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랑한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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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사랑한 휴대폰

G 20 2,575 2002.04.06 10:38
휴대폰이 처음 출시된 그 때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물건 이었죠.

처음 카폰이 출시될 때만해도 하나에 몇 백 만원 정도의
고가의 장비라 부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세월이 좋아지다 보니 남들 다 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늦게나마 하나 장만했습니다. 순전히 낚시터 가서 사용할
목적으로 거금을 들여 구입 했습니다.
그런데 이놈에 휴대폰이 저하고는 영 궁합이 맞지 않아
낚시터에만 가면 사망을 하는 사고가 발생 하더군요.

그 유형을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 휴대폰--

초창기 휴대폰이라 제법 컸습니다.
이 놈을 가지고 갯바위엘 가니까 포인트 선택이 고기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 터지는 장소로 초점이 맞춰 지더군요.
이 놈을 윗주머니에 넣고 수시로 집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철수할 무렵 가방을 챙기다 주머니 휴대폰이 갯바위에
툭 떨어지더군요.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이 놈이 떨어지면 그 자리 그냥 있지
데굴데굴 굴러 하필 갯바위 한 뼘 남짓 웅덩이에 폭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쓰버! 소금물에 빠지면 가전제품은 황인데..." 하며 건져 올려
확인을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배터리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더니 액정판
까만 줄이 도미노처럼 한 줄 두 줄 사라지고는 끝내 돌아오지 않더군요.



--두 번째 휴대폰--

결국 새 휴대폰을 장만했습니다.
이 번엔 뚜껑도 달린 것으로 지난번 보다 조금 더 작은 걸로 장만했죠.
지난 번 경험으로 이 번엔 바지 주머니에 휴대를 했습니다.
낚시하는 동안 흐르질 않더군요.
낚시를 마치고 차로 돌아와 짐을 트렁크에 넣고 무사히 운전석엘 앉아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운전석에 앉으면 바지 주머니에 휴대폰이 느껴져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허전함을 느껴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곤 주머니의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죠. 차안에 혹여 떨어졌나싶어
구석구석을 뒤지다 문득 출발 할 때 덜컥거리던 느낌이 뒷골을 때리더군요.
돌아가 확인했더니 쓰벌! 운전석에 앉을 때 바지에서 빠진 걸 바퀴가
콱 갈아버렸더군요. 그 놈을 주섬주섬 주워 집에 가져갔더니 집사람이
토끼 눈이 되어 문초를 하더군요. 어쩝니까 거짓말을 했죠. 갯바위에서 넘어졌는데
휴대폰이 주머니에 없었으면 아마 많이 다쳤을 거라며 했더니 그래도 사람 안 다쳤으니
다행이라더군요. ㅎㅎㅎ



--세 번째 휴대폰--

아예 갯바위에 도착해서는 휴대폰부터 가방에 모셔뒀습니다.
그때는 밑밥통을 두개씩 가지고 다녔습니다.
하나는 밑밥통 용도로, 또 하나는 도시락이며, 과자, 음료수 등등을 담는 가방 용도로.
그 밑밥통 안에 빵과 과자가 들어있는 통 속에 안전하게 휴대폰을 모셔뒀습니다.
파도는 해가 넘어갈 무렵 점차 거세지기 시작 했습니다.
결국 파도를 한방 맞은 나는 철수를 결심했죠.
캄캄한 밤, 주섬주섬 장비를 챙기고 빵과 과자가 담긴 통을 보니 아까 올라온 파도에
물이 흥건하더군요. 물을 쭉 따뤘습니다.

"아뿔사, 내 휴대폰..."

물과 함께 데굴데굴 그 속에서 휴대폰이 굴러 떨어지더군요.
순간 뒷골이 뜻뜻한게 무지 열받더군요.



--네 번째 휴대폰--

이번엔 절대 휴대폰을 수장시키지 않겠다며 머리를 굴렸습니다.
그 무렵 막 라이터를 목에 거는 줄 달린 라이터가 나왔습니다.

"아! 바로 저거다"

그때부터 갯바위에 가면 휴대폰을 목에 걸었습니다.
흐를 염려도 없고 빠질 염려도 없었지요. 모든 게 완벽하다고 느꼈습니다.
기분 좋은 낚시는 끝이 났습니다.
언제나 밑밥통은 그 자리에서 씻고 가는 버릇이라 그 날도 물을 뜨기 위해
2m 남짓 아래로 내려가 물을 퍼고 눈높이 정도의 턱에 올려놨습니다.
그리곤 올라와 그놈을 옮기려 허리를 구부리는 순간

"우쒸~~띠벌 띠벌 띠벌~~~~"

"우째 이런 일이......"

허리를 굽히자 목에 걸렸던 휴대폰이 처지면서 물 담긴 밑밥통에
폭 빠지더군요.

