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방맨 드디어 장학생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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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꼭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보겠다고 벼르는 누님들과 등산하기로 하였는데 그만 못가겠단다. 이긍~
마음이 급해진다. 무슨 병도 아니고 갑자기 잊혀진 애인마냥 바다가 그리워진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해도 되나 아님 참아야 되나 하다가 전화를 했다. 거의 밤 11시가 다되어 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시간이라.
“형수요 내요” 하고선 다자고짜 “내일 배좀 태워주라” 했다. 형수 특유의 웃음을 웃으며 집에서 쉬란다. 바다에 대해 열병을 앓는 나보고 쉬라니~ 치! 투덜투덜~ 선장까지 6명이 낚시하는데 번거롭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런게 오데 있노 나 가끼다 6시까지 가면 되나?” “그라면 조심해서 오이소~” 전화를 끊고 드렁크 가득 실렸던 등산 준비물을 꺼내고 낚시 준비물을 챙기느라 끙끙거린다.
새벽 4시쯤 눈이 띄인다. 곁에선 와이프 가볍고 코골며 잠들어 있다. 말도 안하고 그냥 그대로 줄행랑~
전일 불어준 바람 덕택인지 안개도 없다. 산길을 돌아가면 안개가 자욱했었는데~ 가만 있자 바람이 불었으니 수온도 많이 내려갔을텐데 우짜지~
낚시점에 도착하니 형이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며 “어서온나 반갑다” 한다. 어라 웬일이지 손까지 잡아주고~ 형의 손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오늘은 뭔가 될 것 같은 예감과 더불어~
서둘러 밑밥이랑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아침상이 나온다. 언제나 방금한 밥으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늘 그랬듯이 밥을 반 들어내고 먹는다. 곱게 말려 감칠맛이 더한 씨래기국, 고등어 조림, 오이장아찌, 고구마줄거리 무침, 김치, 어묵 간단하게 차린 밥상같지만 정갈한 형수만의 솜씨가 한상 가득하다.
약간은 추워서 그랬는지 씨래기국이 알싸하고 맛나다. 약간은 매운듯한 맛이 굶주렸던 식감(食疳)을 자극한다. 속으론 밥 들어내지 말고 그냥 한그릇 다먹을걸......., 약간은 아쉬움~
밥을 먹다 말고 형이 “낚시점 그만하고 거제 나가서 씨래기 국밥집이나 하까. 울집 마누라 씨래기 국밥 솜씨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하고 씨익 웃는다. 그렇게 맛나게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서둘러 출발이다.

언제나 마음을 사로잡는 우연표 아침밥입니다.
배가 남부면에 있는 관계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약 35km 거리에 50여분이 소요가 되었다. 설익은 아침에 산과 들은 가을의 눈부심에 축복을 받았는지 들녘은 황금색 물결이었고 산들은 초록의 옷을 벗고 붉은 옷으로 갈아입어 겨울맞이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박지에 도착하자 바닷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어서 낚시의 어려움의 짐작케 하였다. 배는 설레는 꾼들의 희망을 실고 한산면 앞 해상에 도착을 했는데 이미 8척쯤 되는 배들이 선상 낚시를 하고 있었다. 형은 엊그제 대박 포인트를 알아두었는데 남이 먼저 선상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조심스레 어탐기를 보면서 포인트를 찾기를 몇 번 드디어 양식장 줄을 당겨 배를 정박을 하고는 낚시를 하랜다. 밑밥은 자기가 친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낚시에만 열중하라며~ , 그렇게 밑밥 반통(약 크릴 5개와 파우더 2개, 보리 2개)을 멀리 집중 투하하여 감성돔을 끌어 모으고 마음 바쁜 조사님들은 서둘러 채비를 꾸렸다.

