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근 몇 년간 주말과 공휴일은 날씨가 허락하는 한 갯바위에 있었다. 200회 이상 내린 청산도가 가장 가까웠고, 네 번 가본 병풍도는 추자보다 멀었다. 여서도에서 잡은 58cm 감성돔, 사수도에서 안아 본 50cm(just) 벵에돔 어탁은 언제나 마음 설레는 흐뭇함으로 날 부추긴다.
2001년 12월 중순, 광주의 모 낚시점과 평소 친분이 있는 선생님이 가거도 출조를 권유하기 시작했다. 출조 일정은 12월 26일 출발, 28일 도착...., 2001년 8월 초, 여름 휴가 때 잡은 미터급 농어들과 돌돔이 어슬렁대는 가거도의 갯바위는 이미 내 맘속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그러나 26일은 개인사정으로 불가능..., 25일 폭풍 경보 상황의 청산도 출조에 지쳐 낚시점을 찾았을 때 26일 출조는 취소된 상태, 28일로 연기..., 이제는 가능했다.
2박 3일의 일정(2001. 12. 28 - 30), 준비는 간단했다. 대는 1호(레..)와 1.2호(블랙..), 2500 드랙 릴 2개, 원줄 2.5호(흰색-GAU, 오랜지색-NicKo 각 1벌), 목줄 1.5, 1.75, 2.0호 2롤 씩, 바늘 2. 3, 4호 각 30개 씩, 그리고 양말 4set.....
2001. 12. 28(금), 만조 11:30
04:30분 광주의 낚시점에 모여 당일 밑밥을 준비해서 05시 경 목포로 출발했다. 26일 출조예정인원이 14명 이였으나, 오늘은 4명 뿐이였다. 이른 아침을 먹으면서 부산의 신혼부부팀(결혼 2개월 째)이 합류했고, 08:05분 남해스타는 출항했다. 이 항로를 5번 째 나가고 있지만 또 다른 설레임이 새벽의 잠 마져 멀어지게 했다. 비금-도초를 벗어나자 너울이 상당해 토하는 사람들로 배안이 술렁거렸다. 상태도에 다가가자 슬픈여에 올라 있는 낚시인 4명이 보이고, 그들이 참으로 부럽게 느껴졌다. 정오 경 도착한 가거도는 항만공사로 상당히 어수선하고, 종선 1대로 그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태우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1구의 혜인 민박에 여장을 풀고, 점심을 먹으면서 가거도 상황을 알아보니, 조황은 신통찮고, 현재 180명의 꾼들이 세 마을에 포진해 있다는 것이었다. 허용된 낚시시간은 2시간, 지난 여름에 미터급 농어를 잡은 노랑섭날을 택했다. 그러나 내린 곳은 원하는 포인트에서 약 50미터 정도 벗어나 있었다. 이미 배는 떠났고, 중썰물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포인트를 탐색한 결과 수심은 7미터 전 후 였고 조류는 적당했다. 출발 전 정보로 다른 꾼들은 깐새우를 준비 했으나 난 오직 밑밥용 그릴 뿐, 원줄 2.5, 목줄 1.75, 대는 1호, 어신찌 1호, 1시간 30분 낚시 중 45센티 감성돔을 들고 철수하여, 그 날 우리팀이 잡은 같은 크기의 감돔 1마리는 소주 10병의 안주로 사라지고도 상당양의 회가 남았다. 첫날의 민박집 전체 조황은 매우 저조했다. 우리팀이 그래도 2마리, 망상어를 떠드시는 팀이 있었으니 설명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렇게 시작된 가거도의 일정은 내일의 기대와 함께 깊어지고 이었다.
12. 29(토), 간조 05:20, 만조 12:20
새벽 6시 아침식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됐다. 내일 나가야 하니 오늘이 중요한데, 날씨가 허락하지 않아, 박면쪽을 포기하고 안면으로 향한다. 여기서 잠시, 출조 전 동행한 팀과 도착해서 선장님과 협의한 사항은 가능한 한 혼자서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대신 포인트는 다른 사람들이 내린 후에 아무 곳이나 마지막에 내린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조건은 몇 번 이뤄지지 않았다.
20여명의 꾼을 하선시키고 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래 물품는 곳이 보이는 장소에 혼자내렸는데, 여름에 경험이 있는 포인트였다. 08시부터 들물에 훈수가 지는 좌측포인트를 공략했으나 놀래미 몇 마리가 전부였다. 하는 수 없이 물보라를 맞아가며 반대편을 공략하여 13시 30분까지 42(1), 35(1)를 건질 수 있었다. 그 날은 자갈 앞 여에 내린 팀의 푸짐한 조과(35-48, 10수 정도)를 구경 할 수 있었다. 채비는 어제와 동일했으며, 가거도의 채비에 대해 자주 오는 꾼의 권유(목줄 2.5호, 난 원줄이 2.5호 밖에 없는데)를 들고 그냥 잤다. 술 안먹고....
12. 30(일), 간조 06:00, 만조 12:50
목포로 나가야 하는 날이다. 그러나 날씨는 어제 보다 더 좋지 않았다. 박면는 녹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안면은 거북바위를 벗어나질 못할 지경이었다. 방파제 안쪽에 내렸다 바로 철수했다. 걱정 때문인지 치통이 시작되었다. 오후 1시경 선장님 동생(대선씨)이 운전하고 우리팀 5명만 안면으로 향했다. 고래 물품은 곳에 한 팀 내리고, 안면쪽으로 돌아서자 대부분의 포인트에 낚시꾼이 내려있는 상태였다. 참으로 대단한 열성이라 생각하며 바람을 막아주는 일분개 근처 포인트에 혼자 내렸으나 조류가 보통 빠른게 아니었다. 억지로 벽에 붙여서 흘린 결과 35정도 한 마릴 건지고 철 수 해서 소주를 비웠다. 이 회는 우리가 먹은 가거도의 회 중에서 가장 맛있는 회로 기억되었다. 그 이윤 적은 양 때문이었으리라..
그 날 밤은 치통과 함께 집에 가지 못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말았다.
12. 31(월), 물때는 30일 까지만 기록해 왔다. 적당히 계산 하시길....
날씨가 좋아 처음으로 2, 3구를 구경한 날이었다. 아침 일찍 첫날 내리지 못한 노랑섭날 포인트에 내렸으나 우럭들의 입질과 갑자기 악화되는 날씨로 인해 2, 3구를 돌아 안면쪽으로 이동하다 11시 30분 경, 빈지박 근처에 내린 듯 하다. 여기에 지목하는 포인트는 지도를 보고 비슷한 위치를 추정한 곳이 많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들물에는 강한 조류가 정면으로 들어와 낚시가 매우 까다로웠으며, 놀래미 몇 마리가 전부인 싶었다. 철수 시간이 다 되어 조류가 바뀌면서 형성된 훈수지역에 두 번째 케스팅으로 35정도 한 마리를 건질 수 있었으나 10여 분 뒤 사이렌 소리와 함께 철수하여, 치통과 스트레스로 바로 쓰러지고 말았으나, 저녁식사 후에 간단한 망년회와 함께 2001년이 이곳 머나먼 가거도에서 저물어가고 있었다. 내일은 여객선이 들어오길 기대하며.......
한 해를 여기서 마감하고, 약간의 재미가 있는 2002년 조황은 ......
kamshi2000: 부럽네요...가거도는 아직 가보질 못했으니...좋은정보 감사함니다. [01/12-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