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만으로도 벌써 마음한구석은 한반도의 끝 그 수평선위에 자유로운 갈매기를 꿈꾼다. 드디어 가는구나...... 짐을 꾸리는 손길은 어릴적 소풍마냥 수선스럽기만하다 마음은 벌써 그곳 마라도에 머물러 있고.. 집사람과 아이에게 잘갔다오마는 인사를 뒤로하고 공항을 향해 달음질한다 11:30분..40분..50분...!!! 비행기가 지연되어 떠나질 못하고 애꿋은 담배만 손에간다 옆에 동행한 처남도 사뭇 진저리가 나는 모양이다 행님! 지 담배한대 깨물고 오것소... 잠시후 갔다와서는 흡연실에서 탈랜트 윤다훈하고 김민종이하고 같이 담배 맞장구를 쳤느니 어쩼느니 주절이를 늘어놓는다 드디어 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그리 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저것이 혹시 제주앞바다 아녀..하며 넌스레 시간을 좇아본다 비행기 지연으로 모슬포 정기 취항선은 놓치고 마지막 3시출발 마라도행 여객선을 타기위해 택시안에서 늦겠다며 재촉을 한다
몇해전 한번 와본 제주도..! 당시엔 이틀일정으로 큰처남 부부와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서인지 제주도가 나에게는 무척이나 인상깊다 창밖으론 감귤밭들이 노란 감귤들을 머금고 쉬었다 가라지만 다급한 마음은 올라올때를 기약하마 아쉬움을 담아낸다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여 보는 남제주앞바다의 산뜻함은 어느새 다급했던 마음을 느슨히 풀어놓기에 충분했다
저.... 떠나기 전에 전화 드렸던 한종석인데유..지금 3시 배타고 들어갈려고 하는데 가서 어떻게 김영호 사장님있는데로 가남유?
아! 그럼 선착장에 오시면 데리어 나가겠습니다......
가파도를 옆으로 하고 점점점 다가오는 마라도는 정말이지 하나의 잠수함이 떠있는것 같았다 구름사이로 내려오는 빛살은 마라도를 비추고 마치 어서오라는듯 마중하는 착각마저 든다 그리멀지않은 30여분의 시간에 마라도 앞에 와보니 우선 선착장옆 높은 해안절벽사이로 난 동굴들이 같이 타고갔던 여행객들의 탄성을 받아낸다 대기한 차를 타고 민박집으로 가니 김영호 사장님의 형님이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잘 오셨습니다 ....여기가 마라도 입니다
드디어 내가 도착한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앞에 축구골대를 앞세운 마라분교가 반가이 우릴 맞는다 절벽아래 저멀리 수평선까지 맞닿은 바다는 그지없이 맑은 바람을 실어오고 햇살받은 파도는 나직한 소리들을 들려보낸다
제가 전화드렸던 한종석이구만유 이쪽은 제 처남이구유
먼길 오셨는데 우선 앉아서 좀 쉬시지요 영호 동생은 낚시나갔는데 좀 있을면 올겝니다
우리는 김영호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집인줄알았는데 그 형님인 김도형 사장님하고 같이 운영하는 곳이고 나중에 저녁술자리에서 안 일이지만 김도형 사장님은 가파도 토박이로 마라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고 있으셨다
짐을 풀고 미리온 손님 두어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낚시를 끝내고 온 김영호 사장님과도 통성명을 했다 두분다 너무도 친절히 대해주신다
마라도를 한바퀴 돌고 나니 야 정말 섬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잠시후 도형이형(저녁 술자리 이후에 친해져서 호칭을 형으로 부른다) 이 빨리 낚시 준비하라고 한다 나나 처남이나 아직 갯바위 낚시는 대도 한번 안담궈본 초보라 그간 인터넷을 통해 얻은 얕은 지식으로 이것저것 채비를 장만한 터여서 사뭇 긴장과 흥분이 앞섰다
