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계획했던 가족 여행겸 낚시 일정이다.
목적지는 전남 여수인데 필자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국민학교(초등) 시절 이후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당시 부모님 지인분들과 함께 어울렸던 여행이었고 사람이 엄청 많았던 사찰을 들렀었던 기억과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처음 맛봤던 갓김치의 기억이 강렬하다.
톡 쏘는 향이 매력적이었는데 그덕에 성인이 된 지금도 갓김치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여수에서 판매하는 갓김치라고 다 같은 갓김치가 아니라는 점.
집에서 두시간여를 달려서 도착한 여수의 로컬 식당이다.
뭔가 허름한 느낌마저 드는 백반집인데 도착해서 보니 평일임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믿음이 간다.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듯 하다.
로타리식당 : 전남 여수시 서교3길 2-1
식단은 크게 특별할 것이 없다.
양념게장, 갓김치가 다른 일반 음식점보다 맛이 괜찮았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에 다시 들렸을 정도로 가성비가 좋았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포장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후 예약했던 호텔에 체크인.
비수기라 그런지 숙박비가 꽤 저렴하다.
2박3일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유탑 마리나 호텔: 전남 여수시 수정동 777-1
※식당도 숙소도 "내돈내산" 입니다!
아들과 마나님이 함께하는 여행이라 침대 두개가 달린 방을 예약했는데 잠만 자기에는 충분히 깔끔하고 만족스럽다.
조식, 요트 탑승권이 무료로 지급됬다.
인근 지역에 관광과 쇼핑을 함께 할수 있는곳이 많아서 버스나 택시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텔 인근의 식당은 개인적으로 비추.
기념사진 촬영후 가까운곳 관광, 수영을 시작했다.
사실 가족여행은 타이틀이 그런것이고 개인적인 스케쥴은 따로 있다.
그래서 나름 최대한 체력을 아끼는 것으로...
다음날 새벽, 돌산읍에 위치한 낚시배를 이용하기위해 홀로 기상한다.
이번 조행의 파트너는 광양에 거주하는 용민이다.
최장거리라 해봤자 통영권으로 편안한 낚시를 추구하는 필자가 여기에서 낚시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차라리 필자의 집에서는 대마도가 더 가까워서 가면 갔지...
아무튼 단체 출조가 아니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다 제쳐두고 이놈이 문제다.
최근 여수권 갯바위는 조황이 좋지못해서 평일 출조 낚시인이 몇 없다고 한다.
4월 중순이면 시기상 감성돔 낚시는 끝물이고 참돔, 벵에돔 낚시로 돌아서는 편이니 당연한 이치다.
글로리피싱 사장님도 다음 출조는 원도권 위주로 계획을 잡고 계시다고 하시는걸 보면 내만권 감성돔 낚시는 이렇게 마무리 되는듯 하다.
선착장 앞으로 "화태대교" 가 보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인가.
글로리호에 짐을 옮겨 싣었는데 원도권 출조가 잦은 낚시배라 그런지 선수쪽 평수(?)가 넓다.
우리를 포함해서 대략 7명 정도의 낚시인의 짐이 아주 편안하게 싣렸다.
안도까지는 대략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우리는 거의 마지막 즈음에 하선한다.
안도의 남쪽 홈통에 위치한 갯바위인데 괜찮은 포인트인지 모르겠지만 세팀 정도가 한번에 하선했다.
용민이와 필자가 하선한 포인트는 노란색 원으로 표시된 지점으로 홈통의 가장 안쪽이라 조류의 흐름이 관건이 될듯하다.
우리가 하선한 직후 나머지 낚시인이 좌측 갯바위에 하선한다.
새벽 4시 출조는 낚시인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정도 합리적인 시간대가 아닌가 싶다.
출항후 1시간 내외의 포인트의 경우 채비를 하게되는 시간대가 거의 해가 뜨는 시점의 피딩타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무리해서 무의미한 추위와의 싸움 그리고 피곤함을 덤으로 얻을 필요는 없다.