" 아, 이건 아니야. 이건 정말 NG야. 필름을 돌려 다시 이 장면을 찍어야해. 휴대폰은
물에 빠지지 않은 상태로 말이야."

그 어처구니없는 순간은 정말 되돌려 다시 찍고 싶었습니다
믿기지 않는 상황, 아니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휴대폰은 그렇게 날아갔습니다.



--다섯 번째 휴대폰--


철저히 준비를 했습니다.
목걸이를 하고 그리고 허리를 굽혀도 처지지 않게 낚시복 안쪽으로 넣어 작크도
채웠습니다.
이제는 도저히 물에 젖을 일이 없습니다.
파도가 와서 때려도 젖지 않게 단도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 휴대폰도 맛이 갔습니다.

그 깊숙이 숨겨놓은 휴대폰이 어떻게 물에 젖었을까요?


P.S 아, 괴기사냥님. 단서를 안 달았군요. 물론 갯바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버들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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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댓글
G 괴기사냥 01-11-30 00:00
아마도....집에돌아가서 빨래 할때 깜박하시구 수장을...^_^ [04/06-11:22]
G 남해 01-11-30 00:00
버들피리 님 여섯번째 구입하셨겠군요 안타까움 그리고....남자분들 앞가슴호주머니에 휴대폰 넣지마세요 건강에 나쁘데요.... [04/06-12:01]
G 김 일석 01-11-30 00:00
삐익~~여기 정답입니다.....^^
버들피리님께서 실수로 바다에 빠지신 겁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여섯개의 휴대폰은 좀 너무 하셨군요....
제 자랑 같지만 전 휴대폰을 사용한지가 꼭 10년 째인데
작년에 처음 바꾸었답니다....*^^*
알뜰살뜰 잘 챙기는 편이지요...
버들피리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안녕히....
[04/06-12:34]
G 버들피리 01-11-30 00:00
에고~~~ 질풍님*^^* 그 날, 바다는 제 신발창 하나 적시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빠질리는 만무하겠죠 .*^^* [04/06-13:05]
G 풀피리 01-11-30 00:00
땀엄청 흐리시죠..혹시 땀으로 젓은건..... [04/06-13:36]
G 블랙러시안 01-11-30 00:00
아마도 땀이차서.... 그 습기로 인하여 고장이 나질 않앗나 싶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04/06-14:40]
G 버들피리 01-11-30 00:00
풀피리님, 블랙러시안님, 그 때가 10월에서 11월 사이 제법 쌀쌀한 날씨였죠. 당연히 땀이 찰 일이 없겠죠. ㅎㅎ [04/06-14:55]
혹시 생수통째로 마시다 흘려서??,,혹시 낚시대를 가슴으로 받치다가 부순건 아니신지.. [04/06-15:56]
G 급한넘 01-11-30 00:00
워 어 메 ~ ! 답답한고이잉~~~ [04/06-15:59]
G 고망고망 01-11-30 00:00
나두...... [04/06-16:00]
G 마린 01-11-30 00:00
지도 용왕님이 전화기가 필요하다고 해서 2개나 바쳤는데...ㅠㅠ, 문제가 넘 어렵네요.....^ ^* 전화를 받다가 실수로..... [04/06-16:27]
G 고망고망 01-11-30 00:00
정답은 뭡니까? [04/06-19:57]
G 신랑 옆에서 01-11-30 00:00
음....정답 맞추면 상품있나요?? 무지 궁금... [04/06-20:58]
G 한마리만 01-11-30 00:00
10월이면 얼음조끼입진 않으셨을거구...팩소주 넣구계시다 엎어져서리 터지면서..... 아닌가요. [04/06-22:40]
G 탁새미 01-11-30 00:00
목에건 줄이 너무길어 허리아래까지? 혹시... 볼일보시다 노출되어
물줄기에(?) 맞은건 아닌지...^^ 실례 했슴다요 [04/06-23:21]
G 하나 01-11-30 00:00
柳笛님~ 벽에 물(水)자 적어놓고 코(鼻)대고있다,
익사했다는 소문 접했지만은...
풍덩 아니하시고 젖었다니 鬼哭이로소이다. [04/07-04:15]
G 신덩이 01-11-30 00:00
어렵습니다...ㅡㅡ;;; 으읍....잠시 구명조끼를 벗어놨는데....고 주머니 부분이 갯바위 물고인곳에 쏙~들어갔던것이 아닐지...ㅎㅎ 아님 바람에 휘익~~날려갔을수도 있겠네여 ㅎㅎㅎㅎ [04/07-11:54]
G 바다새 01-11-30 00:00
>>비가 왔셨나요~~~주룩주룩~~~젖어지게 말이죠.......... [04/07-16:38]
G 은칼치 01-11-30 00:00
아휴/답답혀유/알켜주세유 [04/08-14:33]
G 나도한마디 01-11-30 00:00
휴대폰 끈이 떨어졌나보죠 [05/07-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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