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맛있는 회에 소주를 드시지 왜 와인을 드셨는지요? 이 히 히...
.
형님!!! 얼릉 2편 주시와요!!!!
[03/17-09:12]
마초보이즈와 자랑스런 전과의 일부,,,, 오른쪽 끝이 캐나다의 지렁이 *^^*
노래도 들어가며 => ["Day O, Banana Boat Song" Harry Belafonte] <= 누르면 노래가 나옵니다.
오늘은 한가한 금요일밤.... 주말이다! 아직 날이 차가와 낚시 계획은 없고,
모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예전에 찍어 놓았던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재작년 봄, 그해 처음 뱅쿠버섬으로 출조를 나갔던때의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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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해서 용감한, 그래서 별명이 마초보이즈(Macho Boys)인 젊은 친구들을 오후
4시에 우리집 뒷뜰에 집결시켜 끌고 뱅쿠버섬 외해의 관문인 포트알버니에 도착하니
5월 17일 저녁 9시, 교민이 운영하는 모텔인 팀버랏지에 여장을 풀고 일찌감치
자리에 들었다. 내일 새벽 일찍 일어나 배를 준비하여 물에 띄우고 해야 하기에
노닥거릴 여유가 없다.
여기서 이 마초보이즈가 누군가를 살핀다. 우선 대장격인 존(John) -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패기 만만한 전도사, 나와는 벌써 여러해 호흡을 맞춰 청소년 사역을 같이
해나가는 전도 유망한 친구다. 존의 형인 조셉(Joseph) - 토론토에서 사업을 크게
하는 잘 생긴 노총각, 이 낚시여행에 참가하기 위해 일부러 먼길을 왔다. 루이스
(Louis)는 현직 목사님, 그렇다고 찝질할 건 없다. 목사도 사람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
주는 털털한 친구. 살(Solomon)은 고등학교 선생님, 올 가을에 결혼예정인데 지난 생일에
약혼녀가 선물로 준 낚싯대를 잘 개시해야 겠다고 벼른다. 낼리(Nally)는 낚시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아직 여자친구도 없단다... 모두 전도양양하고 교육을 잘 받은 이곳 교포
2세 청년들이다. 내 아이들도 자라나면 저들과 같겠거니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나? 나는 이 마초보이즈의 고문쯤인 셈이다. 이들은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그들
보다 어린 교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사역에 골몰하며 이 척박한 이민사회
에서 이민일세들이 땀흘려 뿌려놓은 씨앗을 싹틔워 키워나가는 세계속의 한국인으로서
현지인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맞대고 살아나가는 씩씩한 젊은이들이다.
이민 일세들이 영위하는 고단한 이민자의 삶 - 죽어라하는 일과 가정, 교회밖에 모르는
답답한 - 은 이들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내용.... 일 할땐 열심히 하고 놀땐 열심히
노는, 그런 서구식의 사고 로 낚시도 할 땐 화끈하게! 라고 주장하며 지난해까지 자기들
끼리 낚시를 다녔는데, 결과는 맨날 꽝!.... 하루는 우리집에 놀러들와서 내 낚시 사진
첩을 보더니 '형님' 하고 고꾸라져서는 다음에 꼭 같이 가자고 내게 반강제(?)로 약속을
받아낸 친구들이다. 그간 대개 나보다 나이 많은 이민 일세 아저씨들과 같이 가서 운전수,
포터, 선장질, 갑판원, 고기 배 따는 넘, 요리사, 접시닦이, 총무.... 일인 십역도 넘는 잡스런
역할의 고된 낚시여행에 질려가는 판이라 쌍수로 환영! 그래서 성사된 계획이다. 허허,
그렇다고 뭐 "영감님들"에게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분들이야 어디에서 언제
이런 낚시여행을 해 보았겠나? 게다가 뭘 알아야 도와주지, 이그.... 이런 "늙은 신삥"
들을 데리고 낚시를 오려면 "삼두육비"의 나차가 될 걸 각오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요 몇년 새에는 슬슬 지겨워져 가는 중이라 나도 뭔가 방향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었고,
잘 훈련된 "쫄따구"들을 좀 키워서 최소한 포터질, 총무질, 접시닦이, 그 위에 고기 배
따는 것 정도는 맡기고 좀 편안해질 수도 있겠다는 얍삽한(?) 생각도 들었기에 적쟎이
설레며 기다려졌던 그런 여행이었다.