문제는 시즌때 포인트 싸움인데 한정된 포인트에 출조배와 낚시인은 넘쳐나니 그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
아무튼 결국 피해를 보는쪽은 우리 낚시인.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이렇게 대접을 못받는 취미생활도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것을 보면 굳이 대상어가 아니라도 그만큼 얻는것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그게 아니면 이쪽 취미생활은 내가 아는 상식적인 선에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가뭄에 콩나듯 잡혀주는 대상어 그리고 추위, 더위에 노출되는 것은 기본이고 잠도 먹는 것도 돈도 포기하고 이짓을 계속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걸 아는 나도 계속 이러고 있는것을 보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 비상식적인 현상에 대해 설명을 하기에도 참 애매하다.
깊게 생각하면 답이 없고 저 녀석을 보면 해답에 대한 힌트가 살짝 엿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챔질 직후 과한 액션에 비해 터무니 없는 생선.
용민이의 직업병(수산업)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도다리의 시세가 좋다며 기뻐하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여지껏 감성돔을 쫒아오던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낚시에 대상어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만족하면 그뿐이지 그깟 생선이 뭐라고..
모든것이 부질없다.
하지만 난 아무리 생각봐도 도다리보다는 감성돔이 더 좋다.
감성돔 최고...
이곳의 물색은 아주 예술이다.
낚시인들이 누누이 말하는 암바사(?) 색깔이다.
확인된 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감성돔이 자주 비춰지는 물색이 이런 색상이라는데 그말이 맞다면 오늘은 감성돔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는 상황이다.
포인트 주변 수심은 7m권이며 장타후 채비를 걷어보면 갑작스레 깊어지는 지형은 아닌것 같다.
특별히 아주 큰 수중여가 있는 포인트도 아닌듯 하고 아주 작은 사이즈의 수중여와 해조류가 있다.
밑걸림이 심하지않고 붙박이 감성돔보다는 조류를 타고 이동하는 녀석들이 주를 이루는듯 하다.
용민이가 매우 만족하는 제철 도다리를 잡고 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필자에게 어신이 왔다.
시원하게 찌를 물고 달아났는데 챔질 직후 턱에 바늘이 딱 걸리는 그 느낌.
이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반대쪽에서 본 모습.
최근들어 다시 액션캠을 거치해두고 낚시를 하고 있다.
유튜버를 하자는 것은 아니고 철수후 집으로 돌아와서 한번씩 돌려보는 재미가 있다.
본인의 모습을 모니터링 하다보면 내가 머리속으로 상상했던 멋진 모습이 아닌 엉성한 폼이 대부분이라 교정에도 효과가 있으며 도난 방지용(?)으로도 괜찮다.
낚시에 대상어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만족하면 그뿐이지 그깟 생선이 뭐라고..
모든것이 부질없다.
하지만 난 아무리 생각봐도 도다리보다는 감성돔이 더 좋다.
감성돔 최고...
VIDEO
https://youtu.be/w_0VyhjX7qk
치누MH50 휨새가 아주 이쁘다.
이 녀석을 구입후 처음 잡아보는 감성돔이 아닌가 싶은데 막상 고기를 걸어보니 상당히 만족스럽다.
이번에 잡은 녀석은 비록 영등철 덩치급 대상어는 아니지만 낚시대의 성질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는데 내 실력에 넘치는 낚시대가 아닌가 싶다.
크던 작던 누구처럼 제철 도다리가 아님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사이즈는 30중반 정도 될듯 하다.
영등철이 지나가서 그런지 비슷한 지역의 최근 조황을 검색해봐도 대부분 비슷한 사이즈의 대상어만 보인다.
이후 밑밥 냄새를 맡았는지 포인트 내에 고기가 들어온것 같다.
본의 아니게 용민이의 과한 액션을 또다시 보게 됬는데 밖으로 뻗어나가는 조류탓인지 모르겠지만 고기의 사이즈에 비해 힘을 꽤 쓴다.
사진을 촬영할때만 해도 4짜 이상급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감성돔이다.
역시 여수권 갯바위는 경상남도와 다른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여수권 갯바위와 잘 맞는것인가.
용민이와 낚시를 다니면서 사이즈와 상관없이 이렇게 마릿수를 해본적이 내 기억에는 없었던것 같다.
용민이는 최근에 추자도에서 5짜 감성돔을 잡았다고 어깨가 한껏 올라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디카를 들이대니 갑자기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듯 하다.
아까는 손바닥만한 도다리 잡고 엄청 좋아하더니..
에라이..
VIDEO
https://youtu.be/l5VbWGU-lxg
용민이와 대상어 1:1 싸움이 되는듯 했지만 얼마 안가서 필자에게 다시 어신이 왔다.
