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찾은 거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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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찾은 거문도...

G 1 2,286 2002.04.01 15:02
기조연맹 서울지역 명예회장님이신 신동훈 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거문도에서 벵에돔이 많이 나온다며 거문도에 동행하지 않으려는지 의사타진 전화다.
혼자 통영으로 갈 계획을 수정해 거문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걸린시간은 불과 1분.
10년전쯤의 아련한 추억이 나의 발길을 붙잡는다.소거문도와 검등여에서 참돔과 감성돔을
타작했던 추억,3백냥굴과 배치바위,선바위에서 초겨울 감성돔을 타작한 추억들...
지금은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들과 고 3년생인 딸 이 8-9살때 쯤 온 가족이 거문도를
찾아 낚시를 하면서 보낸 아련한 추억들이 그간의 거문도에 대한 온갖 나쁜 소문들을 털어 버리고
거문도행으로 나의 행선지를 바꾸어 놓았다.
금요일 밤 9시 서울 구로구 독산동에 있는 M낚시점에서 6명이 여수로 가는 승합차에 몸을 싣었다.
서울과 대전,진주,여수로의 행로를 잡았다.
조동철군의 빼어난 운전실력은 새벽 2시정각에 여수 어항단지에 잠에 취한 낚시꾼들을
풀어 놓았다.다른지역에서 거문도로 들어갈 낚시꾼이 8명 정도 더 있었다.
선장과 점주를 포함해 16명을 태운 진성호는 밤을 헤치며 거문도로 향한다.
낚시꾼들은 모자란 잠을 보충하려 선실이 들어서자 곧바로 하늘나라로 향한다.파도도 잔잔한
편이여서 잠을 자는데 안성마춤이다.
1시간 40분쯤을 달려 첫 도착지는 대삼부도다.이곳에 3-4명의 낚시꾼을 낼고 5-6분을 항해해
소삼부도에 또 3-4명을 내려 놓고는 거문항으로 향한다.거문항에 도착하자 S낚시점에서 운영하는
10톤규모의 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배를 바꿔탄 우리 일행은 동도쪽으로 행선지를 잡았다.
우리 일행중 나를 포함한 4명이 동도 마당바위 포인트에 하선했다.한씨 물때인 8물에다 오늘은
천문조 현상까지 있어 물이 많이 들고 빠진다는 일기예보를 염두에 두고 낚시에 들어갔다.
새벽 6시,20분 정도만 있으면 해가 뜬다.금방이라도 미끼를 물고 늘어질 것 같건만 물고기의
생각은 낚시꾼의 생각과는 다른 모양이다.찌는 미동도 하지 않고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뜨내려
가고 있을 뿐이다.지난주말에는 조금물때인데도 이곳에서 6마리정도의 벵에돔이 잡혔다는
소식이 듣고 내렸는데...
오전 10시가 지나 바닥층을 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3호 막대찌로 교체했다.
3분정도가 지나자 첫 입질이 왔다.섹스할 때 오르가즘이란 이런 감정을 두고 이르는 표현일 것이다.
힘껏 챔질.그러나 헛방.뭘까? 다시 미끼를 교체해 캐스팅.조금전 그자리에 오자 꼭같은 모양으로
찌가 쏙~.그러나 이번에도 헛방이다.옆에서 낚시를 하던 낚시 초년생이 복어 한마리를 끌어 낸다.
11시가 되고 만조가 가까워 올 무렵.신동훈 선생의 전유동 낚시에 벵에돔 입질이 왔다.
노련한 손놀림으로 잡아 올린 벵에돔은 24-5센티미터 정도.씨알이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이정도 씨알이면 요즘처럼 고기 흉월에 꽤 괜찮다.5분정도가 지나자 또 한마리 올린다.
