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그런 사례를 들었구요.
그래서 야영가게 되면 선장님께 고기보다는 무조건 텐트 치기 안전한 곳에 내려달라고 하고 텐트도 무조건 가장 높은 곳에 칩니다.
천운이십니다 북회귀선님, 정말 정말 다행이십니다.
" 노병의 귀환 "" 각본 없는 드라마 "
이번 출조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의 한장면이겠지만
그 순간 순간 지옥과 천국을 넘나들었던
이번 출조 이야기를 한번 풀어 보기로 한다.
이번 출조도 볼락을 대상어로
초도권으로 나서 보았다.
포인트 경쟁이 예상 되는바
금욜 오전 10시 출발이라고 하는데...
뭐 안되면 될때까지 도전을 하기로 하였으니
과감하게 연차 휴가를 사용을 하고
25이상 볼락으로 쿨러 조황을 기대해보면서...
가~~~쟈~~~~~ (^.^)
순조로운 출발과 함께 포인트에 하선을 하니
날도 너무 좋고 바다도 잔잔하니 호수 같고...
포인트 여건은 좁고 경사진 자리라서
야영을 하기에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지만
예전에 한번 하선을 했었던 자리라 그런지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짐정리 하고
텐트와 타프까지 야영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니
시작하는 기분은 너무나 좋은 것 같다. ㅋㅋ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라면에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고 있는데...
문득 수면을 보니 포인트 주변으로
수 많은 숭어 때가 입을 뻐끔 거리며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 뭔가 잘 될 징조인가? "
초도권 좋은 조황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하니
모든 것이 좋은 징조로 보이는 것 같다. ㅋㅋ
아무튼 들뜬 마음으로
낚시를 시작을 하기는 했는데
생각과 달리 너울이 제법 일기 시작을 하면서
볼락의 반응은 전혀 없다.
" 햐~~~ 이번에도 안되는 것일까? "
밑밥도 충분히 들어 갔고
주변에 볼락이 있다면 분명 반응을 해야 하는데
반응을 하는 것은 잔씨알 노래미들...
" 에휴~~~어렵다 어려워 "
" 조금 더 해보다가 안되면 쉬어야 겠네... "
그런데 갑자기 초릿대를 당기는 입질이 오더니
오매불망 25급 볼락이 한 마리 걸려든다. ㅋㅋ
" 어이쿠 반갑다. 친구야~~~ "
이제부터 시작인 것인지
잠시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한마리 이후로 너울이 점점 커지면서
더 이상 볼락은 걸려들지 않는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지만 더 이상 기대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울이 커지기
시작을 한다.
" 에효~~~ "
인력으로 어떻게 되지를 않는 것에
미련부려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저녁을 먹고 휴식을 하면서
너울이 조금 잦아 들기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예전에도 너울이 있고 했지만
야영자리까지는 너울이 치고 올라오지는
않았던 터라 조금 있으면 만조 시간이니
조금씩 잦아 들겠거니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잠시 텐트에 누워 있으려니
아무래도 너울 소리가 심상치가 않은 것 같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서...
일단 짐들을 더 높은 곳으로 옮기는 것이
안전하겠다는 생각에 하나하나 옮기기로 한다.
" 쾅~~~~~ "
" 까르르르~~~~~~ "
갑자기 천둥이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너울이 텐트자리까지 덥치면서
미처 치우지 못한 가방 3개를 끌고 가버린다.
그 순간을 떠올리니
컴터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순간에도
손이 떨려서 제대로 자판을 누르기가
어려운것 같다.
아무튼 텐트가 없으면
야영이 불가하다는 생각에 너울을 각오를 하고
텐트와 타프를 걷어 들이고 나니
온몸은 너울을 뒤집어 섰고
무릎과 손엔 찰과상을 입은 것이 보인다.