조사님들의 꿈을 담은 낚시대가 가을 하늘에 만국기처럼 펄럭이네요
바람이 간간히 불고 초들물이 이미 시작되고 있어서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지고 있었고 내가 낚시대를 드리우고 2분쯤이나 지났을까 찌가 뭔가에 걸린 듯 아주 느리게 가라앉는다. 뒷줄을 견제하자 뭔가 묵직한게 끌어당기는 지라 꺼집어 내니 우럭이 올라온다. 37cm급이라 어찌나 흥분이 되던지......, 첫 스타트를 끊고 나니 곁에 조사님 우럭 한 마리 올리시더니 연거푸 약 30cm 전후쯤 되어 보이는 감성돔 한 마리 낚아 올린다. 이윽고 내가 감성돔 한 마리 추가하자 모두들 앞쪽에만 밑밥 준다고 한소리 하자 형은 껄껄 웃으며 “걱정마소 내가 이번에 뒤에도 물게 밑밥을 주께”하자 아니나 다를까 뒤에서 일행과 낚시하던 우연낚시 필드스텝이 한 마리 낚아 올린다. 그리고 뒤에선 사람들 줄줄이 한 마리 낚고 다시금 내가 한 마리 추가~ 곁에분 또 낚아 올리고~
잠시의 소강상태,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순간 입질이 기막히게도 들어오는데 그만 놓치고 말았다. 와이프가 눈떠보니 내가 보이지 않자 한참을 찾다가 전화를 했단다. 할머니 제사가 11월에 있어 제수고기 낚으러 왔다고 했고 이미 3수나 했다고 하자 조금은 좋아라 하는 눈치다.

꼴방맨 조과입니다. 두놈이 쌍둥이 33cm, 나머지는 방생급을 넘긴 27cm급
다른 배들은 바람 때문인지 입질이 없자 줄줄이 빠져나가지만 형은 여유있게 “서너수 더 할 수 있으니 뽑아 먹고 가자” 한다. 저런 배짱은 어디서 나왔을꼬 하는 생각이 드는순간 스물스물 내찌가 잠기고 드디어 힛팅! 쿡쿡 쳐박는게 40은 훌쩍 넘어 보이는 씨알이라 조심스레 꺼집어 올리는데 그만 목줄이 팅 하고 끊어지고 만다. 지랄!!! 다른 때 같음 고기 놓쳤다고 길길이 날뛸 형도 낚시대 휨새를 보더니 “선상 낚시에선 터져도 괜찮다” 하며 응원을 해준다. 웬일이지......, 몰속을 보고 있는듯한 형 표현대로 거짓말처럼 4마리가 추가로 더 올라온다. 한 마리는 썰어먹음 딱 맛날 돌돔이 올라오고......,
물때도 살짝 바뀌고 바람도 거세어지고 해서 이번에는 남부면 인근으로 옮겨서 닻을 내리는데 형이 원하는 포인트에 배가 안착을 못하자 다시 닻을 걷고 배를 옮긴다. 가만히 보면 성격이 불같아 조사님들에게 거친 소리를 많이 하지만 자기일에 있어서는 누구 보다도 열정이 있고 자신감이 돋보이는 모습이 믿음직해 보인다.

열심히 포인트 탐색중인 선장 모습.
오후 들어 그런지 오전내 워밍엄 하던 바람은 낚시대를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불어 제끼고 드문드문 감성돔 특유의 입질 같은 고등어가 올라오더니 첫 감성돔을 우연낚시 필드스텝이 낚아 올린다. 역시나 필드스텝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할까~
형이 점심때도 되었으니 라면이나 먹자며 끓여 내오는데 호래기가 들어있다 흐미~ 사람은 총 7명인데 호래기를 20마리 넣었단다. 그러면서 두 마리는 먼저 건져 먹었단다 꼬름하거로 ㅎㅎㅎ 한사람당 세 마리를 먹어야 정량이니 열심히 젓가락을 저어가면서 호래기 라면을 건져 먹었는데 그맛이 꿀맛이다 ㅎㅎㅎ 난 열심히 눈치 작전 끝에 호래기 4마리 건져먹는 성과를 이루었고 ㅋㅋㅋ

