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 신정 연휴의 황금 같은 2일을 초도 밖목섬에서 바람과 멱살잡이만 하다 완전 ko패 당한 그 다음 달, 모진 마음을 먹고 다시 2박 3일 일정으로 감성돔 낚시에 나섰읍니다. 목적지는 청산도로 잡고 초도에서의 고생을 거울 삼아 먹을 것을 잔뜩 준비하여 간간이 나타나는 전조등 불빛을 뒤로하고 새벽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에 도적떼 같은 네 사람은 낚시 전문가가 되었다가 어린아이가 되었다가를 반복하며 녹동항에 도착하여 장수호를 타고 당당하게 새벽 바람을 맞으며 청산도를 향하였습니다. 구도,송도 덕우도를 저편에 두고 다른 두팀을 청산도 목섬에 내려주고 돌아 나오는데 완도 해경 감시선이 우리가 탄 배 쪽으로 달려왔고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장수호는 얼른 뱃머리를 돌려 덕우도 쪽으로 전속력으로... 우리의 청산도 행은 이렇게 해서 덕우도로 변경 되어 버렸습니다.
선장님의 권유에 따라 덕우도 미끄럼 바위 쪽에 하선을 하여 짐은 높은 곳에 올려 놓고 설레이는 마음을 담아 채비를 케스팅하니 30쯤 되는 감성돔이 환영 인사를 해 주었고, 뭔가 될 것같은 마음에 본격적인 낚시를 하였습니다.
0.8호대와 2호 원줄 1.2호 목줄의 비명이 끝날물이 진행될 때까지 계속 되었고 우리들은 꿰미와 물웅덩이에서 몸부림치는 열세마리의 당당한 감성돔에 세상을 다 얻은듯,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 갔습니다. 아 !! 이제 감성돔 낚시는 더 배울게 없다... 하산하자.... 작은 놈들은 회를치고, 감성돔 백숙을 만들고, 추운겨울 바람에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연방 입안으로 떠 넣으면서 시건방진 수다를 한참 토했습니다. 각자 집으로 손폰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그렇게 낚시를 다녀도 잘 생긴 감성돔을 집으로 가져 가본적이 까마득한 우리들은 믿지 않는 집사람들에게 이번만은 사실이다 . 두고봐라. 내일 저녁을 기대하라... 믿지 못해도 좋다. 나중에 실물을 직접보면 될것 아닌가... 하여튼 큰소리란 큰소리는 다 쳤습니다. 여전히 어깨에 힘은 잔뜩 준 채로 말입니다.
어둠이 짙어오고 얼큰해진 우리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그다음날은 고기를 잡을만큼 잡아서인지 아무도 새벽 물때를 노리는 사람도 없이 모두 늦잠을 자고 9시경에 일어 났습니다. 일어나자 마자 감성돔의 잘 생긴 얼굴을 다시한번 보고 싶어 한사람은 물웅덩이에 한사람은 40이 넘는 놈들만 꿰어 놓은 꿰미를 걷어 올리러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