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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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감성돔을 대상어로 두미도로 방향을 잡았었는데 상황이 마땅치않아서 캔슬.
그 여파로 침대와 한몸이 되어 뒹굴고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저사람의 펌뿌가 들어온다.

카톡으로 형제섬 잔업낚시를 하자고는 하는데 확 땡기는 맛이없다.
시즌상 무늬도 아니고 긴꼬랑지도 아니고 뭣도 아닌것이 대상어가 불분명하다보니
고생만하다가 돌아올 확률이 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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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안좋으면 그빌미로 그냥 오늘은 쉴라요.
하겠구만 창밖을 보니 날씨가 아주그냥 "안나가면 미친놈"?이라 하고 있다.?
오늘은 사실 아들래미 어린이집 운동회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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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아빠가 되려면 이런날은 빠지지않고 꼭 참석을 해야 마땅하나
이동네 기센 아줌마들 사이에 끼어서 운동아닌 운동을 하려니
낯짝얇은 경상도 머스마가 낄자리는 아닌듯하고..
?한발빠른 판단력으로 무작정 마누라 등을 떠밀어 놓고 집을 나서 낚시점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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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중에 전화가와서 도둑 제발저린듯 뜨끔해서 곁눈으로 바라보니 크릴천국 사장이다.
혹여나 이양반이 집구석에서 그대로 자빠져 자고있나싶어 내심 불안했던지
대뜸 ?위치추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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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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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갑니다 가요.
다왔으니 이제 15분정도 걸립니다.
네..
흐흐흐흫..
(사실 여기서부터 불안했다)
가게앞에 도착해서 크릴천국 사장의 얼굴을 바라보니
씨익 웃는데 이거 뭔가 속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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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이랑 벵에돔 파우더 빵가루 섞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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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식씨.
어차피 같이 낚시할건데 내 밑밥은 많으니 조금만 준비하이소.
나는 에깅한다고 많이 쓰지도 않을것 같으니..
(결국 나는 내꺼쓰고 본인것은 본인이 다 썼다..;;)
난 낚시를 잘하던 못하던 괴기가 물던 안물던
밑밥의 양이 작으면 그날 낚시가 영 껄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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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밥 많이 넣어준다고 100% 고기가 잘되는것은 아니지만
기왕 못잡을거면 고기들 배라도 많이 채우라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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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밑밥 쏠채질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아무래도 난 아직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한듯.
이제 눈에 익은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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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바로 옆의 은성호 선착장을 이용했었으나 최근 블루마린호를 자주 타고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냥 혼자 알고있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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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확실한것은 그 이유로 은성호 이모가 본인에게 많이 삐쳐있다는것 정도.
사실 나도 마음이 그리 편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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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작은 항구가 다 그렇겠지만 여유롭다.
방파제 낚시를 즐기는 어르신과 가족단위로 찾아온 동네주민들이 보이고.

선착장 입구의 철망문을 통과하면서 배앞까지 거리가 생각보다 멀기때문에
블루마린 스쿠터로 아이스박스나 밑밥통같이 무거운 짐은 실어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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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대포 본동의 배를 이용하지않는 첫번째 이유가 무거운짐을 리어카에 실어서
선착장까지 끌고가는것이 싫어서인데 이점은 상당히 마음에 드는 서비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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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멀쩡한 젊은 사람이 그것 뭐라고..
별거 아닌것 같지만 한여름에 리어카를 끌고 다닐려면 보통일이 아니다.
본인은 그냥 서있는것도 힘든 사람이다.
선실내에 앉아서 항을 벗어나는것을 보고 핸드폰을 열어 게임을 하고있는데
배의 움직임이 평소답지않게 롤링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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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상 너울이 약간 있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더 악천후에도
이런 움직임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크릴천국사장에게
낚여도 제대로 낚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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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오늘 배가 와이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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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실에서 선장이 있는 배의 앞쪽으로 기어들어가는 도중 큰 너울에 배가 휘청.
?순간 모자와 선글라스는 바닥에 떨어지고 나는 옆구르기 데굴데굴 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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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져서 앞을 바라보니 크릴천국사장은 이미 호랑나비 춤을 추고있다.
?그러게 왜 이런날 낚시를 가자고 해서...
실소를 머금고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섰더니 나도 함께 호랑나비 강제 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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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른날과 달리 여성조사님을 모시고온 커플들이 많다.
날을 참 잘잡은듯하다.
이런날 고생은 철수후 무쟈게 싸우거나 정이 더 깊어지거나 둘중하난데
내가볼땐 전자일 가능성이 99.99%다.
나무섬에 몇분의 조사님들을 내려주고 형제섬으로 방향을 돌리는데
나무섬앞의 너울보다는 좀더 잔잔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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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는 분명히 오늘은 낚시고 뭐고 진짜 J된거 같다고 느꼈었는데
?잘하면 대박칠수도 있겠다는 갈대같은 낚시꾼 마음.
