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회사에서 신년회를 가졌다.부부동반 신년회에서 우리부부는 '살다보면 이런 행운도 있구나'를 피부로 느낀 밤이었다.부부노래자랑에서 1등을 차지해 제주도 서귀포 파라다이스 호텔 디럭스 룸 숙박권 1매(2백만백 상당)과 완복항공권 2매,그리고 30만원 상당의 상품권 그리고 1박 2일의 특별휴가를 얻었다.앞으로 살날이 고작해야 25년으로 보면 앞으로 언제 또 이런 행운이 찾아올지 기대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우리부부는 200만원짜리 디럭스 룸에서는 "살이 떨려 잘 수 없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평소 우리가족에게 너무나 잘 대해준 동서에게 항공권과 함께 주기로 결정하고 이번 여행은 회사에서 물어면 부부동행,실제는 본인 혼자 낚시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바꾸어 말하면 1박 2일로 다녀올 낚시일정이 이틀 더 늘어나 3박 4일이 된 것이다.토요일 오전 10시 40분 제주행 항공기에 몸을 싣었다. 토요일 제주는 폭풍주의보 수준의 바람과 파도가 쳐 LG생활건강에 근무하면서 이번에 제주지점장으로 발령받은 윤성환 부장과 함께 모슬포와 중문,1100고지 일대를 둘러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지난 80년대 초 4년동안 제주에 근무한 적이 있어 낮설지 않은 제 2의 고향 같은 제주다. 다음날 일요일은 화북에 있는 해성낚시에서 낚시대회란다. 해성낚시 김성근 사장이 차편을 이용해 안내해 주지 않으면 낚시를 할 수 없는 형편이라 할 수 없이 낚시대회에 동참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일요일 아침 성산포 떨어진 방파제에서 40여명의 낚시꾼이 참가해 낚시대회를 갖기로 하고 아침 6시 성산포로 향했다.어제까지만해도 폭풍주의보가 내릴 것 같은 날씨가 왠 일인지 아주 잔잔한 날씨로 바뀌었다.7시쯤 꾼들이 모두 모이고 조를 정해 대회장소로 보트를 동원해 꾼들을 수송했다.그런데 본인이 문제다.본인은 낚시대회를 개인적으로 좋지 않게 생각하는 터라 대회 참여를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사람마다 모두 다른 생각이라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본인은 낚시자체가 살생인데 이것을 대회까지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여겨옸다.물론 그러면 왜 낚시는 하느냐고 물으면 본인도 할말이 없다.그래서 본인은 50보와 100보는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본인 생각을 합리화하면서 살고 있다.' 낚시대회를 기권하고 서울 기조연맹 명예회장인 신동훈씨와 해원조구의 필더테스터인 정민군과 우도쪽으로 갯바위 낚시를 가기로 했다.성산포 모 낚시점에 들러 배를 빌어 우도쪽으로 가니 그렇게 앉기 힘든 우도 남쪽에 삼각여가 비어 있었다. 3명은 모두 삼각여에 내려 낚시준비를 하고 첫캐스팅에 들어 갔다.한 1분정도 지났을까? 전유동 B찌가 기분 좋게 잠긴다.첫고기는 그 귀한 볼락이었다.밑밥을 3스푼정도 주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메기리 떼가 구름처럼 몰려든다.이후로는 메가리(제주방언 각쟁이)만 낚인다.1시간 반 가량 낚시를 하는 동안 돌고래의 군무를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철수길에 보니 우도 동쪽편으로 아침에 들어간 팀들은 벵에돔 1-2마리와 참돔 35센티미터짜리 등 3-4마라씩 조과를 거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내일은 이곳으로 다시 도전하리라는 마음을 갖고 3명만 먼저 낚시점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성산포에서 되돌아 오면서 김녕 앞바다에 낚시배들이 30-40척 뜨있는 것을 보고는 방어가 한창이라는 생각을 하고 저녁 횟거리라도 마련할 겸 낚시점에 들려 낚시배 사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점주의 말이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50만원이고 그나마도 배구하기가 쉽지 않다고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방파제마다 낚시꾼으로 장사진을 이뤄 낚시대를 담글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다. 낚시점으로 돌아와 인근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오늘 낚시일정을 끝냈다. 이틀동안 낚시에 볼락 1마리가 조과의 전부다. 내일은 지귀도나 성산포 우도로 출조해야지... 사흘째 는 들뜬 마음으로 눈을 떳다.커텐을 열어 젖히고 바다를 보니 어제 그렇게 조용하던 바다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낚시꾼의 접근을 방해하고 있다.다시 낚시점을 찾아 어디로 갈지를 논의해 봤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단다.겨울 폭풍은 한두마리의 감성돔외에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 제주도의 바다라고 귀뜀해 준다.할 수 없이 한림읍을 못미처 귀덕에 있는 거북등대를 찾기로 했다. 초속 14-16미터의 강풍에 폭풍주의보까지 내려진 제주바다는 장난이 아니었다. 제주시에서 한림쪽으로 가는 길에 오일장에 들려 제주 특산물들을 구경하고 입을 즐겁게 하고는 거북 등대앞 방파제에 도착하니 거북등대에는 이미 6명의 낚시꾼이 도착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마을 낚시꾼들은 20여명이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라며 등대섬에 가자고 점주는 권유했으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 낚시를 하고 있는데 3명이 더 이상 끼어 들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포기를 하고 다시 제주시 쪽으로 돌아오면서 낚시장소를 알아 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애월음 고내리 방파제 인근 갯바위에 낚시꾼 3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한 10분 정도 관망하고 있는데 감성돔과 숭어를 연속적으로 낚는 것이 아닌가.두명이 낚시준비에 들어갔고 본인은 그곳에서 동쪽으로 150미터정도 떨어진 방파제에 아무도 없는 곳을 택해 채비를 했다. 중들물이 지나면서 바닷물이 차올라 잘못하면 방파제를 넘칠 것 같은 불안 감에 낚시대를 접었다. 두명이 내린 곳으로 가니 숭어 한마리와 20센티미터 정도급의 벵에돔 한마리를 잡아놓고 있었다.이곳에서도 물이 차 낚시를 할 수 없게되자 철수 길에 올랐다.되돌아 오는 길에 방파제를 한군데 더 찾아 봤으마 고기 구경도 못했다.저녁 식사는 성게국과 보말국(고둥의 일종),갈치국, 갈치조림 등으로 끝내고 사흘 째 낚시를 마감했다. 내일은 마지막 날이다.폭풍주의보는 해제될 것 같지 않다.어디로 갈까?아무리 궁리를 해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내일은 목욕이나 하고 서울로 올라가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잠이 들었다. 마지막날(8일) 아침이 밝았다.창문 커텐을 열어 젖히니 어제보다 파도가 더 하얗게 몰아치고 있다, 나를 제외한 2명은 오늘 밤 늦게 서울로 가기로 하고 오늘 낚시를 하겠단다.본인은 오전에 목욕을 끝내고 오후 2시 5분 항공기로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낚시점에서 이별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오는 19일(토)다시 제주에 들려 지귀도로 벵에돔 낚시를 가기로 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3박 4일의 낚시일정동안 본인이 잡은 고기는 20센티급 볼락 1마리. 그래도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고 바다가 있었고 조우들이 있어서 즐겁게 보낸 휴일이었다. 9일 아침 6시 30분 회사에 도착해 조행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