에구, 서론이 너무 길었다... 용서하시길.
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서둘러서 배를 띄우니 아홉시다. 여기서 한시간 십오분의 물길로
60 킬로를 내려가면 태평양과 바클리사운드가 만나는 곳의 뱀필드. 정오 전에 타이이랏지의
예약해 놓은 별장에 짐을 풀었다. 바로 라면을 끓여 먹고 낚시터로! 뱀필드에서 20분
거리의 밀러 암초로 나가 낚시를 담근다. 미끼는 90그램 지그에 플라스틱 꼬리를 먹음직스레
달아 원줄에 연결시킨 간단한 채비이다. 낚싯대는 헤비듀티 배스 캐스팅 대에 릴은 바다용
헤비듀티 캐스팅 릴들이다. 줄은 15~20파운드(4~6호)의 나일론 모노를 쓴다. 공략 깊이가
60~150자(20~50메터)정도이니 젤스펀합사(PE라인)줄을 쓰지 않아도 된다. 미끼가 바닥에
닿기가 무섭게 입질이 이어진다. 하나같이 40쎈티가 넘는 각종 우럭들이 줄줄이 올라온다.
주종은 검은우럭(검은농어-Black Sebass-라고 부름)이고 얼룩덜룩한 구리우럭, 등침우럭,
중국우럭, 감람우럭이 섞여 나온다. 특히 검은우럭은 암초바닥에서부터 떠서 군집을 이루는
유영력이 좋은 놈들이라 그 당기는 손맛도 일품이고, 또 입술이 얇아 잘 떨어지기에 큰놈이
걸리면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큰놈들은 60센티-3킬로급이다. 간간히 맛좋은 얼룩삼세기와
큰 덩치에 이빨이 날카로운 범노래미가 올라와서 흥미를 더해주고 있었다. 배가 흘러서 120자
이상의 깊은 곳에 도달할때 미끼를 바닥층에 유지시켜주면 선홍색의 대물 레드스내퍼가 낚일
챈스가 있기에, 이에 대해 전날 강습을 단단히 시켰던 덕으로 세마리의 씨알 좋은 놈들
뽑아낼 수 있었다. 전부 65센치, 4킬로가 넘는 먹음직스런 놈들, 꼴깍, 쩝쩝.. 흐흐흐...
낚시를 시작한지 2시간 만에 채포제한량을 채웠다. 이제 고만! 아직 다섯시도 안되었다.
30마리의 씨알좋은 우럭과 각 서너마리의 얼룩삼세기와 범노래미들... 내가 봐도 수확이
괜찮다. 이정도면 이 친구들은 본전을 다 뺀셈? 고기를 쳐다보며 얼굴들이 상기되어 무용담
들을 침 튀겨가며 떠든다... 하하, 귀여운(?) 친구들...
그날 저녁, 잡은 고기로 회를 떠서 접시에 "수북히" 쌓아놓고 와인을 곁들여 맛있게 짭짭!
특히 얼룩삼세기는 자주 먹어도 항상 "야! 그것 참!" 하는 소리가 나오는 맛있는 고기...
두마리의 얼룩삼세기와 한마리씩의 범노래미 그리고 레드스내퍼를 여섯이서 다 먹어치웠다!
아마 횟집에서 이렇게 먹었다면 4~500불은 족히 나왔을 것이다. 회로, 구이로, 전으로
배 두드리며 먹고 놀다가 다음날을 위해 열시에 소등! 낼 아침에 오줌이 뽀얗게 나올 것이다,
이친구들아! ㅎㅎㅎ....
(다음에 계속....)
필자의 애마 "To The Moon"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