형제섬이 가까워지고 사람이 있나없나 미간을 찡그려가며 살펴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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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많다.

이런날은 집에서 그냥 계셔도 되겠구만..
뭘 또 이리 작정들 하고 나오셨는지.
우리배에서 여성조사님을 포함한 한팀이 그나마 바람이 없는 포인트에 하선한다.
저분들중 한분은 쯔리겐지부 소속의 회원이신데 저분을 만났던날은
어김없이 날씨가 개판이었던것 같다.
나무섬 잔업을 갔던 그날도 그랬었다.
http://nochobo11.blog.me/220794650384
이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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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팀을 안전하게 하선시킨후 우리가 앉을만한 자리가 없는지 살펴보는데 마땅치않다.
한바퀴를 다 돌아봐도 내릴수 있는곳은 죄다 빽빽히 내려있는듯.?
?당장 내리는것은 둘째고 그와는 무관하게 어차피 오늘 목적지는 저곳.
형제섬 계단자리.
저분들은 오후 4시가 넘어가면 모두 철수를 할것이고
우리는 그 시간부터 8시까지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잔업낚시의 매력.
도무지 내려서 낚시할한만 자리가 없다보니 계단자리옆에
다른분들의 양해를 구해서 하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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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상황에 ?방해가 될만한 낚시는 하지않을것이고
이 포인트를 포함해서 다른분들이 철수할때까지는 틈틈히 에깅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하는데 솔직히 기대는 1도 되지않는 상황이다.
?수온이 낮은 지금 시즌에는 갯바위 에깅보다는 깊은 수심의 팁런에깅이 대세.
희망이 있던 없던 낚시꾼 뒤에서 하는것없이 멍하니 관전하고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무료하기 짝이없다.
?우측 포인트에 조사님은 처음부터 밑걸림으로 고생하시더니
철수할때까지 밑걸림으로 마무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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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걸림시 낚시대 휨새덕에 내가 몇번을 속아넘어갔는지 모르겠다.
괴기낚시는 몰라도 사람낚시는 참으로 고수임에 분명하다.
뒤에 앉아서 낚시구경을 하고있자니 배가 고파온다.
아침식사로 아들래미가 남겨놓은 주먹밥을 주워먹었더니 영 부실했나보다.
편의점표 샌드위치.
오래되서 식빵이 딱딱한 상태만 아니라면 꽤나 먹을만한데
평소에 먹던 차가운 도시락보다 나는 이게 더 나은것 같다.
크릴천국사장과 같이 먹을거라고 두개를 샀더니 이양반은 안먹는단다.
내 성의도 모르고..
그집 마나님이 생각보다 잘 챙겨주나보다.?
아니면 본인이 알아서 잘 챙겨먹던지...
난 매번 누가 챙겨줘야한다...손이 많이감..
샌드위치는 사양하더니 커피는 필요했던지 캔커피 몇개를 챙겨온 모양.
주길래 넙죽 받았는데 이놈은 한캔에 카페인이 104mg 들어있단다.
어느정도의 양인지 비교가 안되서 모르겠지만 일단 100이 넘어가면 큰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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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 마시고 또 내가 가져온 캔커피도 하나, 총 3개를 마셨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은 새벽 3시에 취침에 들었다.
약발 참 잘받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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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가량을 뜨끈한 갯바위에서 무작정 앉아있을수는 없는 노릇.
미리 챙겨온 에깅대를 꺼내어 다른분들에게 피해가 안가도록
빈자리에 캐스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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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두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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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가량을 흔들어보았으나 에기 몸체에 촉수로 공격받은 흔적은 없고
손에 쥐어보면 매우 차가운것을 봐서는 여긴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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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오징어의 공격을 받으면 ?에기 몸체에 작은 상처가 생긴다.
이럴경우 조금더 작은 사이즈의 에기로 공략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수 있다.
아니면 말고..
좌측 계단자리 근처로 배가 붙기 시작한다.
뭔일인고 살펴보니..
잠잠하던 이곳에 부시리떼가 붙은 모양이다.
힘겹게 고기와의 싸움을 이어가는 낚시꾼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리고..
낚시를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잡아보고싶은 욕구를 느끼게하는 낚시대의 휨새
그리고 발앞에서 이어지는 마지막 몸부림.
직접 잡아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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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부시리떼가 이곳으로 들어와서 그런지 고기를 쫒던 어선도 함께 들어온 모양이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어업이라 할지라도 저렇게 붙어있는것은 보기에 좋지 않은것이 사실.
?그 마음을 아는것인지 잠시후 본인만 어군을 찾아서 떠났고
이곳은 여전히 부시리떼와의 전쟁중.
맛은 비교적 별로지만 화끈한 손맛을 안겨주는 부시리를 잡으러
저분들은 새벽부터 이곳으로 들어왔다해도 거짓말이 아닐터.
