것이지 싶다.




그래도 뭐 아침 해뜰 타임!!!


가장 좋은 시간이 아니든가.


하다보면 본인에게도


감성돔이 걸려들것이라 기대를 해보면서


집중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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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조사님들은 따문 따문 2~3마리씩


감성돔 손맛을 보시고 있으신데 비해서


어찌된 일인지 본인만 0마리....




선장님 말씀이


" 사장님 수심을 잘 못맞추신 것 아닙니까? "


" 수심 안맞으면 입질 못 받습니다. "




" 어이쿠~~~~이런 이런 "


실력이 없어서 감성돔을 못 낚고 있는 것이란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니


여간 곤란한 상황이 아닐수가 없다.




하지만 뭐 입이 있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감성돔을 못 낚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니


말이다.




" 뭐라 할 말이 없네요.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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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밑밥띠가 본인 앞으로 지나가는 것이 보여지더니


정말 우연의 일치인지 뭔지 알 길은 없지만


거짓말 처럼 찌가 시원하게 빨려들며


두마리 감성돔이 연타로 걸려든다.




연질의 제로대라 끝까지 앙탈을 부리며 저항하는


감성돔 손맛에...




조금전까지의 상황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 버린다. ㅋㅋ




" 아이고 감사합니다. "


" 신경 써주신 덕분에 감성돔 손맛을 보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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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웅장하게 펼쳐져 있는 암남공원...




갓 입문한 초보조사님에서 부터


깊게 패인 주름 만큼이나


오랜 낚시 경력을 자랑하는 노조사님들까지


무용담 하나 정도는 간직한 추억의 그곳...




선상에서 이정도 감성돔이 나오는 상황이라면


분명 갯바위 포인트에서도 감성돔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뭐 100% 장담은 못하겠지만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분명 나오리라는


확신이 든다. ㅋㅋ




암남공원 철계단 포인트에


한분 조사님 낚시를 하시는 모습이 보이는데


손맛을 보셨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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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으로 돌아오는 길


송도 해수욕장 주변으로 고층 건물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것이 보인다.




뭐 바다뷰?


아마도 그런 이유로하여


이렇게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지 싶은데


물론 보기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조금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새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니


고층 빌딩에서 바다를 보는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바다에서 송도를 바라보는 모습은


글쎄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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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은 30급 고만고만한 녀석들 4마리...




어짜피 많은 걸 바라고 나선 출조길이 아니다보니


이정도라도 뭐 만족이지 싶다. ㅋㅋ




돌아오는길 택시가 잘 안잡히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발견해서


크게 고생하지 않고 가뿐하게 귀가...




뭐 이정도 코스 같으며는


앞으로 종종 출조를 해도 되지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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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하게 귀가를 하다보니


시간도 충분하고 해서


모양에 신경을 좀 써가며 회를 장만해 보았다.




살도 제법 통통하게 오르고


기름도 제법 들고해서


나름 고급진 회 한접시가 완성이 된듯하다.




하교한 딸아이 학교에서 수상한 상장을 보여주는데


그 이름도 거룩한 ' 모범상 '




" 우리딸이 다른 어떤 상보다도 값진 상을 받았네."


" 아빠가 감성돔회로다가 그 축하를 ... " 하는데




" 감성돔으로는 약하지. "


" 금일봉을 주든지 해야지. "


집사람의 일갈이 뒤통수를 때리는듯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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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뭐 제법 맛이 오른 감성돔으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이번 출조는 마무리를 짓는다.







근교의 선상 낚시 다녀온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잔씨알 몇마리 잡아 놓고는 말입니다.




궁시렁 궁시렁...


앞은 어떻고 뒤는 어떻고...


제 스타일이 그렇다보니 이야기가 길어 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별 내용도 없고 해서


글을 올리지 말까하는 마음이 컷지만


너무 조행기가 뜸한듯 하여


안부도 올릴겸 해서 이리 올리게 되었으니


부디 너그러이 읽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물러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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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댓글
안녕하세요 북회귀선님!!

이렇게 멋진 조행을 다녀와 놓으시고서... 블로그에 조행기를 업데이트 안하시다뇨.. ㅜㅜ

부산의 멋진 도심뷰를 배경으로 낚시하는 것에 항상 부러움과 동경을 안고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이웃님의 조행기로 접하게 되니 너무 반갑고 좋으네요~^^

손맛보심과 따님과 멋진 뒤풀이 한상까지... 정말 최고입니다 ^^
엄지척~ 드릴게요!! ㅎㅎㅎ

블로그도 자주자주 소식 올려 주세요~

잘 봤습니다!!
41 북회귀선 23-11-11 08:16 0  
제 블로그에도 방문을
해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좀 내용도 알차고 하면 공유를 하고 할터인데
별 내용도 없고해서 그냥 혼자보고 말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또 글을 올리지 않고 있는것 같아서
부족한 내용이지만 올리게 되었네요.
블로그에도 부지런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5 강태공윤배 23-11-11 12:11 0  
손맛 입맛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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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라맨 23-11-11 20:07 0  
맛갈나는 글솜씨 부럽습니다!
손맛보신거 축하드려요
볼락 조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41 북회귀선 23-11-12 11:37 0  
저도 갯바위 출조를 계속 염두에는
두고 있는데요.
막상 가려니 기상이 좋지 않고 또 기상이 좋으면
시간이 되지않고 계속 뭔가가 안맞아 지고 있어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만간 다녀오게 되기를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마운 말씀 감사합니다. ^^
1 감찰벵 23-11-11 21:47 0  
88년 서울 올림픽 전후 쯤
용호동 이기대 , 오륙도, 용당동 신선대,영도 태종대
송정 일광 기장 갯바위...
릴 쳐박기 청개비 갯가에 붙은 홍합 뽀개서 밑밥으로..
장대 세칸 반.네칸대 들고 어종불문
낚이는 족족 안주감으로 행복했던 추억이 떠 오릅니다.

그때 사부 정삼수 형님!!
장상필 씨 건강히 잘 계신지요??

서면 출조방에서
버스로 녹동 까지
부도,섭도,다랑도,병풍도
45인승 버스에 45명 타고
부푼 욕심안고 출발하던
기억이 또렷 합니다.

수도권에서 가끔 남해서부 안도,연도,초도 거문도 등
출조를 하지만 바다가 내주는 선물이
많이 변했습니다.
무수히 낚이던 잡어들 시장고등어.볼락.농어,광어.우럭,노래미
거의 없어지다 시피 이러다 멸종이 되는게 아닐까싶내요..
현재 바다낚시 손맛 보기 어렵다, 희박하다

그래도 기회만 되면 낚시대를 닦고 릴에 기름치고
출고 공지를 기웃거리며 떠날 날을 손꼽는 나는
오래전 수많은 추억의 갯바위가 그리워
찾아갑니다.

담백한 조행기 즐감 했습니다...!!
41 북회귀선 23-11-12 11:52 0  
말씀에서 오랜 낚시 경력이 묻어나는 듯
합니다.
저도 친구들과 뭐라도 낚으면 좋아하고
또 바로 회를 장만해서 초장에 찍어 먹으며
갯바위에서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문득문득
떠오른곤 합니다.
말씀처럼 무수히 낚이던 많은 어종이 이제는
점점 귀해지는 느낌이네요.
아마도 세월따라 모든것이 변하는 이유이겠지요.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아져도 그래도
또 갯바위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낚시꾼의
마음이 아닐까합니다.
항상 즐겁고 안전한 조행길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 소코바리 23-11-17 01:13 0  
사진이 너무 멋있습니다~~ ㅎㅎ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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