18마리가 들어갔다는 호래기 라면, 역시나 꿀맛이더라구요~
라면도 먹었겠다. 낚시를 다시 시작하는데 자꾸만 헛챔질이다 형이 “니 낚시 어데서 샀노?”한다 “낚시점에서 샀지요” 하니 “우연표 낚시 아니제?” 한다 그렇다고 하자 “이거 잘 물끼다 우연표 낚시 바늘이다” 하면서 4호 바늘을 건네준다. 바늘끝이 좀더 예리해 보이는 일산 바늘이다. 나도 가마가츠 바늘 쓰는데 코팅이 안된 금색바늘이다.
조심스레 결속을 하고 던져 넣자 아까 입질이 오던 자리 언저리쯤에서 입질이 오고 챔질을 하니 감생이가 올라온다. 그것도 연타로 2마리 연속으로~ 거짓말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ㅎㅎㅎ 내가 “역시 우연표 낚시 바늘 좋으네~”하자 형은 씨익 웃으며 “낚시줄도 우연표 아니면 함 갈아봐라 절대 터지지 않을꺼다”한다 ㅋㅋㅋ 거짓말쟁이~
바람이 배고픔으로 파도와 같이 일렁이자 형수가 전화를 했단다. “꼴방맨은 우찌 되었냐며” 늘 허탕만 치는 나를 걱정하자 형은 “꼴방면은 오늘 장학생 되었다”고 일러줬단다.
형은 연신 팔이 아프도록 밑밥으로 포인트를 만들며 뱃전에 기대어 80년대를 주름잡던 노래를 불어 난리를 쳐보지만 바람과 낮아진 수온으로 유난히 까탈스런 감성돔 입맛을 돋굴수는 없었는지 겨우 한수더 추가했고 다른 조사님들도 두어수씩 더 낚아 올렸다.
바람 때문에 4시가 넘어서자 도저히 낚시 불가라 철수를 하였고 이쁘게 사진 찍어 오라는 형수말을 전해 주며 바빠서 도망치듯 사라지는 필드스텝과 일행 밑밥통에 담긴 사진 한컷, 혼자서 오신분 사진 한방, 따로 오셨지만 물칸을 같이 사용한 두분 사진 한방, 내 허접한 조과물 한방 이렇게 찍어갔더니 편집할 줄 모른다고 한꺼번에 사진 찍어 달라고 한다. ㅎㅎㅎ 나도 그건 우짜는건지 모르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도망가는 필드스텝외 1인 조과입니다. 27~34cm급 그만그만한 씨알들~

물칸을 같이 사용하던 두사람 조과

곁에서 낚시 하시던분 조과
낚시점에 도착을 하자 해가 뉘었뉘었 넘어갈 준비를 하는지라 다른 분들은 바쁘다고 떠나고 난 이미 부탁했던 부러진 시마노 릴 손잡이 왔다길래 교체하다보니 형이 호래기 데쳤다며 먹으랜다. 소주병엔 복분자 액기스를 부어서 그런지 최고급 와인처럼 색상도 이쁘고 해서 반잔만 달라고 해서 마셨고 초장에 찍어먹는 나와는 달리 형은 기름장에 찍어 먹는지라 “그건 뭔 맛이고?” 하면서 찍어 먹어보니 또 다른 맛이 난다.

호래기 데침. 기름장에 찍어 먹는 맛이란~ 복분자 액기스가 들어간 소주의 색상도 참 이쁘더라구요.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우연표 낚시 바늘 4호”를 챙기니 형이 “5호 바늘도 하나 챙겨둬라” 하길래 “감성돔 5호 바늘은 언제 쓸기고?” 했더니 “겨울 감성돔들이 수심 깊은곳에 들어가면 25m 이상에서는 5호 써야 낚인다” 하길래 역시나 챙기고 막대찌 전용 도래도 있다길래 챙겨 넣고 일어서다가 “형수야 내 오늘 장학생 된거 알제~ 우리 조카들에게 장학금으로 10,000원씩 준다”하며 계산을 하고 나오니 형수가 따라 나오면서 차 후진하는 거 봐준다. “형수야 이 차는 후방 카메라 있다” 하자 “퇴근시간이라 차들이 많아서 그런다” 며 조심해서 잘가라며 손까지 흔들어 준다.
집에 도착해 와이프에게 무용담을 들려주며 감성돔 두 마리를 썰어 막걸리 한잔씩하고 어머니는 할머니 제수용이라며 큰 놈으로 두 마리와 우럭을 장만해서 바깥에 매달아 두신다.

듬성듬성 쓴 감성돔 두마리와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
꿈 같은 하루를 또 마감하고 말았다. 조만간 바람처럼 한번 더 달려가야겠다. 그때는 팔이 아프도록 밑밥만 친 형을 대신해서 내가 밑밥 던지고 형 보고 좀 낚아 달래야겠다. 형이었다면 거뜬히 굵은놈으로 십여수는 낚아 올렸을테니......, 물론 낚은건 다 내가 산적처럼 가져와야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