잡고 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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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분들끼리 조를 맞춰서 들어왔다면 주위의 눈치는 볼것없이 천천히 달래가며
손맛을 보겠지만 대부분은 경질성향의 강한 낚시대로 강제집행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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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다루다보면 부시리는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게되고 그 영향으로
옆에 있는 낚시꾼의 채비까지 함께 엉키기때문에 좁은 지역에서 부시리 낚시를
하게된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대상어를 랜딩하는것이 매너이다.
계단 포인트의 이름답게 포인트 뒤로 많은 계단이 놓여있다.
등대로 향하는 계단인데 이곳으로 가끔 사람이 드나드는것인지 모르겠다.
에깅은 완전 실패로 돌아갔고 약속의 시간인 4시가 넘은 지금
그토록 원하던 계단자리로 무혈입성을 앞두고 있다.
만조전이라 그런지 접안시에 생각보다 콘트리트 발판의 위치는 높았고
철수대기중인 낚시꾼 두분에게 짐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는 사람도 좀 잡아달라고 손을 내밀었더니..
어찌나 힘이 센지 내 무릎이 채 다올라가기도 전에 확 잡아챈다.
자동으로 내 무릎은 형제섬에다가 니킥을 시전했고 그 순간 눈물이 핑.
좋은 의도로 도와줄려는분께 아픈 내색을 하기에는 괜히 미안해할것 같아서
참긴 참았는데 아무래도 도가니가 나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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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를 준비중에 밑밥통위의 신문지를 걷어서 보조가방옆에 아무렇게나 구겨놓았는데
그걸 보시더니 본인들이 담아서 철수하려던 쓰레기 봉투를 건내신다.
아무래도 내가 쓰레기를 아무대나 버리고 갈것을 염려해서 건내신듯한데
이제는 많은분들이 환경을 대하는 의식이 달라져있는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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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런 내 가방에는 항상 쓰레기를 담을 검정색 비닐봉투가 준비되어있고
매번 철수시 되도록 깨끗하게 정리하고 떠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아이스박스에 걸터앉아서 한참을 손바닥으로 무릎을 비비다
무심결에 바라본 석양이 참 아름답다.
무릎만 아니었으면 더 아름답게 보였을건데..
살살 굽혀지는것을 보니 제 기능은 할수 있을것 같아서 낚시를 준비해본다.
자중이 있는 쯔리겐 투제로찌에 매듭을 10m로 묶어놓고 g1봉돌 두개를 분납.
?물때에 비해 생각보다 조류가 빠르지않아서 발앞부터 먼곳까지 서서히 탐색이 가능한듯하다.
이놈은 어딜가나 깔린듯하다.
올해 여름에는 제일 많이 얼굴을 봤던 어종인데 사이즈가 참 거시기하다.
크릴천국사장은 벵에돔 채비로 쌍바늘을 준비하더니 저놈이 두마리 한꺼번에 올라온다.
빵가루를 한참 쭈물거리더니 상사리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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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뭐허러 바늘을 두개나..
?그렇게 잠잠한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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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왁!!
크릴천국사장의 1.5호대가 나름 스트레스를 받는걸 보니 상사리는 아닌듯하고
처음에는 부시리로 착각했다가 뒤이어 꾹꾹거림에 벵에인가 했으나 결과는 뺀치(돌돔).
사실 긴꼬리도 긴꼬리지만 돌돔도 못지않은 고급어종이니 나쁠것이 없는 어종이다.
"뺀치"는 낚시꾼들 사이에서 돌돔 어린 사이즈를 주로 부르는 명칭인데
이빨이 뺀치처럼 강하다하여 붙혀진듯 하다.
뺀치와 돌돔의 경계는 어디인지 모르겠으나 얼핏봐서 작으면 뺀치.
손맛을 보더니 한층더 해맑아진 크릴천국사장.
거기다가 낚여온 어종이 돌돔이므로 한껏 들뜨는중.
나도 뺀치던 돌돔이던 손맛보는것이 우선이라
옆에서 희망이 보이기시작하니 낚시가 좀더 재미있을려고 하는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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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방향에서 유유히 흐르던 찌가 시야에서 벗어나더니
흔적을 찾아볼수가 없을정도에 이르러 한탬포 늦게 챔질을 했는데
그 순간 강력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아아아! 부시리다!!
부시리를 자주 만나는 낚시꾼에게는 성가신 어종일수 있으나
나처럼 작정하고 손맛을 보러온 사람에게는 반가운 어종.
하지만 2~3마리 연속으로 잡다보면 이제 그만 올라왔으면 싶은 어종이기도 하다.
가까운 근해에서 자주볼 수 있는 사이즈로 낚시꾼끼리는 "알부시리"라 불리는 사이즈다.
1호대 이상의 낚시대로 잡을 수 있으며 안정적으로 잡기위해서는 1.5호대 이상을 사용하는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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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줄은 낚시대의 호수에 따라 달리하는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낚시대와 낚시줄의 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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