남단 넙덕여에 도착 재빠른 고수들은 벌써 찌를 바다에 흘리며 밑밥을 던져 넣는다 처남과 나는 뒤편 갯바위에 걸터앉아 채비를 이렇게 매는거여.. 군시렁하며 잠시후 첨으로 바다에 대를 던져본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주변엔 제법 많는 꾼들이 열심히 밑밥질을 하는게 보인다
얼라!.....이거 고등어 아녀? 앞섰던 제주형님(먼저온 낚시 손님중 한분)이 입질에 챔질하고나서 소리를 한다 이후로 몃마리의 고등어들이 계속 낚인다 나도 첨으로 정말 첨으로 갯바위 낚시로 고등어 한마리를 걸어냈다 시장에서 파는 고등어만큼이나 큰것이 손맛도 제법이나 좋게 올라온다 조금있으니 잡고기의 입질이 뚝 끊기고 제법한 벵에돔이 그 얼굴을 보여준다 이야 이게 벵에돔이란 거여유? 나의 질문에 벵에돔을 잡은 제주 형님은 맞어 하는 웃음을 내놓는다
어어어!!!....행님...먼가가 쳐밖고 있슈! 옆에서 처남이 소리를 질러잰다 이미 1.75대는 활처럼 휘어 곧 부러질것 같고 그 엄청난 힘에 놀란 처남은 연신 릴을 감으며 어쩔줄 몰라한다 간신히 제압하여 뜰채를 찾았으나 뜰채는 미리 준비 안한 탓에 한참뒤 저만큼 있다 옆에 있던 제주형님이 다급했던지 낚시대를 제껴두고 달려와 손으로 줄을 잡아 끌어올린다 때마침 올라온 파도가 도와서인지 무사히 갯바위에 올려놓고 보니 와............! 무지크다 한 50은 돼보인다 근데 긴꼬리 벵에돔이 아니다 물어보니 돌돔이란다
장원이다....!
제주형님이 고기를 쳐들어 보이며 주위에 소리를 한다....
마라도 낚시여행 -첫째날이후 2001/11/24 16:23
한종석 EMail. jshan@sgk.co.kr , Home.
어느덧 날이 어두어쪄 더이상 찌를 던질수가 없을때쯤 처남과나 서울형님과 제주형님은 철수를 했다 민박에 돌아와서의 화제는 단연코 처남이 잡은 50짜리 돌돔이었다 한참후 도형이형님의 그 환상같은 회접시가 나온다 물론 처남이 잡은 것과 영호형님이 우리를 위해 잡아온 것을 합해 큼직하니 한사라를 준비해 내오신 것이다 아!!! 정말 그 회맛 ! 이제까지 먹어본 그 어떤 회보다 감칠맛나고 쫄깃하고.... 더이상 말을 못할정도의 맛이다 막잡은 회를 먹는맛 아마도 직접 맛보지 않고서는 상상이 가지 않으리라.. 쇠주가 순배하고 나니 다들 형 아우다 회를 정신없이 먹고나니 곧이어 지리가 나온다 2시간여를 고아서 내놓는다는 도형이 형님의 말.... 한마디로..
왔다다..
참 많은 술국을 먹어보지만 이처람 개운한 지리탕도 없으리라 여겨진다 도형형님의 음식솜씨는 호텔 일류요리사와도 절대 뒤지지 않을것이다 거나한 기분으로 다들 내일을 기약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쉬 잠이 오질 않는다 밖으로 나와 초가을 같은 바람을 맞고 있으려니 여기가 천국인가 싶다 같이 오지 않은 집사람에게 괜시리 미안해진다 나혼자 이처럼 맛있는것 멋있는것을 독차지 한것같아.....
둘째날....
문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전날 먹은 술기운이 조금은 남아 있는것 같았으나 소주량에 비하면 정말 뒤끝이 깨끗한것 같다 준비하라는 형님말에 주섬주섬 낚시장비며 옷가지를 챙긴다
어데로 가는데유?
응...어제갔던 남단 장시덕에 다시 갈거여...
이른 새벽인데도 벌써 방어잡이 어선들이 줄을 대고 있다 나도 낼은 영호형에게 방어손맛한번 보여달라고 해야지 속으로 생각하며 밑밥을 던지니 잡어들이 우르르 좆아온다 한참이나 제주동생(제주 한호텔에 근무한다는 낚시꾼)과 낚시채비며 밑밥주기 던지기요령등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찌가 쑥하며 들어 감과 동시에 줄이 휘리릭 풀려간다 놀란가슴에 후다닥 대들쳐들어 챔질을하니 윅하니 대끝이 휘어진다 힘이 보통이 아니다 쿡쿡쿡 거리며 나오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는놈을 어깨너머 배운 솜씨로 릴링을 하니 손으로 전해오는 손맛이 장난이 아니다 발앞까지 끌고와 올려놓고 보니 30정도인 긴꼬리 벵에돔같이 생겼는데 벵에돔 사촌이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