본인도 즉시 전유동 채비로 전환.첫캐스팅에 한마리를 걸었다.그리고 옆에서 낚시를 하던 조년병도
한마리.또 신 회장이 한마리, 모두 5마리를 30분만에 뽑아 냈다.이후로 벵에돔 소식은 없고
너울파도가 일어 도저히 낚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우리를 내려준 낚시배가 점심을 전해주려
도착한 때를 이용해 동도 동쪽으로 포인트를 옮겨 보기로 했다.때는 초썰물.우유빛 물색깔과
천천히 흐르는 조류에서 뭔가 예감이 좋다.수심이 15미터라고 일러주고는 배는 떠난다.
3호 막대찌에 깐새우를 세팅해(크릴새우가 없어서) 캐스팅.입질이 없다.그러기를 3-4차례.
5번째 막대찌기 물속에 시원하게 잠긴다.힘껏 챔질.10센티정도의 놀래미가 첫인사를 한다.방생.
이후 3-4차례 채비를 바꿔 던져 봤지만 소식이 없다.오후 4시쯤 되자 철수를 알린다.
우리 6명이 잡은 조과는 감성돔 35센티 한마리,벵에돔 24-25센티 5마리,숭어 50센티 2마리.
학꽁치 15센티 안팎 30여마리,망상어 18센티 안팎 20여마리가 전부다.
학꽁치 5마리와 숭어 한마리,벵에돔 3마리를 썰어 저녁 횟감으로 장만했다.
저녁식사와 함께 10년만에 먹어보는 거문도에서의 저녁식사.감회가 새롭다.
저녁을 먹고 인근 다방에서 커피 석잔을 시켰다.짱가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아가씨가 친절하게
커피를 타줘 거문도의 밤이 더욱 정겹다.이후 밤 11시 잠잘때까지 3차례나 커피를 시켜 마셨다.
그리고는 잠이 들었다.점주가 아침식사를 하라며 깨워 눈을 떳다.새벽 2시 30분이다.새벽이 아니라
한밤중이다.경쟁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갯바위로 나가야 하는 낚시꾼들.
과연 이것이 재대로 된 일인가? 혼자 맘 같아서는 6시 반쯤 일어나 식사하고 7시쯤 바다로 나가
낚시대를 드리우고 싶지만 세상살이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새벽 3시에 서도 쪽으로 포인트를 잡기로 했다.또다른 낚시 초년생 한명과 함께 배치바위 홈통부근에
내렸다.0.5호 전자찌를 세팅해 밤낚시를 했다.그러나 어신은 밤하늘과 같이 깜깜하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낚시 초년생이 28센티정도되는 대형 볼락을 한마리 낚아낸다.
본인은 속으로 "야! 왠 볼락이..."라며 놀랐다.두사람이 비슷한 자리에 캐스팅한다.본인의
낚시대에도 곧바로 어신이 왔다.볼락이다.그리고 초년생이 한마리 더 추가.해가뜨자
이번에는 고등어 입질이다.아울러 초들물이 시작되고 파고가 높아지더니 물벼락이다.
휴대폰으로 배를 불렀다."낚시를 할 수 없으니 빨리 철수시켜 주세요"라고...
배가 10분뒤쯤 도착했다.철수다.다른 팀들도 함께 철수를 시켜야 한단다.파고가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팀들은 바람이 없는 쪽으로 포인터를 옮겨 낚시를 계속하고 우리 두명은 완전히 철수하기로
합의했다.우리가 잡은 볼락 3마리를 프라이팬에 튀겨 점심식사를 끝내고 나니 다른팀들도
여수로 들어가기위해 철수를 하고 낚시점으로 들어 온다.모두 한마리도 못잡았다.
2시간 정도를 더 휴식을 취하다 여수로 철수길에 올랐다.
10년전을 회상하며 거문도로의 조행길은 추억만들기에는 충분한 재료를 간직하고 있었다.
S낚시점주의 훈훈한 정과 다방 아가씨의 애뜻한 인간미,무엇바다도 낚시초년생과의 조우 등등..
낚시란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낚는 것"은 아닐까? 釣道와 商道는 같은 것이 아닐까?
道란 道로 통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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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1호바늘 01-11-30 00:00
여유가 느껴지는 조행기 즐겁게 봤읍니다. [04/02-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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