이번에는 구멍찌가 수면 아래로 잠기지 않았고 구멍찌의 검정색 아랫부분이 보였다가 다시 원상태가 되었다가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그래서 밑걸림으로 판단하고 챔질을 했는데 때마침 얻어 걸린 상황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필자의 반유동 채비보다 얕은 수심 바닥에 목줄이 늘어져 있는 상황에 감성돔이 바늘을 물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바늘을 물고 옆으로 도망갔다면 구멍찌가 수면 아래로 잠겼겠지만 움직임이 없었으니 구멍찌가 계속 까딱하는 모습만 보였던게 아닌가 싶다.
중요한것은 2:1으로 나의 승리로 굳어가고 있다는 점.
기상예보에 아주 소량의 비가 예보되어 있었으나 언제나 그렇듯 곱절의 비가 내렸다.
아니 쏟아졌다.
VIDEO
https://www.youtube.com/shorts/z2Kdhx80a-8
대략 10~20분정도 비가 내렸던것 같다.
비와 함께 조류도 약해졌고 잡어마저 없어 보여서 포인트를 옆으로 옮겨보기로 했다.
감성돔 낚시에 포인트를 옮긴다는 것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오로지 감으로 옮겨보려 한다.
20m정도 좌측으로 옮겨가니 바닥에 갯바위 팩을 박았던 흔적과 밑밥이 흩뿌려져 있다.
도보로 조금더 이동이 가능하다.
뒷편 갯바위도 완만한 편.
용민이왈 "꼭 낚시 못하는 사람이 자리 옮긴다.." 고 했으나 귀신같이 이 자리에서 한마리를 추가했다.
사이즈는 역시 고만고만한 사이즈.
그리고 철수시간인 오후 2시까지 더 이상은 내어주지 않았다.
총 조과물이다.
사이즈가 모두 안습이긴 하지만 재미있게 놀다온 것만 해도 만족스럽다.
철수시간에 칼같이 도착하는 글로리호.
선장님이 참 친절하고 괜찮은듯 싶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눈에 이곳을 담아본다.
갯바위가 다 같은 갯바위 같지만 처음 출조해보는 곳이라 그런지 다르게 느껴진다.
선착장에 도착.
결론만 말하자면 이날 조황은 우리가 최대 마릿수였다.
철수후 숙소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같은 동호회에 있는 상욱이도 함께 불러서 간만에 여럿에서 식사를 해본다.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모여서 식사를 한지도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고깃집에 예약해서 육고기를 맛본다.
오늘 잡은 감성돔은 용민이네 수족관에 키핑(?)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날 회를 떠서 가지고 가기로 했다.
매우 좋은 시스템이다.
소고기는 원래도 맛있지만 얻어먹으니 더 맛있는듯 하다.
요즘들어 용민이에게 너무 얻어먹는것 같은데 앞으로 조금 더 얻어먹어야겠다.
2차로 커피까지 마시고 해산.
다음날.
부산으로 돌아가기전 용민이가 운영하고있는 마트내 수산코너에 들렀다.
말로만 전해듣던 천명수산...
너무 감성돔만 썰어놓으면 별로일듯 해서 구색을 맞춰서 종합 선물세트로 썰었고 남은 감성돔은 천명수산에 찬조(?)했다.
마음씨 좋은분이 가져가시길...
용민이덕에 잘놀고 잘얻어먹고 가는듯 하다.
마치 할아부지 시골집에 온것 같은 느낌이다ㅋㅋㅋㅋ
용민이가 내어준 선물은 갑오징어,간재미,감성돔,밀치,도다리,광어가 함께한 종합 선물세트다.
귀가후 저녁에 맛을 봤는데 숙성이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른때보다 더 맛있었다.
이번 조행(?)에서 느낀점은 낚시도 휴식을 제대로 취해가면서 즐겨야 더 재미있는 법.
만약 전날 출발해서 새벽 낚시후 귀가를 했더라면 아마 나는 이세상 사람이 아닐수도 있었을듯 싶다.
안도 첫출조에 운이 좋아서 간만에 대상어까지 마릿수로 볼 수 있었고 가족, 동생들과 함께라 너무나 만족하는 여행겸 조행이었다.
역시 용민이가 사주는 소고기가 최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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