걷어 들인 텐트에서 침낭을 꺼내니
방수천이라 그런지 그런데로
사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지와 셔츠를 벗어서 여분의 옷으로 갈아 입고
비상약으로 가지고 다니는 빨간약을
무릎과 손에 바르고 밴드도 붙이고...
침낭에 의지한 채로 앉아서
불안한 밤을 지새운다.
경사진 불편한 자리에
천둥 같은 너울 소리가 밤새 계속 되었으니
쉬어도 쉬는 것이라고
할 수가 없는 상황의 연속...
일단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니
바로 전화를 드리지는 않았고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가 점주님께 전화를 드렸다.
" 여차저차 해서 상황이 이러이러 하니
포인트를 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 지금 당장은 배가 없습니다. "
" 일단 수배를 해볼테니 조금 기다려 주세요. "
" 네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니
너무 염려는 마십시오. "
" 정 수배가 안되면 그냥 버티도록 하겠으니
무리하게 하지는 마십시요. "
어떻게든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컷지만
또 무리하게 점주님께 부담을 주는 것 역시
올바른 일은 아닌것 같은 마음에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말았다.
그런데 놀람과 배고픔은 별개의 것인지
배가 고파지니
한마리 볼락을 장만을 해서
아침 식사를 해본다.
뭐 어찌되었던 간에 먹어야 살테니 말이다. ㅋㅋ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너울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간조 시간에 수위가 많이 낮아 졌으니
비록 짖어진 텐트지만 일단 텐트를 치고
모자란 잠을 청해 보지만
자는둥 마는둥
그래도 정말 피곤 했던지
잠시 선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잠에서 깨어보니
역시나 너울은 마찬가지로
지축을 뒤흔드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맹렬하게 갯바위로 돌진을 하고 있다.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정말 간절해 진다.
날도 더워지고 하니
점심으로 비빔면을 준비를 했는데
상황이 이러하니 먹어도 먹는 것 같지가 않다.
온통 머리속은
만약 배가 수배 되지를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에
온 신경이 집중이 되어지다 보니
맛을 느낀다는 것은 너무 사치스런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 햐~~~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지? "
고민의 시간이 깊어질 쯔음
당감레저피싱 점주님으로부터
구원의 전화가 걸려온다.
" 거문도에서 1시경 철수를 하는 명성호가
포인트 이동을 시켜 주시기로 하였으니
준비를 하십시오. "
" 휴~~~~ 살았다 살았어 !!!!! "
그런데 명성호를 기다리는 시간은 왜이리도
느리게 가는 것인지...
아무튼 명성호에 승선을 하고
감사의 인사를 거듭 드려 본다.
" 정말 감사합니다. "
그리고 명성호에서 제 짐을 받아주신 조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려본다.
" 정말 감사했습니다. "
유실된 가방은
야영짐을 풀고 남은 여분의 야영짐이 들은 가방과
추울때 입으려고 준비한 낚시복과 내피 가방
그리고 찌와 각종 채비 소품이 들은 가방해서
총 3개의 가방이 유실이 되었는데...
포인트 이동을 위해 나아가던 도중
물위를 떠다니는
아주 눈에 익은 가방 하나가 보인다.
" 선장님 저 가방 제껍니다. "
" 갈고리로 뜨세요. "
세상에 이 넓은 바다에서
과연 이 가방을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 햐~~~ 이 녀석 살아서 돌아 왔구나!!! "
언제부터 함께 였는지
기억에도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본인과 함께 하였던 녀석인데
이렇게 주인 품으로 다시 돌아오다니...
물론 내용물은 유실이 되었고
뚜껑은 갈라지고 했지만
그래도 주인을 기다리며
그 자리를 맴돌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왠지 마음 한켠이 먹먹해 지는 느낌이 든다.
누가 그랬던가
마음을 줄수 있는 모든 사물엔 생명이 있다고...
" 오늘부터 너는 내가 마음을 내어 주었으니
나와 영원히 함께 하자. "
아무튼 포인트 이동을 마치고 보니
햐~~~ 천국도 이런 천국이 없지 싶은 생각이 든다.
