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가 낚시했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남은 시간 낚시를 계속했습니다. 대상어를 보고 나니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네요.
미끄럼은 여서도 남쪽에 있어서 해가 완전히 뜨고 나면 해를 정면에서 마주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낚시 자리 위쪽으로 평평한 곳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고요. 어느 정도 너울이 있어도 갯바위 자체가 높아서 안전해 보였습니다.

갯바위 가장 위쪽으로 올라와 내려다보니 더 확실히 느껴졌네요. 비박 낚시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핸드폰이 거의 터지지 않기 때문에 미리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놓고 와야겠네요 ^^;;

낚시를 하다가 뒤를 돌아보니 경호 형님께서 자리를 펴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계셨습니다. 멀리 부산에서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듯합니다.

해가 완전히 뜨면서 자리돔의 성화가 너무 심해졌습니다. 가끔씩 그 틈을 헤치고 나비라고 불리는 돌돔 치어들이 원줄을 당겨갈 뿐이었습니다.

"토도독" 원줄을 가져가는 자리돔과 달리, 시원하게 원줄을 차가는 입질에 순간 기대감이 높아지다가도 가벼운 무게감에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는 일이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철수 직전 막대찌를 이용해 볼락을 노리던 봉암 형님께서 씨알 좋은 볼락을 연신 낚아내었습니다. 제 눈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자리돔, 볼락 치어들 밖에 안 보이던데, 저렇게 통통한 볼락이 있었네요.
한낮에 나온 볼락 씨알치고는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여서도 비박이 되면 볼락 낚시 오고 싶다는 형님들의 말씀이 자주 들렸습니다 ^^"
작은 볼락과 자리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벵에돔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나 이날은 자리돔의 성화가 정말 심했습니다. 갯바위 가까운 곳, 먼 곳 할 것 없이 밑밥이 떨어지면 까맣게 모여드는 탓에 제대로 낚시를 하기가 어려웠네요. 벵에돔의 개체 수나 활성도가 좋았으면 별문제가 없었을텐데......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ㅠㅜ
낚시를 마치고 봉암 형님께서 양수기를 이용해 갯바위 청소를 시작하셨습니다. 미끄럼은 자리가 높아 만약에 두레박을 이용했다면 청소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렸을 듯했습니다.
저도 옆에서 청소를 도왔습니다. 처음 양수기를 사용해 보니 편리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높은 가격대와 부피 탓에 고민을 하고 있네요.

비용, 수납을 떠나 낚은 고기를 싱싱하게 살릴 수 있다는 부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양수기의 장점이었습니다. 높은 수온과 뜨거운 햇볕에도 벵에돔, 돌돔들이 힘차게 헤엄치고 있었네요.

제가 물을 비우면서 떠내려간 몇 마리의 볼락을 빼고,(형님들께 욕 좀 먹었네요;;;;;) 남은 녀석들은 잘 챙겼습니다. 아마 저 혼자였다면 볼락들은 바로바로 다 보내줬겠지요 ^^;;

새벽에는 쌀쌀했던 날씨가 한낮이 되니 꽤 더웠습니다.
더운 날씨 때문인 건지, 고기가 안 나와서 그런 건지......제 얼굴이 벌겋게 달궈져 있었네요 ^^;; 다음 출조 때부터는 소형 아이스박스를 챙겨야겠습니다.

12시 철수 시간에 맞춰 뉴페이스 호가 갯바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늘색과 비슷한 옅은 푸른색의 도색이 바다와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매번 받습니다.

완도항으로 돌아올 때쯤 사모님께서 항상 시원한 음료수를 들고 나와 계십니다. 이른 새벽 출조, 더운 날씨, 1시간 30분의 뱃길에 지쳐있을 낚시인들에게 항상 힘이 되는 순간입니다.
시원한 커피를 받아 들고 인사를 드린 뒤 근처 숙소로 향했습니다.

개운하게 씻고 단잠을 자고 일어나 홍어 족발로 든든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중국집 못지 않은 탕수육과 막국수에 시원한 막걸리도 최고였고요.
형님들과 한참 낚시 얘기를 나눈 다음 완도항을 거닐며 또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음 날에는 좀 더 나은 조과를 기원하며 잠자리에 들었네요.
2일차에는 여서도 최고 포인트 중 하나인 "큰무생이 낮은자리"에 하선하였습니다. 하지만 자리돔들의 성화에 벵에돔 얼굴을 못 보고 철수를 하였네요 ㅠㅜ
※ 최근에는 벵에돔 활성도가 살아 나면서 자리돔의 성화가 덜하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저 또한 지난 주에 실제로 경험을 하고 돌아왔고요.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달의 조행기라는 점을 감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네요. 어제, 오늘 창원에는 30도가 넘는 이른 무더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원님들 항상 건강 관리 잘 하셔서 안낚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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