주변엔 사람 한명 보이지 않고
너무나 잔잔한 바다와
평평한 야영 자리...
극도로 긴장하고 걱정 했던 마음이
갑자기 말끔히 사라져 버리고 나니
갑자기 무중력 상태가 된듯
무슨 행동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본인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시간이
그냥 흘러 가는 듯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녁을 맛나게 먹고 있는 본인을 발견하게 된다.
" 어? 내가 밥을 먹고 있네? "
ㅍㅎㅎㅎㅎㅎ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어스럼 해질녁이 되어서 낚시를 시작해 본다.
찌를 전부 유실을 한 상태라
선택의 여지는 없다.
봉돌을 하나 물린 맥낚시로 주변 갯바위를
더듬어 보기로 하고
여기저기 탐색전에 돌입해 본다.
그러다 약간 홈진 갯바위가 보여서
뭔가 있을 것 같은 예감에
바짝 채비를 갯바위쪽에 붙이고는
살짝 살짝 고패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질의 1호대가 절반으로 꺽여 들며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다.
1.2호 묵줄이 불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하게 내려 박는데...
씨알급 우럭(?)
하지만 물밖으로 얼굴을 내민 녀석은
30급 볼락!!!!!
얼마만에 만나는 3짜 볼락인지
보고 있어도 믿기지가 않는다.
연타로 29, 28, 27...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 눈 앞에서 펼쳐지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에
어안이 벙벙...
드뎌 대왕 볼락으로 쿨러 조황에
성공을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을 한다. ㅋㅋ
그런데 그 기대감은 그리 길게 가지 못하고
갑자기 바람이 터지기 시작을 하며
추워서 도저히 낚시를 이어 나갈수가 없을 것 같은
상황으로 바뀌어 버린다.
낚시복과 내피가 있었으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모두 유실을 하였으니
단념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기 몇마리 더 잡아 보겠다고 욕심을 내다가는
몸에 무리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렇게 대박이라고 하기엔
마릿수가 부족한 느낌은 있지만
씨알 만큼은 대박이라고 해도
되지 싶은 생각이 든다. ㅋㅋ
참 인생이란 것이 이런 것일지 모르겠다.
한치 앞을 예측 할 수 없다는 말...
그저그런 일상의 연속이지만
한번씩 다가오는 절제절명의 순간들...
또 그 위기를 넘기고 나면
불현듯 찾아오는 행운의 순간들...
아무튼 금전적으로 손해는 있었으나
몸 상하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안전에 대해서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무조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낚시를 즐겨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출조가 아니였나 싶다.
" 노병의 귀환 "
깨어진 뚜껑이 그 순간의 절박함을
대변 하고 있는 듯하다.
뚜껑을 어루만지며
이번 출조는 마무리를 짓는다.
귀항을 하며 이야기를 들으니
너울 파도에 피해를 입으신 조사님들이
몇 분 있으셨습니다.
더욱이 고립이 되셨던 분도 있으셨고
장비를 모두 유실을 하신 조사님도 있으셨습니다.
아무리 날이 좋은 상황이라도
퇴로가 없는 포인트에는 절대 하선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은 절대 관용이 없더군요.
괴물로 변하는 순간
사람이건 물건이건 가리지 않고
모두 삼켜 버리기 때문에
설마하는 마음은 절대 절대 버리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당감레저피싱 점주님, 총무님
대물바라기님, 아직멀었어님
명성호 선장님과 짐 받아주신 조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해 봅니다.
" 정말 감사했습니다. "
이번에도 사연이 많다 보니
내용이 많이 길어 졌지 싶습니다.
읽으시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용을 많이 줄여서 적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짧은 글솜씨 탓에
이정도가 저의 최선인 것 같습니다.
부디 타박지 마시고 읽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물러 갑니다.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출조길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